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풍수가 짚어보는 좋은 아파트의 기준은?
대한민국 걷기열풍 주역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별세 ... 향년 68세
‘성곤검-영훈공’ 원팀 논의 착수 ... 긴급회동 초읽기 들어가다
탈당 도미노 현실화 ... 제주도의원 선거판 ‘무소속 변수’ 커진다
위성곤·문대림 결선 진출 ... 민주당 제주지사 경선 2파전 압축
문대림 33% 선두 ... 감점 적용하면 접전, 민주당 제주지사 경선 ‘혼전’
민주당 제주지사 경선, 오후 6시 50분 결과 발표 ... 양자 구도 재편?
국민의힘 제주도당, ‘자중지란’ ... 인물난에 지도부 충돌 '점입가경'
"단일화·부동층이 최대 변수" ... 제주교육감선거, 굳히기냐? 뒤집기냐?
국내선 유류할증료 4.4배 인상에 제주 관광업계 '비상등'
초원 위 제주마의 힘찬 질주를 볼 수 있는 제주마 입목 문화축제 '히잉 페스티벌'이 오는 18∼19일 제주마 방목지에서 열린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 축제는 겨울 동안 마을 근처에서 관리하던 말을 봄에 중산간 방목지로 보내는 제주의 오랜 전통인 '입목'(入牧)을 재현해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참여형 행사로 기획됐다. 특히 평소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는 문화유산 보호구역인 제주마 방목지를 축제 기간에 특별 개방해 광활한 초지 위 제주마와 흑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행사의 백미는 '제주마 입목 퍼포먼스'다. 18∼19일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3시, 하루 두 차례 제주마 100여마리가 말테우리(말몰이꾼)와 교감하며 드넓은 초원을 일제히 질주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어지는 '천연기념물 퍼레이드'는 제주의 축산 자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제주마를 필두로 한라마, 포니, 제주흑우가 차례로 등장해 관람객과 만나며 제주 목축문화를 생생하게 소개한다. 목장길 잣성을 걷는 '잣성 트래킹'은 올해 코스를 확대해 약 1시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방목지의 비경을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웰니스 프로그램도 강화됐다. 제주마 100여마리가 노니는 초지를 배경으로 아웃도어 요가와 싱잉볼 명상이 진행되며, 목장 음악회와 '촐밧듸 피크닉'을 통해 봄날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목축문화 전시관, 스탬프 투어, 어린이 제주마 그림그리기 공모전 전시, 말 교감·체험, 가상현실(VR) 승마체험 등 다양한 체험 콘텐츠도 마련된다. 지역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플리마켓과 6차산업 홍보관에서는 제주 특산물을 만날 수 있으며 영유아를 위한 몽생이말아톤, 당근 협동 달리기, 경운기 그랑프리 등도 마련된다. 말 가면·목마 만들기, 타투 스티커 체험 등 예술 창작 활동도 상시 운영된다. 행사장 곳곳에는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당근 등신대, 사일리지(둥글게 말아놓은 건초), 트랙터, 360도 포토존 등도 설치된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6·3제주도지사 선거가 본격적인 국면에 접어들면서 더불어민주당 중심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국민의힘과 제3후보들이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야권과 제3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동층과 단일화, 지역 현안 등 변수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지사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결과에 따라 본선 구도가 결정되는 흐름이다. 민주당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권리당원 50%와 일반 유권자 50%가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후보 선출을 진행하고 있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결선투표가 실시될 예정이다. 경선에는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문대림 국회의원, 위성곤 국회의원이 출마해 3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미 문성유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을 제주도지사 후보로 내세우며 본선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문 후보는 지난 3일 제78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헌화와 분향을 하며 본격적인 선거 행보에 나섰다. 당시 문 후보는 “4·3 희생자들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보상 완결까지 국가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도민 통합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어 문 후보는 지난 7일 정책 행보를 강화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민생 중심 공약을 잇따라 발표했다. 특히 경제 전문가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제주 산업 구조 개선과 투자 유치,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아직까지 문 후보의 인지도와 조직력이 민주당 후보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제3후보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무소속 양윤녕 후보는 최근 제2공항 관련 주민투표 추진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양 후보는 “제2공항 문제는 도민 갈등이 큰 만큼 주민투표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환경과 지역 균형발전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진보당도 김영호 후보를 내세우는 등 군소 정당들도 선거판에 뛰어들었지만 현재까지는 선거 구도를 흔들 만큼의 영향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제주도지사 선거가 민주당 중심 구도로 형성되면서 제3후보들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선거 판세를 바꿀 변수도 적지 않다. 우선 부동층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제주지역 선거는 막판 이슈와 후보 단일화에 따라 표심이 크게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야권과 제3후보들이 부동층을 흡수할 경우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지역 현안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제2공항, 교통 문제, 지역 균형발전, 관광 산업 구조 개편 등 제주 현안에 따라 후보 간 차별화가 이뤄질 경우 지지율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현장 중심 행보와 지역 밀착형 공약이 강화될 경우 인지도 열세를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제주의소리·제주MBC·제주일보·제주CBS·제주투데이 등 도내 언론 5사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조사 결과, 민주당 후보군 모두가 야권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대림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경우 51%를 기록하며 과반을 넘겼다.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는 11%, 진보당 김명호 후보 2%, 무소속 양윤녕 후보 1%로 조사됐다. 지지 후보 없음은 31%, 미결정·무응답은 4%였다. 오영훈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경우에도 43%를 기록하며 문성유 후보(12%)를 31%p 앞섰다. 위성곤 의원이 후보로 나설 경우 역시 48%로 문성유 후보(13%)보다 35%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 강세가 뚜렷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63%로 2월 조사보다 7%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18%로 5%p 하락했다.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1%, 진보당 1% 순이었다. 이념 성향별로도 진보층 86%, 중도층 60%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보수층에서도 민주당 지지 응답이 30%로 나타나 지지 확장성이 확인됐다. 국정운영 평가 역시 여권에 유리한 흐름을 보였다.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응답이 69%였고,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을 선택해야 한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는 긍정 80%, 부정 15%로 나타났다. 여론조사는 언론 5사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제주도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부동층 규모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지지 후보 없음과 미결정층이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 수준으로 나타나 남은 기간 동안 표심 이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 중심 구도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제주 선거는 막판 변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야권 단일화와 부동층 이동 여부에 따라 예상보다 치열한 선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6·3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인물난과 내부 갈등이 동시에 겹치며 총체적 위기 국면에 빠지고 있다. 후보 부족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지도부를 둘러싼 공개 충돌까지 이어지면서 ‘자중지란’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내홍은 최근 국민의힘 제주도당 내에서 발생한 당직자 폭행 논란이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직자 간 폭행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도당 차원의 명확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내부 불만이 확산됐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지도부 리더십과 조직 운영 문제까지 거론되며 당내 분위기가 급격히 경색됐다. 