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풍수가 짚어보는 좋은 아파트의 기준은?
‘성곤검-영훈공’ 원팀 논의 착수 ... 긴급회동 초읽기 들어가다
위성곤·문대림 결선 진출 ... 민주당 제주지사 경선 2파전 압축
탈당 도미노 현실화 ... 제주도의원 선거판 ‘무소속 변수’ 커진다
민주당 제주지사 경선, 오후 6시 50분 결과 발표 ... 양자 구도 재편?
국민의힘 제주도당, ‘자중지란’ ... 인물난에 지도부 충돌 '점입가경'
"사퇴하라" vs "책임 회피 안 한다" ... 국민의힘 제주도당 공개 충돌
민주당 우세 속 보이지 않는 '야권' ... 제주지사 선거 변수는?
"단일화·부동층이 최대 변수" ... 제주교육감선거, 굳히기냐? 뒤집기냐?
3선 도전 강철남 “제주시 연동 발전 초석 8년, 다음 4년은 완성”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결선에 오른 위성곤 후보가 정부 추가경정예산 통과를 계기로 제주도 차원의 긴급 추경 편성과 신속 집행을 촉구하며 민생경제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위성곤 후보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확정한 만큼 제주도 역시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제주도는 자체 추경을 신속히 편성하고 제주도의회는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조속한 처리에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 후보는 특히 고유가와 물가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폐업 지원과 대환대출, 보증 확대, 상환 연기 등 실질적인 금융지원 방안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며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긴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생 소비 회복을 위한 정책도 함께 제안했다. 위 의원은 “탐나는전 확대 발행과 함께 정부 지원금에 지방정부가 추가 지원을 더하는 방식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소비 진작 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한 건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일용직 노동자 지원을 위해 생활 밀착형 소규모 건설사업 추진도 강조했다. 그는 “300억 원에서 5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해 1억 원에서 3억 원 단위의 소규모 공사를 즉각 발주해야 한다”며 “건설 경기 침체로 일감이 줄어든 노동자들에게 직접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농업 분야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 후보는 ▶농업용 면세유 확대 ▶무기질 비료 지원 확대 ▶에너지 바우처 확대 등 취약계층과 농민을 위한 지원책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위 후보는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민생 대응을 위한 정치권의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지방선거가 진행 중이지만 도민들의 어려움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제주도의회는 원포인트 임시회를 통해 추경안을 조속히 처리하고, 제주도정도 정부 지원과 별도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도민 삶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성곤 후보는 “이번 추경은 농민과 소상공인, 저소득층 등 민생 현장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절박한 예산”이라며 “제주도가 신속한 대응으로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회복의 마중물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타인의 신분을 사칭해 15년간 15억원대 금품을 가로챈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사전자기록위작, 사문서위조, 절도 등 혐의로 50대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11년 길에서 주운 타인의 신분증을 이용해 신분을 속인 뒤 2018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지인들에게 접근해 투자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임대 수익이 많고 대부업 주주인 지인이 있어 돈을 맡기면 원금 보장과 함께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피해자 명의 계좌로 여러 차례에 걸쳐 총 15억7082만원을 송금받은 뒤 잠적했다. 경찰은 피해자마다 알고 있는 피의자 이름이 다르지만 '자영업을 하던 피의자'라는 공통점에 주목해 사건을 병합 수사했고, A씨가 신분을 사칭해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밝혀냈다. A씨는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려고 피해자들 명의로 생활하며 서울과 광주, 청주 등지를 옮겨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탐문 수사를 통해 광주의 한 고시텔에 숨어 있던 A씨를 검거했다. 추가 피해금 은닉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권용석 제주동부경찰서장은 "투자를 빌미로 송금을 요구하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피해가 발생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 식문화 자원 4종이 세계 식문화유산 '맛의 방주'에 이름을 올렸다. 제주도는 벤줄(병귤), 양애, 반치(파초), 제주마가 국제슬로푸드협회의 세계 식문화유산 보호 프로젝트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올해 새롭게 등재됐다고 14일 밝혔다. 벤줄은 호리병처럼 생긴 제주 재래귤이다. 1653년 이원진 제주목사의 탐라지에 '별귤'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양애는 초가집 둘레에 심어 빗물에 흙이 패이는 걸 막던 식물로, 지금도 무침이나 장아찌로 제주 밥상에 오른다. 반치는 바나나잎을 닮은 식물로, 서귀포 지역에서 어린 줄기를 장아찌와 볶음으로 먹어온 식재료다. 제주마는 흔히 '조랑말'로 불리는 제주 고유 말로, 키가 작아 과실나무 아래를 지날 수 있다 해서 '과하마'(果下馬)로도 불렸다. 한때 2만여마리에 달했으나 지금은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이번 등재로 제주는 전국 131개 품목 가운데 35개를 보유하게 됐다. 전국의 약 26.7%를 차지하는 수치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식문화 자원을 등재한 지역의 위상을 더욱 굳히게 됐다고 도는 설명했다. 맛의 방주는 사라져가는 전통 식재료와 동식물을 발굴해 기록·보존하는 프로젝트다. 전세계 6700여종이 올라 있다. 특정 지역 원산지일 것, 전통 방식으로 생산될 것, 멸종 위기에 처해있거나 지역 정체성을 대표할 것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에 나선 문대림 후보 측이 위성곤 후보의 과거 공약을 다시 꺼내 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문대림 후보 선거사무소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위성곤 후보가 2020년 총선 당시 제시했던 ‘제주대 약학대학 서귀포 유치’ 공약의 추진 여부를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문 후보 측은 “위성곤 후보가 이번 제주도지사 경선 과정에서 과거 1호 공약이었던 제주대 약대 서귀포 이전에 대해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당시 약속이 지금도 유효한지, 추진 의사가 있는지 도민과 서귀포 시민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약대 이전 계획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다면 공약 이행 실패에 대해 서귀포 시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후보 측은 “약대 이전을 계속 추진하거나 계획이 변경됐다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실행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공약을 ‘담대함’으로 포장하기보다 공약의 현재 진행 상황과 실현 가능성을 도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정치인의 최소한의 책무”라고 비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한국작가회의 제주도지회(이하 제주작가회의)는 '해방기 제주항쟁과 문학'을 주제로 4·3문학 심포지엄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오는 26일 제주문학관에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조선문학가동맹과 제주단선반대항쟁', '현기영 소설 '제주도우다'에 나타난 해방기 제주 통일독립항쟁', '제주 민주주의 민족전선의 활동과 문학'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진다. 주제발표를 하는 원광대 김재용 명예교수, 제주대 김동윤 교수와 방선미 강사, 강덕환 시인, 조미경 소설가 등이 종합토론을 한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제주4·3의 발단 과정을 더욱 구체적으로 들여다 봄으로써 4·3의 정명을 위한 문학적 합의를 끌어내고자 한다. 제주작가회의는 심포지엄이 끝나고 나서 오후 2시부터 '사월의 문장을 찾아서-4·3문학기행' 3차시를 실시한다. 3차시 코스는 4·3 도화선이 된 연미마을(잃어버린 마을 어우늘, 조설대, 마을회관)을 경유해 4·3역사의 조난지로 불리는 도령마루, 정뜨르비행장, 관덕정, 옛 주정공장까지다. 해설은 강덕환 제주문학관 관장이 하고, 제주4·3 당시 주정공장수용소에서 태어난 송승문 전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이 증언한다. 마지막 4차시 4·3문학기행은 5월 10일 진행한다. 1948년 단정·단선 반대의 의미를 되새기며 함병선, 박진경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 현장과 문형순 흉상 설치 현장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 4·3문학 심포지엄에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4·3문학기행은 제주작가회의 사무처(☎ 070-8844-2525)로 신청하면 된다. 제주작가회의는 지난달부터 4·3 78주년 기념 시화전과 4·3문학기행 1·2차시, 잃어버린 마을에서 부르는 평화의 노래 문학행사 등 제주 사월 문학제를 이어가고 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자치경찰단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변동을 틈탄 가짜석유 유통, 수급 불안 조성 등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해 오는 16일부터 합동 특별 단속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자치경찰단은 소방안전본부 및 한국석유관리원과 함께 도내 유류 판매·저장업소와 농약·비료 판매업소를 집중 점검한다. 자치경찰단은 가짜석유 제조·판매, 허위 입출고 기록 작성 등 석유 유통 질서 교란 행위와 농약·비료 무등록 판매, 성분 허위 표시 등을 중점 수사해 처벌할 예정이다. 소방안전본부는 위험물 저장·취급시설 관리 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비료 판매시설 내 질산암모늄 등 위험물의 기준 초과 보관 행위를 단속한다. 한국석유관리원은 주유소와 저장시설을 대상으로 유류 품질 검사와 가짜석유 판별 시험을 진행한다. 특히 유류 수입량 대비 사용량이 과다한 업소, 재고와 판매 기록이 맞지 않는 업소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형청도 제주도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불법 행위 적발 시 형사 처벌과 함께 영업정지, 등록 취소 등 행정 제재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신임 상임감사에 강성민 전 도의원이 14일 취임했다. 신임 강성민 상임감사는 지방자치 및 공공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감사 기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성민 상임감사는 제주대 행정학과, 한국방송통신대 경제학과를 나와 제주국제대 사회복지임상치료대학원을 수료했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자치분권전문위원, 국회의장 직속 지방소멸대응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제11대 제주도의회 의원을 역임했다. 강 상임감사는“사전 예방 중심의 감사와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JDC의 청렴성과 공공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감사체계를 확립하며, 국민주권시대 균형발전, 미래성장, 민생·안전에 기여하는 감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DC 상임감사는 재정경제부 장관이 임명권을 갖는다. 임기는 2028년 4월 13일까지 만 2년이다. 권택용 전 상임감사는 13일자로 임기를 마쳤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도 제주학연구센터가 14일 마을기록·해녀문화 조사 사업의 6번째 보고서인 '사계리 해녀와 마을 이야기'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를 대상으로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조사한 마을 현황, 어촌계와 잠수회 운영 및 활동, 바다밭 구획, 수확물, 물때 체계, 물옷과 물질 도구, 사계리 농업·수산업·공동체 조직 등이 담겼다. 보고서는 사계리 해녀문화의 핵심은 '바다밭에 대한 집단적 기억'이라고 정의했다. 