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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물론 시간은 늦을 때가 있고 빠를 때가 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시작점은 절대 늦거나 이른 때가 없다. 당신이 얼마를 잃었던지 당신이 그때 일어서기만 하면 그때가 새 삶을 얻는 시기다. 당신이 끝까지 견지해 나가기만 하면 인생의 밝은 문이 마침내 당신에게 열릴 것이다.

 

“영원히 태만(怠慢)하지 않는다.”

 

이 신념이 천뢰(天籟)의 소리 같다면 수몰돼 있는 마음을 고취시켜 광명을 얻게 할 것이다.‘

 

『주역』은 말한다.

 

“‘곧으면 길하여 후회가 없어짐’은 뜻이 행하여진 것이다.”

 

정도를 지키면 길하다. 회한(悔恨)이 없어진다. 뜻이 실현된다.

 

일단 가버린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젊음이 한 번 가버리면 보충할 수 없다. 시기를 한 번 놓쳐버리면 되돌린 방법이 없다. 회한이 밀려오면 없애기 힘들다. 그렇기에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는 삼가고 신중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야 한다. 그러면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없다.

 

현실생활에서 잘못된 일을 한 후 각성하여서는 자신을 원망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을 질책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에게 징벌을 내리는 사람이 있다. 고통스럽고 부끄러워하며 한탄하고 번뇌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정서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회한이다.

 

따지고 보면 인생이라는 길고 긴 여행길에서 이런저런 과실 때문에 어떤 회한이 밀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대부분은 그런 나쁜 정서는 일찍이 사라져 미래 생활에 대한 믿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좋지 않는 정서는 필연적으로 인체의 면역력을 약화시켜 여러 가지 질병을 야기한다. 그렇기에 그러한 정서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몸과 마음을 약화시키지 않게 하기 위하여, 아름다움 미래의 희망에 방해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교사 한 명이 학생에게 현상의 사례를 가지고 무익한 회한을 벗어던지는 교육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교실에서 우유가 가득 든 병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병이 깨지고 우유가 바닥 가득 흘렀다. 선생이 학생에게 말했다.

 

“여러분은 우유가 아깝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애석함은 이미 방법이 없는 것에 대한 애석함이다. 우유를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이것과 같다. 여러분이 이후에 생활하면서 주워 담을 수 없는 일이 생기거들랑 이 우유병을 생각하라. 깨진 우유병은 돌이킬 수 없다. 잊어야 한다.”

 

실수한 일 때문에 후회가 일거들랑 무엇이 중요할지 생각해 보자. 후회만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후회할 일 속에서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자신이 잘못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후에 어떻게 만회할 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 후회가 의미가 있다. 그래야 회한의 진흙탕 속에 빠져들지 않는다. 그런 깊은 반성이 있어야만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 이후에 다시는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 시선을 둘 수 있다.

 

생활 중에 생긴 사소한 실수에 후회하지 말자. 터지는 일마다 후회하게 된다면 평생 동안 생활하면서 셀 수 없는 후회 속에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일이 잘못됐거들랑, 이미 만회할 방법이 없거들랑 제 때에 즉시 결단하여야 한다. 끊고 잊으라. 교훈으로만 남겨두라. 그래야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명쾌하게 자신에게 경계하도록 만드는 것이 마음속에 늘 남겨두고 후회하는 것보다 백배 낫다.

 

생각해 보자. 늘 회한의 정서 속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한다면, 후회만 하는 동시에 목전에 몇 춘추(春秋)를 헛되이 보낸다면, 언제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지금이 중요하다. 목전의 모든 아름다운 추억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자신의 인생에 눈물을 흘리지 말게 하자. 후회가 괴로움이 되게 하지 말자. 시간에 회한을 남기지 말자. 안 되는 일을 스스로 보완하려고 하릴없이 손을 대지 말자.

 

눈앞의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기자. 자신에게 회한을 남겨두지 말자. 후회하는 데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회한은 우리에게 과거를 돌려주지 않는다. 우리의 아름다운 미래에 방해가 될 뿐이다. 우리가 가진 목표를 잃게 만든다. 투지력에 악영향을 미친다. 마땅히 ‘후회하지 않는다’는 묵념(默念)을 격려로 삼자. 그렇게 자신이 과거를 잊게 하자. 회한을 말끔히 없애버리자.

 

승리를 맛보려 하거들랑 성공의 관건이 낙오하지 않는 데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영원히 나태해서는 안 된다. 머릿속에 회한을 없애버려야 한다. 성공을 위하여, 더 많은 시간과 기회를 쟁취하기 위해서, 회환을 말끔히 없애자.

 

*****

未濟卦 ䷿ : 화수미제(火水未濟) 리괘(離: ☲)상 감괘(坎: ☵)하

 

[정전] 미제(未濟)는 형통하니, 어린 여우가 용감하게 건너서 그 꼬리를 적시니, 이로운 바가 없다./ [본의] 미제(未濟)는 형통하니, 어린 여우가 거의 건너서 그 꼬리를 적시니, 이로운 바가 없다.(未濟,亨,小狐汔濟,濡其尾,无攸利.)

 

「상전」에서 말하였다 : “곧으면 길하여 후회가 없어짐”은 뜻이 행하여진 것이다.(象曰,貞吉悔亡,志行也.)

 

 

[傳]

 

미제괘(未濟卦)는 「서괘전」에 “사물은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미제괘(未濟卦)로써 받아 마쳤다”라고 했다. 이루어지고 나면 사물은 다한 것이고, 사물이 다하였는데도 변하지 않으면 그치지 않는 이치가 없는 것이니, 역(易)이란 변역하여 다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제괘(旣濟卦䷾) 다음에 미제괘(未濟卦)로 받아 마쳤다. 미제(未濟)는 아직 다하지 않은 것이니, 아직 다하지 않으면 낳고 낳는 뜻이 있다. 괘의 모양은 리괘(離卦☲)가 위에 있고 감괘(坎卦☵)가 아래에 있으니, 불이 물 위에 있어서 서로 쓰임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미제(未濟)’가 된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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