이런 갈등은 공개 충돌로 확대됐다. 김승욱 국민의힘 제주시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당 정상화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고기철 도당위원장의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도당위원장이 지역 당협위원장과 협의 없이 독단적 운영을 이어가면서 당 운영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며 “당 사기 저하가 탈당과 불출마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귀포 정방·중앙·천지·서홍동 선거구 경선 논란 ▶전 사무처장 폭행 논란 ▶당직자 간 폭행 논란 미조치 등을 문제로 제기하며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또한 “중앙당이 제주도당을 비상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중앙당 차원의 개입까지 요구하면서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이에 대해 고기철 제주도당위원장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고 위원장은 “모든 공천 절차는 당헌·당규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정방·중앙·천지·서홍동 선거구 역시 공천관리위원회 의결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폭행 논란에 대해서는 “현재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으며, “제주시을 지역구에서조차 도의원 후보를 단 한 명도 내지 못한 책임은 외면한 채 도당 전체를 비난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맞대응하면서 지도부 간 정면 충돌 양상이 형성됐다. 이처럼 지도부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심각한 인물난까지 겹치며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10일 기준 제주도의원 32개 선거구 예비후보 등록 현황을 보면 모두 80명이 등록해 평균 2.5대 1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민주당은 전체의 63%인 50명이 등록한 반면 국민의힘은 15명으로 18%에 그쳤다. 특히 국민의힘은 공천 경합이 벌어지는 선거구가 단 한 곳도 없고, 절반이 넘는 17개 선거구는 후보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는 직전 제8회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다. 2022년 선거에서는 민주당 32명, 국민의힘 29명으로 비교적 팽팽한 구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 중심으로 판세가 크게 기울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삼도1·2동 윤용팔 ▶용담1·2동 김황국(3선 현역) ▶연동갑 강경문(비례대표 현역) ▶연동을 김지은 ▶노형동갑 김세훈 ▶애월읍갑 강재섭 ▶한림읍 이남근(비례대표 현역) ▶한경면·추자면 김원찬 ▶송산·효돈·영천동 강충룡(2선 현역) ▶정방·중앙·천지·서홍동 강하영(비례대표 현역) ▶동홍동 오현승 △대륜동 이정엽(초선 현역) ▶성산읍 현기종(초선 현역) ▶안덕면 조훈배(전 도의원) ▶표선면 현경주 등 15명이다. 이 가운데 현직 도의원은 7명, 전직 도의원 포함 출마 경험자는 3명, 정치 신인은 5명에 불과하다. 정치 신인 영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탈당 움직임까지 이어지며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방·중앙·천지·서홍동 선거구의 강상수 현역 도의원은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강 의원은 “도당이 후보자 선출 과정에서 원칙을 져버렸고, 의사결정이 지도부 이해관계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노형동을 선거구 고민수 예비후보도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탈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지도부 내홍까지 겹치자 현장 후보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한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당 차원의 지원을 기대하고 출마했는데 오히려 당 상황이 부담이 되는 분위기”라며 “당 간판이 마이너스로 작용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인물난, 탈당, 공천 갈등, 지도부 충돌까지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선거를 앞두고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내홍이 장기화될 경우 조직력 약화로 이어져 선거 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 아파트 풍수와 실내장식 ☞ 현대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파트 풍수를 중심으로 아파트의 선택, 아파트 층수의 선별, 거실의 배치 및 실내장식 등에 대해서 살펴본다. 물건의 배치 요령이나 집 안에 있는 화분이나 수족관 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 좋은 기운이 모이는 아파트 선택 ☞ 아파트는 기운의 흐름을 나타내는 지붕의 형태를 풍수적으로 매우 중시하고 있다. 지붕은 자연과 닮은 산의 형태를 이상적으로 보는데 지붕이 피라미드 형태나 달이 떠오는 듯한 둥근 형태, 즉 초가지붕 같은 『돔형』이 되면 기운을 아파트 중심에 모이게 하는 좋은 작용을 한다고 본다. 개인 주택과 마찬가지로 아파트도 산을 등지고 물이 흘러내려 가는 낮은 쪽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형태가 되면 더욱 자연미가 살아날 것이다. 많은 사람이 남향의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지만, 풍수적으로는 사실 동서남북 어느 방향이든 관계가 없다. 기운이 잘 유통되는 구조와 형태를 보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 아파트 평수의 선택 ☞ 개인의 생활 여건이나 주거 방식에 따라 평수의 크기는 다양하겠지만, 아파트의 평수를 무조건 큰 것만을 선호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거주자 한 사람당 생활하기에 적당한 전용면적이 약 6평 정도로 고려한다면 가족 수보다 아파트의 공간이 너무 넓으면 그 기운이 오히려 사람을 눌러버리기너 허한 공간성을 주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은 단독주택도 마찬가지인데, 예를 들어, 아파트가 너무 넓어서 비어 있는 방이 있으면 좋지 않은 일이 자주 일어나는 예를 볼 수 있다. 아파트 혹은 일반 주택을 막론하고 사람이 살지 않는 방은 찬 기운이 흘러 집안에 좋지 않은 기운이 흐르게 되어 건강에 해를 주게 되며 또한 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 오허오실(五虛五實) ☞ 풍수 고전인 『택경(宅經)』에 보면 주택의 오허(五虛)와 오실(五實)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주택의 부조화 현상인 허실을 의미하는 것인데, 먼저 『오허』는 집이 너무 큰 경우, 사람이 별로 없는 경우, 담장이 금이 가고 기울어진 경우, 대문이 너무 큰 경우 등이다. 반대로 『오실』은 집은 작은데 사람이 많이 살 경우, 집보다 문이 작은 경우, 담장이 너무 높은 경우, 작은 집에 대표적 6종 집짐승을 많이 기를 경우가 이에 속하고, 고금을 막론하고 구조와 형태는 달라도 이치는 매한가지로 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아파트의 ‘로열층’의 개념과 풍수적 입장 ☞ 소위 ‘로열층’이라고 하는 고층을 선호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체로 높고 전망이 좋다거나 소음이 적게 들린다거나 또는 햇빛이 잘 들고 쥐나 모기가 없어서 좋다는 등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그러나 풍수적으로 볼 때 이상적인 아파트의 층수는 5층 이하라고 보며 높은 층으로 올라갈수록 불리하다고 본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땅과 사람이 멀어져서 지자기 등 땅의 기운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흙과 가까워야 좋고, 고층으로 갈수록 지표와 멀어져 땅에서 발산하는 생기와 멀어진다. 그러나 고층인 경우라도 얼마든지 자연에너지를 잘 유도하는 방법이 있으며, 전망을 놓고 볼 때 심리적으로 탁 트인 느낌을 받는 등 유리한 점도 적지 않다. ▲ 주택의 높낮이에 의한 영향 ☞땅의 지표면을 중심으로 가장 높이 존재하는 생명체는 사실 나무라고 할 수 있는데, 비근한 예로 하늘을 나는 날개 달린 새들도 활동을 마무리하고 잠을 잘 때는 나무 위나 물가를 찾게 된다. 바꾸어 말하면, 나무보다 높은 곳은 사람의 거주지로 적합하지 않다. 실례로, 실내에 식물을 기를 때 5층 이상은 5층 이하보다 식물이 잘 자라지 않거나 열매가 잘 열리지 않는 예가 있다. 또 난초를 몇 오랫동안 동안 키워 온 분이 고층의 빌딩으로 이사한 후에 난초가 잘 자라지 않았다는 예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건물이 높아질수록 땅 기운이 잘 미치지 않아 나타난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최근 그에 따른 자연 친화적 실내장식 등이 도입됨에 따라 획기적인 보완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고층 아파트라도 염려할 필요는 없다. 시대에 따라 높낮이와 관계없이 다양한 풍수 실내장식이나 시스템을 활용하여 명당주택이나 아파트를 만들어갈 수 있다. ▲ 아파트의 높이에 인체의 영향 ☞아파트 또는 건물의 높고 낮음에 따라 인체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풍수는 땅을 모체(母體)로 삼는 지모관(地母觀)에서 출발한 자연을 활용한 인문지리적 학문이다. 콘크리트 주택 문화가 발전하면서 어느새 우리는 흙을 가까이하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어머니 품에서 어린아이가 정신적, 육체적 평온과 안정감을 얻었을 때 정상적인 성장을 이어 나갈 수 있다고 보는데, 시골에서 어릴 때부터 흙장난하면서 자라온 아이들이 건강하고 내구력이 있다. 특히 성장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과 흙에서 땅 기운을 많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고층 아파트나 건물이 모두 부적합하다는 것은 아니고 풍수적으로 보완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요즘 웰-빙 차원에서 황토집이나 황토방이 유행하는 것도 흙에서 나오는 좋은 기(氣)를 받으려고 하는 일종의 방법으로 볼 수 있는데 아파트 실내장식도 같은 맥락으로 보실 수 있다. ▲ 아파트의 이상적인 풍수 배치 ☞ 먼저 아파트의 현관문은 외부의 기운이 아파트 내부로 출입하는 기의 통로에 해당하는데 특히 현관문을 들어 올 때 현관 정면에 방문이나 화장실 문이 보이면 전통적으로 흉하다고 보았다. 