각 여(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와 원담(해안가에서 밀물과 썰물의 차를 이용해 고기를 잡으려고 쌓은 돌담)의 위치, 수심, 조류, 주요 수확물 등은 구술과 경험을 통해 세대 간 전승돼 왔다고 설명했다. 제주연구센터는 이번 조사 결과가 제주해녀 정책이 단순한 문화 보존 차원을 넘어 공동체 구조와 자원 관리 체계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함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고령 해녀가 안정적으로 물질을 지속할 수 있는 어장 환경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신규 해녀가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과 소득 보전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해녀에 대한 정책은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니라 공동체의 세대교체를 관리하는 장치로 이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학연구센터는 2020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2리를 대상으로 마을기록·해녀문화 조사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제주시 한림읍 귀덕1·2리,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와 대정읍 일과1·2리,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순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제주학연구센터 누리집(http://jst.re.kr/jstCollect.do)에서 전자파일(PDF)로 열람할 수 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결선을 앞두고 문대림·위성곤 후보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문대림 후보가 위성곤 후보 측의 ‘중복투표 유도’ 의혹을 제기하며 경선 공정성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문대림 후보(제주시 갑)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위성곤 의원 측이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도민 여론조사에 모두 참여하도록 유도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며 “이는 경선의 공정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이날 ‘꼭 위성곤을 선택해주십쇼’라는 문구와 함께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하면 1인 2투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는 단체 대화방에서 공유된 것으로, 문 의원 측은 이를 위성곤 의원 측 선거운동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의원은 “해당 게시글은 위성곤 의원 보좌진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 대화방에는 또 다른 보좌진과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위성곤 후보 홍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게시된 글과 사진, 단체 대화방 명칭 등을 종합하면 위성곤 의원 선거운동을 위해 구성된 공간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문 의원은 민주당 경선 방식에 따라 중복투표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도민 여론조사를 각각 반영하는 구조로, 권리당원은 일반도민 여론조사에 참여할 수 없는 ‘1인 1표’ 원칙이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문 의원은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권리당원이 일반도민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행위를 중복투표로 규정하고 있으며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복투표를 독려하거나 요청하는 행위 역시 공직선거법 제108조 제11항 제1호와 제256조 제1항 제5호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최대 징역 3년 또는 6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또 “민주당 경선시행세칙 제41조에 따르면 위반 행위가 확인될 경우 후보자 자격 상실까지 가능하다”며 “위성곤 의원은 1인 2투표 유도 행위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가 오는 7월까지 고령층과 의료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 결핵 검진을 실시한다. 14일 제주도에 따르면 '찾아가는 결핵검진'은 대한결핵협회 제주도지부와 보건소가 노인·노숙인 등을 대상으로 무료 검진을 실시해 결핵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는 사업이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에서 115만건 검진을 통해 881명을 조기 발견했다. 제주도는 올해 2330건(노인 2250명, 노숙인 등 80명) 검진을 목표로 한다. 앞서 지난해 검사에서는 2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올해는 검진 대상을 장기요양 1∼5등급 전체와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으로 확대했다. 이동 검진차량과 휴대용 흉부 X선 장비를 활용한 거점·방문 검진을 병행하고, 실시간 원격 판독으로 신속한 진단이 가능하도록 했다. 유소견자는 가래검사와 추적 검진으로 지속 관리한다. 검진 이후 사후관리도 이뤄진다. 유증상자와 유소견자는 6개월 이내 재검진을 받으며, 결핵 환자로 확인되면 즉시 신고·치료와 사례 관리에 들어간다. 민간·공공협력(PPM) 의료기관 및 결핵 안심벨트 사업과 연계해 치료비·간병비를 지원하고, 취약계층은 통합돌봄 서비스와 연결해 치료 중단을 예방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결핵환자는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감소했으나,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의 62.5%를 차지했다. 제주도 역시 지난해 기준 결핵 등록환자 222명 중 65세 이상이 99명(44.6%)으로 고령층 비중이 높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 한림읍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가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5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3일 오후 6시 6분께 제주시 한림읍 대림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모닝 승용차를 몰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B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B씨는 심정지 상태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운전자 A씨는 당시 음주운전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과실 여부 등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기호 1번 위성곤 후보와 기호 3번 문대림 후보가 결선에 진출하며 2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오후 6시 50분 중앙당사에서 제주도지사 경선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상위 2명이 결선투표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번 경선에는 기호 1번 위성곤 국회의원, 기호 2번 오영훈 제주도지사, 기호 3번 문대림 국회의원이 출마해 3파전을 펼쳤다. 경선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권리당원 50%와 일반 유권자 50%를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기호 1번 위성곤 후보와 기호 3번 문대림 후보가 결선 진출자로 확정됐고, 기호 2번 오영훈 후보는 탈락했다. 중앙당 선관위는 이번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경선과 관련해 규정에 따라 후보별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는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결선투표에서 최종 확정된다. 결선투표 역시 권리당원 50%와 일반 유권자 50%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본경선과 마찬가지로 문대림 후보는 과거 공천 불복 경력에 따라 득표수의 25%가 감산된다. 위성곤 후보는 감산 없이 득표수가 그대로 적용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새로운 경쟁 구도로 재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위성곤 후보는 정책 경쟁력을 앞세운 상승세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대림 후보는 기존 조직력과 인지도 기반 지지층 결집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로 확정되면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 본선에서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 진보당 김영호 후보와 맞붙게 된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초원 위 제주마의 힘찬 질주를 볼 수 있는 제주마 입목 문화축제 '히잉 페스티벌'이 오는 18∼19일 제주마 방목지에서 열린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 축제는 겨울 동안 마을 근처에서 관리하던 말을 봄에 중산간 방목지로 보내는 제주의 오랜 전통인 '입목'(入牧)을 재현해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참여형 행사로 기획됐다. 특히 평소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는 문화유산 보호구역인 제주마 방목지를 축제 기간에 특별 개방해 광활한 초지 위 제주마와 흑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행사의 백미는 '제주마 입목 퍼포먼스'다. 18∼19일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3시, 하루 두 차례 제주마 100여마리가 말테우리(말몰이꾼)와 교감하며 드넓은 초원을 일제히 질주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어지는 '천연기념물 퍼레이드'는 제주의 축산 자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제주마를 필두로 한라마, 포니, 제주흑우가 차례로 등장해 관람객과 만나며 제주 목축문화를 생생하게 소개한다. 목장길 잣성을 걷는 '잣성 트래킹'은 올해 코스를 확대해 약 1시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방목지의 비경을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웰니스 프로그램도 강화됐다. 제주마 100여마리가 노니는 초지를 배경으로 아웃도어 요가와 싱잉볼 명상이 진행되며, 목장 음악회와 '촐밧듸 피크닉'을 통해 봄날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목축문화 전시관, 스탬프 투어, 어린이 제주마 그림그리기 공모전 전시, 말 교감·체험, 가상현실(VR) 승마체험 등 다양한 체험 콘텐츠도 마련된다. 지역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플리마켓과 6차산업 홍보관에서는 제주 특산물을 만날 수 있으며 영유아를 위한 몽생이말아톤, 당근 협동 달리기, 경운기 그랑프리 등도 마련된다. 말 가면·목마 만들기, 타투 스티커 체험 등 예술 창작 활동도 상시 운영된다. 행사장 곳곳에는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당근 등신대, 사일리지(둥글게 말아놓은 건초), 트랙터, 360도 포토존 등도 설치된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6·3제주도지사 선거가 본격적인 국면에 접어들면서 더불어민주당 중심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국민의힘과 제3후보들이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야권과 제3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동층과 단일화, 지역 현안 등 변수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지사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결과에 따라 본선 구도가 결정되는 흐름이다. 민주당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권리당원 50%와 일반 유권자 50%가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후보 선출을 진행하고 있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결선투표가 실시될 예정이다. 경선에는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문대림 국회의원, 위성곤 국회의원이 출마해 3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미 문성유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을 제주도지사 후보로 내세우며 본선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문 후보는 지난 3일 제78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헌화와 분향을 하며 본격적인 선거 행보에 나섰다. 당시 문 후보는 “4·3 희생자들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보상 완결까지 국가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도민 통합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어 문 후보는 지난 7일 정책 행보를 강화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민생 중심 공약을 잇따라 발표했다. 