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치자마자 주머니에서 풀잎을 꺼내 입속에 넣고 씹으면서 두 팔을 벌려 혼자서 동굴 앞을 막아섰다. 동굴 속의 바람소리가 가까워졌다. 이윽고 황색 머리에 푸른 몸, 머리에는 짧은 뿔, 사람 넓적다리만한 커다란 뱀이 바람과 함께 동굴 밖으로 나와서는 거지 두목을 보자마자 몸을 휘감았다. 머리를 곧추세우고 숨을 내뿜으니 윙윙 울렸다. 거지 두목은 당황하지 않고 느긋하게 눈을 감고 계속해서 입속에 넣고 씹고 있던 풀의 즙을 내뿜으며 막아섰다. 거대한 뱀은 머리는 밑으로 내렸지만 둘둘 감은 몸에 힘을 더했다. 다른 거지들이 풀잎을 건네자 거지 두목은 풀잎을 씹으면서 뱀에게 수결을 해보였다. 거대한 뱀은 다시 머리를 쳐들고 힘을 더 냈으나 거지 두목은 풀의 즙을 내뿜으면서 아랑곳 않고 막아섰다. 뱀은 지쳤는지 다시 머리를 내렸다. 그렇게 세 차례를 반복하자 거대한 뱀은 견디지 못하고서 거지 두목의 몸에서 떨어져 꿈틀꿈틀 기어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거지 두목과 사왕이 악전고투를 하는 사이에 다른 거지들은 남아있던 뱀들을 모조리 잡아 바구니에 담았다. 모두가 기뻐하며 사찰 앞까지 돌아왔을 때 거지 두목의 얼굴이 점점 부어오르더니 얼마 없어 귀와 눈, 입, 코
전쟁, 학살, 폭력의 역사를 스크린으로 만난다. 지금도 세계서 지속되고 있는 참혹한 현장이다. 제주4·3평화재단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에서 '제3회 제주4·3영화제'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영화의 출품국가와 수는 13개국, 모두 31편이다. 각각 중요한 역사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우선 군사 분쟁과 민간인 피해가 수십 년째 지속되는 가자 지구를 조명한 작품이 상영된다. 개막작 ‘그라운드 제로로부터’(2024)는 가자지구 출신 영화감독 22명이 참여해 다양한 영상 장르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노 어더 랜드’(2024)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팔레스타인에서 진행된 강제 퇴거와 가옥 철거를 팔레스타인 활동가와 이스라엘 언론인이 함께 기록했다. 단편작 ‘팔레스타인을 위한 두 대의 카메라’(2025)는 고향을 떠나 한국에서 지내는 젊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솔직한 감정을 담았다. 유럽, 남미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군사독재의 상흔도 영화로 만날 수 있다. 폐막작 ‘지금, 녜인’(2025)은 현재 진행형인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한국에 사는 미얀마인과 한국인 부부의 일상
올해 제주도 농업인상에 송철주·김덕문·양희전·강필석·정문경·오정자씨가 선정됐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2025년 제주도 농업인상' 6개 부문 수상자를 최종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수상자는 일반작물 부문 송철주(제주시 구좌읍), 감귤 부문 김덕문(서귀포시 신효동), 친환경농업 부문 양희전(제주시 연동), 축산 부문 강필석(제주시 봉개동), 여성농업인 부문 정문경(제주시 봉개동), 유통가공 부문 오정자(서귀포시 하효동)씨 등 모두 6명이다. 송철주 농업인은 당근 출하 시 철저한 등급별 선별을 통해 비상품 출하를 근절해 제주 당근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 또 농업기술원 육성 ‘탐나’ 감자 보급과 재배 확산에도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인정 받았다. 김덕문 농업인은 황금향 토양피복 재배기술을 도입해 고당도·고품질 감귤을 생산하고, 고온성 미생물 배양 관주 시비기술 보급으로 노동력과 경영비 절감은 물론 농업정책 제안을 통한 농업인 권익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을 얻었다. 양희전 농업인은 유기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상품 개발로 소득 증대와 함께 친환경농업의 탄소중립 공익적 가치와 연계해 녹색 성장산업을 선도했다. 아울러 청년농업인 멘토링을 통한 유기농업 기술 전수와 인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오는 21일 한라산 영실탐방로에서 '나무가 먼저 입은 겨울 옷'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라산 구석구석' 시리즈의 일곱 번째 행사다. 참가자들이 자연환경 해설사와 함께 3.7㎞ 구간을 걸으며 겨울을 준비하는 한라산의 나무와 식물, 생태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한라산 구석구석’은 자연환경해설사와 함께 영실탐방로를 집중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영실탐방로는 설문대할망 전설이 깃든 명승지다. 