이것은 이치로 보아도 밖의 찬 기운이나 바람이 화장실 문이나 방문에 정면으로 치고 들어오기 때문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집 안에 찬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우리는 살풍(殺風)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이치와 상통한다. 욕실 문 방향으로 머리를 두고 자면 잘못하다간 풍병(風病)이 올 수도 있다. 예로부터 “집안에 우물이 있으면 흉하다.”라고 했는데 이는 찬 기운이 집 안에 돌게 되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러한 맥락으로 아파트나 주택 안에 대형 수족관을 설치하는 때도 있는데 작은 것은 문제가 없지만, 너무 큰 것은 좋지 않다. 방향으로도 큰 수족관을 남쪽에 두면 물이 불을 극 하는 상극 상태가 되어 부적합하다. ▲ 아파트 안에 거울이나 식물의 배치 ☞ 현관 앞에 정면으로 거울을 걸지 않는 것이 좋고 전신을 볼 수 있는 큰 거울도 좋지 않다. 만약 현관 앞에 큰 거울이 있으면 집에 들어올 때 자기 모습을 보고 놀라는 일도 있다. ☞ 방이나 부엌 등에는 관엽식물이 비교적 좋고 집안에 너무 큰 나무나 마른나무는 삼가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인간관계를 유도하는 식물은 난초나 재스민이 좋고, 건강과 장수를 유도하는 나무는 소나무나 배나무가 좋다. 재산을 유도하는 나무는 귤나무나 작약, 자식 복이나 순산(順産)을 의미하는 나무는 석류나무라고 한다. 그리고 신발장 위에 꽃을 두면 행운이 들어온다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신영대는? = 대한풍수연구학회 편집위원장, 한국역술인협회 공인 역학연구원이다. 중문학 박사와 풍수학자로서 ‘제주의 오름과 풍수’, ‘명리학원리대전’, ‘풍수지리학 원리’, ‘전원시인 도연명 시선', ‘흰 구름 벗을 삼아 읽어보는 당시선’ 등 다수의 저서를 냈다. '한라산 총서'의 구비전승·지명·풍수 분야와 ‘세계자연유산지구 마을일지 보고서’ 중 풍수 분야 공동 집필자로도 참여한 바 있다. 또 제주도 각 마을 '향토지' 풍수 부문에 공동 집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제주관광대 관광중국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제주시교육지원청은 2026학년도 기후행동 실천 '푸른마을학교' 15개교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푸른마을학교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기후환경·생태전환교육을 활성화해 기후행동 실천 문화를 학교를 넘어 가정과 지역사회로 확산하는 학교로, 올해 초등학교 11개교와 중학교 4개교가 참여한다. 이들 학교는 2023년 개발된 '초등 슬기로운 제주 습지 배움자료'를 활용한 생태환경교육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환경지킴이 활동 등 실천 중심의 교육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람사르협약과 습지 가치 탐구, 연안습지 탐방, 마을 생태지도 제작, 다른 지방 학교와의 공동 교육과정 참여, 환경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이들 푸른마을학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찾아가는 해양과학교실' 운영 계획을 공유하며 해양생태환경 교육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융합형 생태교육 사례를 탐색할 예정이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의 한 식당에서 가스 누출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나 3명이 다쳤다. 13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7분께 제주시 조천읍 한 식당 건물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화염과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이 불은 자체 진화됐으나 화재로 식당 직원 3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 사고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도교육감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해 유포한 혐의로 2명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제주도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지난 10일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해 SNS 등에 게시·공유한 혐의로 A씨 등 2명을 제주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심의위원회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달 실시된 여론조사와 관련해 실제 조사되지 않은 항목을 임의로 구성하고, 일부 자료만 발췌해 ‘제주도교육감 후보 적합도 세부항목’ 형태로 재구성한 뒤 SNS에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오차범위 초접전’ 등 자극적인 문구를 추가해 실제 여론조사 결과와 다른 내용으로 확대·왜곡해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교육감 선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정당 후보 당내 경선 관련 조사 내용을 일부 인용해 교육감 선거 여론조사인 것처럼 꾸민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이러한 행위가 유권자 판단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공직선거법 제96조에 따르면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해 공표하거나 보도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제주도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여론조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왜곡·허위 정보 유포 행위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며 “유권자 판단을 흐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가 고유가 여파와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 하계 시즌 항공편 감편 등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관광업계를 위한 대책을 추진한다.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9일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협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전세버스 사업 운송조합 등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관광업계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제주 관광 산업의 항공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감안해 도와 관광협회가 즉시 국회를 찾아 현황을 전달하고 항공 증편 등을 요청하고, 특별기 증편과 대형기 운용 등 항공 좌석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항공사와의 공동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5월 성수기 항공료 인하도 유도한다. 아울러 관광업계에 대한 자금 지원도 병행한다. 앞서 도는 관광사업체 지원을 위한 300억원 규모 특별융자를 시행했으며, 노후 전세버스 교체 융자 한도를 기존 8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2000만원 상향했다. 이와 함께 신용·담보력이 부족한 영세 관광업체를 위한 대출 지원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용보증재단 보증 발급 요건을 완화하고 보증수수료를 1% 이내로 인하하는 한편 대출 절차도 간소화할 방침이다. 또한 단체여행 인센티브와 수학여행·여행업계 지원 사업에 전년을 웃도는 신청이 몰리며 예산 조기 소진이 임박해 관광진흥기금을 활용한 추가 예산 확보도 추진한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조선시대 정의현의 읍치(邑治·관아가 있는 곳)였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마을에서 600여 년 전 현감 부임 행차 재현 행사가 열린다.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성읍민속마을보존회가 주최·주관하고 제주도가 후원하는 '제주 성읍마을 정의현감 행차 및 전통문화 한마당'이 18일 성읍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행사는 오후 1∼4시 정의현 남문과 객사터 일대에서 열린다. 5월 16일과 6월 20일, 9월 19일 등에도 각각 운영된다. 정의현감 부임 행차 재현 행사는 성읍마을 주민들이 대대로 전승해 온 취타대 거리 행진을 필두로 전통 민요와 민속놀이, 전통음식 재현 등이 어우러진다. 성읍마을은 세종 5년(1423년) 현청이 설치된 이후 조선 말기까지 정의현의 관아가 있던 곳으로 근민헌, 객사, 향교, 초가집 등 관아 시설과 주민 생활 유산이 온전히 보존돼 있어 1984년 6월 국가민속유산으로 지정됐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봄철을 맞아 제주도가 운전자 시야를 방해하는 도로변 잡목 제거에 나선다.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대상은 평화로·번영로 등 지방도 19개 노선이며 교차로, 곡선·급경사 구간 등 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을 중심으로 도로변에 무성하게 자란 잡목과 가지를 이달 말까지 집중적으로 제거한다. 이번 사업에는 도로정비반 35명과 장비 17대가 편성됐다. 정비반은 7개 조로 나눠 담당 노선별로 투입돼 퇴적 토사 제거, 배수로·집수구 청소, 도로시설 응급 복구, 낙하물·지장목 등 도로 장애물 제거 작업을 수행한다. 지난해 도로 정비 실적은 수목·배수로 정비 5348건, 도로시설물 정비 7175건이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투표가 10일 오후 마무리된다. 경선 결과는 이날 오후 6시 50분 발표된다. 이번 경선에는 위성곤 국회의원과 오영훈 제주도지사, 문대림 국회의원(기호순)이 출마해 치열한 접전을 이어왔다. 지난 8일부터 진행된 본경선은 권리당원 50%, 일반 유권자 50%가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실시됐다. 권리당원 투표는 지난 8일 온라인 투표와 9~10일 ARS 투표로 진행됐다. 일반 유권자 투표는 9~10일 이틀간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모든 투표는 10일 오후 종료된다. 