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성곤검 키웠는데(?)" … 대림검의 애틋한 무림사
"물의 흐름은 경제적인 풍요를 관장한다!"
이제 남은 시간은 3개월 ... 제주 선거판 선수진 짜기 돌입했다
제주4·3 학살터에 치유·평화 위한 성전·기념탑 만든다
3·1절 연휴 마지막 날 제주 풍랑경보 ... 여객선 모두 결항
오영훈·위성곤, 동일 동시간대 한 장소에서 '출판정치' 불꽃 대결
여야, 제주5.16도로 명칭 변경 '썰전' ... "쿠테타 상징" vs "정치 공세"
탐나는전 적립률 20% 확대 결과는 '역대 최고 실적'
국민내일배움카드, 제주서 훈련 수료생 36.5% 취업
'나무도 뚝 간판도 뚝' ... 3·1절 연휴 제주 강풍 피해 속출
제주를 대표하는 축제인 제주들불축제가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열린다. 제주시는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에서 '제주, 희망을 품고 달리다!'라는 주제의 2026 제주들불축제를 연다고 5일 밝혔다. 올해 축제에선 의전을 크게 줄인다. 시는 관행적으로 이어오던 내빈 호명과 장시간의 축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축제의 유래를 감각적인 영상으로 풀어낸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축제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게 한다. 시는 이어지는 달집태우기와 축하공연까지 속도감 있는 연출로 현장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달집태우기 등 '오름 불 놓기'는 제주들불축제의 상징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 왔었다. 하지만 강풍 등 기상 악화로 행사가 취소된 사례도 있었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COVID-19 영향으로 2021년에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이때를 끝으로 오름 불 놓기는 더 이상 시행되지 않았다. 2022년에는 전국적으로 대형 산불 피해가 이어지면서 오름 불 놓기가 취소됐고, 이후 해당 행위의 법적 문제도 제기됐다. 새별오름에 불을 지르는 방식 자체가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따라 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이었던 오름 불 놓기 폐지 여부를 놓고 숙의형 공론화 과정이 진행됐다. 원탁회의 등을 거쳐 논의가 이어졌고, 결국 지난해 오름 불 놓기를 공식 폐지하기로 결정됐다. 이후 들불축제는 ‘불 없는 축제’로 방향을 바꾸며 오름 불 놓기를 미디어아트로 대체하는 새로운 방식이 추진됐다. 지난해 첫 행사가 예정됐지만 강풍으로 전면 취소됐고, 올해 열리는 들불축제가 오름 불 놓기 폐지 결정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다. 오랜 기간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횃불대행진과 달집태우기를 다시 선보이고, 방문객들이 정성껏 적은 소원지를 태워 하늘로 날려 보내며 희망을 기원하는 시간도 갖는다. 산불 예방과 관련 법령 준수를 위해 실제 오름에 불을 놓는 대신 새별오름 전역을 활용한 융복합 미디어아트쇼 '디지털 불놓기'를 선보인다. 장비와 영상 품질을 높이고 특수효과 등을 더한 입체적인 연출로 몰입감과 감동을 선사할 계획이다. 사전 행사는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운영된다. 소원지 쓰기·달기, 꼬마달집 만들기와 함께 오름 해설사와 동행하는 '오름 도슨트' 투어를 1일 3회 운영한다. 11일부터는 제주가문잔치 재현 공간을 활용한 포토존을 개방해 방문객에게 특별한 추억을 제공할 예정이다. 본 행사는 13일 삼성혈에서의 채화 행사로 시작된다. '희망의 여정'을 주제로 한 개막공연은 희망불 안치와 달집태우기로 시작한다. 트로트 가수 김용빈이 무대에 올라 새별오름의 밤을 장식한다. 14일에는 '희망의 찬가'를 주제로 전도 풍물 대행진, 횃불 대행진, 달집태우기가 펼쳐진다. 동시에 디지털 불놓기가 새별오름을 수놓는다. 실제 '불'과 디지털 '불'이 어우러지는 장관 속에서 대한민국 대표 밴드 자우림의 공연을 끝으로 축제는 막을 내린다. 낮에도 풍성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하루 종일 활력이 넘치는 축제를 선보인다. 지난해 큰 호응을 얻은 농수특산물장터를 소상공인 품목까지 확대해 상생장터로 운영하며 우수 물품을 20% 할인 가격으로 판매한다. 또한 제주의 전통 예식 과정을 재현한 '지꺼진 가문 잔치'를 본행사 기간 하루 1회 주무대에서 선보여 제주 고유문화를 관광객과 공유한다. 이 밖에도 오름 등반, 마상마예공연, 민속체험, 읍면동별 경연대회와 함께 축제장 내 다양한 체험 부스를 운영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제주들불축제 홈페이지(http://firefestivaljeju.com)에서 확인하면 된다. 교통혼잡 완화와 방문객 편의를 위해 올해도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셔틀버스는 3개 노선으로 운영되며, 제1노선 종합경기장∼제주한라대∼새별오름, 제2노선 애월체육관∼새별오름, 제3노선 서귀포 제2청사∼천제연 입구∼새별오름으로 운행한다. 오전 10시 첫차를 시작으로 10~30분 간격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김완근 제주시장은 "축제의 주인공은 오직 관람객"이라며 "축제 본래의 목적인 즐거움에 집중하기 위해 의전을 폐지하게 됐다"며 "알차게 준비한 이번 축제에 도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액운은 멀리 보내고 새봄의 새로운 희망을 듬뿍 담아가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민 평생학습 플랫폼 '제주도민대학'이 2023년 9월 출범 후 처음으로 명예석사 5명을 배출했다. 제주도는 5일 오후 제주시 비인 공연장에서 '제주도민대학 제2회 명예학위 수여식 및 2026년 개강식'을 열었다. '우리의 봄, 오늘부터'를 슬로건으로 한 이날 행사에서는 명예학위 수여, 협력기관 축하영상 상영 등이 이뤄졌다. 또 나비 드론이 날아와 무대에 내려놓은 상자에서 학생증을 꺼내 대표 학생 2명에게 전달하는 퍼포먼스로 새 학기 시작을 알렸다. 올해는 특히 도민대학에서 300시간 이상 이수한 도민에게 수여하는 '명예석사' 학위자가 처음으로 배출됐다. 지난해 명예학사를 받은 뒤에도 배움을 이어간 도민 5명이 그 주인공이다. 100시간 이상 이수해 명예학사 학위를 받은 도민은 70명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최고령 수여자는 87세의 서흥식 씨다. 명예석사 강경일(67) 씨는 "처음에는 시간을 알차게 쓰려고 시작했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더 배우고 싶어졌다"며 "도민대학 덕분에 나이와 상관없이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도민대학 학장인 오영훈 지사는 "도민대학이 매년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배움을 향한 도민 한 분 한 분의 열정 덕분"이라며 "첫 명예석사 배출은 도민대학이 지속 가능한 평생학습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도는 올해 도민대학 운영을 확대해 도민이 일상에서 더 쉽게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참여 인원을 1만명으로 늘리고, 생활권 학습공간도 기존 82곳에서 118곳으로 확충한다. 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종사하며 쌓은 기술과 경험을 학문적 성과로 인정하는 '명예직능학위제'는 지난해 1차산업에서 올해 2차산업으로 범위를 확대한다. 학우회 연구모임, 봉사활동, 멘토링 등 학습 이후 커뮤니티 지원도 강화한다. 제주도민대학은 앞서 지난해 491개 과정에 8263명이 참여했다. 명예학사 63명과 1차산업 분야 명예직능학사 49명을 배출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가 기상 악화 시 제주국제공항에 발이 묶인 승객들을 신속히 수송하기 위해 택시 500대를 투입한다. 제주도는 4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도내 개인·일반 택시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가칭 '긴급수송택시봉사단' 단원 50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기상 악화에 따른 제주공항의 대규모 지연·결항 사태로 다수의 체류객이 발생했을 때 체류객들의 숙소 이동 등을 돕기 위한 조치다. 앞서 지난달 8일 폭설로 제주공항에서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하면서 많은 체류객이 발생했으나 심야 버스 운행 종료로 체류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도는 당시 전세버스를 긴급 투입하고 택시 운행을 독려하는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했으나 악화한 도로 사정으로 교통 수요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다. 봉사단 가동 기준은 제주지방항공청이 공항 비상대응 '주의' 단계 이상을 발령하고 오후 9시를 넘긴 시점부터다. '주의' 단계는 공항 청사 내 심야 체류객이 발생하거나 결항편 예약인원이 3000명 이상인 경우다. 도는 오픈 채팅방·문자메시지 등 비상연락 체계를 통해 봉사단에 출동을 요청하며 봉사단원은 1시간 이내에 공항 택시승강장에 도착해야 한다. 참여 택시 기사는 1회 운행당 8000원에 심야(오후 9시 이후) 운행 지원금 2200원을 더해 회당 최대 1만200원을 받을 수 있다. 도는 봉사단 택시 500대가 공항에 투입되면 1회 출동으로 최대 2000명가량을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의무 규정도 있다. 출동 요청 시 최소 1회 이상 공항에 진입해야 한다. 연속 3회 미이행 시 봉사단에서 제외된다. 겨울철 스노타이어와 체인 등 월동장비도 필수로 구비해야 한다. 도는 기사들의 사고 위험 부담을 덜기 위해 폭설 시 공항로 주변 제설작업이 완료된 후 봉사단을 가동할 방침이다. 신청을 원하면 소속 택시운송사업조합에 방문, 접수하면 된다. 봉사단은 이달 25일 최종 선정을 거쳐 다음달 1일부터 2029년 3월 31일까지 3년간 운영된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군 생활 중 후임병을 폭행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고 상관을 모욕한 2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2단독 배구민 부장판사는 5일 상관 모욕과 위력행사 가혹행위, 폭행, 모욕, 강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A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3년 3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육군에서 복무하며 동료와 상관 등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행과 폭언,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각목과 방탄 헬멧 등을 이용해 후임병들 엉덩이와 머리를 폭행하는가 하면 취침 시간에 후임병들이 잠을 못 자게 괴롭히기도 했다. A씨는 또 상관인 피해자 12명을 대상으로 46차례에 걸쳐 성희롱 발언을 하는 등 모욕한 혐의도 있다. 