특히 경제 전문가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제주 산업 구조 개선과 투자 유치,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아직까지 문 후보의 인지도와 조직력이 민주당 후보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제3후보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무소속 양윤녕 후보는 최근 제2공항 관련 주민투표 추진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양 후보는 “제2공항 문제는 도민 갈등이 큰 만큼 주민투표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환경과 지역 균형발전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진보당도 김영호 후보를 내세우는 등 군소 정당들도 선거판에 뛰어들었지만 현재까지는 선거 구도를 흔들 만큼의 영향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제주도지사 선거가 민주당 중심 구도로 형성되면서 제3후보들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선거 판세를 바꿀 변수도 적지 않다. 우선 부동층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제주지역 선거는 막판 이슈와 후보 단일화에 따라 표심이 크게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야권과 제3후보들이 부동층을 흡수할 경우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지역 현안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제2공항, 교통 문제, 지역 균형발전, 관광 산업 구조 개편 등 제주 현안에 따라 후보 간 차별화가 이뤄질 경우 지지율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현장 중심 행보와 지역 밀착형 공약이 강화될 경우 인지도 열세를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제주의소리·제주MBC·제주일보·제주CBS·제주투데이 등 도내 언론 5사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조사 결과, 민주당 후보군 모두가 야권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대림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경우 51%를 기록하며 과반을 넘겼다.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는 11%, 진보당 김명호 후보 2%, 무소속 양윤녕 후보 1%로 조사됐다. 지지 후보 없음은 31%, 미결정·무응답은 4%였다. 오영훈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경우에도 43%를 기록하며 문성유 후보(12%)를 31%p 앞섰다. 위성곤 의원이 후보로 나설 경우 역시 48%로 문성유 후보(13%)보다 35%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 강세가 뚜렷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63%로 2월 조사보다 7%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18%로 5%p 하락했다.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1%, 진보당 1% 순이었다. 이념 성향별로도 진보층 86%, 중도층 60%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보수층에서도 민주당 지지 응답이 30%로 나타나 지지 확장성이 확인됐다. 국정운영 평가 역시 여권에 유리한 흐름을 보였다.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응답이 69%였고,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을 선택해야 한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는 긍정 80%, 부정 15%로 나타났다. 여론조사는 언론 5사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제주도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부동층 규모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지지 후보 없음과 미결정층이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 수준으로 나타나 남은 기간 동안 표심 이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 중심 구도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제주 선거는 막판 변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야권 단일화와 부동층 이동 여부에 따라 예상보다 치열한 선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6·3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인물난과 내부 갈등이 동시에 겹치며 총체적 위기 국면에 빠지고 있다. 후보 부족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지도부를 둘러싼 공개 충돌까지 이어지면서 ‘자중지란’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내홍은 최근 국민의힘 제주도당 내에서 발생한 당직자 폭행 논란이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직자 간 폭행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도당 차원의 명확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내부 불만이 확산됐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지도부 리더십과 조직 운영 문제까지 거론되며 당내 분위기가 급격히 경색됐다. 이런 갈등은 공개 충돌로 확대됐다. 김승욱 국민의힘 제주시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당 정상화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고기철 도당위원장의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도당위원장이 지역 당협위원장과 협의 없이 독단적 운영을 이어가면서 당 운영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며 “당 사기 저하가 탈당과 불출마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귀포 정방·중앙·천지·서홍동 선거구 경선 논란 ▶전 사무처장 폭행 논란 ▶당직자 간 폭행 논란 미조치 등을 문제로 제기하며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또한 “중앙당이 제주도당을 비상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중앙당 차원의 개입까지 요구하면서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이에 대해 고기철 제주도당위원장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고 위원장은 “모든 공천 절차는 당헌·당규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정방·중앙·천지·서홍동 선거구 역시 공천관리위원회 의결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폭행 논란에 대해서는 “현재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으며, “제주시을 지역구에서조차 도의원 후보를 단 한 명도 내지 못한 책임은 외면한 채 도당 전체를 비난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맞대응하면서 지도부 간 정면 충돌 양상이 형성됐다. 이처럼 지도부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심각한 인물난까지 겹치며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10일 기준 제주도의원 32개 선거구 예비후보 등록 현황을 보면 모두 80명이 등록해 평균 2.5대 1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민주당은 전체의 63%인 50명이 등록한 반면 국민의힘은 15명으로 18%에 그쳤다. 특히 국민의힘은 공천 경합이 벌어지는 선거구가 단 한 곳도 없고, 절반이 넘는 17개 선거구는 후보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는 직전 제8회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다. 2022년 선거에서는 민주당 32명, 국민의힘 29명으로 비교적 팽팽한 구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 중심으로 판세가 크게 기울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삼도1·2동 윤용팔 ▶용담1·2동 김황국(3선 현역) ▶연동갑 강경문(비례대표 현역) ▶연동을 김지은 ▶노형동갑 김세훈 ▶애월읍갑 강재섭 ▶한림읍 이남근(비례대표 현역) ▶한경면·추자면 김원찬 ▶송산·효돈·영천동 강충룡(2선 현역) ▶정방·중앙·천지·서홍동 강하영(비례대표 현역) ▶동홍동 오현승 △대륜동 이정엽(초선 현역) ▶성산읍 현기종(초선 현역) ▶안덕면 조훈배(전 도의원) ▶표선면 현경주 등 15명이다. 이 가운데 현직 도의원은 7명, 전직 도의원 포함 출마 경험자는 3명, 정치 신인은 5명에 불과하다. 정치 신인 영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탈당 움직임까지 이어지며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방·중앙·천지·서홍동 선거구의 강상수 현역 도의원은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강 의원은 “도당이 후보자 선출 과정에서 원칙을 져버렸고, 의사결정이 지도부 이해관계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노형동을 선거구 고민수 예비후보도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탈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지도부 내홍까지 겹치자 현장 후보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한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당 차원의 지원을 기대하고 출마했는데 오히려 당 상황이 부담이 되는 분위기”라며 “당 간판이 마이너스로 작용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인물난, 탈당, 공천 갈등, 지도부 충돌까지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선거를 앞두고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내홍이 장기화될 경우 조직력 약화로 이어져 선거 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시간) 가까스로 ‘2주 휴전’에 합의했다. 2월 28일 미국ㆍ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지 38일만이다. 하지만 종전 협상 조건을 놓고 미국과 이란의 해석이 엇갈린다. 최악의 확전은 피했지만, 종전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재점화할까 우려된다. 미국ㆍ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오일 쇼크’를 초래한 1973년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4차 중동전쟁에 버금가는 경제ㆍ정치적 충격을 안겼다. 전쟁 전 배럴당 60달러 안팎이었던 국제유가는 100~150달러를 넘나들며 요동쳤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이어 홍해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막히면 150달러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됐다. 세계 경제에 있어 가장 큰 위협 요인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다. 2주 휴전 합의 발표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은 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포격을 가하자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봉쇄하겠다고 맞섰다. 호르무즈해협 인근에 대기 중인 각국 선박이 2190여척이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공습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조선 9척을 포함한 한국 선박 26척이 모두 2주 안에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게다가 이란이 원유 1배럴에 1달러를 받겠다고 밝힌
수도사들의 연쇄적인 죽음을 조사하기 위해 문제의 수도원에 도착한 윌리엄 수사修士(숀 코너리 분)는 ‘연쇄 살인사건’보다 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윌리엄이 막 수도원 근처에 다다랐을 때, 피골이 상접하고 남루한 차림의 수많은 주민이 산 위에 자리 잡은 거대한 수도원 아래에 모여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수도원 담장 한편에 뚫어놓은 쓰레기 배출구가 열리고, 음식 쓰레기가 산 아래로 쏟아져 내린다. 거지꼴을 한 주민들은 수도원 음식 쓰레기를 성령이라도 강림하는 것처럼 두 팔 벌려 영접하며 썩은 배추잎 하나라도 더 차지하려고 아귀다툼을 벌인다. 윌리엄 수사는 혼란스러워진다. “이 마을의 주민들은 왜 저렇게 거지가 됐을까. 주민들이 저토록 굶주릴 때 교회는 왜 저들을 구원하기 위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일까.” 참상의 전모는 곧 밝혀진다. 수도원에서의 첫날을 보내고 아침에 수도원 뜰에 내려간 윌리엄 수사는 주민들이 왜 그토록 굶주려서 수도원 쓰레기나 먹으며 연명하고 있는지 알아차린다. 수도원 앞마당에 기다란 테이블이 놓이고 그 행색만으로 보면 분명 수도원의 구호품을 받으러 온 거지들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행색의 사람들이 테이블 앞에 줄지어 서 있다.