이후 집계가 마무리되는 대로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경선의 최대 관심사는 과반 득표자 여부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곧바로 후보가 확정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을 대상으로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후보별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고 결선 진출자 또는 후보 확정 여부만 발표될 예정이어서 결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경선에서는 ‘감점’ 규정이 판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따라 문대림 후보는 25%, 오영훈 후보는 20% 감점이 각각 적용된다. 반면 위성곤 후보는 감점 없이 경선에 나서며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 득표 순위와 최종 순위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순 득표에서 앞서더라도 감점 적용 이후 순위가 바뀌면서 결선 진출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선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어 감점 변수는 경선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결선 구도는 세 가지 경우의 수로 압축된다. 문대림-오영훈, 문대림-위성곤, 오영훈-위성곤 등이다. 어떤 조합이 형성되느냐에 따라 향후 선거 흐름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결선이 성사될 경우 탈락 후보 지지층의 이동이 승부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3위 후보 지지층이 어느 후보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후보 간 전략적 연대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감점이 없는 위성곤 후보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감점 이점을 앞세워 결선 진출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문대림 후보와 오영훈 후보는 감점을 상쇄할 만큼 격차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위성곤 후보가 결선에 진출하는 구도를 가장 부담스럽게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 결과는 10일 오후 6시20분 전북도지사 결선결과 발표에 이어 6시50분 중앙당사 2층 당원존에서 소병훈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이 직접 발표한다. 유튜브 '델리민주'로 생방송된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 서귀포 해안에서 60대 남성 시신이 발견돼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5분께 서귀포시 강정동 인근 해안가에서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낚시객의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은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시신을 수습했다. 해당 시신의 주인공은 60대 남성인 제주도민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없으나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 관광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 국내선 유류할증료 대폭 인상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5월 특수 실종'이 우려되고 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이스타항공이 오는 5월부터 국내선 항공권에 적용되는 유류할증료를 기존 7700원에서 4.4배 오른 3만4100원으로 인상한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도 조만간 인상을 예고했다. 제주항공 등 5개 저비용항공사의 제주노선 점유율은 62%에 달한다. 이중 제주항공이 16.6%로 가장 높다. 유류할증료가 치솟으면서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항공권보다 유류할증료가 더 비싼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5월 가정의 달 제주 관광객 유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5월은 첫날 노동절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날로 이어지는 가정의 달 극성수기다. 제주는 지난해 5월 한달간 107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항공요금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여행을 줄이기보단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난다"며 "다만,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제주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달 중에 발권하면 유류할증료 인상 전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으므로 예매 현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항공유(MOPS)의 한 달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국제선 유류할증료와 달리 국내선은 항공사별로 전 노선에 동일한 금액을 적용한다. 발권일 기준이다. 이미 고유가 영향으로 제주 관광 시장에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제주지역 한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주유비 부담이 없는 전기차를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며 "전체 보유 차량 중 전기차 예약률이 지난달 30%에서 최근 70% 수준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전기차 가동률이 90%에 달하는 렌터카 업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세버스를 운영하는 제주지역 여행사는 직격탄을 맞았다. 단체여행 전문 A 업체 대표는 "제주지역 평균 경유 가격은 전쟁 전보다 리터당 약 400원 오른 2000원 수준"이라며 "경유가 리터당 1600원일 때는 2박 3일 운행에 기름값이 20만원 정도 들었지만, 요즘은 30만원 넘게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5월부터 6월 초까지는 단체여행 대부분이 수학여행단으로 이미 유가가 오르기 전 경비를 지급했기 때문에 유가 상승에 따른 추가 비용은 여행사가 오롯이 감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경찰청은 피해자지원실무위원회를 열고 범죄 피해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12명에게 사회공헌기금 1700만원을 지원하기로 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지원은 ㈜네오플과 제주경찰청 출입기자단이 정성을 모아 조성한 사회공헌기금을 통해 이뤄진다. 지원 대상은 아동학대나 폭력, 성폭력 등으로 위기에 처한 피해자 12명이다. 제주경찰청은 이들에게 생활안정자금과 의료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제주경찰청은 "이번 지원을 통해 피해자들이 무너진 삶의 터전을 다시 세우고 평온했던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6·3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에 출마하는 위성곤 후보가 심야 시간대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속도 제한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교통정책을 제시했다. 위성곤 후보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중앙당의 민생형 정책인 ‘착!붙 공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심야 시간 스쿨존 속도제한 합리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지역 스쿨존은 도로 여건이나 통행량과 관계없이 24시간 시속 30km로 제한돼 운영되고 있다. 2020년 ‘민식이법’ 시행 이후 어린이 안전 강화를 위해 일괄 적용된 조치지만 심야 시간대에도 동일 기준이 유지되면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도로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위 후보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어린이 통행이 거의 없는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심야 시간대에 한해 제한속도를 시속 50km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보행자 안전을 고려해 왕복 2차선 이상 주요 도로를 중심으로 적용하고, 교통량과 사고 위험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속도 상향에 따른 안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가변형 LED 속도 안내판 등 교통안전 시설을 확충하고,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해 운전자 시야 확보와 사고 예방에도 나설 방침이다. 실제 시간대별 속도 제한 운영은 이미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경찰청은 2023년부터 시간제 속도제한 시범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2025년 기준 전국 70여 곳에서 운영 중이다. 국회와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교통 상황과 사고 위험을 고려한 탄력적 운영 필요성을 권고한 바 있다. 위성곤 후보는 “어린이 안전은 최우선 가치이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일률적 규제는 개선이 필요하다”며 “심야 시간대 합리적 속도 운영을 통해 도민 이동권을 보장하고 도로 기능을 회복하는 스마트 교통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시간) 가까스로 ‘2주 휴전’에 합의했다. 2월 28일 미국ㆍ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지 38일만이다. 하지만 종전 협상 조건을 놓고 미국과 이란의 해석이 엇갈린다. 최악의 확전은 피했지만, 종전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재점화할까 우려된다. 미국ㆍ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오일 쇼크’를 초래한 1973년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4차 중동전쟁에 버금가는 경제ㆍ정치적 충격을 안겼다. 전쟁 전 배럴당 60달러 안팎이었던 국제유가는 100~150달러를 넘나들며 요동쳤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이어 홍해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막히면 150달러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됐다. 세계 경제에 있어 가장 큰 위협 요인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다. 2주 휴전 합의 발표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은 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포격을 가하자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봉쇄하겠다고 맞섰다. 호르무즈해협 인근에 대기 중인 각국 선박이 2190여척이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공습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조선 9척을 포함한 한국 선박 26척이 모두 2주 안에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게다가 이란이 원유 1배럴에 1달러를 받겠다고 밝힌