배 부장판사는 "범행 횟수가 많고 피해자도 다수여서 불법 정도가 무겁고 폐쇄적인 군 조직 내부에서 하급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일부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고의숙 전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이 4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고 예비후보는 전날 오후 도의회에 사직서를 제출한 데 이어 이날 오전 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고 예비후보는 "마지막 교육의원,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해 죄송한 마음을 안고 다시 새로운 제주교육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 예비후보는 5일 오전 제주도 교육감 선거 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강경식 전 도의원의 배우자인 서귀포시 출신 고 예비후보는 서귀중앙초와 서귀중앙여중, 서귀여고, 제주대 초등교육과를 졸업했다. 이도초 등에서 교사로 활동했고, 도교육청 장학사와 탐라교육원 교육연구사, 전교조 제주지부 사무처장·정책실장도 지냈다. 남광초 교감을 지내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도의회에 입성했다. 공약으로는 ▶기초·기본에 충실한 책임교육 ▶꿈과 미래를 열어가는 창의교육 ▶모두 함께 성장하는 포용교육 ▶생태와 평화를 일구는 민주시민교육 ▶학교와 지역을 살리는 교육 체제 구축 등을 제시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선박에서 발생한 분뇨를 제주 바다에 불법 배출한 화물선이 해경에 적발됐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선박 분뇨를 적법하게 처리하지 않고 해상에 배출한 혐의(해양환경관리법 위반)로 제주선적 화물선 A(1천t)호를 적발해 조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A호는 2023년 7월 31일부터 올해 2월 22일까지 출항지에서 한림항으로 입항하는 과정에서 영해기선 12해리 이내 해역을 운항하며 분뇨처리장치를 거치지 않은 분뇨 5800ℓ를 바다에 배출한 혐의를 받는다. 해양관리법상 선박에서 발생한 분뇨는 소독하거나 정상 처리한 뒤 영해의 폭을 측정하는 기준선인 영해기선으로부터 12해리 바깥 바다에 배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제주해경은 지난 4일 한림항 외항에 정박 중이던 A호를 출입검사하는 과정에서 불법 배출 사실을 확인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문대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이 7일 오후 3시 탐라문화광장에서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다. 문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을 통해 침체된 제주 민생경제의 현주소를 짚고, 이를 돌파하기 위한 6대 핵심 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다. 특히 도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높은 경제정책을 도정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도민이 주인 되는 제주’를 기치로, 도민주권을 강화하는 새로운 도정 비전도 함께 제시하겠다고 에고했다. 이재명 정부와의 공조를 토대로 제주의 자본과 노동, 환경의 가치를 도민 중심으로 재편하는 경제 구조 전환 의지도 강조할 예정이다. 문 의원 측은 “출마 선언 현장에는 지역 사회 각계 인사와 도민들이 함께할 것”이라며 “기자회견 이후에는 경청 행보에 나서고, 분야별 세부 공약을 단계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의 여야가 '516도로'로 다시 맞붙었다. 제주도가 5·16 군사정변을 기념해 붙여진 ‘516로’의 명칭을 바꾸는 절차에 착수한 것을 놓고 서로 상반된 입장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섰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2일 논평을 통해 도정의 도로명 변경 추진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하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도당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서귀포시가 실시한 의견 수렴에서 약 80%가 명칭 유지를 선택해 이미 한 차례 정리된 사안”이라며 “선거를 앞둔 시점에 다시 논의를 꺼내든 배경이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제주 산업화 및 기반시설 확충 기여는 정치적 이해를 떠나 평가해야 할 역사적 사실”이라며 “이념적 갈등으로 몰아가는 것은 도민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3일 맞불 성명을 내고 “근거 빈약한 주장을 앞세운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당시 여론조사가 512명을 대상으로 했지만 실제 응답자는 20명(응답률 3.9%)에 그쳤다며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응답률은 언급하지 않은 채 80% 수치만 강조하는 것은 도민 여론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 쿠데타를 상징하는 도로명이 적절한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최근 정치 현안과 연결 지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지방도 제1131호선인 516로는 1961년 5월 16일 군사정변 이후 확·포장 공사를 거쳐 개통되면서 당시 시대 상황을 반영해 이름이 붙었다. 2009년 도로명 고시를 통해 ‘516로’가 공식 명칭이 됐고, 2014년 도로명주소 전면 시행 이후 도민들의 생활 주소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세계평화의 섬’이라는 제주 이미지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지적도 이어져 왔다. 도는 다음 달 주민 설명회를 열고, 5~6월 중 설문조사를 통해 도민과 주요 이용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방향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의 공방 속에 ‘516로’ 명칭 논란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516로는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 입구에서 서귀포시 토평동 비석거리까지의 구간을 지칭하는 도로명이다. 시초는 1932년 일제가 개설한 임도였다. 1956년 기본적인 도로 정비를 거쳐 제주시 남문로터리에서 서귀포시 옛 국민은행 서귀포 지점을 잇는 40.5㎞의 왕복 2차로가 됐다. 한라산 제1횡단도로라 부르기도 하지만 공식 명칭은 국도 제11호선 또는 지방도 1131호선이다. 2009년 도로명 고시를 통해 공식 명칭인 ‘516로’가 부여됐다. 2014년 도로명주소 전면 시행에 따라 516로는 도민들의 실생활 주소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도민 대부분은 여전히 ‘5·16도로’라고 부른다. 역사성이 진하게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 도로는 1962년 3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7년 3개월간 공사를 거쳐 1969년 10월 1일 개통, 지금의 모양새를 갖췄다. 1961년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공사가 신속하게 진행됐다. 공사에는 정치깡패 출신 등 구금된 이들이 주류인 국토건설단이 동원되기도 했다. 군사작전처럼 펼쳐진 공사 과정에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1990년대 이후 민주화가 되면서 ‘군사독재의 잔재’라는 이유로 5·16도로 명칭을 폐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고, 표지석은 일부 시민의 손에 의해 수차례 페인트 훼손을 겪기도 했다. 국정농단 사태가 있던 2016년 12월에는 '516도로 기념비'에 누군가 붉은 페인트로 '독재자'라고 쓰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잘못된 역사의 상징도 역사의 교훈이기에 그대로 남겨둬 후세를 위해 교육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거나 "지금도 대부분 도민은 도로를 5·16도로라고 부르며, 관광객들에게는 제주 역사를 보여주는 스토리이자 관광자원"이라며 존치를 주장하는 논리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의 과거와 오늘을 조명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제주 곳곳의 발자취입니다. 21세기인 지금과 1970.80년대의 풍경이 대조됩니다. 그동안 제주는 어떻게 변했고, 어떻게 흘러갔을까요? 제주도청의 기록자료를 매주 1~2회에 걸쳐 여러분들에게 선보입니다./ 편집자 주
오영훈 지사의 '20% 페널티'에 대한 이의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울러 문대림 의원에 대한 '25% 감점'도 민주당 공관위아가 '당헌-당규대로 원칙 처리' 입장을 밝혀 적용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내용을 감안한 더불어민주당의 제주도지사 경선 구도가 오는 3월2일 확정된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7일 브리핑에서 강원도지사 후보로 우상호 전 정무수석을 단수 공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머지 지역의 경선 대상자 선정과 경선 방식은 3월 2일 열리는 6차 회의에서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일정에 따라 제주도지사 선거 역시 경선 실시 여부와 후보군이 3월 2일 전후로 확정될 전망이다. 제주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오영훈 제주지사가 이미 20% 감점이라는 부담을 안은 상태다. 선출직공직자 평가에서 하위 20%에 포함된 데 따른 조치다. 오 지사는 이의신청을 제기하며 서면 소명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승래 공관위 부위원장은 “이의신청 1건이 접수돼 추가 논의를 거쳤으나 절차상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최종적으로 기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광역단체장 5명을 대상으로 한 상대평가 결과 1명이 하위 20%에 해당한다”며 “절대적인 잘잘못을 따지는 평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대표조차 공관위원 구성을 모를 만큼 심사가 독립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평가위원회를 꾸려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소속 광역단체장 5명에 대한 평가와 면접을 실시했다. 대상에는 오 지사를 비롯해 김동연 경기도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관영 전북도지사,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포함됐다. 평가 결과 오 지사는 5명 가운데 하위 20%에 해당하는 1명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향후 당내 경선에서 오 지사가 얻는 득표에는 20% 감산 페널티가 적용된다. 