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서민생활사 연구자 고광민 선생이 40여 년 현장 조사 성과를 집대성한 사진·도구 기획전인 '물질, 제주 해녀의 갯곳 생활사'가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에서 열린다. '갯곳'은 '바닷가'를 뜻하는 제주어다. 이번 전시에서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제주 구좌읍, 성산읍, 우도, 마라도 등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20여 점과 해녀 물질 도구들을 선보인다. 고광민 선생의 현장 조사 기록인 '제주 생활사', '제주도의 생산기술과 민속', '섬사람들의 삶과 도구', '한국의 바구니', '마라도의 역사와 민속' 등의 저서도 함께 전시된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봄 기운이 완연한 지금, 오늘 하루는 다섯 날을 쉼 없이 산 당신을 위한 시간입니다. 여유로운 주말, 시 한 편의 여유를 선사합니다. 당신의 주말을 위하여. 매주말 허유미 시인이 전하는 '잠시의 여유'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눈물 한 방울 허유미 바다는 해녀의 거대한 눈물 한 방울이라서 파도는 눈물 한 방울의 흔들거리는 몸짓이어서 눈물 한 방울이 섬을 꼭 안고 있어서 우리는 해 질 녘이면 눈물 젖은 몸으로 가족의 이마를 만져 주어서 노래를 부르고 있어서 별은 눈물의 깊이를 알고 있어서 바다에서 사뭇 반짝이고 눈물에 가라앉은 숨비소리는 찬 바람을 모으고 있어서 바다가 바람보다 커서 눈물의 온기로 섬이 잠들어서 발아래 훌쩍훌쩍 물결치는 밤이어도 우리는 등대처럼 서로의 어두운 얼굴을 거대한 눈물 한 방울로 감싸고 있네 새벽에 나가 바다에서 하루를 다 쓰고 집에 돌아온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온기가 있다. 그 온기가 온 집안을 안고 섬을 안으면 우리는 어느새 해 질 녘이 된다. 멀리 파도 소리가 들린다. 철썩철썩이던 파도가 훌쩍훌쩍 들릴 때 엄마는 가족의 이마를 한 번씩 쓸어주고 있었다. 고단한 노래를 대신 부르듯. 물에 깊이 든 날은 별이 유난히 반짝였다. 한
전쟁의 포연이 채 가시지도 않은 1954년 4월. 190㎝ 훤칠한 키에 검은 사제복을 입은 외국인 신부가 목포항에서 배를 타고 새 임지인 제주 한림에 당도했다. 낯선 외국인 신부를 보고 몰려든 주민들은 '미군인가', '저 옷은 군복이 아니잖아', '교회에서 왔나?' 수군댔고, 신부는 그런 주민들을 향해 휙 돌아선 후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또박또박 말했다. "나는 미국 놈 아니에요. 아일랜드 놈이에요." 아일랜드 출신으로 한국에서 60년 이상을 바친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1928∼2018) 신부와 한림 주민들의 첫 만남이었다. 신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초록'은 제주를 사랑한 임피제 신부와 그가 만든 이시돌 목장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작가 김태훈이 쓰고, 사진작가 준초이의 사진이 더해졌다. 전쟁의 포연이 채 가시지도 않은 1954년 4월. 190㎝ 훤칠한 키에 검은 사제복을 입은 외국인 신부가 목포항에서 배를 타고 새 임지인 제주 한림에 당도했다. 낯선 외국인 신부를 보고 몰려든 주민들은 '미군인가', '저 옷은 군복이 아니잖아', '교회에서 왔나?' 수군댔고, 신부는 그런 주민들을 향해 휙 돌아선 후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또박또박 말