영국 작가 T. S. 엘리엇이 4월을 ‘가장 잔인한 달’로 묘사했지만, 한국 증시에 있어 잔인한 달은 지난 3월로 기록될 것이다. 2026년 증시 개장과 더불어 코스피는 4300선에서 2월 말 6200선까지 오르며 단기간 수직 상승 신기록을 썼다. 그러나 미국ㆍ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으로 인한 중동전쟁 발발로 코스피는 급등락을 거듭하며 3월 한달 시가총액이 100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1~2월 두달 새 약 2000포인트 올랐던 코스피가 급락하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대급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중동전쟁 발발 직전 2월 27일 5146조3731억원이었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3월 31일 4159조858억원으로 987조2873억원 증발했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감소다. 미국 증시 침체 여파로 국내 시장도 부진했던 2022년 6월(-278조2908억원),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했던 2018년 10월(-170조2156억원) 감소폭을 압도했다.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 감소분(473조8646억원)이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급등하자 원ㆍ달러 환율도 2009년 3
이탈리아 기호학자이자 철학자 움베르토 에코의 동명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영화 ‘장미의 이름’. 이 영화의 이탈리아어 원작 제목은 ‘Il Nome de la Rosa(장미의 이름)’이고 영어 제목은 ‘The Name of the Rose(장미의 이름)’이다. 대개 몇 차례 번역을 거치다보면 각 언어권 사정에 맞게 제목이 변주되는 게 다반사인데 장미의 이름만은 초지일관 장미의 이름이다. 그만큼 영화 ‘장미의 이름’은 이 제목이 아니라면 작품을 설명할 수 없는 모양이다. 그러나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처럼 원작소설이나 영화에 장미는 한 송이도 등장하지 않는다. 움베르토 에코가 장미란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 소설의 제목을 굳이 장미의 이름이라고 붙인 이유가 궁금해진다. 에코는 장미의 이름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작품 의도를 이미 모두 설명하고 있다. ‘장미’는 모든 꽃 중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랑받는 대표적인 꽃이다. 그렇다보니 모든 것에 의미 부여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장미에 저마다의 의미를 담아 주고받는다. 사랑, 헌신, 명예, 존경, 열정, 순결, 감사, 성모 마리아, 기쁨, 낙원, 아름다움, 순간성. 기쁨과 덧없음이 동시에 있는 상징 등등…. 중세 상징체
1994년 12월 초의 일이다. 중앙언론사에 재직하며 제주에서 주재기자 신분으로 활동하던 때였다. 그 시절 사무실에 묘한 편지가 배송됐다. 수신인만 적혀 있을 뿐 발송인 이름은 없었다. 내용은 현직 신구범 지사를 겨냥한 제보였다. 그해 구좌읍 이장단협의회의 동남아 여행이 시빗거리였다. “현직 신 지사가 이장단협의회 회장인 신모 이장에게 일화 30만엔을 줘 선거를 앞두고 그를 매수했다”는 내용의 제보가 투서 형식으로 담겨 있었다. 한 곳만이 아니라 여러 언론사로 그런 내용의 편지가 배달됐다. 그 다음해 첫 민선 1기 6·27지방선거가 예고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다. 확인을 했지만 신 지사 측의 답변은 “이장단이 해외시찰을 한다고 할아버지 뻘 친족인 신 이장이 도와달라기에 공금을 지원할 순 없어서 과거 일본 방문 중 친족회에서 ‘활동비나 보태라’며 받은 일본 돈을 개인적으로 드렸다”는 것이었다. 당시 예산엔 도지사의 ‘재량사업비’가 있었지만 그는 예산을 쓰지 않았다. 스스로 사비로 처리했다. 그것도 나중 예기치 않던 구좌읍 관내 교통사고로 여행일정이 취소되자 보탰던 여행경비는 돌려받았다. 더 사안을 확인해보니 그 익명의 투서는 언론사만이 아니라 검찰, 경찰, 행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5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3일 느닷없이 계엄이 선포됐다. 계엄과 쿠테타가 간헐적으로 등장하던 대한민국의 과거도 아니고, 그것도 45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기억인데도 다시 등장한 것부터 이상했다. 남미와 아프리카도 아니고,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했다. 그런데 그 계엄은 당일 밤 10시23분 선포돼 다음날 새벽 1시1분에 국회의원들의 결의로 해제 의결됐다. 2시간 38분만에 무효가 된 계엄령이었다. 이건 이상하다기 보단 좀 놀랍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상함의 연속이다. 계엄이 무효가 되고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불려 다녔지만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그동안 공식적 사과는 한 적이 없다. 거꾸로 ‘내란몰이’라며 야당(이제는 야당이 아니다)과 국민 대다수를 오히려 겁박했다. 일부 기독교와 극우 세력은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만장일치 결정으로 대통령직 파면결정이 난 이후에도 여전히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그 집회현장엔 태극기·성조기와 더불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휘날린다. 어느 나라 국민인지 참 이상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탄핵반대’를 외치며 그렇게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지금으로선 이것 하나뿐이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갔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그나마 그에게 투표했던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규정과 법을 따지고 할 필요도 없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그는 이제 ‘내란 혐의 피의자’ 신세다. 방조와 동조도 아니다. 이미 만천하에 알려진 사실만으로도 그는 ‘내란의 주역’이다. 대다수의 국민 상식으로도 그가 현재 대통령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 말이 안되는 지경이다. 당장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마땅한 정황과 사실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도 검·경이 시간을 끌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2024년 12월3일 한밤 10시 23분. 그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운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한술 더 떠 그의 상황판단은 이랬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내린