한편 제주도지사 후보 문대림 국회의원(제주시 갑)의 과거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전력에 따른 25% 감점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개별 후보의 가감산 내역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에 따라 감산 여부는 이제 문대림 의원 본인의 입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조승래 부위원장은 “가·감산 여부는 개별 본인들에게 모두 통보된 상황”이라며 “가·감산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지만, 당헌·당규 규정대로 가·감산을 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2012년 도의회 의장직을 벗어던지고 19대 총선에 도전했지만, 민주통합당이 3선에 도전하는 고(故) 김재윤 의원을 서귀포시선거구에 단수 공천하자 이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력이 있다. 현행 경선 규정은 공천 불복자의 경우 후보자 제한기간 10년이 지난 시점부터 8년간 25% 감산하도록 하고 있다. 단순 탈당과 달리 공천 불복은 중대한 사유로 분류된다. 다만 당헌에는 예외 조항도 있다. 예외를 적용하거나 특별 기여도를 인정하려면 공천관리위원회 재적 3분의 2 이상 찬성과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문 의원은 최근 KCTV 제주방송 등 지역 언론 4사 공동 대담에서 “민주당은 소급해 불이익을 주는 정당이 아니다”며 “탈당과 복당 이후 네 차례 선거에 출마했지만 감점을 받은 적이 없다. 새롭게 소급 적용될 사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공관위가 ‘원칙적 처리’ 방침을 밝히면서 예외 없는 규정 적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과거 전례를 봄면 민주당의 경우 먼저 1차 예비경선은 당원 100% 투표로 진행된다. 이후 본경선에서는 권리당원 50%, 일반 유권자 50%를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이 적용돼 최종 후보가 가려진다. 제주도지사 선거의 경우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될 경우 곧바로 본경선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경선 시점은 4·3 추념식 이후인 4월 초·중순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결국 제주지사 경선은 정책 경쟁을 넘어 ‘감점 카드’가 실제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판도가 갈릴 전망이다. 경선이 성사될 경우 감점 변수가 실제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민주당 제주지도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예비주자간 첫 대회전이 펼쳐졌다. 6·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나서는 오영훈 제주지사와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이 2일 나란히 출판기념행사를 열었다. 같은 날, 같은 시간대, 같은 제주한라대 캠퍼스에서 열린 두 사람의 행사에서는 직접적인 만남도 이뤄지며 경선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이날 오후 2시50분쯤 제주시 노형동 제주한라대 한라아트홀에서 열린 위 의원의 출판기념회 현장에 오 지사가 방문했다. 오 지사는 오후 3시30분 인근 한라대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 토크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행사 시작 전 위 의원의 행사장을 먼저 찾았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서로 손을 맞잡고 격려의 인사를 나눈 뒤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촬영 과정에서는 서로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앞서 오 지사가 위 의원이 이미 공지한 일정 및 장소와 거의 같은 시간·장소로 출판기념회를 준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 의원 측에서 “상도의가 없다”고 비판했던 상황이 무색해지는 장면이었다. 위성곤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제주한라대 한라아트홀에서 ‘제주미래구상–AI로 바꾸는 제주 AX 대전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행사장에는 책을 구입하려는 인파와 지지자들이 몰리며 시작 전부터 북적였다. 행사는 예정보다 약 10분가량 늦게 막을 올렸다. 위성곤 의원은 행사장에 들어서며 참석 내빈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착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소병훈·김정호·김영진·백혜련·이재정·오기형·임오경·염태영·채현일·이기헌·김성회 의원 등 국회 동료들이 대거 참석해 힘을 보탰다. 김한규 의원과 경선 경쟁자인 문대림 의원도 행사 후반 현장을 찾아 축사를 전했다. 제주도의회에서도 이상봉 의장을 비롯해 다수의 도의원과 교육의원이 참석했다.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와 김태석 전 도의회 의장도 행사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축사에 나선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위 의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박지원 의원은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고 “제주 발전을 위해서는 위성곤이라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지원 의사를 밝혔고, 다른 참석자들 역시 “제주의 미래를 맡길 적임자”라며 응원 메시지를 보탰다. 축사가 끝난 뒤 위 의원은 저서를 소개했다. "책 제목이 '제주 미래 구상 - AX 대전환'이다. 제주는 기후 위기, 산업 위기 또 청년 유출 위기 겪고 있다"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 AX 대전환 필요하다 생각한다. 그 핵심은 제주 과학기술원 여러분이 정말 생소한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일반 학부 중심 대학이 아니라 연구 중심 공동체를 통해 제주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며 “아이디어가 모이면 기술이 집적되고, 기술이 축적되면 새로운 미래가 열린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오영훈 지사는 이날 오후 4시 제주 한라컨벤션센터에서 북콘서트를 개최하고, 자신이 펴낸 ‘제주 정책 3부작’을 소개했다. 현장은 준비된 좌석이 가득 찰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오영훈 제주지사의 출판기념 북콘서트에는 여권 인사들과 지역 정치권, 도민들이 대거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김한규·박지원·김성회·이기헌·이재정 의원 등 국회의원들과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경학 의원, 박호형 행정자치위원장, 송영훈·김기환 의원 등 도의원들이 자리해 힘을 보탰다. 또 김애숙 정무부지사, 김완근 제주시장, 양기철 제주도 기획조정실장, 김인영 특별자치행정국장, 강민철 특별자치분권추진단장, 강민부 제주콘텐츠진흥원장, 진희종 (재)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 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장, 장정언 전 국회의원,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 이종우 전 서귀포시장 등 전·현직 인사들도 참석해 행사에 힘을 보탰다. 현장 참석뿐 아니라 중앙 정치권의 영상 축사도 이어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이언주·문정복·강득구 최고의원, 한병도 원내대표, 이수진·서영교·전재수·윤종군·박홍근·진성준·김영배·박홍배·김윤·이해식·박수현·이인영·박찬대 국회의원,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강금실 글로벌기후환경대사까지 많은 정치인들이 영상 메시지를 남겼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오 지사가 직접 방문객을 맞이하며 저서에 사인을 해주는 공간이 마련됐다. 오 지사는 이날 세 권의 저서를 직접 소개하며 집필 배경과 정책 구상을 설명했다. 먼저 『오늘의 민생, 내일의 제주』에 대해 그는 “지난 4년 동안 도민과 나눴던 대화와 고민을 정리하다 보니 한 권으로는 부족했다”며 “우주산업과 에너지 대전환, AI 같은 비전이 도민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담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차별을 넘어 특별로』를 언급하며 “제주가 특별자치도로 출범한 지 20년이 됐지만, 특별함이 단순한 중앙정부의 시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이제는 우리 스스로 제주만의 특별함을 만들어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행정 서비스의 차원을 넘어, 지역 고유의 가치와 경쟁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세 번째 책 『대전환 시대』에서는 미래산업 전략을 중심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오 지사는 “우주산업과 신산업을 추진하는 것은 개인적 의지가 아니라 시대적 요구 때문”이라며 “제주는 우리나라에서 적도에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위성 운용을 위한 지상관측 서비스에 강점이 있다. 전파·공역 제한이 없는 지리적 이점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그동안 추격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선도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며 “제주 역시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머무를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도민과 함께 더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재선 의지를 내비쳤다. 여권 민주당의 제주지사 후보 경선 열기가 서서히 달라오르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3·1절 연휴 기간 제주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3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24분과 전날 오후 11시 1분께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과 제주시 한림읍 건물 외장재가 각각 떨어져 나갔다. 2일에는 오전 8시 56분께 제주시 조천읍 한 도로에 나무가 쓰러져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오전 8시 2분께 서귀포시 대정읍에서도 나무가 도로에 쓰러져 소방대원들이 각각 안전조치를 했다. 이 밖에 신호등 기둥이 기울어지고 옥상 태양광 패널이 파손되거나 간판이 떨어지는 등 1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모두 37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접수돼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제주에 내려진 강풍특보는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해제됐다. 