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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태의 [퓨전제주무림(武林) 시즌 2] (6) 영훈공, 이번 주 공식 출격 선언 첩보

적막했다. 텅 빈 수련장은 도무지 적응되지 않았다. 수백조 원 중원무림 예산을 쥐고 흔들었던 게 엊그제였다. 정신이 어수선할 정도로 수많았던 휘하들은 나른한 봄날의 꿈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내 수련장에 노크 소리가 들린 적이 언제였던가. 도무지 기억에 없었다. 타의적 독고다이(独孤多異) 무사가 되고만 것인가.

 

인지도 상승 수련을 위해 시전을 한 바퀴 돌 때는 “누구라 마씸?” 하는 통에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저, 성유검이우다” 했지만, 반응은 눈만 껌벅껌벅.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수련하고 있는가. 제주무림은 왜 이렇게 나에게 매정하게 대하는가.

 

국민의힘방도 섭섭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집안싸움으로 몸살을 앓고, 전국무림 판세도 TK(대구, 경북)무림만 빼곤 위기에 놓여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중원 지원 없이 각자도생(各自圖生) 하라는 말인가.

 

3자 대결로 경선 흥행몰이를 하는 민주방 무사들이 생각났다. 살짝 배가 아픈 상황이었지만, 가소로웠다.

 

“정책설계와 운용 무공엔 관심이 없고 행사장 무공에만 익숙한 자들이다. 영훈공은 지난 4년 동안의 성과에 대해 도민무림인으로부터 낙제점을 받았다. 대림검은 오랫동안 정치무공을 펼치면서 수많은 약속을 했지만 책임을 진 적이 없다. 성곤검은 또 어떤가. 3선 중원무림의원을 지내면서 서귀포무림에서 해놓은 게 뭐가 있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성유검은 문득 지난날이 떠올랐다. 가슴 벅찬 ‘4전 5기’ 신화였다. 눈을 감고 내공 급충전 명상을 시작했다. 금세 충전 100%. 눈이 번쩍 뜨였다. 성유검은 호검의 무림 플랫폼에 무사회원 가입을 하곤, 자신의 초미니 자서전을 리얼타임으로 썼다.

 

제목은 ‘달려라, 날아라 성유검!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시각, 호검은 정체 모를 이에게서 긴급 카톡을 받았다. ‘영훈공, 이번 주 공식 출마 선언. 단, 예비무사 등록은 4.3 맏상제 핑계로 미룰 듯. 출마 선언 후 비무준비캠프 공식 오픈.’

 

호검이 탄식했다. “오늘은 왜 이렇게 바쁜 거야. 영훈공 공식 출격 첩보에 성유검 초미니자서전까지. 우선 내 회원무사로 가입한 성유검 초미니 자서전부터 읽는 게 상도의지.”

 

◆ 마루치 아라치 주제곡의 예언

 

무림 1964년 3월, 제주시 용담동 출생. 초등 무림시절 그를 무사의 길로 이끈 MBC방 라디오 연속극 프로가 있었다. 60년대생 아동무사들을 열광하게 했던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였다.

 

“달려라 마루치, 날아라 아라치…. 정의의 주먹에 파란해골 13호 납작코가 되었네~”

 

애창곡 마루치 아라치 주제가를 흥얼거리던 성유검은 멈칫했다. 지금 자신의 상황과 너무나도 흡사했던 것이었다.

 

“내 미래를 위한 예언 곡이었던가. 파란색(파란해골 13호)은 민주방의 상징색. 마루치 아라치 이름 색은 공교롭게도 국민의힘방을 상징하는 빨간색이다. 마루치와 아라치는 내게 불의를 물리치는 정의감을 심어줬어. 내 반드시 파란 해골 13호를 물리쳐 전국무림 지도 색깔을 바꾸고야 말 거야.”

 

 

성유검은 다시 집중했다. 아버지는 높은 직책을 지낸 포졸간부였다. 그 때문이었을까. 초등무림 때부터 혹독한 가정수련을 받아야 했다. 용두암 인근 얼음장 같은 용천수가 솟는 곳에서 혹독한 겨울에도 냉수마찰수련. 덕분에 아버지는 목욕탕수련비를 아낄 수 있었다.

 

세월 급가속 모드, 연세대무림 경제학과에 입학한 시절이었다. 소년 급제를 하고 싶었다. 대학무림 1학년을 마치자마자 전지훈련장인 절에 들어가 고시수련 플랜을 세웠다. 고된 수련의 서막이었다. 진시(辰時)부터 해시(亥時)까지 고시무림방 ‘경헌제방’에서 수련하다 3학년 때 1차 관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멀고도 먼 길이 예고되어 있었다. 낙방을 거듭하며 소년급제의 꿈은 물 건너가고 말았다. 캠퍼스 낭만은커녕 제대로 된 연애도 한 번 못 하며 대학시절 시간을 몽땅 투자했는데 말이다.

 

 

대학무림 졸업 후엔 좀 복잡해졌다. 1차 고배, 1차 합격 후 2차 실패, 또 2차 실패였다. “실패도 반복되면 습관이 되는구나.”, 하곤 깊은 한숨을 지었다. 하지만, 무림 1989년 최종 관문을 통과한다. 전적을 보면 1차 관문 3번 합격, 2차 관문 4번 탈락 후 통과. 말 그대로 ‘4전 5기’였다.