제주 정치권이 또다시 4·3 앞으로 몰려가고 있다. 4·3은 제주 공동체가 함께 기억하고 함께 아파해야 할 역사다. 그런데 선거만 다가오면 이 역사는 어김없이 정치의 한복판으로 소환된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제78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은 다음달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다. 추념식 자체가 대규모 공적 공간이 되면서 정치권의 시선이 더욱 집중되는 구조다. 더 민감한 대목은 올해 4·3이 단순한 추모의 영역을 넘어 다시 선거 프레임의 중심에 놓이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주요 주자들은 하나같이 4·3의 의미를 말하고, 해결 의지를 강조하고, 자신이야말로 4·3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말만 놓고 보면 모두가 옳다. 문제는 그 말들이 쏟아지는 시점과 방식이다. 추념의 언어가 선거의 언어와 겹치는 순간, 4·3은 기억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의 수단으로 변하기 쉽다. 오영훈 지사는 현직 프리미엄 위에 4·3 관련 입법과 도정 성과를 함께 얹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만들고 있다. 2022년 도지사 선거 때도 그는 자신이 4·3특별법 개정에 역할을 했고, 추가 진상규명과 정명(正名), 보완 입법, 배·보상 사각지대 해
담쟁이가 뒤덮인 돌벽 한쪽이 덩그러니 서 있다. 초록색 방수포가 뒤덮은 객석 바닥은 이미 원형을 잃었고, 공연을 품던 무대는 무너진 채 흉터처럼 갈라진 흔적만 남았다. 한때는 웃음과 박수로 가득했던 자리에 이제는 공사 차량 자국과 철거 상흔만이 흩어져 있다. 오래도록 서귀포 시민들의 추억을 품어온 서귀포 관광극장은 이제 잔해와 철거의 상처로만 존재한다. 청춘의 기억을 간직한 무대, 가족과 함께한 영화 관람, 동네 아이들이 뛰놀던 객석의 풍경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허물어진 건축물과 그것을 지켜보는 허탈한 눈빛뿐이다. 현장을 찾은 건축가와 시민들은 잇따라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라면 보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무대를 배경으로 보낸 낭만의 시간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누군가 벽체를 손으로 짚으며 "아직 숨 쉬는 건물인데 왜 이렇게 급히 없애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30일 오후 이중섭 거리를 찾은 어린이와 시민, 외국인 관광객들마저 발걸음을 멈췄다. 회색빛 공사판 가벽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고, 일부는 휴대폰을 꺼내 무너진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다른 이는 "관광지에 왔더니 왜 철거 현장만 남았느냐"며 의아해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전국은 요동쳤다. 17개 시·도가 일제히 비상 체제로 흔들렸다. 비상계엄령이 발동되던 그 때 제주에서는 도청 본관 출입문이 닫혔다. 밤 11시 17분부터 다음 날 새벽 2시 13분까지다. 이 조치가 단순한 '출입문 통제'였는지, 아니면 '청사 폐쇄'였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며 제주도정은 곧바로 '불법 계엄 동조' 의혹에 휘말렸다. 논란의 중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의 '부재'가 있었다. 오 지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그날 저녁 저는 제주에 없었다. 서울에서 기업인들과 면담을 마친 뒤 오산에서 식사를 했고, 오후 9시 5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후 자택으로 이동해 비서실장과 특보들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내렸고, 새벽 1시 30분 도청 회의를 소집해 "군·경은 상부 지시가 있더라도 따르지 말라"는 불복 지침을 명확히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단의 질문은 한 가지로 모였다. "
이쯤되면 거의 여론조작이라 말하는게 나을 듯 싶다. 제주에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세우자는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르는 시점에서다. 연이어 쏟아지는 '여론조사'라는 이름의 수치가 오히려 도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도와 도의회, 정당과 연구기관, 나아가 언론사까지 앞다퉈 민심을 계량화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제각각이고 질문은 자의적이다. 불과 며칠 간격으로 나온 조사조차 상반된 결론을 내놓으니 도민의 눈에는 이 과정이 '정치적 셈법에 맞춘 각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발표된 제주연구원 조사에서는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 찬성 46.3%, 반대 34.9%라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찬성 응답자의 63%는 내년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도입을 원한다고 답했다. 표면적으로는 찬성이 우세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 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공개한 여론조사는 정반대였다. 도당 조사에서는 3개 구역안 반대가 43.1%, 찬성이 35.9%로 반대가 더 많았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정반대 결론이 도출된 셈이다. 도의회는 다시 별도의 여론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는 1500명을 대상으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권고안 인지도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 인지도 ▲선호 구역(
“무림플랫폼 애독자인 한 선배가 내게 얘기를 했어. 우리가 인터넷 게임처럼 승패만 쳐다보니 놓친 게 있다고. 그 무사들은 어떤 세상을 만들려고 그토록 격렬하게 싸우는지, 패자의 철학은 무엇이고, 대의는 무엇인가? 하곤 물음을 던졌어.” 호검이 말에 정가의보검이 답했다. “동서고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야. 패자의 기록까지 더하면 너무 복잡해. 정리가 안 되거든. 굳이 그런 게 필요한가?” 콘치스검이 끼어들었다. “영훈공은 민주방 제주맹주 후보 선출 경선에서 탈락했어.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패자의 역할을 해 보려고 하지 않을까? 패자가 개입하면 판이 뒤집어질 수 있잖아. 지금은?” 호검과 정가의보검, 콘치스검은 서로의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봤다. 그랬다. 패자가 캐스팅보트9casting vote)로 되살아나 판을 뒤집을 수 있었다. ‘3각 라이벌’ 혈투를 지나 ‘양자대결’로 압축된 경선비무판. 언제든 강풍을 동반한 봄폭풍이 불 수도 있었다. 호검이 A4용지를 꺼내더니 일필휘지로 썼다. ① 영훈공 ‘원팀’ 역할론 급부상 ② 양자대결 구도 초정밀 분석 ◆ 영훈공 ‘원팀’ 역할론 급부상 호검에게 긴급 카톡이 왔다. 철검이 보낸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였다. ‘영훈공의 결심, 개봉임박!’ 메시지를 본 정가의보검과 콘치스검이 화들짝 놀랐다. 너무도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였다. 13일(월요일)은 영훈공 제주맹주직 업무복귀가 예고된 상황이었다. 12일이면 업무복귀 전날. 하루는 그 무엇을 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도 너무도 많았다. 좌장 역할론, 원팀 구성론 등이었다. 그들은 긴급하게 이곳저곳으로 전화를 돌렸다. 