하지만, 제주의 부속 섬인 추자도에는 강풍특보가 발효 중이며 4일 새벽까지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 넘는 강한 바람이 불겠다. 또 제주 해안을 중심으로 초속 15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바다의 물결도 매우 높게 일겠다. 풍랑특보가 발효 중인 제주도 앞바다와 남해 서부 서쪽 먼바다 등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1.5∼5.0m의 높은 물결이 일겠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강한 바람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물 관리를 철저히 하고,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포인트 적립률을 20%로 올린 2월 한달간 탐나는전 사용 실적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지역화폐인 탐나는전 사용액이 947억8000만원으로, 탐나는전 포인트 적립을 도입한 2024년 이래 역대 최대 월별 실적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2월 한 달간 탐나는전 포인트 적립률을 역대 최고인 20%(월 한도 70만원)로 상향 운영한 결과다. 지난 2월 사용액은 2024부터 2026년 1월까지 월평균 사용액 350억원 대비 170.8% 증가했다. 기존 월별 최고인 지난해 6월 725억원과 비교하면 30% 늘었다. 지난달 사용액 중 연 매출 3억원 미만 가맹점에서 사용된 비율은 56.5%를 차지했다. 3억원 이상∼5억원 미만 가맹점에서 사용된 비율은 15%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5억원 이하 가맹점에서의 사용액이 71.5%에 달해 정책 효과가 소상공인 중심으로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억원 이하 가맹점 사용 비율은 93.3%로, 1월(91.7%) 대비 1.6% 포인트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음식점(26.4%), 판매업(25.2%), 보건·리빙(17.1%), 학원·교육기관(14.5%), 식료품(13.2%) 순으로 나타났다. 도는 3월부터 평시 적립률 10%로 전환하고, 6일 탐나는전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강애숙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의미 있는 것은 늘어난 소비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영세 소상공인의 매출 회복으로 직접 연결됐다는 점”이라며 “앞으로도 도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민생경제 정책을 지속 추진해 지역경제에 온기가 확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4·3 당시 서귀포시 중문 주민 71명이 학살된 학살터가 치유와 평화의 기념탑 등 평화의 공간으로 조성된다. 천주교 제주교구 중문성당은 지난 28일 중문성당에서 '치유와 평화의 기념 성당 새 성전 기공식'을 열었다. 완공 목표는 '2027 서울 세계 가톨릭 청년대회'가 열리기 전인 내년 7월이다. 중문성당 부지에는 연면적 1388㎡의 새 성당이 신축되며 기존의 성당은 복원돼 치유와 평화를 위한 기억관으로 조성한다. 새 성당 전면에는 '깨달음을 향한 존재의 내면의 길'을 상징하는 광장이 조성된다. 또 기억관 전면에는 중문 치유와 평화의 기념탑을 세울 계획이다. 기념탑은 4·3을 기념하는 4개의 기둥(13∼15m)과 3개의 길 및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기둥 측변에는 동판 부조로 4·3 관련 기록, 추모 시 등을 새길 예정이며 "삼위일체 하느님이 머무시는 4·3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를 주시는 공간을 상징한다"고 중문성당 측은 전했다. 기공식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창우 천주교 제주교구장은 "4·3의 상처를 치유하고 순례하는 공간, 다음 세대가 4·3을 기억하고 교육하는 공간으로, 중문 치유와 평화의 성전이 큰 몫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천주교 제주교구는 또 내년 서울 세계카톨릭청년대회에 맞춰 한국을 찾는 레오 14세 교황이 제주4·3에 대한 평화의 메시지를 발표하거나 중문 치유와 평화의 성전을 방문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고병수 중문성당 주임신부는 "도민에 대한 위로뿐만 아니라 아픔과 치유의 고리를 끊고 화해와 상생의 길로 나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창연 천주교 신부는 "이 공간이 4·3 희생자 기억을 평화의 의미를 되살릴 수 있고 아픔을 위로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겠고 이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 건축 설계를 맡은 김정신 단국대 명예교수는 "중문성당은 한라산 백록담에서 동북 방향 13㎞ 떨어진 제주4·3평화공원과 남서-동북 축으로 일직선상에 위치한다"며 "제단-세례대 축을 주축으로 해 한라산과 4.3 기념공원과 성당 내부 축이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문성당은 4·3 당시 주민들이 희생돼 버려진 땅을 사랑과 평화의 땅으로 조성하기 위해 1957년 세워졌다. 당시 학살터의 돌을 외국인 신부와 신자들이 깎아 나르며 돌집 형태로 건립했다. 이후 제주4·3기념성당으로 지정됐다. 점차 신자가 늘면서 몇차례 증축했지만 공간이 비좁게 되자 이번에 새 성전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 중문성당 측은 새 성전과 기념탑 등의 전체 사업을 위해 80억∼1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황창연 신부는 새 성전 조성에 필요한 기금 마련을 위해 30억원을 기부했다. 제주는 물론, 전국의 1만여명의 신자도 새 성전 조성을 위해 기부했고, 추가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연합뉴스]
제주공항 인근지역 초등학교 입학생에게 입학축하금이 처음 지급된다. 제주도는 제주국제공항 항공기 소음으로 피해를 겪는 공항소음대책 및 인근지역 11개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에게 입학축하금 20만원을 지급한다고 24일 밝혔다. 입학축하금은 지역화폐 ‘탐나는전’ 포인트로 입학생 보호자에게 지급된다. 공항소음 피해 주민 지원사업으로 추진된다. 지원 대상은 도리·도평·물메·백록·제주북·제주서·신광·외도·월랑·하귀일·한천초 등 11개 초등학교 입학생 약 740명이다. 신청은 다음달 3일부터 4월 3일까지 해당 학교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학교 확인 절차를 거쳐 도에서 최종 대상자를 확정한 후 5월 중 포인트가 지급될 예정이다. 다음달 31일 기준 지원 대상 학교로 전학 온 학생은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타지역 학교로 전학간 경우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김삼용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공항소음으로 불편을 겪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현장 의견을 반영한 체감형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올해 공항소음대책지역 주민지원사업으로 자체사업과 한국공항공사 매칭사업을 포함해 총 56개 사업, 52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괴물은 “나는 당신의 아담(Adam)이 돼야 했다”며 자신을 인간이 아닌 괴물로 창조한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책임을 묻고 ‘애프터서비스’를 요구한다. 하나님이라는 창조주는 아담을 번듯한 인간으로 창조했을 뿐만 아니라 애프터서비스로 그의 짝 이브를 만들어주는 책임을 다했다. 그러나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흉측한 모습으로 태어난 피조물을 팽개쳐 버린다. 결국 괴물은 당연히 받아야 할 애프터서비스마저 거부하는 프랑켄슈타인에게 복수를 한다. 동생을 죽이고 약혼녀도 죽여 버린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도 분노한다. 그러면서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괴물의 ‘개싸움’이 시작된다. 그러나 사실 괴물이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동생, 그리고 약혼녀를 죽이는 상황을 만든 것은 창조 직후 실망감에 휩싸여 괴물을 버리고 도망쳐버린 프랑켄슈타인 자신이었다. 그는 본인이 만든 상황을 도리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상황논리’의 원인으로 삼는 ‘순환논리의 함정’에 빠져버린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자신이 괴물을 인정 안 하고 버린 이유, 그리고 종국에는 괴물을 죽이러 나선 이유를 모두 자신의 피조물인 괴물이 자신의 기대에서 벗어났다는 상황논리, 그리고 ‘가족의 안위’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는 상황논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자신의 모든 지식을 ‘영끌’해서 생명창조의 야망에 쏟아붓는다. 그의 피조물은 그의 또다른 자아인 셈이다. 모든 창작자(철학자ㆍ음악가ㆍ작가 등)들에게는 자신을 대표해줄 자신의 ‘대표작ㆍ걸작(Magum Opus)’이라는 것이 있다. 그들에게 자신의 ‘매그넘 오푸스’는 자신의 정체성이 되기도 한다. 프랑켄슈타인의 매그넘 오푸스는 곧 그 ‘피조물’이고, 그 피조물이 실패로 규정되는 순간 프랑켄슈타인의 인생 자체도 실패로 규정될 수밖에 없이 둘은 한 몸으로 엮여버린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끔찍한 실패로 확인된 ‘대표작’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기를 거부하고 작품목록에서 아예 지워버리려 한다. 그러나 피조물은 자신이 프랑켄슈타인의 작품이라는 것을 인정해주기를 원한다. 그 갈등은 결국 프랑켄슈타인이 북극 끝까지 도망치고, 괴물은 북극 끝까지 추적하는 ‘복수극’으로 이어진다. 한 몸이 벌이는 참으로 기이하고도 처절한 아귀다툼이다. 하나의 몸에서 2개의 서로 다른 자아들이 벌이는 끔찍한 갈등은 ‘암피스바에나(Amphisbaena)’적이다. 암피스바에나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이다. 페르세우스가 잘라버린 머리 9개 달린 메두사의 머리를 독수리가 물고 갈
요즘 사람들은 모이면 주식 아니면 인공지능(AI) 이야기다. 설 연휴에도 상당수가 그럴 것이다. 하지만 ‘오천피’ ‘천스닥’을 넘어선 증시에 일찍이 투자한 경우나 다양한 기능의 AI 도구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이들에게나 흥미롭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마저 느끼게 한다. 특히 대학을 나오고도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불안해한다. 이런 판에 11일 발표된 1월 청년층 고용률은 2021년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체 고용률은 61.0%로 1년 전과 같은 반면 청년층 고용률은 1.2%포인트 하락한 43.6%로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가 3년 3개월째 감소하는 ‘취업 빙하기’가 이어졌다.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78만명으로 1월 기준 역대 최대다. 특히 청년층은 46만9000명으로 지난해 1월 대비 8.1%(3만5000명) 증가했다. 그만큼 취업문을 두드리다 포기하는 청년이 많다는 의미다. 청년층에게 고용시장 벽은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과 비용 부담에 경력직ㆍ수시 채용으로 바꾸면서 신입 공채를 줄인다. 그 영향으로 대학 등