 

성유검은 남에겐 쉽사리 털어놓지 못할 고뇌가 있었다. 결혼 얘기만 나오면 몸이 움츠러들었다. 권위주의적 가부장제 무사 집안의 장손, 1년에 12번이 넘는 제사수련, 성격과 내공이 센 누나검과 여동생검. 가벼운 소개팅비무도 힘든 악조건이었다. 가문의 소개로 만난 이화여대무림에서 약대 무공을 익힌 경민낭자에게 비장한 각오로 집안 내력을 상세하게 고백했다. 경민낭자는 약처방을 찾는 듯 당황해하며 잠시 고심하더니 결혼을 수락한다. 3번의 만남, 45일이란 초스피드로 결혼에 성공한 것이었다.

 

서울집에 신혼집을 차렸던 당시였다. 경민낭자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시아버지가 헛기침하며 쑥스러운 듯 봉인한 봉투를 내밀었다. 사랑스러운 며느리무사에게 주는 시아버지의 첫 선물. 감사해하며 받았다. 하지만,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어보곤 소스라치게 놀라고 만다. 빼곡하게 적혀 있는 제삿날 명부였다. 집에서 모시는 제사수련이 일 년에 12번이 넘었다. 그중 5번의 제사는 빨간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다. 그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반드시 제주무림으로 내려와 출전해야 하는 제사였다.

 

◆기재부 컨트롤타워 핸들 잡은 성유검

 

중원무림 기획재정부 소속 무사가 된 후였다. 중원무림 예산 수백조 원을 배분 계산을 하곤, 그 무거운 돈을 등짐으로 나르는 곳. 힘깨나 쓰는 무사들이 몰려 있는 곳이었다. 성유검은 출세는 못 해도 ‘변방 무사여서 무능하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는 않았다.

 

자정이 넘어서야 퇴근하고,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기도 전인 꼭두새벽에 출근하는 강행군이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무림 2011년 예산총괄과장 무사의 직위에 오른다. 이후 무림 2019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까지 오른다. 중원무림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핸들을 잡은 것이었다. 장차관을 빼곤 넘버1 운전무사. 그뿐이 아니었다. 중앙부처 제주무림 출신 무사 모임인 ‘제공회’ 수장으로도 선출되며 무사인생 황금기를 맞는다.

 

당시, 여식에게서 받은 편지. “사랑하는 아빠검, 흔히 차를 운전하면 본래 무사의 성격이 나온다고 하는데, 핸들을 잡고서도 화를 내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아마 그래서 저도 성향이 화를 내는 편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나 봐요.”

 

그는 회고했다. 자나 깨나 제주무림에 대한 애정, 제주대병원방, 국립제주호국원방, 기상청 제주청사방 등 예산확보에 많은 힘을 썼다. 무림 2019년 12월엔 30년 공직무사 생활을 마무리하곤 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하 2,000여 명, 자산 7조 원에 달하는 공기업방이었다.

 

“0.2% 인구의 유대무림인이 세계무림을 움직이는 것은 무사 네트워크 덕분이다. 30년 동안 구축해 온 무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원무림과 긴밀한 협력적 관계를 조성하면서 제주 무림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밀알이 되고 싶다.”

 

성유검은 돌연 캠코에 사표를 내곤 무림 2022년 4월, 국민의힘방 제주맹주 후보 비무에 첫 출전한다. 결과는 향진검 40.61%, 성철검 37.22%에 이어 28.45%. 꼴찌로 탈락했다.

 

◆ 성유검 “결선비무 진출 ‘성곤검과 대림검’, 최종 경선승자 성곤검”

 

성유검 초미니 자서전을 완독한 호검은 몹시도 궁금해졌다. 지금 제주무림 최대 관심사는 민주방 경선에서 누가 승리할까였다. 본선에서 맞붙을 무사라면 의미 있는 예측이 나올 것 같았다. 성유검에게 카톡을 보냈다.

 

“경선비무 룰은 확정됐어. 과반수 득표 무사가 없을 때 누가 결선 비무 후보가 될 것으로 예측하는가? 또 경선 최종 승리 무사는 누구일 것 같은가?”

 

성유검은 미리 준비했다는 듯 초스피드로 답변 톡을 보냈다.

 

“결선투표 진출 무사는 성곤검과 대림검이 될 것이다. 결국, 경선 최종 승리 무사는 성곤검이 되겠지. 감점 요인도 없고, 정치행보를 보면 큰 약점이 없기 때문이지.”

 

호검은 고심했다. 호시탐탐 성곤검의 중원무림의원직을 노리는 기철검이 생각나서였다. 성곤검이 민주방 후보가 되면 서귀포무림에선 중원무림의원 보궐비무가 치러지기 때문이었다. 유권자 무사들은 월 천 원만 꾸준히 내면 권리방적을 보유할 수 있다. 민주방과 국민의힘방에 양다리를 걸친 무사들은 너무 많았다. 호검이 탄식하듯 말했다.

 

“만약, 기철검이 몰래 자신의 수하들을 가동해 민주방 경선비무에 개입한다면 성곤검이 경선비무 승리무사가 될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지. 선관위방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역선택무공 말이야.”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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