수도사들의 연쇄적인 죽음을 조사하기 위해 문제의 수도원에 도착한 윌리엄 수사修士(숀 코너리 분)는 ‘연쇄 살인사건’보다 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윌리엄이 막 수도원 근처에 다다랐을 때, 피골이 상접하고 남루한 차림의 수많은 주민이 산 위에 자리 잡은 거대한 수도원 아래에 모여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수도원 담장 한편에 뚫어놓은 쓰레기 배출구가 열리고, 음식 쓰레기가 산 아래로 쏟아져 내린다. 거지꼴을 한 주민들은 수도원 음식 쓰레기를 성령이라도 강림하는 것처럼 두 팔 벌려 영접하며 썩은 배추잎 하나라도 더 차지하려고 아귀다툼을 벌인다. 윌리엄 수사는 혼란스러워진다. “이 마을의 주민들은 왜 저렇게 거지가 됐을까. 주민들이 저토록 굶주릴 때 교회는 왜 저들을 구원하기 위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일까.” 참상의 전모는 곧 밝혀진다. 수도원에서의 첫날을 보내고 아침에 수도원 뜰에 내려간 윌리엄 수사는 주민들이 왜 그토록 굶주려서 수도원 쓰레기나 먹으며 연명하고 있는지 알아차린다. 수도원 앞마당에 기다란 테이블이 놓이고 그 행색만으로 보면 분명 수도원의 구호품을 받으러 온 거지들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행색의 사람들이 테이블 앞에 줄지어 서 있다.
영국 작가 T. S. 엘리엇이 4월을 ‘가장 잔인한 달’로 묘사했지만, 한국 증시에 있어 잔인한 달은 지난 3월로 기록될 것이다. 2026년 증시 개장과 더불어 코스피는 4300선에서 2월 말 6200선까지 오르며 단기간 수직 상승 신기록을 썼다. 그러나 미국ㆍ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으로 인한 중동전쟁 발발로 코스피는 급등락을 거듭하며 3월 한달 시가총액이 100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1~2월 두달 새 약 2000포인트 올랐던 코스피가 급락하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대급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중동전쟁 발발 직전 2월 27일 5146조3731억원이었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3월 31일 4159조858억원으로 987조2873억원 증발했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감소다. 미국 증시 침체 여파로 국내 시장도 부진했던 2022년 6월(-278조2908억원),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했던 2018년 10월(-170조2156억원) 감소폭을 압도했다.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 감소분(473조8646억원)이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급등하자 원ㆍ달러 환율도 2009년 3
이탈리아 기호학자이자 철학자 움베르토 에코의 동명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영화 ‘장미의 이름’. 이 영화의 이탈리아어 원작 제목은 ‘Il Nome de la Rosa(장미의 이름)’이고 영어 제목은 ‘The Name of the Rose(장미의 이름)’이다. 대개 몇 차례 번역을 거치다보면 각 언어권 사정에 맞게 제목이 변주되는 게 다반사인데 장미의 이름만은 초지일관 장미의 이름이다. 그만큼 영화 ‘장미의 이름’은 이 제목이 아니라면 작품을 설명할 수 없는 모양이다. 그러나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처럼 원작소설이나 영화에 장미는 한 송이도 등장하지 않는다. 움베르토 에코가 장미란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 소설의 제목을 굳이 장미의 이름이라고 붙인 이유가 궁금해진다. 에코는 장미의 이름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작품 의도를 이미 모두 설명하고 있다. ‘장미’는 모든 꽃 중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랑받는 대표적인 꽃이다. 그렇다보니 모든 것에 의미 부여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장미에 저마다의 의미를 담아 주고받는다. 사랑, 헌신, 명예, 존경, 열정, 순결, 감사, 성모 마리아, 기쁨, 낙원, 아름다움, 순간성. 기쁨과 덧없음이 동시에 있는 상징 등등…. 중세 상징체
1994년 12월 초의 일이다. 중앙언론사에 재직하며 제주에서 주재기자 신분으로 활동하던 때였다. 그 시절 사무실에 묘한 편지가 배송됐다. 수신인만 적혀 있을 뿐 발송인 이름은 없었다. 내용은 현직 신구범 지사를 겨냥한 제보였다. 그해 구좌읍 이장단협의회의 동남아 여행이 시빗거리였다. “현직 신 지사가 이장단협의회 회장인 신모 이장에게 일화 30만엔을 줘 선거를 앞두고 그를 매수했다”는 내용의 제보가 투서 형식으로 담겨 있었다. 한 곳만이 아니라 여러 언론사로 그런 내용의 편지가 배달됐다. 그 다음해 첫 민선 1기 6·27지방선거가 예고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다. 확인을 했지만 신 지사 측의 답변은 “이장단이 해외시찰을 한다고 할아버지 뻘 친족인 신 이장이 도와달라기에 공금을 지원할 순 없어서 과거 일본 방문 중 친족회에서 ‘활동비나 보태라’며 받은 일본 돈을 개인적으로 드렸다”는 것이었다. 당시 예산엔 도지사의 ‘재량사업비’가 있었지만 그는 예산을 쓰지 않았다. 스스로 사비로 처리했다. 그것도 나중 예기치 않던 구좌읍 관내 교통사고로 여행일정이 취소되자 보탰던 여행경비는 돌려받았다. 더 사안을 확인해보니 그 익명의 투서는 언론사만이 아니라 검찰, 경찰, 행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5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3일 느닷없이 계엄이 선포됐다. 계엄과 쿠테타가 간헐적으로 등장하던 대한민국의 과거도 아니고, 그것도 45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기억인데도 다시 등장한 것부터 이상했다. 남미와 아프리카도 아니고,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했다. 그런데 그 계엄은 당일 밤 10시23분 선포돼 다음날 새벽 1시1분에 국회의원들의 결의로 해제 의결됐다. 2시간 38분만에 무효가 된 계엄령이었다. 이건 이상하다기 보단 좀 놀랍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상함의 연속이다. 계엄이 무효가 되고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불려 다녔지만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그동안 공식적 사과는 한 적이 없다. 거꾸로 ‘내란몰이’라며 야당(이제는 야당이 아니다)과 국민 대다수를 오히려 겁박했다. 일부 기독교와 극우 세력은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만장일치 결정으로 대통령직 파면결정이 난 이후에도 여전히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그 집회현장엔 태극기·성조기와 더불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휘날린다. 어느 나라 국민인지 참 이상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탄핵반대’를 외치며 그렇게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지금으로선 이것 하나뿐이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갔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그나마 그에게 투표했던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규정과 법을 따지고 할 필요도 없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그는 이제 ‘내란 혐의 피의자’ 신세다. 방조와 동조도 아니다. 이미 만천하에 알려진 사실만으로도 그는 ‘내란의 주역’이다. 대다수의 국민 상식으로도 그가 현재 대통령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 말이 안되는 지경이다. 당장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마땅한 정황과 사실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도 검·경이 시간을 끌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2024년 12월3일 한밤 10시 23분. 그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운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한술 더 떠 그의 상황판단은 이랬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내린
제주 정치권이 또다시 4·3 앞으로 몰려가고 있다. 4·3은 제주 공동체가 함께 기억하고 함께 아파해야 할 역사다. 그런데 선거만 다가오면 이 역사는 어김없이 정치의 한복판으로 소환된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제78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은 다음달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다. 추념식 자체가 대규모 공적 공간이 되면서 정치권의 시선이 더욱 집중되는 구조다. 더 민감한 대목은 올해 4·3이 단순한 추모의 영역을 넘어 다시 선거 프레임의 중심에 놓이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주요 주자들은 하나같이 4·3의 의미를 말하고, 해결 의지를 강조하고, 자신이야말로 4·3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말만 놓고 보면 모두가 옳다. 문제는 그 말들이 쏟아지는 시점과 방식이다. 추념의 언어가 선거의 언어와 겹치는 순간, 4·3은 기억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의 수단으로 변하기 쉽다. 오영훈 지사는 현직 프리미엄 위에 4·3 관련 입법과 도정 성과를 함께 얹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만들고 있다. 2022년 도지사 선거 때도 그는 자신이 4·3특별법 개정에 역할을 했고, 추가 진상규명과 정명(正名), 보완 입법, 배·보상 사각지대 해