한 식경이 지난 후였다. 깜짝 놀랄 첩보가 취합됐다. <1급 보안> 12일 영훈공 캠프와 성곤검 캠프 관계자 극비 회동 예상, 원팀 논의 급물살 탈 듯 정가의보검이 말했다. “성곤검과 영훈공이 원팀을 결성한다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이번 선거비무는 왜 이렇게 재밌는 거야. 예측불허 인터넷 게임보다 훨씬 더 재밌어!” ◆ 양자대결 구도 초정밀 분석 그들은 계산에 몰두했다. 대림검 vs 성곤검. 승패 예상. ▲ 득표에서 25% 감점을 지닌 대림검은 57.3%를 득표하면 42.975%로 승리. 성곤검은 42.7%로 탈락. 14.6% 차이. ▲ 감점 없는 성곤검은 42.9%를 득표하면 승리. 대림검은 42.825%로 탈락. 14.2% 차이. 콘치스검이 탄복했다. “정말 승패가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네. 결국 영훈공이 캐스팅보트가 됐단 말인가?” 호검이 답했다. “영훈공을 지지했던 권리방적 보유 무사들이 있잖아. 그들을 움직인다면 선거비무판이 또 다시 요동칠거야. 영훈공이 만약 성곤검 손을 치켜들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전 무림인에게 보여준다면 판도가 예측불허로 흐를지 몰라.” 정가의보검이 말했다. “내일(12일) 원팀 구성을 위한 긴급회동이 성사된다면 당장 내일 중대발표가 나올지도 몰라. 정말 한 치 앞도 모를 안개비무가 예고되고 있어.” 숙연해진 그들은 황비홍 주제가를 합창하기 시작했다. “가슴엔 거대한 포부, 눈빛은 끝없이 멀리(胸襟百千丈眼光萬里長)”<끝>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
거지닭이라는 의미의 ‘규화자계(叫化子鷄)’는 강소 상숙(常熟)의 유명한 요리다. 특수한 가마에 넣어 굽는 방식과 독특한 풍미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대체적인 요리법은 이렇다 : 크고 살진 암탉을 골라 내장을 빼내고 털을 말끔히 뽑은 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닭의 배안에 여러 가지 원료를 넣는다. 신선한 고기, 생새우살, 소시지, 표고버섯, 닭내장, 정향 등의 원료와 파, 생강, 소금, 간장 등의 양념을 버무려 채워 넣는다. 돼지기름으로 닭을 한 겹 싸고 다시 연잎으로 싼 후 밖에 황토 진흙을 바른다. 숯불 위에 올려놓고 약 4시간에서 6시간을 불에 구운 후 진흙껍질을 벗겨내면 된다. 그렇게 요리한 닭은 바삭바삭하고 부드러워 입에 맞는다. 특별히 맑고 향기로우며 맛도 유별나다. 상주 우산(虞山)진의 셀 수도 없이 많은 음식점에서 규화자계를 요리해 판다. 멀고 가까운 곳에서 명성을 듣고 끊임없이 모여든다 청대 광서 8년(1882)에 문을 연 우산 산경원(山景園) 찻집이 처음 규화자계를 만들었다고 전해온다. 벌써 백년이 넘었다. 이처럼 맛있고 좋은 미식이 어떻게 ‘규화자’ 즉 ‘거지’라는 이름이 붙었는가? 닭을 가마에 넣어 굽는 요리 방법은 명대 상숙 우산 기슭의 거지가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한다. 그 거지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 해 한 해 해가 바뀔 때마다 그 거지는 상숙의 한 마을에 있는 성황묘에서 머물렀다.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지만 시절이 구걸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때인지라 마을에 내려가 걸식하지 못했다. 깊은 시름에 빠진 그가 문을 나서는데 마침 중년부인이 갓 잡은 암탉을 들고 마을 옆 개울가로 가고 있었다. 그녀가 개울에 도착하자 뒤따라 어린 아이가 개울가로 달려가 쪼그리고 앉아 물장난을 쳤다. 부인은 “아이고, 녀석아. 물에 빠지면 위험해. 집에 가거라!”라고 말했지만 아이가 듣지 않자 암탉을 개울 옆 돌 위에 올려놓고 아이를 마을로 데리고 갔다. 거지가 가만히 보니 기회가 아닌가. 새해맞이에 충분하지 않는가. 거지는 급히 암탉을 들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진흙에 발이 빠져 신발이 벗겨졌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아났다. 산 위로 달아난 후에 가만히 보니 솥도 없고 깡통조차도 없지 않은가. 생닭을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멍하니 있다가 발에 묻은 진흙을 보고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거지는 암탉을 소에 넣고 적신 후에 발에 묻은 진흙을 떼어내 빈틈없이 메꾼 후 마른 풀과 가지에 불을 붙여 그 위에 올려놓고 구웠다. 흙덩이가 된 암탉을 꺼내 손에 올려놓자 너무 뜨거워 ‘아야’ 소리와 함께 땅위에 떨어뜨렸다. 암탉이 땅에 떨어지자 쌌던 진흙이 떨어지면서 닭고기 덩어리도 함께 묻어나왔다. 새빨갛고 싱싱하고 야들야들한 닭고기가 되어 있었다. 한 입 물자 입 안 가득 향이 베어 나왔다. 달콤하게, 배부르게 닭고기와 함께 설날을 맞이할 수 있었다. 혼자이기는 했지만 섣달그믐날 저녁에 온 식구가 모여서 함께 먹는 음식이나 다름없었다. 나중에 그런 닭고기 요리 방법이 어떻게 음식점에 알려졌는지는 알 수는 없다. 음식점에서는 좀 더 가공해 많은 식객을 불러 모았다. 가면 갈수록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요리 방법도 발전하였다. 조미료 등도 가미되면서 맛에 풍미를 더해갔지만 진흙을 발라 숯불에 굽는 기본 방법은 여전했다. 민간 전통 맛을 지닌 미식이 되었다. 인류학자들은 인류가 음식을 불에 익혀 먹는 것이 날것으로 먹는 것보다 영양이 있고 맛도 좋으며, 불을 가지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고 어둠을 밝힐 수도 있었으며, 불을 만들고 불씨를 보존하는 것 등등 모두 문명사회로 진입했다는 지표의 하나로 보고 있다. 가장 원시적인 방법, 숯불 위에 놓고 구운 ‘규화자계’는 맛있는 요리로 사람을 불러 모을 뿐 아니라 애초의 순수함과 순박함으로 돌아간다는 ‘반박귀진(返璞歸眞)’을 내포하고 있다. 사람들의 옛일을 회상하고 잊지 않는 순수한 미학관념이다. ‘규화자계’의 음식 풍속 습관은 물질과 정신이 유기적으로 융합된 결정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유명무실하게 될 뿐이다. 사람들이 특별히 호감을 갖지도 않게 될 것이며 민속 전통의 계승 발전이라는 생명력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백가미(百家米) 인류의 가장 원시적인 제사에서 인류에게 필수적인 식품을 가지고 귀신에게 올리는 의식이 시작되었다. 오곡, 가축을 삼가 바치고 사람머리 내지 친생아들까지 헌제하기도 하였다.(‘맹(孟)’자의 갑골문을 보면 아들을 삶아 신을 공경하는 풍속의 유습을 엿볼 수 있다.) 이것은 신앙 습속, 의례 습속이면서 음식 습속 범주에도 속한다. 사람들은 귀신을 인격화 했기에 인류의 문화 유형에 근거하여 자신의 음식 습속을 귀신에게 억지로 갖다 붙였다. 거지는 걸식하며 배를 채우는 것을 근본으로, 많은 집에서 지은 밥인 ‘백가반(百家飯)’을 먹는 것으로 삶을 유지하였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백가반’으로 재앙을 쫓아버리고 병을 떨쳐 버리는 방법을 창출해내어 하나의 풍속으로 자리 잡았다. 호박안(胡朴安)이 편찬한 『중화전국풍속지』 하권에 강소성 ‘숭명(崇明)의 쥐 미신’이 기록돼 있다. “숭명 사람의 쥐에 대한 미신은 세 가지다. 첫째, 쥐는 돈을 센다. ……둘째, 쥐는 허망하게 만든다. 쥐가 밖에서 먹을 것을 찾을 때 가끔 실족해 땅에 떨어진다. 미신을 믿는 부녀자는 그것을 보면 불길하다고 생각하였다. 질병이 생기지 않으면 다른 재앙이 닥친다고 믿었고 반드시 액막이를 하여야한다고 믿었다. 액막이 방법은 이렇다. 땅에 떨어진 쥐를 본 사람은 몸소 시골로 내려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쌀을 구걸하여야 한다. ‘백가미(百家米)’이다. 빌려 온 쌀로 밥을 해 먹어야 재앙이나 불길한 일을 막을 수 있다. 부잣집 부녀자라 할지라도 반드시 거지로 분장해 쌀을 구걸하여야 했으니 실로 우스꽝스럽지 아니한가. 셋째, 쥐는 물건을 떼어 먹는다.” 평소에 사람들은 거지를 천하며 불길한 징조로 여겼다. 그런데 일이 생기면 자기를 낮추어 거지를 본떠 구걸하였다. 