서귀포시는 국악의날을 기념해 제주풍류회 두모악의 공연 '여민락, 제주하늘에 울리는 K-클래식'을 다음달 5일 오후 7시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연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주관하는 '2026 공공 공연장 연계 창·제작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제주에서 대편성 정악(正樂, 궁중음악·풍류음악) 무대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공연의 중심이 되는 '여민락'은 조선 세종대왕이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자 만든 곡으로 이번 무대에서는 제주 최초로 전곡에 가까운 대편성 연주가 펼쳐질 예정이다. 60분간 진행되는 공연에는 한국 정악계의 명인 송인길 집박(서양 음악에서의 지휘자 역할)을 중심으로 가야금, 거문고, 대금, 소금, 피리, 해금, 아쟁, 장구, 좌고 등 제주풍류회 두모악 및 전통 악기 연주자들이 참여해 깊이있는 궁중음악을 선사한다. 제주풍류회 두모악은 2017년 창단 이후 탐라순력도 양로 공연 재현 행사 등을 통해 제주 문화유산 발굴과 보존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전통예술 단체다. 무료 공연이다. 티켓은 오는 14일 오전 10시부터 서귀포e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서귀포예술의전당(☎064-76
사단법인 제주자연힐링문화연구소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제주탐나라공화국 노자예술원에서 「신영대의 인생풍수」를 주제로 한 특별 힐링 체험 행사를 연다. 신영대 제주관광대 교수는 지난해 8월부터 <제이누리>에 '기(氣)가 흐르는 치유풍수'를 연재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내 속의 나를 찾아서'라는 주제 아래 자연과 인간, 몸과 마음의 조화를 바탕으로 오행(五行)의 기운을 체험하며 심신의 균형과 회복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특히 노자의 철학인 ‘상선약수(上善若水)’ 정신을 바탕으로 인생 풍수의 의미를 되새기며 '심신 회복'과 '불로(不老) 체험'을 중심으로 다양한 힐링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풍수 음택·양택 상담 및 제주탐나라공화국 내 노자를 상징으로 한 힐링 코스 체험 ▲사주명리 및 사주 물상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명과 상담 ▲‘리버스 에이징(Reverse Aging)’ 역노화를 위한 혈자리 페이스 요가 체험 ▲심신 안정과 에너지 상승을 위한 행운의 기(氣) 부적 시연 및 만들기 체험 ▲자연 속 오행의 기운 유도 및 체험 ▲태극 기공을 통한 심신 에너지 활성화 ▲‘저절로 춤’ 시연 및 체험 등이다. 특히 ‘저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기왓가마 터 3기가 발굴됐다. 11일 제주시와 일영문화유산연구원에 따르면 제주 대유대림∼간드락마을 도로개설에 앞서 지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주시 화북동 황사평 일원에서 기와 가마터, 수혈유구(구덩이 흔적) 7기, 매납유구(청자 등 보관 구덩이) 1기 등이 나왔다. 기왓가마는 전체적으로 가마 구조가 대체로 양호하게 잔존했으며 전체 길이는 각각 934㎝, 887㎝, 1178㎝다. 가마터는 반지하식과 지하식 형태로 화구와 연소실(불을 피우는 공간), 소성실(기와를 놓는 곳) 등으로 이뤄졌다. 가마터에서 발견된 기와의 문양은 대부분 고려시대에 유행했던 수지문 계열 및 방곽문이 혼합된 복합문과 연화문(연꽃무늬)이다. 막새기와 전돌 등이 출토됐다. 매납유구에서는 청자대접이 원형으로 확인됐으며 청자 파편, 도기 파편 등도 다량 나왔다. 일영문화유산연구원은 자문회의 자료집에서 "일반적으로 기왓가마 형태가 고려시대 지하식에서 반지하식을 거쳐 조선시대에는 지상식으로 변천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번 발굴 가마터는 고려 초·중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기왓가마의 경우 제주도 내에서는 시기적으로는 조선시대 이후에 한정돼 왔지만,