담쟁이가 뒤덮인 돌벽 한쪽이 덩그러니 서 있다. 초록색 방수포가 뒤덮은 객석 바닥은 이미 원형을 잃었고, 공연을 품던 무대는 무너진 채 흉터처럼 갈라진 흔적만 남았다. 한때는 웃음과 박수로 가득했던 자리에 이제는 공사 차량 자국과 철거 상흔만이 흩어져 있다. 오래도록 서귀포 시민들의 추억을 품어온 서귀포 관광극장은 이제 잔해와 철거의 상처로만 존재한다. 청춘의 기억을 간직한 무대, 가족과 함께한 영화 관람, 동네 아이들이 뛰놀던 객석의 풍경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허물어진 건축물과 그것을 지켜보는 허탈한 눈빛뿐이다. 현장을 찾은 건축가와 시민들은 잇따라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라면 보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무대를 배경으로 보낸 낭만의 시간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누군가 벽체를 손으로 짚으며 "아직 숨 쉬는 건물인데 왜 이렇게 급히 없애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30일 오후 이중섭 거리를 찾은 어린이와 시민, 외국인 관광객들마저 발걸음을 멈췄다. 회색빛 공사판 가벽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고, 일부는 휴대폰을 꺼내 무너진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다른 이는 "관광지에 왔더니 왜 철거 현장만 남았느냐"며 의아해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전국은 요동쳤다. 17개 시·도가 일제히 비상 체제로 흔들렸다. 비상계엄령이 발동되던 그 때 제주에서는 도청 본관 출입문이 닫혔다. 밤 11시 17분부터 다음 날 새벽 2시 13분까지다. 이 조치가 단순한 '출입문 통제'였는지, 아니면 '청사 폐쇄'였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며 제주도정은 곧바로 '불법 계엄 동조' 의혹에 휘말렸다. 논란의 중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의 '부재'가 있었다. 오 지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그날 저녁 저는 제주에 없었다. 서울에서 기업인들과 면담을 마친 뒤 오산에서 식사를 했고, 오후 9시 5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후 자택으로 이동해 비서실장과 특보들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내렸고, 새벽 1시 30분 도청 회의를 소집해 "군·경은 상부 지시가 있더라도 따르지 말라"는 불복 지침을 명확히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단의 질문은 한 가지로 모였다. "
이쯤되면 거의 여론조작이라 말하는게 나을 듯 싶다. 제주에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세우자는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르는 시점에서다. 연이어 쏟아지는 '여론조사'라는 이름의 수치가 오히려 도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도와 도의회, 정당과 연구기관, 나아가 언론사까지 앞다퉈 민심을 계량화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제각각이고 질문은 자의적이다. 불과 며칠 간격으로 나온 조사조차 상반된 결론을 내놓으니 도민의 눈에는 이 과정이 '정치적 셈법에 맞춘 각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발표된 제주연구원 조사에서는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 찬성 46.3%, 반대 34.9%라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찬성 응답자의 63%는 내년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도입을 원한다고 답했다. 표면적으로는 찬성이 우세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 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공개한 여론조사는 정반대였다. 도당 조사에서는 3개 구역안 반대가 43.1%, 찬성이 35.9%로 반대가 더 많았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정반대 결론이 도출된 셈이다. 도의회는 다시 별도의 여론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는 1500명을 대상으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권고안 인지도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 인지도 ▲선호 구역(
거지닭이라는 의미의 ‘규화자계(叫化子鷄)’는 강소 상숙(常熟)의 유명한 요리다. 특수한 가마에 넣어 굽는 방식과 독특한 풍미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대체적인 요리법은 이렇다 : 크고 살진 암탉을 골라 내장을 빼내고 털을 말끔히 뽑은 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닭의 배안에 여러 가지 원료를 넣는다. 신선한 고기, 생새우살, 소시지, 표고버섯, 닭내장, 정향 등의 원료와 파, 생강, 소금, 간장 등의 양념을 버무려 채워 넣는다. 돼지기름으로 닭을 한 겹 싸고 다시 연잎으로 싼 후 밖에 황토 진흙을 바른다. 숯불 위에 올려놓고 약 4시간에서 6시간을 불에 구운 후 진흙껍질을 벗겨내면 된다. 그렇게 요리한 닭은 바삭바삭하고 부드러워 입에 맞는다. 특별히 맑고 향기로우며 맛도 유별나다. 상주 우산(虞山)진의 셀 수도 없이 많은 음식점에서 규화자계를 요리해 판다. 멀고 가까운 곳에서 명성을 듣고 끊임없이 모여든다 청대 광서 8년(1882)에 문을 연 우산 산경원(山景園) 찻집이 처음 규화자계를 만들었다고 전해온다. 벌써 백년이 넘었다. 이처럼 맛있고 좋은 미식이 어떻게 ‘규화자’ 즉 ‘거지’라는 이름이 붙었는가? 닭을 가마에 넣어 굽는 요리 방법은 명대 상숙 우산 기슭의 거지가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한다. 그 거지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 해 한 해 해가 바뀔 때마다 그 거지는 상숙의 한 마을에 있는 성황묘에서 머물렀다.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지만 시절이 구걸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때인지라 마을에 내려가 걸식하지 못했다. 깊은 시름에 빠진 그가 문을 나서는데 마침 중년부인이 갓 잡은 암탉을 들고 마을 옆 개울가로 가고 있었다. 그녀가 개울에 도착하자 뒤따라 어린 아이가 개울가로 달려가 쪼그리고 앉아 물장난을 쳤다. 부인은 “아이고, 녀석아. 물에 빠지면 위험해. 집에 가거라!”라고 말했지만 아이가 듣지 않자 암탉을 개울 옆 돌 위에 올려놓고 아이를 마을로 데리고 갔다. 거지가 가만히 보니 기회가 아닌가. 새해맞이에 충분하지 않는가. 거지는 급히 암탉을 들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진흙에 발이 빠져 신발이 벗겨졌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아났다. 산 위로 달아난 후에 가만히 보니 솥도 없고 깡통조차도 없지 않은가. 생닭을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멍하니 있다가 발에 묻은 진흙을 보고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거지는 암탉을 소에 넣고 적신 후에 발에 묻은 진흙을 떼어내 빈틈없이 메꾼 후 마른 풀과 가지에 불을 붙여 그 위에 올려놓고 구웠다. 흙덩이가 된 암탉을 꺼내 손에 올려놓자 너무 뜨거워 ‘아야’ 소리와 함께 땅위에 떨어뜨렸다. 암탉이 땅에 떨어지자 쌌던 진흙이 떨어지면서 닭고기 덩어리도 함께 묻어나왔다. 새빨갛고 싱싱하고 야들야들한 닭고기가 되어 있었다. 한 입 물자 입 안 가득 향이 베어 나왔다. 달콤하게, 배부르게 닭고기와 함께 설날을 맞이할 수 있었다. 혼자이기는 했지만 섣달그믐날 저녁에 온 식구가 모여서 함께 먹는 음식이나 다름없었다. 나중에 그런 닭고기 요리 방법이 어떻게 음식점에 알려졌는지는 알 수는 없다. 음식점에서는 좀 더 가공해 많은 식객을 불러 모았다. 가면 갈수록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요리 방법도 발전하였다. 조미료 등도 가미되면서 맛에 풍미를 더해갔지만 진흙을 발라 숯불에 굽는 기본 방법은 여전했다. 민간 전통 맛을 지닌 미식이 되었다. 인류학자들은 인류가 음식을 불에 익혀 먹는 것이 날것으로 먹는 것보다 영양이 있고 맛도 좋으며, 불을 가지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고 어둠을 밝힐 수도 있었으며, 불을 만들고 불씨를 보존하는 것 등등 모두 문명사회로 진입했다는 지표의 하나로 보고 있다. 가장 원시적인 방법, 숯불 위에 놓고 구운 ‘규화자계’는 맛있는 요리로 사람을 불러 모을 뿐 아니라 애초의 순수함과 순박함으로 돌아간다는 ‘반박귀진(返璞歸眞)’을 내포하고 있다. 사람들의 옛일을 회상하고 잊지 않는 순수한 미학관념이다. ‘규화자계’의 음식 풍속 습관은 물질과 정신이 유기적으로 융합된 결정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유명무실하게 될 뿐이다. 사람들이 특별히 호감을 갖지도 않게 될 것이며 민속 전통의 계승 발전이라는 생명력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백가미(百家米) 인류의 가장 원시적인 제사에서 인류에게 필수적인 식품을 가지고 귀신에게 올리는 의식이 시작되었다. 오곡, 가축을 삼가 바치고 사람머리 내지 친생아들까지 헌제하기도 하였다.(‘맹(孟)’자의 갑골문을 보면 아들을 삶아 신을 공경하는 풍속의 유습을 엿볼 수 있다.) 이것은 신앙 습속, 의례 습속이면서 음식 습속 범주에도 속한다. 사람들은 귀신을 인격화 했기에 인류의 문화 유형에 근거하여 자신의 음식 습속을 귀신에게 억지로 갖다 붙였다. 거지는 걸식하며 배를 채우는 것을 근본으로, 많은 집에서 지은 밥인 ‘백가반(百家飯)’을 먹는 것으로 삶을 유지하였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백가반’으로 재앙을 쫓아버리고 병을 떨쳐 버리는 방법을 창출해내어 하나의 풍속으로 자리 잡았다. 호박안(胡朴安)이 편찬한 『중화전국풍속지』 하권에 강소성 ‘숭명(崇明)의 쥐 미신’이 기록돼 있다. “숭명 사람의 쥐에 대한 미신은 세 가지다. 첫째, 쥐는 돈을 센다. ……둘째, 쥐는 허망하게 만든다. 쥐가 밖에서 먹을 것을 찾을 때 가끔 실족해 땅에 떨어진다. 미신을 믿는 부녀자는 그것을 보면 불길하다고 생각하였다. 질병이 생기지 않으면 다른 재앙이 닥친다고 믿었고 반드시 액막이를 하여야한다고 믿었다. 액막이 방법은 이렇다. 땅에 떨어진 쥐를 본 사람은 몸소 시골로 내려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쌀을 구걸하여야 한다. ‘백가미(百家米)’이다. 빌려 온 쌀로 밥을 해 먹어야 재앙이나 불길한 일을 막을 수 있다. 부잣집 부녀자라 할지라도 반드시 거지로 분장해 쌀을 구걸하여야 했으니 실로 우스꽝스럽지 아니한가. 셋째, 쥐는 물건을 떼어 먹는다.” 평소에 사람들은 거지를 천하며 불길한 징조로 여겼다. 그런데 일이 생기면 자기를 낮추어 거지를 본떠 구걸하였다. 인격을 스스로 낮추어 재앙을 쫓아내고 의혹을 해결하였다. 실로 우매한 행위를 하면서 스스로 마음의 균형을 찾았다. 거지는 쥐 때문에 고뇌하지도 않고 함부로 이것저것 의심하지도 않는다. 아무 것도 없는 처지가 됐기에 길거리에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으면 그뿐이었다. 한 끼를 해결하려고 이곳저곳으로 헤매 다닐 뿐이었다. 무슨 다른 걱정이 있겠는가. 