인격을 스스로 낮추어 재앙을 쫓아내고 의혹을 해결하였다. 실로 우매한 행위를 하면서 스스로 마음의 균형을 찾았다. 거지는 쥐 때문에 고뇌하지도 않고 함부로 이것저것 의심하지도 않는다. 아무 것도 없는 처지가 됐기에 길거리에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으면 그뿐이었다. 한 끼를 해결하려고 이곳저곳으로 헤매 다닐 뿐이었다. 무슨 다른 걱정이 있겠는가. 사람들이 거지보다 근심이 많고 욕심이 많을 따름이다. 사람들은 그저 잠시 거지 행세해서 우환을 해결하고 무사안녕을 바랐다. 이런 심리상태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 사실 그렇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그저 정신적 효과일 뿐이다. 거지를 모방해 백가미를 구걸하고 재앙을 쫓아내는 풍속은 여러 지역에 존재한다. 청나라 말기 민국 초기에 호남 평향(萍鄕) 사람들은 우환이 생기면 쇠를 가지고 상처를 내거나 피부가 붓고 짓무를 때까지 때리기는 경우도 있었다. 피부병과 같은 질환이 생기고 오랫동안 치유가 안 되면 친지나 친구를 초대해 바구니를 들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쌀을 구걸했다. 빈부 차이가 있기에 많으면 10할, 적으면 한 접시 등 일정하지 않았다. 선향 약간을 들고 갔다. 그렇게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여러 날을 구걸하면 서너 단이나 열 단 정도의 쌀을 얻을 수 있었다. 그중 절반이나 태반을 갈아 가루로 만들고 탕위안을 만들어 반숙한 후 대나무 그릇에 담았다. 건장한 남자 몇 명을 선발하여 지붕에 올라가서 사방으로 내던지면 부근 남녀들이 모여들어 앞 다투어 주웠다. ‘창천재(搶天齋)’라 한다. 다 뿌리면 모였던 사람들이 와아 소리 지르며 뿔뿔이 흩어졌다. 그렇게 병을 쫓아낼 수 있다고 전해온다. ‘창천재’ 때에 몸이 피곤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탕위안 10개 이상을 줍지 못하면 오히려 병을 가져오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여야 했다. ‘타천재(打天齋)’라 한다. 이처럼 거지를 흉내 내어 ‘백가미’를 구걸하고 다시 사람들에게 뿌리는 것은, 직접적으로 귀신을 공경하여 제사 지내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낮추는 방식으로 대중에게 도움을 청하여 재앙이나 병환을 해결하고 발산하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백가미’를 구걸해 먹으면서 쥐의 재앙을 쫓아내는 거나 ‘창천재’나, 모두 우매한 변태 음식 습속 형태다. 거지라는 비정상적인 문화에서 파생된 문화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어둠의 무공, 마타도어 무공이 드디어 등장했어. 선거비무에선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 근데, 문장이 살아 있어. 도무지 빈틈이 보이지 않아. 도대체 누구지? 제주무림에 이 정도 문장을 쓸 무사는 흔치 않은데 말이야.” 괴문자를 들여다보며 혼잣말하던 호검이 무릎을 쳤다. 무림플랫폼 애독자, 한평생 소설무공만을 수련한 콘치스검이 생각나서였다. 괴문자 문장을 한 자 한 자, 분해한 후 재조립하면서 그 속에 담긴 스토리텔링 기법도 찾아낼 수 있는 무사였다. 호검은 톡을 보내 긴급회동을 요청했다. 한식경이 지난 후였다.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에 2000원인 저비용 커피집에서 호검과 콘치스검이 마주 앉았다. 호검이 물었다. “문장이 예사롭지 않아.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고, 호소력도 짙어.” 한참 동안 괴문자를 들여다본 콘치스검이 말했다. “선거 선수무사군. 잘 봐. ‘영훈공은 사과해야 합니다.’라는 문장만 6번을 썼어. 전형적인 동어 반복 초식이야. 시(詩)무공에선 자주 쓰이지. 반복을 통해 운율을 만들고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초식 말이야. 같은 말을 수없이 반복하면 듣는 상대무사는 세뇌될 수 있거든.” “그렇네. 수만에서 수십만 무사에게 보내는 문자비용을 감안 하면 단 한 자라도 줄이려고 할 텐데 말이야.” 콘치스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그렇고보니 순번에 그냥 번호를 적지 않고 대괄호를 쓰고 띄어쓰기까지 했어. 가독성을 최대한 고려한 초식이야. 근데, 대괄호는 자주 애용되는 문장부호가 아니잖아? 강조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절로 모르게 나온 습관일까?” 호검은 아이스아메리카노 얼음을 씹으며 물었다. “소설무공에선 한 문장 초식만 봐도 금세 알잖아. 어떤 무사가 썼는지 말이야?” “그렇지, 글씨체만 무사를 특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야. 문장에도 무사의 지문처럼 짙게 배겨 나오지. 문장 하나만 읽어도 버릇, 실수, 왁꾸(틀), 스타일, 철학 등을 한방에 알 수 있어. 조정래공과 황석영공, 이문열공, 요새 뜨는 김기태주니어검의 문장을 비교해 봐. 단박에 알 수 있지.” 호검과 콘치스검은 괴문자 읽기에 몰두했다. 100번을 읽으면 단서가 보일 수 있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리필한 후였다. “찾았다!” 호검이 외쳤다. “뭔데?” 콘치스검이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레 물었다. 호검의 목소리가 너무 컸던 것이었다. “[5] 불통과 혼란으로 점철된 섬식 정류장, 오영훈 도지사는 사과해야 합니다. 여기에 뭔가 이상한 게 안 보이나?” “맞아! ‘점철된’ 이 단어는 70·80년대생들은 좀처럼 쓰지 않는 단어야. 아직은 아기무사인 90년대생은 아닐 것이고, 은퇴를 앞둔 50년대생 무사들도 아닐 것이야. 그렇다면 괴문자 작성무사는 60년대생이 분명하군.” “원숭이 무사도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지. 전체 문장은 쉽고 담백하고 호소력 짙게 쓰다가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어. ‘점철된’ 단어 말이야. 근데 ‘점철된’은 무슨 뜻이지?” “내가 단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단어를 어떻게 알겠어. 네이버 사전 검색해 봐.” ▶점철(點綴)된=(일이나 사건 따위가 무엇으로) 서로 이어진 디저트로 치즈케익 하나를 먹어치운 콘치스검이 말했다. “요새 캠프에서 나오는 보도자료를 보면 너무 올드해. 아무리 촌무림이지만 너무 한다고 싶었지. 새로운 무사가 혜성같이 등장한 거야. 어느 캠프에서 영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캠프 공보무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을 거야. 앞차기만 할 수 있는 무사들이거든. 공중제비차기, 다방향차기까지 가능한 새로운 공보무사가 등장한 거야.” 호검은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잠시 명상에 잠겼다. 오랜만에 만난 의문의 무사, 무공도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고수는 고수를 한 눈에 알아본다. 간절하게 대련 한번 해보고 싶었다. 고수와의 대련이 언제였던가. 하수들과의 대련으론 몸풀기도 못 했다. 호검이 비장하게 말했다. “나 몹시도 궁금해. 어떤 무사인지 우리 추적 한 번 볼까? 연령대는 60년대생으로 좁혀졌어. 무림검색엔진으로 찾아보면 어디엔가 분명히 있을 거야. 이 정도 문장내공이면 곳곳에 뿌려 놓았을지도 모르지. 500자 정도 분량만 있어도 단숨에 알 수 있어. ” 한참을 눈만 껌벅이던 콘치스검이 나직이 읊조렸다. “웬지 문장이 낯이 익어. 어디선가 분명히 읽었던 적이 있는 것 같아. 그때도 몹시도 궁금했지. 제주무림에도 이런 문장무사가 있었구나 하고 감탄했었지. 그때 그 문장이 뭐였더라. 도무지 생각이 안 나네.” 호검이 말했다. “내일 이어지는 연재에는 셜록 홈즈 출신 기철검이 출연해. 국민의힘 제주도방 맹주지. 프로파일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총 하나는 잘 쏘아. 근데 직접 물어보기도 민망하고 말이야. 상도의가 아닌 것 같아서 말이야.”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