메리 셸리의 원작 소설에서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아버지 역할과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아버지(찰스 댄스 분)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메리 셸리는 아마도 이 아버지의 역할이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사고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델 토로 감독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는 전혀 다른 아버지를 등장시킨다. 이 정도의 변주라면 전혀 다른 곡에 가깝다. 델 토로 감독의 영화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아들에게 가혹한 체벌을 동반하는 강압적 교육방식을 택한다. 질문에 정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면 피가 나도록 채찍으로 갈긴다. 그러나 원작 속 아버지는 온화하고 도덕적이고 합리적이며 윤리성이 결여된 아들의 ‘선을 넘는’ 과학적 열정을 경계하는 합리적인 계몽주의자로 그려진다. 원작자인 메리 셸리가 커다란 의미를 부여한 장면이 있는데, 델 토로 감독은 이 부분은 아예 들어내 버린다. 원작에서 과학자인 아버지는 어린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하인리히 코르넬리우스 아그리파(Heinrich Cornelius Agrippaㆍ1486~1535년)라는 중세의 괴도사(怪道士) 연금술 책을 탐독하는 모습을 보고 마치 사춘기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5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3일 느닷없이 계엄이 선포됐다. 계엄과 쿠테타가 간헐적으로 등장하던 대한민국의 과거도 아니고, 그것도 45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기억인데도 다시 등장한 것부터 이상했다. 남미와 아프리카도 아니고,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했다. 그런데 그 계엄은 당일 밤 10시23분 선포돼 다음날 새벽 1시1분에 국회의원들의 결의로 해제 의결됐다. 2시간 38분만에 무효가 된 계엄령이었다. 이건 이상하다기 보단 좀 놀랍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상함의 연속이다. 계엄이 무효가 되고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불려 다녔지만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그동안 공식적 사과는 한 적이 없다. 거꾸로 ‘내란몰이’라며 야당(이제는 야당이 아니다)과 국민 대다수를 오히려 겁박했다. 일부 기독교와 극우 세력은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만장일치 결정으로 대통령직 파면결정이 난 이후에도 여전히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그 집회현장엔 태극기·성조기와 더불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휘날린다. 어느 나라 국민인지 참 이상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탄핵반대’를 외치며 그렇게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지금으로선 이것 하나뿐이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갔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그나마 그에게 투표했던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규정과 법을 따지고 할 필요도 없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그는 이제 ‘내란 혐의 피의자’ 신세다. 방조와 동조도 아니다. 이미 만천하에 알려진 사실만으로도 그는 ‘내란의 주역’이다. 대다수의 국민 상식으로도 그가 현재 대통령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 말이 안되는 지경이다. 당장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마땅한 정황과 사실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도 검·경이 시간을 끌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2024년 12월3일 한밤 10시 23분. 그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운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한술 더 떠 그의 상황판단은 이랬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내린
“이끌기를 법으로만 하고 다스리기를 형벌로만 하면 백성이 법과 형벌을 면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이끌기를 덕(德)으로 하고 다스리기를 예(禮)로써 하면 백성들이 부끄러워하며 스스로 바로잡아 선(善)에 이른다.” 『논어』(論語) 위정편 제3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였다. 국내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에서도, 검사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기개에서도,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도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모에 그렇게들 생각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은 그랬다. 오늘(1일)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다. 대통령의 말이 그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 많은 수치와 통계적 이유를 들어 의사단체의 부당한 논리를 공박하는 지금의 판단 때문이다. 지금이 이런 수치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윤 대통령의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지금 그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일 때인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의료
담쟁이가 뒤덮인 돌벽 한쪽이 덩그러니 서 있다. 초록색 방수포가 뒤덮은 객석 바닥은 이미 원형을 잃었고, 공연을 품던 무대는 무너진 채 흉터처럼 갈라진 흔적만 남았다. 한때는 웃음과 박수로 가득했던 자리에 이제는 공사 차량 자국과 철거 상흔만이 흩어져 있다. 오래도록 서귀포 시민들의 추억을 품어온 서귀포 관광극장은 이제 잔해와 철거의 상처로만 존재한다. 청춘의 기억을 간직한 무대, 가족과 함께한 영화 관람, 동네 아이들이 뛰놀던 객석의 풍경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허물어진 건축물과 그것을 지켜보는 허탈한 눈빛뿐이다. 현장을 찾은 건축가와 시민들은 잇따라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라면 보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무대를 배경으로 보낸 낭만의 시간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누군가 벽체를 손으로 짚으며 "아직 숨 쉬는 건물인데 왜 이렇게 급히 없애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30일 오후 이중섭 거리를 찾은 어린이와 시민, 외국인 관광객들마저 발걸음을 멈췄다. 회색빛 공사판 가벽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고, 일부는 휴대폰을 꺼내 무너진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다른 이는 "관광지에 왔더니 왜 철거 현장만 남았느냐"며 의아해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전국은 요동쳤다. 17개 시·도가 일제히 비상 체제로 흔들렸다. 비상계엄령이 발동되던 그 때 제주에서는 도청 본관 출입문이 닫혔다. 밤 11시 17분부터 다음 날 새벽 2시 13분까지다. 이 조치가 단순한 '출입문 통제'였는지, 아니면 '청사 폐쇄'였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며 제주도정은 곧바로 '불법 계엄 동조' 의혹에 휘말렸다. 논란의 중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의 '부재'가 있었다. 오 지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그날 저녁 저는 제주에 없었다. 서울에서 기업인들과 면담을 마친 뒤 오산에서 식사를 했고, 오후 9시 5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후 자택으로 이동해 비서실장과 특보들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내렸고, 새벽 1시 30분 도청 회의를 소집해 "군·경은 상부 지시가 있더라도 따르지 말라"는 불복 지침을 명확히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단의 질문은 한 가지로 모였다. "
이쯤되면 거의 여론조작이라 말하는게 나을 듯 싶다. 제주에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세우자는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르는 시점에서다. 연이어 쏟아지는 '여론조사'라는 이름의 수치가 오히려 도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도와 도의회, 정당과 연구기관, 나아가 언론사까지 앞다퉈 민심을 계량화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제각각이고 질문은 자의적이다. 불과 며칠 간격으로 나온 조사조차 상반된 결론을 내놓으니 도민의 눈에는 이 과정이 '정치적 셈법에 맞춘 각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발표된 제주연구원 조사에서는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 찬성 46.3%, 반대 34.9%라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찬성 응답자의 63%는 내년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도입을 원한다고 답했다. 표면적으로는 찬성이 우세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 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공개한 여론조사는 정반대였다. 도당 조사에서는 3개 구역안 반대가 43.1%, 찬성이 35.9%로 반대가 더 많았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정반대 결론이 도출된 셈이다. 도의회는 다시 별도의 여론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는 1500명을 대상으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권고안 인지도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 인지도 ▲선호 구역(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은 지난달 3일 새벽 5시. 