사람들이 거지보다 근심이 많고 욕심이 많을 따름이다. 사람들은 그저 잠시 거지 행세해서 우환을 해결하고 무사안녕을 바랐다. 이런 심리상태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 사실 그렇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그저 정신적 효과일 뿐이다. 거지를 모방해 백가미를 구걸하고 재앙을 쫓아내는 풍속은 여러 지역에 존재한다. 청나라 말기 민국 초기에 호남 평향(萍鄕) 사람들은 우환이 생기면 쇠를 가지고 상처를 내거나 피부가 붓고 짓무를 때까지 때리기는 경우도 있었다. 피부병과 같은 질환이 생기고 오랫동안 치유가 안 되면 친지나 친구를 초대해 바구니를 들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쌀을 구걸했다. 빈부 차이가 있기에 많으면 10할, 적으면 한 접시 등 일정하지 않았다. 선향 약간을 들고 갔다. 그렇게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여러 날을 구걸하면 서너 단이나 열 단 정도의 쌀을 얻을 수 있었다. 그중 절반이나 태반을 갈아 가루로 만들고 탕위안을 만들어 반숙한 후 대나무 그릇에 담았다. 건장한 남자 몇 명을 선발하여 지붕에 올라가서 사방으로 내던지면 부근 남녀들이 모여들어 앞 다투어 주웠다. ‘창천재(搶天齋)’라 한다. 다 뿌리면 모였던 사람들이 와아 소리 지르며 뿔뿔이 흩어졌다. 그렇게 병을 쫓아낼 수 있다고 전해온다. ‘창천재’ 때에 몸이 피곤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탕위안 10개 이상을 줍지 못하면 오히려 병을 가져오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여야 했다. ‘타천재(打天齋)’라 한다. 이처럼 거지를 흉내 내어 ‘백가미’를 구걸하고 다시 사람들에게 뿌리는 것은, 직접적으로 귀신을 공경하여 제사 지내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낮추는 방식으로 대중에게 도움을 청하여 재앙이나 병환을 해결하고 발산하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백가미’를 구걸해 먹으면서 쥐의 재앙을 쫓아내는 거나 ‘창천재’나, 모두 우매한 변태 음식 습속 형태다. 거지라는 비정상적인 문화에서 파생된 문화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어둠의 무공, 마타도어 무공이 드디어 등장했어. 선거비무에선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 근데, 문장이 살아 있어. 도무지 빈틈이 보이지 않아. 도대체 누구지? 제주무림에 이 정도 문장을 쓸 무사는 흔치 않은데 말이야.” 괴문자를 들여다보며 혼잣말하던 호검이 무릎을 쳤다. 무림플랫폼 애독자, 한평생 소설무공만을 수련한 콘치스검이 생각나서였다. 괴문자 문장을 한 자 한 자, 분해한 후 재조립하면서 그 속에 담긴 스토리텔링 기법도 찾아낼 수 있는 무사였다. 호검은 톡을 보내 긴급회동을 요청했다. 한식경이 지난 후였다.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에 2000원인 저비용 커피집에서 호검과 콘치스검이 마주 앉았다. 호검이 물었다. “문장이 예사롭지 않아.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고, 호소력도 짙어.” 한참 동안 괴문자를 들여다본 콘치스검이 말했다. “선거 선수무사군. 잘 봐. ‘영훈공은 사과해야 합니다.’라는 문장만 6번을 썼어. 전형적인 동어 반복 초식이야. 시(詩)무공에선 자주 쓰이지. 반복을 통해 운율을 만들고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초식 말이야. 같은 말을 수없이 반복하면 듣는 상대무사는 세뇌될 수 있거든.” “그렇네. 수만에서 수십만 무사에게 보내는 문자비용을 감안 하면 단 한 자라도 줄이려고 할 텐데 말이야.” 콘치스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그렇고보니 순번에 그냥 번호를 적지 않고 대괄호를 쓰고 띄어쓰기까지 했어. 가독성을 최대한 고려한 초식이야. 근데, 대괄호는 자주 애용되는 문장부호가 아니잖아? 강조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절로 모르게 나온 습관일까?” 호검은 아이스아메리카노 얼음을 씹으며 물었다. “소설무공에선 한 문장 초식만 봐도 금세 알잖아. 어떤 무사가 썼는지 말이야?” “그렇지, 글씨체만 무사를 특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야. 문장에도 무사의 지문처럼 짙게 배겨 나오지. 문장 하나만 읽어도 버릇, 실수, 왁꾸(틀), 스타일, 철학 등을 한방에 알 수 있어. 조정래공과 황석영공, 이문열공, 요새 뜨는 김기태주니어검의 문장을 비교해 봐. 단박에 알 수 있지.” 호검과 콘치스검은 괴문자 읽기에 몰두했다. 100번을 읽으면 단서가 보일 수 있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리필한 후였다. “찾았다!” 호검이 외쳤다. “뭔데?” 콘치스검이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레 물었다. 호검의 목소리가 너무 컸던 것이었다. “[5] 불통과 혼란으로 점철된 섬식 정류장, 오영훈 도지사는 사과해야 합니다. 여기에 뭔가 이상한 게 안 보이나?” “맞아! ‘점철된’ 이 단어는 70·80년대생들은 좀처럼 쓰지 않는 단어야. 아직은 아기무사인 90년대생은 아닐 것이고, 은퇴를 앞둔 50년대생 무사들도 아닐 것이야. 그렇다면 괴문자 작성무사는 60년대생이 분명하군.” “원숭이 무사도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지. 전체 문장은 쉽고 담백하고 호소력 짙게 쓰다가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어. ‘점철된’ 단어 말이야. 근데 ‘점철된’은 무슨 뜻이지?” “내가 단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단어를 어떻게 알겠어. 네이버 사전 검색해 봐.” ▶점철(點綴)된=(일이나 사건 따위가 무엇으로) 서로 이어진 디저트로 치즈케익 하나를 먹어치운 콘치스검이 말했다. “요새 캠프에서 나오는 보도자료를 보면 너무 올드해. 아무리 촌무림이지만 너무 한다고 싶었지. 새로운 무사가 혜성같이 등장한 거야. 어느 캠프에서 영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캠프 공보무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을 거야. 앞차기만 할 수 있는 무사들이거든. 공중제비차기, 다방향차기까지 가능한 새로운 공보무사가 등장한 거야.” 호검은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잠시 명상에 잠겼다. 오랜만에 만난 의문의 무사, 무공도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고수는 고수를 한 눈에 알아본다. 간절하게 대련 한번 해보고 싶었다. 고수와의 대련이 언제였던가. 하수들과의 대련으론 몸풀기도 못 했다. 호검이 비장하게 말했다. “나 몹시도 궁금해. 어떤 무사인지 우리 추적 한 번 볼까? 연령대는 60년대생으로 좁혀졌어. 무림검색엔진으로 찾아보면 어디엔가 분명히 있을 거야. 이 정도 문장내공이면 곳곳에 뿌려 놓았을지도 모르지. 500자 정도 분량만 있어도 단숨에 알 수 있어. ” 한참을 눈만 껌벅이던 콘치스검이 나직이 읊조렸다. “웬지 문장이 낯이 익어. 어디선가 분명히 읽었던 적이 있는 것 같아. 그때도 몹시도 궁금했지. 제주무림에도 이런 문장무사가 있었구나 하고 감탄했었지. 그때 그 문장이 뭐였더라. 도무지 생각이 안 나네.” 호검이 말했다. “내일 이어지는 연재에는 셜록 홈즈 출신 기철검이 출연해. 국민의힘 제주도방 맹주지. 프로파일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총 하나는 잘 쏘아. 근데 직접 물어보기도 민망하고 말이야. 상도의가 아닌 것 같아서 말이야.”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
제주도의 왜구 침략 일찍이 제주도는 일본과 중국, 한반도를 잇는 무역로 중간 역할을 하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왜구들의 중요한 약탈 대상 지역이 되었다. 바다의 해적활동에 필요한 물과 식량, 땔감 공급지로 중국이나 대만 베트남을 가려면 제주도는 중요한 지점으로 왜구들이 노리는 지정학적 거점이 된다. 추자도에 왜구가 처음 침략한 것은 고려 충숙왕 10년(1323)이다. 회원(會原)의 조운선을 군산도(群山島:현 고군산 군도)에서 약탈하자 내부부령(內府副令) 송기(宋頎)를 파견하여 왜구를 격퇴시켰다. 또 동년 10월 6일 추자도 등지에서 노략질하고 노약자와 남녀를 잡아갔다. 왜구들이 자주 침략하여 추자도에 사람이 줄어들자 고려 정부는 충정왕 2년(1350)에 추자도 주민들을 제주도 조공포(朝貢浦:도근천) 근처로 이주시켰다. 한편 그로부터 60년 후 조선이 개국 초기인 태종대(1413)에 제주도로 이주한 추자도 주민들의 절반을 추쇄하여 진도로 옮기려는 전라도 관찰사의 진도 목장 계획이 있었다. •추자도 왜구 침략 이후 제주를 침범한 사례를 내용에 따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충혜왕 2년(1341)에 왜구가 정의현에 쳐들어 왔으며, 이듬해에는 무려 700여 척의 배가 내침을 했다. 충정왕 3년(1351)에 왜구가 귀일촌에 침범했다. •또 공민왕 원년(1401)에는 왜구가 우포(友浦:옛 이름이 범질포인 것으로 보아 화순포이다. 우포(벗개)라면 용수리를 말하기도 한다)를 침범하였다. •공민왕 8년(1359)에는 대촌(제주성안)까지 침범하였다. •우왕 2년(1376)에 왜적 600여 척의 대규모 왜구가 제주 주변을 맴돌다가 제주를 침범하니, 탐라 성주 고신걸(高臣傑)이 왜구와 싸우다가 화살을 맞아 부상당해서도 끝까지 전의를 잃지 않고는 왜구를 격퇴시켰다. 승전을 접한 고려 정부는 고신걸에게 특별히 정2품 호조전서(戶曹典書)의 벼슬을 내렸다. •우왕 3년(1377) 여름에 왜적이 다시 침입하였는데, 전라수군 도만호(都萬戶) 정룡(鄭龍) 등이 병선 2척으로 정탐하다가 왜선 1척을 포획하여 모두 죽였다. •태종 원년(1401)에 왜구들이 제주 서촌 마을인 곽지촌에 쳐들어가 노략질을 하였다. •태종 4년(1404) 왜구가 고내촌과 명월촌을 침범하였다. •태종 6년(1406) 1월에 왜선 16척이 제주를 노략질하니 제주 병사들이 이를 물리쳤다. 동년 3월에는 왜선 14척이 추자도에 정박하자 전라도수군절제사 구성미(具宬美)가 나아가 싸워 이를 격퇴하였다. 가을 7월에 왜적이 다시 쳐들어와 산남쪽에서부터 돛을 바람에 날리며 대정현 죽도(竹島:차귀도)에 다다랐는데 이때 안무사 이원항(李原恒)과 판관 진준(陳遵) 등이 이들을 맞아 공격하니 왜적들이 바로 물러갔다. •태종 8년(1408)에 왜적이 조공천으로 들어왔다. •태종 18년(1418) 왜적이 우둔(牛屯:구좌읍 행원 어등포 우목장), 우포(牛浦: 한경면 용수리), 차귀 등지를 침범했다. •세종 26년(1444) 왜구들이 제주(濟州)에서 노략질하다가 변방을 지키는 장수(邊將)에게 사로잡히고 나머지 도적은 대마도(對馬島)로 도망쳤다. 세종이 이예(李藝)를 파견하여 대마도주에게 도망쳐 간 나머지 도적들을 잡아서 보내라고 유시하니, 대마도주도 감히 숨기지 못하고 이예가 돌아올 때 도망간 왜구를 데려왔다. • 중종 5년(1522) 왜변으로 추자도 주민 30여 명이 살해되었다. • 중종 31년(1540) 가을 8월 제주 목사 권진(權軫)과 판관 한근(韓瑾)이 왜적이 침입하여 백성들에게 피해를 끼친 죄과가 암행어사 원수장(元壽長)에게 적발되어 둘이 함께 파직되었다. •명종 7년(1552) 여름 5월 왜적과 중국 떠돌이 상인 등의 8척의 배가 표류하다가 정의현 하천리 천미포(川尾浦)에 도착하여 백성들을 죽이고 약탈했다. 이 기록은 아래와 같다. 정의현 천미포 왜란 제주의 대표적인 왜구 침략 사건으로는 천미포 왜란(川尾浦 倭亂)을 들 수 있다. 천미포는 제주어로 지역 주민들은 ‘내끼’나 ‘내깍개’라고 하는데 ‘내(河川) 끝(尾)’에 있는 포구’라는 뜻이다. 또 이곳을 다른 이름으로 구진포(寇進浦)라고도 한다. 즉 ‘왜구를 물리친 포구’라는 뜻이다. 제주의 해안 지형은 아무 곳이나 배를 댈 수 없다. 