제주도의 왜구 침략 일찍이 제주도는 일본과 중국, 한반도를 잇는 무역로 중간 역할을 하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왜구들의 중요한 약탈 대상 지역이 되었다. 바다의 해적활동에 필요한 물과 식량, 땔감 공급지로 중국이나 대만 베트남을 가려면 제주도는 중요한 지점으로 왜구들이 노리는 지정학적 거점이 된다. 추자도에 왜구가 처음 침략한 것은 고려 충숙왕 10년(1323)이다. 회원(會原)의 조운선을 군산도(群山島:현 고군산 군도)에서 약탈하자 내부부령(內府副令) 송기(宋頎)를 파견하여 왜구를 격퇴시켰다. 또 동년 10월 6일 추자도 등지에서 노략질하고 노약자와 남녀를 잡아갔다. 왜구들이 자주 침략하여 추자도에 사람이 줄어들자 고려 정부는 충정왕 2년(1350)에 추자도 주민들을 제주도 조공포(朝貢浦:도근천) 근처로 이주시켰다. 한편 그로부터 60년 후 조선이 개국 초기인 태종대(1413)에 제주도로 이주한 추자도 주민들의 절반을 추쇄하여 진도로 옮기려는 전라도 관찰사의 진도 목장 계획이 있었다. •추자도 왜구 침략 이후 제주를 침범한 사례를 내용에 따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충혜왕 2년(1341)에 왜구가 정의현에 쳐들어 왔으며, 이듬해에는 무려 700여 척의 배가 내침을 했다. 충정왕 3년(1351)에 왜구가 귀일촌에 침범했다. •또 공민왕 원년(1401)에는 왜구가 우포(友浦:옛 이름이 범질포인 것으로 보아 화순포이다. 우포(벗개)라면 용수리를 말하기도 한다)를 침범하였다. •공민왕 8년(1359)에는 대촌(제주성안)까지 침범하였다. •우왕 2년(1376)에 왜적 600여 척의 대규모 왜구가 제주 주변을 맴돌다가 제주를 침범하니, 탐라 성주 고신걸(高臣傑)이 왜구와 싸우다가 화살을 맞아 부상당해서도 끝까지 전의를 잃지 않고는 왜구를 격퇴시켰다. 승전을 접한 고려 정부는 고신걸에게 특별히 정2품 호조전서(戶曹典書)의 벼슬을 내렸다. •우왕 3년(1377) 여름에 왜적이 다시 침입하였는데, 전라수군 도만호(都萬戶) 정룡(鄭龍) 등이 병선 2척으로 정탐하다가 왜선 1척을 포획하여 모두 죽였다. •태종 원년(1401)에 왜구들이 제주 서촌 마을인 곽지촌에 쳐들어가 노략질을 하였다. •태종 4년(1404) 왜구가 고내촌과 명월촌을 침범하였다. •태종 6년(1406) 1월에 왜선 16척이 제주를 노략질하니 제주 병사들이 이를 물리쳤다. 동년 3월에는 왜선 14척이 추자도에 정박하자 전라도수군절제사 구성미(具宬美)가 나아가 싸워 이를 격퇴하였다. 가을 7월에 왜적이 다시 쳐들어와 산남쪽에서부터 돛을 바람에 날리며 대정현 죽도(竹島:차귀도)에 다다랐는데 이때 안무사 이원항(李原恒)과 판관 진준(陳遵) 등이 이들을 맞아 공격하니 왜적들이 바로 물러갔다. •태종 8년(1408)에 왜적이 조공천으로 들어왔다. •태종 18년(1418) 왜적이 우둔(牛屯:구좌읍 행원 어등포 우목장), 우포(牛浦: 한경면 용수리), 차귀 등지를 침범했다. •세종 26년(1444) 왜구들이 제주(濟州)에서 노략질하다가 변방을 지키는 장수(邊將)에게 사로잡히고 나머지 도적은 대마도(對馬島)로 도망쳤다. 세종이 이예(李藝)를 파견하여 대마도주에게 도망쳐 간 나머지 도적들을 잡아서 보내라고 유시하니, 대마도주도 감히 숨기지 못하고 이예가 돌아올 때 도망간 왜구를 데려왔다. • 중종 5년(1522) 왜변으로 추자도 주민 30여 명이 살해되었다. • 중종 31년(1540) 가을 8월 제주 목사 권진(權軫)과 판관 한근(韓瑾)이 왜적이 침입하여 백성들에게 피해를 끼친 죄과가 암행어사 원수장(元壽長)에게 적발되어 둘이 함께 파직되었다. •명종 7년(1552) 여름 5월 왜적과 중국 떠돌이 상인 등의 8척의 배가 표류하다가 정의현 하천리 천미포(川尾浦)에 도착하여 백성들을 죽이고 약탈했다. 이 기록은 아래와 같다. 정의현 천미포 왜란 제주의 대표적인 왜구 침략 사건으로는 천미포 왜란(川尾浦 倭亂)을 들 수 있다. 천미포는 제주어로 지역 주민들은 ‘내끼’나 ‘내깍개’라고 하는데 ‘내(河川) 끝(尾)’에 있는 포구’라는 뜻이다. 또 이곳을 다른 이름으로 구진포(寇進浦)라고도 한다. 즉 ‘왜구를 물리친 포구’라는 뜻이다. 제주의 해안 지형은 아무 곳이나 배를 댈 수 없다. 오래전 어사 김상헌이 제주섬 지형이 날카로운 점을 지적했다. 보이지 않는 암초들이 송곳처럼 숨어 있어서 배를 함부로 대었다간 파선의 위험이 커 왜구들은 포구가 있는 곳을 선택하여 상륙한다. 천미포도 외항은 만처럼 돼 있어 큰 파도를 막아주고, 포구는 천미천 하류가 돼 넓은 지형을 이루고 있어서 상륙에 좋은 입지를 가지고 있다. 명종 7년(1552) 제주목사 김충렬(金忠烈, 1503~1569)은 정의현(旌義縣) 천미포에 왜구가 침략했다는 사실을 조정에 보고하였다. 남쪽 대양(大洋)으로부터 황당대선(荒唐大船) 2척이 천미포로 상륙하여 주민(浦口民)들을 살해하고 재물을 약탈하자 정의현감 김인(金仁)이 접전을 벌여 왜구 1인을 생포하였으나 날이 저물고 비가 와서 왜구가 물러가자 진을 치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이때 하륙(下陸)하여 싸움을 벌인 왜구의 수는 약 70여명, 배 위에 줄지어 선 왜구는 중국인을 포함한 수백 명이었다. 날이 밝자 왜구들은 험하고 단단한 암벽에 의지하여 방패로 앞을 가리고 조총을 쏘아대며 활로 쏘면서 방어를 계속하였다. 왜구들은 아군이 진격하면 큰 소리를 지르며 나와 대적하기를 반복하니 제주의 장졸(將卒)과 말이 모두 피곤하였고, 아군은 병기마저 부족하여 이들을 격퇴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제주목사 김충렬은 수십일 동안 왜구와 싸워 성과를 올렸지만, 일부 왜구는 배를 타고 도망을 갔고, 다른 왜구는 산 속에 숨어 주민과 군졸들을 사상케 하는 실책을 범하였다. 제주목사 김충렬은 고전(苦戰) 끝에 망고삼부라(望古三夫羅)를 사로잡았으나 나머지 왜구를 진멸(殄滅)하지 못하고 어선을 훔쳐 달아나면서 퇴로를 열어준 책임으로 정의현감 김인과 함께 죄인으로 유배되었다. 체포된 망고삼부라는 성천부(成川府)로 유배를 갔다. 왜란(倭亂)이 일어나자 조정에서는 제주목사 김충렬처럼 병무(兵務)에 어두운 문관(文官)보다는 무관(武官)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무관 출신 이정(李玎)을 제주목사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이정은 변방의 제주목사로 부임하는 것이 두려워 부임을 미루다가 결국 왕명과 국법을 어겼다는 죄로 의금부로 압송되어 사형을 선고 받았지만 죄가 감형되어 절도(絶島)의 군졸로 강등되었다. 다시 후임 제주목사는 무관 출신인 남치근(南致勤, ? ~ 1570)이 임명되었다. 남치근은 기개가 높은 장수로 담력이 크고 지략이 뛰어난 인물이다. 남치근은 왜구 격퇴의 공으로 전라도병마절도사가 된 무장(武將)이며, 후에 그는 한성부 판윤(判尹)의 요직을 거쳐, 경기·황해·평안 삼도토포사(三道討捕使)가 되어 1562년 황해도 재령의 해서(海西)에서 난을 일으킨 임꺽정을 효수한 인물이기도 했다. 남치근은 곧바로 제주에 부임하면서 군비(軍備)를 증강하여 왜구의 재침략에 대비하였다. 1554년 5월 왜선 한 척이 천미포에 상륙하자 남치근은 배에서 내린 왜구 10여 명 중 1명을 사살하고 왜구를 격퇴하였다. 1554년 6월에도 다시 제주목사 남치근으로부터 왜인 12급을 참하였다는 보고를 받은 승정원은 왜구의 침략이 한두 번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는 것을 염려하여 변방 제주를 지킬 보다 구체적인 계책을 논의하라고 비변사에 지시를 내렸다. 이의 대책중 하나가 유사시 가리포 첨사(僉使)의 신속한 군사 지원이었다. 같은 해 가을 7월에 제주 목사 남치근이 왜적의 배 2척을 포획하여 그 공으로 품계를 올려 받았다. 나쁜 일은 연이어 잘 일어난다. 이미 조성된 상황을 바로 해결하지 않을 경우 연달아 일어나는 것이다. 모든 일이 평소에 대비해 놓지 않으면 마침내 작은 불씨가 번져 큰 불이 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불은 늘 마른 대로 번지고 물은 언제나 젖은 대로 흐르는 것이다. 이미 길이 만들어져 흐름이 있어서 시간만 기다리고 있는 데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