초여름의 선선한 공기 속 제주시 삼도2동 제2투표소(제주남초)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가 시작되기 직전의 풍경이었다. 정당 참관인과 투표 사무원,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오전 5시 30분, 개시 준비가 본격화되자 사무원은 참관인을 상대로 투표지와 도장, 봉인 스티커를 하나하나 들어 보이며 설명했다. 봉인작업은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고, 투표소는 긴장감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했다. 하지만 평온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전 6시 35분. 한 50대 남성이 조용히 투표소에 들어섰다. 신분증을 내민 그에게 여성 사무원이 선거인명부를 대조하던 순간, 전산 시스템에는 이미 '사전투표 완료'로 명시돼 있었다. "혹시 사전투표 하지 않으셨어요?" 사무원의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안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사무원은 옆 동료와 눈짓을 주고받고는 다시 물었다. 그리고 재차 "29일에 혹시 사전투표하지 않으셨어요?"라고 물었다. 남성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신분증을 챙겨 빠르게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현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참관인과 사무원들
무협소설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2019년 5월부터 1년간 연재했던 무협소설의 시즌 2입니다. 무협은 무술(武)로 협(俠, 의기로울)을 이룹니다. 창작인 소설이 더해져 무협소설이 됐습니다. 퓨전무협 소설입니다. 무협의 묘미는 살리기 위해 일상적인 무협 용어는 사용했지만, 해석이 힘든 용어는 현대어로 풀어썼습니다. 생생한 묘사를 위해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따 왔습니다. 이름을 차용 당한 인물들은 제주에서 ‘공인’입니다. 공인다운 아량으로 소설인 점을 이해 부탁합니다. 무협소설 주인공들이 매번 외치는 기합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갈(喝)∼” [편집자 주] “빠꾸토(back, 한 칸 후진)는 없다. 난, 캐스팅보트가 아니야! 갈(喝)∼” . 깊고 깊은 밤, 성곤검이 서귀포무림 수련장에서 홀로 단전호흡 하다가 신이 난 듯 기합을 질렀다. 같은 시각, 호검은 판세 전망 프로그램 코딩을 손 보고 있었다. 영훈공의 하위 20% 감점을 적용하기 위해서였다. 한참을 프로그래밍하던 호검이 멈칫했다. 라인 변수가 있었던 것이었다. 호검이 혼잣말했다. “영훈공 감점은 재명지존, 청래방주 라인을 제대로 못 잡았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어. 동서고금을 복기해봐도 라인이 모든 것을 결정지었지. 그럼, 성곤검은 어떤 라인인가?” 호검은 재명지존과 성곤검, 연관 검색을 시작했다. 무림 2025년 6월 재명지존 인수위 국정기획위원회 무사, 제주무림 무사로선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재명지존이 첫 번째 지존좌에 도전했던 무림 2022년엔 재명지존 제주무림캠프였던 기본사회제주무림위원회방 상임대표를 맡고 있었다. 하지만, 청래방주와의 연관 검색은 도무지 찾기 힘들었다. “성곤검은 진정 순정품 재명지존 라인인가?” 호검은 성곤검의 승률을 검색했다. 6전 6승, 지지율 0.9%에서 시작해 승률 100%. 재명지존 후계자로 꼽히는 민석검과 밀착 접촉하며 한국마사회방 제주무림 이전에 공을 들였던 성곤검의 최근 행적이 생각났다. “풀(草)무공에 이어 경마무공까지 익히려고 하는 것인가? 승률을 적용하면 천하무적 성곤마군.” 인지도 검색에선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제주시무림에서의 한 장면, 성곤검이 90도로 인사를 했지만, 유권자 무림인 대부분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누구세요? 하는 것이었다. 호검은 몹시도 궁금해졌다. “성곤검은 누구인가?” 주특기인 신상 털기 검색을 하면서 말했다. ◆‘승률 100%’, 성공검은 누구인가 무림 1968년 1월생. 전남 장흥 출생. 재인지존 시절 수석비서무사를 지냈던 자타공인 중원무림 예전 스타무사 종석검과 동향이었다. 종석검은 재명지존에 밉보여 묵언수행 중이지만, 차기 지존좌 유망주. 초등 1학년 때 부모를 따라 외가인 제주로 이주했다. 초등 시절엔 축구무공을 익혔다. 청소무사였던 아버지가 동네무사들과 새우깡 한 봉지에 소주 4~5병을 비우는 모습을 목격했다. 고된 수련을 소주로 녹이고 있던 것이었다. 시전좌판에서 수련하던 어머니도 보게 됐다. 무림 불평등을 눈물 흘리며 체득했다. 대부분 무림인은 제주대총학 주니어맹주 선거를 첫 선거로 알고 있지만, 아니었다. 공식 승률에 합산되지 않는, 고등무림 반장 선거에 나가 유권자 오십여 명 중 두 표를 얻고 패배한 적이 있다. 득표율 4%. 이날의 아픈 기억이 승률 100% 무사의 초석을 다졌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제주대총학 주니어맹주 비무. 압도적 표차로 승리를 거둔다. 주니어맹주로 등극한 이후, 4·3진상 규명,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 시위를 주도하다, 무려 6가지 죄목으로 수배가 됐다. 축구무공을 수련한 덕분에 포졸의 무자비한 태클을 순간 방향전환 초식으로 피해 다녔지만, 결국 붙들려 잠시 투옥 생활을 거친다. 대학무림 졸업 이후엔 서귀포신문방 창간에 뛰어든다. 힘든 시기였다. 정상 급여를 받지 못했다. 술이 고프면 지인에게 술을 사 달라고 졸라야 했다. 그 덕분에 술을 사주던 지인의 후배, 지금도 ‘언제나 꽃 같다’고 부르는 아내 수은낭자를 만났다. 무림 1996년 11월 3일 결혼에 골인했다. 하지만 험난한 생활이 이어졌다. 서귀포신문방 봉급 40만 원, 수은낭자는 어린이집도장 사범 일을 하며 45만 원을 받아 생활을 꾸렸다. AI(인공지능)로 조사한 당시 평균 짜장면 가격은 한 그릇당 2279원. 무림 1997년, 건축무사는 봉급이 150만 원도 넘는다는 후배무사의 말에 혹해 건축무공을 수련한다. 수은낭자가 아기를 가졌던 시기이기도 했다. 가장무사로서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것이었다. 건축무공 수련은 훗날 무림건축회사 창업까지 이어진다. 오너무사가 된 후였다. 2002년 무현 지존이 당선됐다는 소식을 호프주막에서 듣게 된다. 겁도 없이 주막에 있던 모든 무사의 술을 계산하겠다며 ‘골든벨’을 울린다. 돌아온 건 70만 원이 넘는 계산서. 당시 짜장면으로 치면 270그릇. 다음날부터 몹시도 속이 아파서 한동안 앓아누웠다는 후문도 있다. 무림 2005년 도의회무림 비무에 뛰어들기로 결심한다. 2006년 1월 3일 발표된 지역언론무림의 여론조사 결과에 눈만 껌벅, 껌벅거렸다. 인지율 2%, 지지율 0.9%.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어 오를 일만 남았다고 자신을 위안했다. 결국, 5개월 만에 39.1%를 얻어 당선된다. 6전 6승, 무패 신화의 서막이었다. 3선 도의회무림의원이었던 무림 2015년, 전격 사퇴하고 이듬해 중원무림의원 경선에 뛰어든다. 당시 상대였던 대림검을 누르고 본선 진출, 지용훈장과의 ‘사제 대결’을 벌여 중원무림의원으로 등극한다. 이후 2선, 3선 중원의원으로 체급을 불렸다. ◆제주맹주 등극 SWOT 분석 호검이 급조한 제이누리 초미니 자서전을 완독한 성곤검은 다시 위풍당당한 제 모습을 찾은 것 같았다. 성곤검은 금고 속에 몰래 숨겨 놓은 풀무공 비급서를 꺼내 어루만지며 회상했다. 대학무림 시절, 수영시객의 ‘풀무공’을 익혔다. 수영시객은 이 무공을 완성하느라 내공을 모두 소진한 탓에 15일 만에 하늘에 별이 됐다. 풀무공의 핵심 비급. …풀이 눕는다 /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 /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아무나 익힐 수 없는 무공, 내공이 약한 무사는 자칫하면 주화입마(走火入魔)를 입을 수 있는 위험한 무공이기도 했다. 성곤검은 유권자 무림인이 보이면 바람처럼 달려갈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언제나 깍듯하고 반듯한 최강의 무공. 90도 인사였다. 성곤검은 갑작스레 프린터에 얌전히 놓인 순백의 A4 한 장을 꺼내 들었다. 그리곤 일필휘지로 그리고 썼다. 미 하버드무림대학 켄 앤드류즈(Ken Andrews) 훈장이 무림 1971년 창안한 SWOT분석이었다.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을 A4 한 장에 응축시킬 수 있었다. *성곤검, 제주맹주 등극 SWOT 분석 성곤검은 스마트폰을 꺼내 들곤 SWOT 분석을 사진으로 찍어 호검에게 카톡을 보냈다. 무림 서라운드 스피커, 자타공인 무림플랫폼에 얼른 알려 확산시켜야 했다. 카톡을 받은 호검이 혼잣말했다. “서귀포무림인 시대군. 지도를 보면 정중앙(동홍동)엔 성곤검이 좌장처럼 앉아 있고, 제주맹주 영훈공은 동쪽(남원읍 태흥2리) 태생, 중원무림의원 대림검은 서쪽(대정읍 일과리) 태생이지. 영훈공은 도의회무림과 중원무림의원 시절 제주시을, 대림검은 제주시갑으로 이적하면서 중원무림의원으로 당선됐어. 서귀포 삼국지가 영토를 확장한 셈이야. 보아하니, 민주방 경선비무 무사들 자서전 릴레이 시간인 것 같은데, 다음 호는 보나 마나 대림검이네.” 호검은 잠시, 명상에 빠졌다가 말했다. “아직 민주방 경선룰이 정해지지 않았어. 1안은 선호투표제(1인 2표), 2안은 원샷 경선(무조건 1위 선택), 3안은 결선 투표제(과반 없으면, 3위 떨어뜨리고 1위와 2위 비무)야. 만약 결선 투표제로 진행되고 성곤검이 2위가 된다면 대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어. 메이드 인 제명라인(?)을 위한 전폭 지원이지. 자기 무사 심고 싶어 하는 건 동서고금을 망라한 무림의 법칙이거든. 종족 번식 욕망보다 더 한 무림인의 욕망, 숙명이지.” 호검은 갑작스레 격한 의문이 생겼다. “대림검과 영훈공 모두 성곤검에게 연대 제안을 하고 있어. 반(反) 영훈공 세력이 가장 먼저 연대 얘기를 시작했고, 소문으로 서귀고동문무림의 압박설도 들은 적이 있지. ‘둘 다(영훈공과 성곤검) 살아서 돌아오라!’. 근데, 연대에도 무림 장사치라면 지켜야 할 상도의(商道義)가 있지. 서로 주고받을 게 있어야 하는 거야. 요샛말로 윈원(Win-Win)이지. 도대체 무엇을 주고받을 것인가? 도무지 안 보이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