오래전 어사 김상헌이 제주섬 지형이 날카로운 점을 지적했다. 보이지 않는 암초들이 송곳처럼 숨어 있어서 배를 함부로 대었다간 파선의 위험이 커 왜구들은 포구가 있는 곳을 선택하여 상륙한다. 천미포도 외항은 만처럼 돼 있어 큰 파도를 막아주고, 포구는 천미천 하류가 돼 넓은 지형을 이루고 있어서 상륙에 좋은 입지를 가지고 있다. 명종 7년(1552) 제주목사 김충렬(金忠烈, 1503~1569)은 정의현(旌義縣) 천미포에 왜구가 침략했다는 사실을 조정에 보고하였다. 남쪽 대양(大洋)으로부터 황당대선(荒唐大船) 2척이 천미포로 상륙하여 주민(浦口民)들을 살해하고 재물을 약탈하자 정의현감 김인(金仁)이 접전을 벌여 왜구 1인을 생포하였으나 날이 저물고 비가 와서 왜구가 물러가자 진을 치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이때 하륙(下陸)하여 싸움을 벌인 왜구의 수는 약 70여명, 배 위에 줄지어 선 왜구는 중국인을 포함한 수백 명이었다. 날이 밝자 왜구들은 험하고 단단한 암벽에 의지하여 방패로 앞을 가리고 조총을 쏘아대며 활로 쏘면서 방어를 계속하였다. 왜구들은 아군이 진격하면 큰 소리를 지르며 나와 대적하기를 반복하니 제주의 장졸(將卒)과 말이 모두 피곤하였고, 아군은 병기마저 부족하여 이들을 격퇴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제주목사 김충렬은 수십일 동안 왜구와 싸워 성과를 올렸지만, 일부 왜구는 배를 타고 도망을 갔고, 다른 왜구는 산 속에 숨어 주민과 군졸들을 사상케 하는 실책을 범하였다. 제주목사 김충렬은 고전(苦戰) 끝에 망고삼부라(望古三夫羅)를 사로잡았으나 나머지 왜구를 진멸(殄滅)하지 못하고 어선을 훔쳐 달아나면서 퇴로를 열어준 책임으로 정의현감 김인과 함께 죄인으로 유배되었다. 체포된 망고삼부라는 성천부(成川府)로 유배를 갔다. 왜란(倭亂)이 일어나자 조정에서는 제주목사 김충렬처럼 병무(兵務)에 어두운 문관(文官)보다는 무관(武官)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무관 출신 이정(李玎)을 제주목사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이정은 변방의 제주목사로 부임하는 것이 두려워 부임을 미루다가 결국 왕명과 국법을 어겼다는 죄로 의금부로 압송되어 사형을 선고 받았지만 죄가 감형되어 절도(絶島)의 군졸로 강등되었다. 다시 후임 제주목사는 무관 출신인 남치근(南致勤, ? ~ 1570)이 임명되었다. 남치근은 기개가 높은 장수로 담력이 크고 지략이 뛰어난 인물이다. 남치근은 왜구 격퇴의 공으로 전라도병마절도사가 된 무장(武將)이며, 후에 그는 한성부 판윤(判尹)의 요직을 거쳐, 경기·황해·평안 삼도토포사(三道討捕使)가 되어 1562년 황해도 재령의 해서(海西)에서 난을 일으킨 임꺽정을 효수한 인물이기도 했다. 남치근은 곧바로 제주에 부임하면서 군비(軍備)를 증강하여 왜구의 재침략에 대비하였다. 1554년 5월 왜선 한 척이 천미포에 상륙하자 남치근은 배에서 내린 왜구 10여 명 중 1명을 사살하고 왜구를 격퇴하였다. 1554년 6월에도 다시 제주목사 남치근으로부터 왜인 12급을 참하였다는 보고를 받은 승정원은 왜구의 침략이 한두 번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는 것을 염려하여 변방 제주를 지킬 보다 구체적인 계책을 논의하라고 비변사에 지시를 내렸다. 이의 대책중 하나가 유사시 가리포 첨사(僉使)의 신속한 군사 지원이었다. 같은 해 가을 7월에 제주 목사 남치근이 왜적의 배 2척을 포획하여 그 공으로 품계를 올려 받았다. 나쁜 일은 연이어 잘 일어난다. 이미 조성된 상황을 바로 해결하지 않을 경우 연달아 일어나는 것이다. 모든 일이 평소에 대비해 놓지 않으면 마침내 작은 불씨가 번져 큰 불이 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불은 늘 마른 대로 번지고 물은 언제나 젖은 대로 흐르는 것이다. 이미 길이 만들어져 흐름이 있어서 시간만 기다리고 있는 데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
고온다습한 기후를 갖는 제주도에서는 어떤 시설이나 구조물, 형상을 나무로 만들 경우, 목재 부분이 쉽게 부식되어 1~2년마다 한 번씩 새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래서 모든 걸 돌로 만들자, 주의였다. 제주도 각 마을 중요한 곳에, 세워지는‘거욱’이나 읍성 취락 입구에 세워졌던 돌하르방 역시 그랬다. 제주도의 대표 캐릭터 돌하르방의 주요 기능은 수호신적 기능, 주술 종교적 기능, 위치 표식 및 금표 기능 등이다. 우석목, 무성목, 벅수머리, 돌영감, 수문장, 장군석, 동자석, 망주석, 옹중석 등 여러 가지로 불렸다. 그중에서도 우석목, 무성목, 벅수머리, 완옹중 석상에서 유래했다 해서 옹중석(翁仲石)이라는 이름이 많이 통용되었다. 북촌 돌하르방공원에서 만난 김남흥 돌하르방 장인(1967년생)은 먼저 인문학적 소양 얘기부터 꺼내 들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가 15년 전 돌하르방에 인생을 걸면서 처음 매달린 일이 돌하르방에 관한 인문학적 탐구였다. 돌하르방이 어떤 연유로 언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역사적 유래에 관한 확실한 기록은 없다. 다만 1971년 제주특별자치도 민속문화재 제2호로 지정된 돌하르방은 1754년(영조 30년)에 제작되었다고 추측된다. 이 때문에 김남흥 장인은 몇 년간 도서관을 찾아 관련 사료를 발굴하여 탐독하고, 이를 기반으로 그의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런 돌하르방 장인 김남흥 관장은 15년간의 열정과 노력으로 창조한 그의 ‘상상의 나래’를 알아듣기 쉽게 풀어 줬다. "‘탐라기년(耽羅紀年)’에는 1754년 김몽규 제주 목사가 옹중석을 창건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국 진시황 때 흉노족 등 북방 이민족을 물리쳤다는 거인 완옹중이라는 인물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죽은 후 진시황이 그의 동상을 아방궁 앞에 세웠다.” “김몽규 목사는 본토 사람으로 막상 제주에 와보니 백성들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었고, 당시 전염병이 돌아 800여 명이 죽어 나갔다. 이 상황에서 흩어진 민심을 모아야 했던 김몽규 목사 역시 완옹중이란 인물의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제주 사람들의 삶이 든든해지기를 기대하며 관 주도로 옹중석을 만들어 동·서·남 성문 앞에 상징적 문지기를 세웠다. 우석목, 무석목 등으로 불리다가 1971년 제주도 민속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돌하르방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제주 목성을 지키던 돌하르방은 우락부락하고 무장을 한 모습으로 키가 크다. 반면 정의현성(서귀포시 성읍리)이나 대정현성(서귀포시 대정읍) 돌하르방은 각각 12기로 제주목 절반에 불과하며 키도 작다. 제주 목사가 주도했고 정의현과 대정현에서 따라 했다. 당시 지역마다 부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돌도 달랐기 때문에 석수들의 표현이 다르게 나타났다. 다만 돌을 가장 적게 깎아내면서 형태를 끌어낸 기법은 같았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문득 고등학교 시절, 당시 월남 참전용사 출신인 미술 선생님이 “돌하르방은 주변 현무암을 가져다가 대강 파놓은 예술적 가치가 별로 없는 싸구려 관광 공예품에 불과하다”라고 하셨던 기억이 났다. 그 때문에 여태껏 내가 '제주 돌하르방을 희화화하고 평가 절하했었구나'하는 자책감이 들기도 했다. 제주의 돌인 검은 다공질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돌하르방은 그 재질을 잘 살려 입체감을 더하며 조금씩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다. 툭 튀어나온 부리부리한 큰 눈, 자루 같은 코, 다문 입, 넓게 뻗는 귀 등 해학적이면서 인정 넘치는 얼굴을 하고 있다. 벙거지를 눌러쓴 머리는 약간 옆으로 비스듬하여 무언가를 생각하는 모습이다. 하체는 옷자락으로 발이 보이지 않고, 배 중심에 위아래로 골이 있다. 두 손은 배에 올려놓고 위엄 있는 모습으로 서 있다. 돌하르방은 손의 위치에 따라 상징하는 인물이 달라진다. 오른손이 왼손보다 위에 놓인 돌하르방은 문인(文人)을 상징하고, 왼손이 위에 놓인 돌하르방은 무인(武人)을 상징한다. 오래된 돌하르방이 쓰고 있는 모자는 보통 버섯 머리 혹은 벙거지 모양으로 남근 모양과 흡사하다는 주장이 있다. 한때 돌하르방 코를 만지면 남자 아기를 낳는다는 말이 있었다. 그래서 막연한 기대로 혹은 재미 삼아 돌하르방 코를 만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돌하르방의 코 부분을 부수고 가루 내어 물에 타 마시는 풍습도 있었다. 2007년 작고한 제주도 마지막 석장(石匠) 고 고흥옥 옹은 돌 깨는 일을 하다 독학으로 동자석과 문인석을 만드는 법을 터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에는 무덤에 동자석을 세우는 사람들이 줄었고 찾는 사람도 없어지면서 더 이상 동자석을 만들지 않았다. 동자석은 말 그대로 어린아이 모습을 한 동남(童男), 동녀(童女)의 형상이다. 동자석은 동제석, 동ᄌᆞ석, 동주석, 동제상, 애기동자, 자석 등으로 부른다. 제주 민묘(民墓)는 부등변 사각형의 산 담으로 둘러 있고, 그 속에 둥근 봉분이 있으며 묘주(墓主)의 시중꾼이라 할 수 있는 아담한 동자석이 쌍으로 마주 서 있다.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작고 귀여운 동자석은 제주의 대표적 석상이다. 무덤을 지키고 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하는 의미를 지닌 제주 동자석은 현무암이나 화산암으로 만들어졌다. 다른 지역 동자석과 다르다. 제주 동자석은 손에 홀, 부채, 문자, 수저, 붓, 칼, 술병, 술잔, 부채, 뱀, 새, 음양의 성기 등 다양한 지물(持物)을 들고 있다. 다이아몬드형, 타원형 등 기하학적 무늬도 있다. 2024년 고 이건희 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제주 동자석과 문인석 55점이 국립제주박물관 옥외정원에서 선보였다. 이 동자석과 문인석은 2021년 4월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2만1000여 점 작품 가운데 일부다. 2006년 제주문화의 뿌리가 되어온 돌 문화를 집대성한 제주 돌문화공원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제주 지역 최초의 예비타당성 사업으로 지금도 여전히 조성 중이다. 제주 돌문화공원은 곶자왈 지대에 있는 326만9731㎡(100만 평) 부지에 야외 전시장뿐만 아니라 제주 돌 박물관, 설문대할망 전시관, 오백장군갤러리 등의 다양한 실내 전시시설을 갖추고 있다. 야외 전시장을 제외하고 실내 전시실만 합쳐도 4만2900㎡에 달하는 전시시설이 들어섰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 공간 3만7719㎡를 넘어서는 규모다. 푸른 자연과 어우러진 돌 문화와 오랜 시간을 견뎌낸 제주 사람들의 지혜와 저력을 느낄 수 있는 돌 문화공원 야외 전시장에는 48기 돌하르방, 사악한 기운과 액운을 몰아낸다는 방사탑, 제주의 상징인 정주석, 무덤 주위에 세워 망자의 한을 달래준다는 동자석 등이 망라돼 있어 제주의 풍성한 돌 문화를 흠뻑 느낄 수 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정책특보를 역임하고,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제주지식산업센터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오달진 근대제주』(2019), 『오달진 제주, 민요로 흐르다』(2021), 『제주의 화전생활사』(202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