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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 무망괘(无妄卦)

 

망(妄), 황당하다, 터무니없다, 상궤를 벗어나다 뜻이다. 무망(无妄)은 황당하지 않다, 상궤를 벗어나지 않다, 속이지 않다 뜻이다. 자아를 표현해내야 한다. 객관적이어야 하고 진실하여야 한다. 한 말에 책임지고 말한 대로 행동하여야 한다. 일을 함에 정정당당하고 광명정대하여야 한다. 하늘을 떠받치고 땅 위에 우뚝 서야 한다.

 

위선적이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유명한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The Emperor's New Clothes)』이 이야기이다 :

 

벌거벗은 임금님이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거리로 나섰다. 도성의 사람들은 앞 다퉈 임금님의 새 옷을 보러 나왔다. 그들은 소리쳤다.

 

“우리 임금님의 새 옷이 정말 예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옷이다!”

 

이처럼 우스꽝스럽다. 그러면서도 슬프기도 하고 가엽기도 하다. 이것은 무지와 권력의 압제로 만들어진 집단 허위(거짓)다.

 

사람됨은 솔직하여야 한다. 솔직하고 본분을 지켜야 착실한 삶을 살 수 있다. 모든 사람이 거짓되고 비열하면서도 도덕군자인양 점잔을 뺀다면 세상은 얼마나 무섭게 되겠는가.

 

『주역』은 말한다.

 

“무망은 크게 형통하고 곧게 함이 이로우니, 바르지 않으면 허물이 있을 것이므로 가는 것이 이롭지 않다.”

 

무슨 말인가? 황당하지 않고 허황되지 않으며 터무니없지도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처음부터 교류하고 소통하면 고찰해 묻기에 이롭다. 만약 언행이 정도에 맞지 않으면 재앙이 있게 된다. 행동하는 데에 적당하지 않다.

 

허위(거짓)는 허황되고 허망하다. 정리에 맞지 않는 것이다. 내용이 없이 공허하다. 현실 생활 이외의 것이다. 한 바탕의 꿈이다. 생각은 할 수 있으되 얻을 수는 없다. 꿈이 깨면 모든 것이 끝난다.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는다. 거짓이 지나간 후 공허만 남는다.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이는 고통만 남게 된다.

 

거짓을 이기려면 광명정대하여야 한다. 언행일치되어야 한다. 안팎이 같아야 한다. 정정당당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떳떳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첫째, 공명정대하여야 하고 마음에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도량이 좁아 조그만 일에 얽매여서 큰일은 생각하지 못하는 지경이 돼서는 안 된다. 둘째, 자기에게 솔직담백하여야 한다. 과실을 덮어 감추어서는 안 된다. 셋째, 일을 함에 공평하고 공정하게 처리하여야 한다. 좀도둑질하는 쥐나 개처럼 자잘한 속임수를 써서는 안 된다. 거짓된 위선자는 영원히 비천하게 된다.

 

“도둑은 기척을 두려워하고 쥐는 밝은 것을 두려워한다.”

 

거짓된 자에게는 광명정대를 폭탄으로 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노자(老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를 극도로 추앙하였다. 무슨 뜻인가?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품행은 물과 같아야 한다는 말이다. 물의 그러한 선명한 특성은 우리에게 사람됨이 광명정대하고 솔직담백하여야 한다고 깨우치고 있다.

 

“군자는 마음이 평온하고 너그럽다.”

 

마음속 깊이를 알 수 없는 자는 친한 친구나 훌륭한 벗을 찾기 힘들다. 우리는 물처럼 깨끗하고 순수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속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순결을 지켜야 한다. 전혀 오염되지 않은 순결한 영혼을 간직하여야 한다. 영원히 건강한 몸을 유지하여야 한다.

 

『논어·술이(述而)』에서 말했다.

 

“군자는 마음이 평온하고 너그러우며 소인은 마음이 항상 근심으로 조마조마하다.”

 

중국 역대 왕조와 시대에 군자와 관련된 격언이 많고도 많다. 그런데 세간의 군자는 많아지는 것은 볼 수 없고 오히려 갈수록 보기가 힘들어 졌다. 무슨 까닭인가? 군자 한 명이 사람들에게 어떤 좋은 점을 가져다주는 것일까? 현재의 지위나 재산을 중시하는 관점에서 볼 때 좋은 점은 하나도 없다! 좋은 점을 억지로 찾아내려고 한다면 그저 마음속 안위에 불과할 따름이다.

 

군자는 도량이 넓다. 마음씨가 순수하다. 그래서 마음이 평탄하고 넓다 ; 소인은 명예와 이득을 위해서라면 개처럼 파렴치하고 파리처럼 진득거린다. 공명과 출세를 위해서라면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개인의 이해득실만 따진다. 일반에서 전해 내려오는 속담이 있다.

 

“자신이 양심에 위배되는 짓을 한 적이 없으면 귀신이 문 두드리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나쁜 짓을 하지 않아 무서울 것이 없다는 말이다. 군자가 되면 마음이 편안하다. 반면에 소인은 뜻을 얻으면 그리 길게 가지 않는다. 알랑거리면서 관직에 오르고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고 사기 치면서 재물을 얻는 자들은 많고도 많다.

 

그런데 그렇게 관직에 오르고 재물을 모은 소인이 정말로 행복할까? 오늘 ‘단속’을 벌인다면 그렇게 모조품과 저질 제품을 만든 사람은 제 발 저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일 ‘부정부패 척결’한다면 탐오하고 부패한 자 중에 두려움에 떨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아침에는 자동차로 돌고 오후에는 식사 테이블을 둘러싸 돌고 저녁에는 치마를 둘러싸 돌면서 일 년에 몇 십 만을 낭비하는 그런 인간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까?

 

공자에게 3천 제자와 72명의 현자가 있었다고 한다. 그중 공자가 가장 만족한 인물은 과단하게 일을 처리하는 중유(仲由)도 아니요 다재다능하였던 염구(冉求)도 아닌 품행이 고상한 안회(顔回)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훌륭하도다, 회야. 한 그릇의 밥과 한 바가지의 물로 가난한 마을에서 살게 되면 다른 사람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는데 회는 그렇게 살면서도 자신의 즐거움을 바꾸지 않으니 훌륭하도다, 회야.”(「옹야(雍也)」)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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