거지는 하나의 사회현상이요, 문화현상이다. 개별문화로 보면 거지는 단체의 고유한 습속을 전승하고 있다. 하위문화 중 일종의 변태문화다. 동시에 문화 전체로 보면 거지문화는 고립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민족문화 토양에서 자생된 하위문화의 분파 형태다. 그렇기에 거지문화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민간문화와 상위문화의 여러 층면에 스며들어 있다. 거지의 역사는 사회 역사의 분파다. 거지의 역사는 사회문화사의 분파이며 변태문화사이다. 역사상 거지 집단에서 축적되고 전승된 습속, 풍조와 민족문화사에서 거지와 관련된 여러 가지 습속, 풍조에 대하여 쌍방향으로 나누어 고찰하면 그런 변태문화에 대한 민족문화의 ‘모체효과(maternal effect)’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변태문화가 모체문화에 대한 ‘부메랑효과(boomerang effect)’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요약하면 변태문화의 형식과 내용은 전체적으로 모체문화에 제약을 받고 문화 심층 구조 중의 한 형태가 된다. 더 나아가 모체문화의 습속, 풍조, 상층문화에 역효과를 내는 게 필연이다. 여기에서는 민족문화라는 모체의 기반에서 자생한 거지문화의 기본 현상과 형태를 보고자 한다. 민간 습속, 풍조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서로 어떤 작용을 했는지를 보고자 하는 것이다. 1. 세시명절 습속 방면 중국은 역사가 오랜 농업문명 국가다. 땅이 넓고 인구도 많다. 지리 환경의 제약을 심하게 받았다. 그래서 세시명절 습속은 그 토지에서 살았던 한족 및 일부 소수민족에게 가장 기본이면서 중요한 풍속이며 관습이다. 음력설(春節) 때 거지와 세밑 구걸 한족 내지 많은 소수민족은 모두 음력설을 가장 성대하며 경사스런 세시 명절로 여긴다. 양력을 실행한 이래로 양력 설날〔원단(元旦)〕은 지금까지도 음력 설날의 전통적 지위를 동요시키거나 초월하지 못하고 있다. 설은 세수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날이요 낡은 것을 버리고 새것을 맞는 날이다. 중국어의 ‘과년(過年)’은 바로 이 기본 함의를 반영하고 있다. 『이아(爾雅)·석천(釋天)』에 기록돼 있다. “하(夏)는 세(歲)라 하였고 상(商)은 사(祀)라 했으며 당우(唐虞)는 재(載)라 하였다.” 요순과 같은 요원한 전설의 시대에 이미 ‘년(年)’이라는 관념이 형성됐음을 알 수 있다. 한족이 거주한 지역만 하더라도 각지에 이미 괘도부(掛桃符), 첩문신(貼門神), 첩년화(貼年畵), 첩춘련(貼春聯), 첩괘첨(貼掛籤), 제재신(祭財神), 파오(破五), 흘년야반(吃年夜飯), 방폭죽(放爆竹) 등 많은 습속, 풍조가 형성되었다. “한 해 계획은 봄에 세운다.” “설날이 순조로우면 일 년이 좋다.” 일 년 내내 의식, 질병, 천재, 인재에 시달리며 생활한 농경문화 전통 중에서 음력 정월 초하루부터 초사흘까지 3일은 해를 보내는 기간이다. 이때에 가난과 실의의 상징인 거지가 구걸하러 오는 것을 기피하는 것은 당연하다. 불길한 말을 하지 않는 것, 물건을 깨뜨리지 않는 것(주방도구, 식기) 등과 같은 중요한 금기가 되었다. 하루의 불길함 때문에 일 년 내내 불길하게 될까 두렵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금기는 지금까지 많은 한족 거주지에서 여전히 유행하고 있다. 입을 옷이 없고 먹을 것이 없어 생계유지가 불가능하기에 길거리를 헤매고 남의 집을 찾아 구걸하는 거지로 전락한 것이다. 사람들은 가난이 두려웠다. 새로운 일 년은 부귀하고 행복하고 장수하는 전기가 되기를 갈망하였다. 그래서 제야에 재신(財神)을 받아들이고 ‘조공원수(趙公元帥)’를 청하는 제사를 지내며 신의 보우를 바랐다. 그런데 새해 첫날 구걸하러 온 거지를 만난다면 불운할 게 당연하지 않은가. 정월 초닷샛날 대부분 지역에서는 ‘파오절(破五節)’을 지낸다. 이날 몇몇 지역에서는 ‘가난을 내보낸다(送窮)’, ‘곤궁을 무너뜨린다(崩窮)’ 등의 활동이 있다. “5월 5일, 종이를 오려 사람형상을 만들고 문 밖으로 던지는데 송궁이라 부른다.”(『임동현지(臨潼縣志)』) “5일에 음식을 배불리 먹는데 ‘다섯 가지 곤궁을 막는다(塡五窮)’라고 한다.”(『연수진지(延綏鎭志)』) “5일에 밖에 나가는 것을 금기시한다. 새 고기로 솥에 넣고 숯불로 굽는다. 녹두를 넣기도 하는데 붕궁이라 한다.”(『한성현지(韓城縣志)』) 빈곤하여 어려운 지경에 빠지면 걸식하는 거지가 되어야 하는데 누가 그것을 원하겠는가! 거지가 되기를 원하지 않기에 설날에 거지를 만나는, 재수 없는 일을 당하고 싶지 않는 게 당연했다. 그렇다면 거지는 어떻게 ‘설날을 지내야’ 하는가? 사람들이 가난이 두려워 섣달 그믐날 재신을 맞이하고 길상을 그려 보우를 바라지 않던가? 거지도 눈치가 있는 법이다. 그러한 민속심리에 영합할 줄 알았다. 질도 좀 떨어지고 인쇄도 조악하지만 가격이 싼 재신상을 사서는 민가를 찾아다니며 판매한다. 행하이기도 한 희사한 돈을 받는다. 누가 감히 재신을 마다하겠는가. 길하기를 바라기에 돈을 주고서라도 재신이 들어오기를 청했다. 상냥스런 얼굴로 기쁘게 재신을 맞이하였다. 그저 재신을 보내는 거지 입에서 불길할 말이 흘러나오지 않기 바랄 뿐이었다. 그날 저녁, 사기와 같은 ‘재신을 건네주는’(送財神) 행위는 거지들이 설날을 지내기 충분한 비용이 되었다. 연중 수입원이 되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도교의 신으로 현단조원수(玄壇趙元帥), 조현랑(趙玄郞), 조공명(趙公明)으로도 불리는 재복신(財福神)이다 ; 조공명(趙公明), 본명은 랑(朗), 자는 공명(公明)이다. ‘현단(玄壇)’는 도교의 재단(齋壇)으로 호법의 뜻을 갖는다. 도교 4대 원수 중 하나다. 음간(陰間) 뇌부장수(雷部將帥)와 오방역신(五方瘟神)의 하나다. 중국의 재신으로 세간의 재원을 담당한다. 2)파오절(破五節), 중국 전통명절의 하나다. 매년 음력 정월 초닷샛날이다. 당일은 설날 휴일이 끝나고 일을 시작하는 날이다. 정월 초하루부터 초나흗날까지 지켰던 여러 가지 금기가 이날이면 전부 깨진다. 그래서 북방에서는 ‘파오절(破五節)’이라 불렀다. 이외에 설날 휴일과 나뉘니 신탁 위에 있는 공물을 철수하고 설날의 금기도 취소하기에 남방에서는 ‘격개일(隔開日)’이라 부른다. 재신(財神)인 현단진군(玄壇真君)이 이날 속세에 내려오기에 ‘접재신(接財神)’, ‘현단하강(玄壇下降)’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 기운이 모이는 마을과 집터 ☞ 마을이나 주택은 들판이 평평하고 유연하며 넓을수록 좋은 터이다. 햇빛과 달빛, 별빛이 늘 다정한 모습으로 환하게 비치는 곳이 좋다. 바람의 유통이 적당하고 비가 적정하게 오고 차고 더운 기후가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고르게 알맞은 곳이면 훌륭한 인재가 많이 나고 사람들에게 질병이나 사고가 적다. 집의 뒤쪽을 받치고 있는 주산(主山)은 무엇보다도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수려하며 단정해야 한다. 또한, 맑고 청명하여 험악하지 않고 밝으면서 아담한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간주한다. ☞ 주택의 뒤에서 내려온 산줄기, 즉 지맥을 이어주는 내룡맥(來龍脈)이 멀리서 이어져 끊어지지 않으면서 평평한 들을 건너 돌연 높아져 큰 봉우리로 솟아나고, 땅의 기운, 즉 지기(地氣)를 이어주는 용맥(龍脈)이 줄줄이 감싸고돌면서 마치 궁전의 안으로 들어온 듯하며, 뒤를 받쳐주는 주산의 형세가 편안하고 정중한 가운데 몸체가 풍만하여 가옥을 겹겹이 감싸주는 궁전 같은 곳이 아주 좋다. 주위 사방으로 조응하고 호위하는 산들이 멀리 있어 평탄하고 넓으며, 산맥이 평지에 뻗어 내렸다가 유유히 흐르는 물가에서 그쳐 평평한 들판에 집터가 이루어진 곳이 좋다. 산과 물의 조화가 없는 지역은 사람이 살 곳으로 적당하지 않으며 산이 있으면 반드시 물이 있어야 하며 물과 조화가 되어야 생생한 기운이 상호 어우러져 천지 순환의 이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오묘함을 다할 수 있다. ☞ 물은 반드시 흘러옴이 있고 흘러감이 있어야 풍수지리의 이치에 합당하는 것이며 이렇게 되어야 산천의 정기를 모아 기르게 된다. 양택은 음택과 차이가 있어 큰 물가에는 대체로 부유한 집과 훌륭한 인물이 많이 나는 유명한 마을이 많으므로 양택에서 물의 흐름은 풍요를 안겨주는 경제적인 재록(財祿)과 관계가 깊다. 비록 산중이라도 급하지 않고 잔잔하게 흐르는 시내와 산골의 물이 모이는 곳은 대대로 자손을 이어가며 건강하게 장수하며 오랫동안 살 수 있는 터가 된다. 사람이 왕래하고 주거(住居)를 이루는 산천 대지는 무릇 서로 사귀어 유정한 교세(交勢)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기운이 모이고 양명한 곳이 된다. 산은 멀리 있으면 반드시 맑고 수려하게 보이고, 가까이 있으면 맑고 깨끗하여 사람이 한 번만 보아도 무엇인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심리적인 흡족함을 느끼게 되어야 좋은 산이 되는 것이다. 조수(朝水)는 멀리 물 밖의 물을 뜻하는 말이다. 풍수에서 작은 냇물이나 작은 시냇물은 좌우로 흘러온 물이 모여 역(逆)으로 흘러드는 것이 가장 길하다. ▲ 현관과 대문의 풍수적 개념 주택에 있어서 대문은 풍수적인 시각으로 안과 밖의 공간 사이를 갈라놓는 경계이며, 가장 바깥쪽에 있는 표지이자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기(氣)가 출입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대문은 또한 사람의 입과 같으며 대문의 정의도 오늘날 아파트 건물로 인해 많은 변화가 생겼다. 통상 아파트의 대문은 방으로 들어오는 현관문을 말하는데, 특히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공간인 양택(陽宅) 풍수에서는 문의 역할을 매우 중시한다. 주택 외부에서 유행하는 모든 기운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마치 사람이 입을 통해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매우 중요하다. 풍수적으로 좋은 대문을 하고 있으면 거주하는 사람의 대외적인 운세를 상승시킬 수 있다. ☞ 양택 풍수에는 삼요소(三要素)를 중시하고 있는데 바로 대문, 안방, 부엌”을 말한다. 또 육사(六事), 즉 여섯 가지 요소가 있는데 이것은 대문(門), 도로(路), 주방(灶), 우물(井), 하수도(坑), 화장실(厠)”을 말한다. 이 중에서도 대문을 제일 첫 번째 요소로 삼고 있을 만큼 대문은 살아있는 생기(生氣)의 중추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주택의 얼굴이며, 또 사회와 개인의 공간을 구분하는 하나의 보호벽이자 칸막이에 해당한다. ▲ 행운을 유도하는 물건과 색상 ☞풍수에서는 문을 들어올 때 어떤 세 가지 물건이나 색상이 보이면 좋다고 행운을 유도한다고 여긴다. 색상으로는 붉고 예쁜 홍색이 현관으로 들어올 때 보이면 기쁘고 좋은 것을 보는 것으로 간주한다. 대문을 열고 들어올 때나 집안에 들어설 때 홍색의 담장이나 장식품을 보게 되면 좋은 기운이 가득 찬 느낌을 준다. 이것은 사람의 마음을 온화하고 편안하게 진정시키고 성정을 유연하고 화창하게 해준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또 문을 열 때 녹색이나 녹색식물이 집안에 보이면 풍수적으로 생동하는 느낌을 받게 되고 신선함과 생명력이 마음으로부터 솟아나게 되어 안목을 넓게 키우는 효과를 얻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그림이 보이면 매우 길하다고 여기는데, 이것은 문을 들어올 때 우아하고 고상한 한 폭의 운치 있는 소품이나 그림이 반겨주면 거주하는 사람에게 고품격의 교양과 좋은 인품을 배양해 준다고 여긴다. 이와 반대로 문을 열 때 보이면 풍수에서 좋지 않다고 보는 것이 또 세 가지 있다. 먼저 문을 열 때 집안에 주방이 바로 보이면 풍수에서는 돈과 재물의 소모가 많아진다고 여긴다. ☞ 이것은 불의 기운, 화기(火氣)와 관련이 있는데 즉, 문을 들어올 때 주방이 보이면 불의 기운이 사람을 충하고 재물의 기운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고 여긴다. 오행의 상극 작용으로 볼 때, 불이 금(金)을 극 하면 불이 돈을 극이라는 현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현관문을 열 때나 대문을 들어올 때 곧바로 화장실이 보이면 풍수에서는 역겨운 냄새인 악취(惡臭)가 사람을 맞이하는 것과 같다고 여긴다. 세 번째로 문을 열 때 곧바로 거울이 보이면 좋지 않다고 본다. 거울은 재물의 기운을 반사하여 밖으로 나가게 한다고 풍수에서 여기기 때문이다. 만약 대문이 곧바로 탁하고 죽은 기운인 사기(邪氣)나 혹은 불결한 기운을 털어내지 못한 채 대문과 마주치는 격이 되어 불리하다. ▲ 대문이 관련된 금기사항 ☞ 풍수적으로 대문에는 크게 두 가지 금기사항이 있다. 문을 들어올 때 대문이나 현관문이 빗장이나 문 가로대에 의해 무겁게 제어를 받는 느낌을 받으면 풍수에서는 이것을 집안에 자손에게 불리한 형상이라고 여긴다. 문의 가로대 위쪽에 너무 무거운 장식이나 문의 모양이 기계로 파 놓은 자형의 홈 모양은 문을 옥죄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하여 거주하는 사람이 뜻을 얻지 못하고 억압을 받는 형상이라 하여 풍수에서는 꺼리는 형태이다. 두 번째로 일명 “바실리카” 양식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전체 모양은 직사각형이나 대문이나 현관문의 형태가 반원 벽이 아치 또는 돔형으로 만들어졌으면 형태가 마치 묘비(墓碑)를 연상하게 하여 양택 풍수에서는 매우 불길하다고 여긴다. 집안의 대문 장식이나 실내장식을 할 때 풍수적으로 참고하면 좋다. ▲ 적합한 대문의 크기 ☞ 대문의 치수와 집은 마땅히 비례가 되어야 한다. 