제주 문단을 대표하는 고성기 시인의 시선집 출판기념 문학콘서트 「섬에 걸린 詩의 시간」이 오는 20일 오후 7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제주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추진하는 ‘2026년 제주원로예술인지원사업’ 선정 사업으로 마련됐다. 제주 원로 문인의 작품 세계와 지역 문학의 가치를 도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기획됐다. 시집 『섬에 걸린 노을이 아름답다』 출간을 기념하여 열리는 이번 문학콘서트는 시와 음악, 낭송, 문학토크가 어우러지는 복합형 문학행사로 진행된다. 이번에 출간된 시선집 『섬에 걸린 노을이 아름답다』는 고성기 시인이 오랜 시간 써 내려온 작품들 가운데 제주 섬의 풍경과 자연, 가족과 삶, 그리고 생에 대한 성찰을 중심으로 엮어낸 시선집이다. 시선집은 7부로 구성돼 있다. 섬과 바다, 제주의 자연과 계절, 가족의 기억, 삶에 대한 성찰 등을 주요 주제로 담아내고 있다. 이번 문학콘서트는 시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축하 인사, 작가의 삶과 문학, 축하공연, 시낭송, 문학토크 등 다양한 내용으로 진행된다. 특히 문학토크에서는 고성기 시인의 작품 세계를 중심으로 제주 문학의 정체성과 섬의 언어, 자연과 삶이 문학 속에서 어떻게 기록되고 확
봄 기운이 완연한 지금, 오늘 하루는 다섯 날을 쉼 없이 산 당신을 위한 시간입니다. 여유로운 주말, 시 한 편의 여유를 선사합니다. 당신의 주말을 위하여. 매주말 허유미 시인이 전하는 '잠시의 여유'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소라 맛 보려면 허유미 소라 맛을 보러왔다가 술 한 잔 먹고 소라 몇 번 씹고 소라 맛 좋네 하는 손님에게 엄마는 말했다 고추 맛을 보려면 수백 개의 해와 수백 개의 달과 수만 개의 빗방울을 생각한 다음에야 아삭한 고추 맛을 아는데 소라 맛을 보려면 마라도 끝에서부터 오는 물살과 수십 번의 숨비소리를 생각한 다음 먹어야 소라의 고소함을 알 수 있어요 아주메 소라 맛 알다가 세월 끝나면 어쩌요 소라 잡다 세월 끝나는 사람도 있으니 소라 맛 알다 세월 끝나는 사람도 있어야지요 소라 팔며 자식 키우다 세월 끝나는 부모가 있으면 부모 맘 알려고 세월 끝나는 자식도 있을 테고요 오늘 먹은 소라가 세월 끝 바라보는 여든 할머니가 잡은 소라예요 나를 힐끔 돌아보지 않고 해녀 식당 지붕 들썩이도록 큰 소리로 말한다 소설 동백꽃에서 점순이는 소년에게 “느그 집에 이거 없지” 생색을 내며 봄감자를 내민다. 봄감자가 맛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나는 오늘
한국현대사 최대의 참상인 제주4.3사건 당시 다수 인명의 살상을 막은 문형순 경찰서장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 '한국판 쉰들러'로 불리는 경찰영웅의 이야기다. 영화제작사 에이치필름은 경찰영웅 문형순 서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부당하므로 불이행>(가제)을 제작한다고 6일 밝혔다. 문 서장은 평안남도 안주 남평 문씨 출생이다. 일제강점기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양성했던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해 1920년대 만주로 넘어가 의용군과 고려혁명군 군사교관 등으로 활동했다. 1947년 5월 경찰에 경위로 입문했다. 문 서장은 1947년 7월 경감 계급 경찰로 제주도에 부임했다. 문 경감이 모슬포경찰서장으로 근무했던 1948년 12월, 군경이 대정읍 하모리에서 좌익총책을 검거해 관련자 100여명의 명단을 압수했다. 토벌대는 주민들에게 "과거에 조금이라도 무장대에 협조한 사실이 있으면 자수해 편히 살라"고 말하며 이미 '명단'을 확보하고 있다거나, 자수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발각되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자수자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고 토벌대는 이들을 가차없이 학살했다. 모슬포에서도 주민 100여명이 자수했고 서북청년단(서청)이 조서를