대문은 너무 큰데 반대로 집이 작으면 무엇인가 모르게 어울리지 않는다. 이것은 풍수에서 허실(虛實)의 관계로 보아 조화를 이루지 못한 집이라고 여긴다. 집이 작은데 대문이 크면 허(虛)하여 재물이 밖으로 새어 나간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집은 큰데 대문이 너무 작으면 이것 또한 조화롭지 못한 상태가 되고 큰 집으로 들어가는 외부의 좋은 기운이 막히고 단절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의 도량도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같다 하여 풍수에서는 꺼리고 좋은 운기를 받지 못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사실, 대문은 한 가족의 얼굴이며 새것은 좋고 오래된 것은 좋지 않다. 대문이 만약 파손되었으면 곧바로 수리하거나 너무 낡으면 다시 새것으로 바꾸어 주어야 집안에 운기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 오늘날 현대식 주택이나 건물에서는 문턱인 가로줄눈을 아주 낮게 하는데,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을 일례로 볼 때, 대문이나 현관문 아래 비교적 높은 문턱이라고 할 수 있는 횡목(橫木)을 넘어가게 했는데 이것은 본래 어떤 의미가 있는지 풍수적으로 살펴본다. 전통적으로 대부분 한국이나 중국의 전통 주택에는 대부분 대문 입구에 비교적 높은 가로줄눈이 있었다. 사람들이 대문을 출입할 때는 모두 이 대문을 받치고 있는 가로줄눈을 넘어갔다. 이것은 출입하는 사람들의 발걸음 완충작용을 도와주고 외부의 어떤 좋지 않은 힘을 막아내는 작용이 있다. 옛날의 가로줄눈은 비교적 높고 무릎까지 찬 예도 있는데, 지금은 그렇게 높이 하는 것은 사라졌다. 이 가로줄눈은 주택과 외부를 확실하게 나누어 주는 역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바람과 먼지를 차단하고 문밖의 각종 벌레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막는 기능도 하고 있다고 보아 실용가치가 매우 높았다고 여겨진다.. ▲ 행운을 유도하는 대문의 풍수적인 요건 ☞ 대문에 문제가 있으면 되도록 빨리 개선해야 재운을 증강하는 데 유리하다. 먼저 문 앞에 쓰레기나 지저분한 물건들을 놓지 않아야 하는데, 만약 있다면 다른 곳으로 옮겨 놓아야 좋은 기운이 집안에 들어온다. 또 대문이 도로와 곧바로 마주치면 극하고 충 하는 형상이 되어 풍수에서 좋지 않다고 보는데 위치상 어찌할 수 없을 때는 비보풍수의 방법으로 집 앞에 나무를 심거나 태산석(泰山石), 즉 일종의 수호석(守護石)을 설치하여 충살을 해소할 수 있다. ☞ 대문이 사당이나 묘당(廟堂)을 마주하고 있거나 사찰이 있으면 전통적으로 운기에 장애를 준다고 믿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전자파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대문이 고압 전탑을 마주하면 심신에 좋지 않은 영향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전선주 및 변압기를 마주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것들이 집으로부터 500m 이내면 인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풍수에서는 대문 앞에 고목이 있으면 운세가 불순할 뿐만 아니라 재액과 질병이 발생하기 쉽다고 보기 때문에 옮기거나 제거하는 것이 좋다. ☞ 대문이 타인의 집 모서리와 마주하면 충하고 극 하는 상이 되어 불리하다. 이것은 풍수학에서 첨예한 힘의 작용을 꺼리는 것인데 생활 속에서 매일 문을 열 때 살기(殺氣)를 마주하는 것과 같다고 하여 뜻밖의 재액이나 사고에 취약하다고 여긴다. 만약 대문이 안팎 두 곳으로 나 있으면 안팎이 같은 방향으로 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서로 배반하는 형상이 되어 불화하게 된다고 풍수에서 보는 것입니다. 전원주택이나 일반 개인 주택이면 대문이 너무 가까이 임해 있거나 대문이 흐르는 물의 방향과 같이 있으면 재물이 줄어든다고 하여 불길하다. ☞ 만약 바깥 때문과 주택의 옥내 문이 일직선으로 연결되어 있으면 재물이 고갈되고 기운이 모이지 않는다고 여긴다. 이럴 때는 병풍이나 옷장, 또는 큰 궤짝으로 이 사이를 막아야 보완이 된다. 풍수에서는 문이 너무 높으면 좋지 않다고 보는데 이것은 범죄에 연루되는 재화가 발생한다고 여긴다. 주택의 대문 안쪽 면에 그림이나 사진을 걸면 풍수에서는 기운의 출입에 장애를 준다고 하여 꺼린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신영대는? = 대한풍수연구학회 편집위원장, 한국역술인협회 공인 역학연구원이다. 중문학 박사와 풍수학자로서 ‘제주의 오름과 풍수’, ‘명리학원리대전’, ‘풍수지리학 원리’, ‘전원시인 도연명 시선', ‘흰 구름 벗을 삼아 읽어보는 당시선’ 등 다수의 저서를 냈다. '한라산 총서'의 구비전승·지명·풍수 분야와 ‘세계자연유산지구 마을일지 보고서’ 중 풍수 분야 공동 집필자로도 참여한 바 있다. 또 제주도 각 마을 '향토지' 풍수 부문에 공동 집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제주관광대 관광중국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글을 열며 페르낭 브로델은 말한다. “한반도는 일본 열도, 만주, 시베리아, 중국에 둘러싸인 독특한 전략적 위치의 희생양이 되었다.” 맞는 말이다. 한반도에 속한 제주도는 어떤가? 바다 한가운데 섬 제주도는 과거 고려(원나라), 조선의 유형지가 되었고, 말이 주인이 되는 섬이었다. 제주도는 지정학적으로 일본의 대륙 진출이나 남태평양,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가 되는 지역이다. 왜구들만이 아니라 동인도 회사의 네덜란드·영국·프랑스인들이 바타이유-나가사키 혹은 인도-홍콩-상하이-오사카 항로 중 물, 식량, 땔감 등을 공급받을 수 있는 중간 거점지역으로 이용되었다. 특히 군사적으로 중국의 일본 침략과 일본의 중국 침략을 위한 전략적인 섬이었기에 조선의 변경은 곧 안보의 최전방이 되었다. 한편 역사적으로 한반도 본토 정부는 제주 섬 주민들의 숨통을 한시라도 놓지 않는 바람에 생산력이 매우 낮았다. 과다한 진상으로 인력의 강제 동원되고 말(馬)과 남자들이 필요한 만큼 부족해지자 남자가 비어있는 자리에 여정(女丁)이라는 이름으로 여자들을 성담에 올렸으나 대안이 되지는 못했다. 이에 조선 정부는 끝내 200여 년 동안 출륙금지령을 내리고 중앙집권화의 길을 갔다. 성리학의 예의는 과도한 요역(徭役)과 진상이 필요하면서 사람의 경작할 노동력과 노동시간을 빼앗아버려 생산력이 낮아져 섬의 경제적 규모가 빈약하게 작아졌다. 그러므로 제주인들은 자신의 역할 부담을 위해서는 여러 개의 계를 들어야만 충당할 수 있었고 지금도 생활 속에 그 여진이 남아있다. 또한 왜구들은 바깥 세력으로써 급작스러운 곤란을 가져다주는 환난이었다. 해안 지역을 수시로 침략하여 살인, 납치, 강간, 약탈을 일삼고는 동쪽 수평선 너머로 사라졌다. 그러나 조선 후기가 되면서 왜구는 사라져도 왜구의 본성은 그대로 남아있어 조선 말기에도 왜구는 사라져도 일본인이라는 이미지 속에는 여전히 왜구의 얼룩이 드리워져 있었다. 외세의 일관된 특징이 있다면 분명 어떤 구실과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약소국의 생존도 약자처럼 유리한 위치에 제대로 설 수 없으므로 늘 불안하다. 섬의 안보는 모든 역량을 집중할 때 비로소 지켜지고, 국가는 그 이름을 앞세워 안보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힘의 토대는 규모 있는 경제가 말해준다. 한번 사람이 어딘가에 발자국을 남기면 꼭 누군가도 그 길을 따라간다. 처음의 길이 아니었던 것이 대로(大路)가 되는 것처럼 처음의 침탈이 어려운 것인데 두 번, 세 번이 될수록 지리·지형·정보가 축적돼 더욱 손쉽게 다시 그곳을 지배하려고 한다. 제주라는 지형이 왜구의 상륙을 더디게 하는 천연 요새이기는 했으나, 섬사람들이 스스로 편의를 위해 만든 물길을 열어버려 포구나 하천 하구가 다시 그들의 적당한 상륙 지점이 되었다. 대개 왜구가 침략한 마을들은 앞바다가 트이고 선박이 드나들기 좋은 지형을 가진 곳이다. 화북포가 그렇고, 천미포가 그렇고 모슬포가 그러했다. 편리한 대신 매우 쉽게 어려움을 가져다주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물며 외부적 요인이 어려움을 가져다줄 때는 내부적 요인은 더욱더 큰 위기를 빨리 부른다. 21세기 제주를 새로운 문명의 땅으로 이끌지는 못해도 여전히 제주인들은 상상 속에서라도 이어도를 꿈꾼다. 그러나 우리는 구식이 될 수는 없다. 상상은 결코 현실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없는 것에서 있음이 나올 수 없는 것처럼, 현실은 현실적으로만 사고할 때 이루어진다. 왜구는 한때 역사적인 개념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간, 집단, 국가인 한에서는 언제라도 왜구의 길과 같은 본성을 숨기고서 다른 어떤 이름으로 혹은 어느 장소에 제2, 제3의 왜구의 모습으로 재등장할 수가 있다. 서양 세력을 보면 오늘 우리가 경계해야 할 시대정신이 또 다른 왜구를 분쇄하는 것이다. 동맹도 이익을 위해서는 협박하는 오늘날 국제정치에 또 다른 왜구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기우(杞憂)일까? 왜구의 구분에 대하여 왜구라는 말은 원·명나라 혹은 고려·조선의 기록에서 살상과 약탈을 저지르는 일본인 혹은 일본인 집단체로 부르는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왜구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전기(前期)에 걸쳐서 일본인으로 구성된 무장 집단에 의해 행해진 약탈 및 납치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일본 학계에서는 왜구의 구분을 전기 왜구(前期倭寇)와 후기 왜구(後期倭寇)로 나누어 말한다. 전기 왜구란 14~15세기의 왜구를 통칭하며, 후기 왜구는 16세기의 왜구를 가리킨다. 다시 말해 전기 왜구는 일본인으로 구성된 집단인 데 반해, 후기 왜구는 일본인이 10~20% 정도이고 대부분은 중국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것이 일본 왜구 연구자들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사실 왜구를 전기 왜구(前期倭寇)와 후기 왜구(後期倭寇)로 처음 구분한 일본인 학자는 1959년 다나카 다케오(田中健夫)로 이 말을 유행시킨 인물이다. 왜구에 대한 이 이분법적 구분은 지금도 왜구 연구자들에게 즐겨 사용하는 역사 개념이 되고 있다. 또 다케오는 왜구라는 개념이 성립되고 고려인이 그것에 대한 인식이 고정된 시점을 1350년 경인년 이후의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14~15세기 왜구가 전기 왜구의 출발이라고 설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무라이 쇼스케(村井章介)는 다나카가 전기 왜구 구분에서 누락시킨 13세기 왜구를 문제 삼아 다시 ‘초발기 왜구’라고 새롭게 규정하면서 3분법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 역사학자 김보한은 다나카의 전기·후기 왜구 구분과 누락된 13세기 왜구를 보강한 초발기·전기·후기 왜구라는 무라이의 구분이 시대적인 전개 과정에서 불안정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논지에 대한 대안으로 일본사 시대 구분을 새롭게 적용하여 가마쿠라기·무로마치기·센고쿠기 왜구라는 개념으로 3구분법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테면 가마쿠라기 왜구는 1223년부터 1323년까지 왜구를 말한다. 무로마치기 왜구는 시기적으로 고려말과 원말·명초가 겹치는 시기에 출현하기 시작해 지역적으로는 고려의 남해·서해안을 거쳐 산둥반도와 중국 연해로 연결되는 무역로를 따라 동아시아까지 활동했던 15세기 왜구를 말한다. 센고쿠기의 왜구는 16세기에 활동했던 왜구로 설정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