건강에 유익한 식물 화학성분(파이토케미컬)의 특성, 효능 및 이용 방안 등을 쉽게 설명하는 생명과학 도서가 발간됐다. 제주대는 생명자원과학대학 생명공학부의 김창숙 교수가 건강에 좋은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 이야기를 담은 ‘밥상 위의 과학’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김창숙 교수에 따르면 이번에 발간된 ‘밥상 위의 과학’은 김창숙 교수가 학생들과 수업에서, 이웃들과의 소소한 대화에서 느꼈던 생활 속의 과학에 대한 갈증에서 시작됐다. 이 책은 움직일 수 없는 식물체는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어떻게 지키고 있을까? 우리가 매일 먹는 밥상 위의 과일과 채소의 빨간색, 노란색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등 수많은 궁금증에 대한 대답을 간결하면서도 쉽게 정리해 소개한 교양 과학 도서다. “밥상 위의 마늘을 생으로 먹을까?” “구워서 먹을까?” “왜 냉장고에 넣어 둔 수박이 더 맛있을까?” 와 같은 생활 속의 질문들을 122개 주제별로 415페이지 분량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생명과학 지식을 우리 곁의 친숙한 음식을 통해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제7의 영양소라 불리는 파이토케미컬의 항산화, 항염증, 항암 효능
봄 기운이 완연한 지금, 오늘 하루는 다섯 날을 쉼 없이 산 당신을 위한 시간입니다. 여유로운 주말, 시 한 편의 여유를 선사합니다. 당신의 주말을 위하여. 매주말 허유미 시인이 전하는 '잠시의 여유'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인어공주 허유미 아무래도 우리 할머니 인어 같아 허리 아파서 종일 누워 있어 다릿심도 없어 걷지도 못하는데 할아버지가 고무옷 입히고 업어서 바다에 퐁당 빠뜨려 주면 아프던 허리는 어디 갔는지 가파도 근처까지 헤엄치더래 며칠 동안 입을 안 열던 할머니가 바다에만 가면 꽃노래도 부르고 열 길 물속 얘기하느라 할아버지보고 먼저 집에 들어가라 한다네 다른 해녀들 밤 되어 다 집에 가도 할머니는 한참 동안 바다를 바라본대 어제는 아빠랑 할머니 데리러 갔는데 할머니 눈에 그 넓은 바다가 다 들어있어 눈망울이 보름달만큼 커져 있었어 별빛 받은 할머니 얼굴이 소녀 같더라니깐 집으로 돌아와 새근새근 주무시는데 숨소리마다 물거품이 피어올랐어 세 살부터 들어가 놀던 바다에서는 돌아가신 부모 형제 얼굴이며 옛 기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나시나 봐 동화책 속 인어 공주가 아닌, 나는 실제 인어 공주를 보았습니다. 여든이 넘은 할머니를 아들과 할아버지가 물가로
제주여민회는 일상에서의 성평등문화 확산을 위한 제27회 제주여성영화제(JJWFF)를 오는 10월 15∼18일 연다고 29일 밝혔다. 본 영화제의 부대 행사로 5월부터 9월까지 롯데시네마제주연동 1관에서 제주씨네페미학교가 매달 1회씩 운영된다. 4회의 영화 상영과 평론가 강의 형태의 아카데미 1회로 구성됐다. 내달 첫 상영 영화는 유재인 감독의 '지우러 가는 길'이다. 이 작품은 담임 선생님과 비밀 연애를 한 고등학생 '윤지'가 불법 낙태약을 구매하기 위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또 내달 요망진당선작 공모전과 제주지역작품 초청 공모전이 진행된다. '요망진'은 '야무진'을 뜻하는 제주어로, 공모전을 통해 신진 여성 감독들의 단편 영화 10편을 선정해 본선에서 상영한다. 제주지역작품 초청 공모전은 제주에 연고가 있는 감독의 작품이나 제주를 배경으로 촬영된 제주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대상으로 한다. 제주여민회는 본 영화제에서 영화 상영 외에도 집담회와 포럼 등 다양한 섹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