영실기암과 오백나한, 선작지왓 등 주요 경관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어 많은 탐방객에게 사랑받는 코스다.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한라산 영실은 가을, 겨울 풍광이 빼어나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겨울나무의 생명 순환과 자연의 지혜를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참가 신청은 한라산국립공원소 누리집이나 전화(064-710-7892,7886)로 가능하다. 참여 인원은 선착순 30명으로 제한된다. 기상 악화나 현장 상황에 따라 취소될 수 있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제주 신성여고 ‘모루꽃 만들기' 학부모 동아리가 지난 17일 손뜨개로 제작한 동백꽃 조화 1000송이를 제주4·3평화재단에 기탁했다. 이번 기탁은 4·3의 아픔을 기억하고 평화의 뜻을 전하기 위한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마음에서 비롯됐다. 학부모들은 수개월에 걸쳐 직접 손뜨개로 동백꽃을 제작하며 4·3이 전한 평화와 인권의 의미를 한 땀 한 땀에 새겼다. 현희경 동아리 회장은 “작은 정성이지만 4·3이 널리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동백꽃을 통해 평화와 인권의 메시지가 널리 전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동백꽃을 4·3평화재단에 기증하도록 연결해 준 김기환 도의원은 “오늘 이 자리는 평화의 가치를 일상에서 실천하려는 소중한 마음이 모인 자리”라며 “학부모 한 분 한 분의 정성이 담긴 동백꽃이 4·3을 기억하고 전하는 따뜻한 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신성여고 학부모동아리의 따뜻한 마음과 참여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탁해 주신 동백꽃을 소중히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K리그 구단 산하 유소년 클럽과 아시아 명문 구단 유소년 클럽이 만나 대결을 펼치는 'K리그 아시안 유스 챔피언십 제주 2025'가 18일 막을 올렸다. 제주SK FC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함께 오는 22일까지 서귀포시 걸매운동장에서 'K리그 아시안 유스 챔피언십 제주 2025'을 연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 4팀, 해외 4팀 등 모두 8개 팀이 참가한다. U-18 대회로 2007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만 참여 가능하다. A조에는 제주SK를 비롯해 부산아이파크, V-파렌 나가사키(일본), 페르시잡 즈파라(인도네시아)가, B조에는 서울시축구협회U18선발팀, 수원FC, PVF 풋볼 아카데미(베트남), 헝다 축구학교(중국)가 편성됐다. 18일부터 20일까지 조별리그를 치른 뒤 오는 22일 각 조 1위팀끼리 결승전을 치른다. 각 조 2, 3, 4위도 맞대결을 펼친다. 이밖에도 지도자 간담회 및 길림체육대학 관계자 방문으로 국제 교류 활동의 장도 마련된다. 제주SK FC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단과 국내외 클럽의 학부모, 관계자 등의 지역 방문을 통해 직·간접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제주SK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현장에서 양질
제주 겨울 여행객을 위한 웰니스 인증 관광지의 특별 혜택이 제공된다. 제주관광공사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겨울 제주 여행주간을 맞아 동카름(구좌읍·성산읍·표선면)과 알가름(서귀포시내·남원읍) 지역의 제주 웰니스 인증 관광지 5곳에서 특별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숲·차(茶)·명상·체험 등 제주의 웰니스 프로그램을 30%에서 최대 6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공사는 제주동백마을의 솥밥 쿠킹클래스와 고사리 동백오일 파스타 만들기, 취다선리조트의 명상과 차(茶)의 순간, 회수다옥의 티(TEA) 맡김 차림, 머체왓숲의 숲 해설 프로그램과 족욕 프로그램, 블루베리 디저트 클래스 등을 각 30% 할인된 금액으로 제공한다. 이와 함께 머체왓숲에선 특별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한정적으로 운영된다. 제주 어멍 숲 치유 여정 프로그램, 스마트밴드로 심박수 체크와 회복 탄력 챌린지 프로그램(바디리셋), 머체왓 숲에서 쉼표를·내 손으로 만들다 등의 프로그램은 60% 할인이 적용된다. 아울러 WE호텔의 숲 요가 프로그램인 회수다옥의 티 맡김 차림을 연계한 제주 여행주간 특별 듀오 프로그램은 50%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제주관광공사 관계
제주의 역사, 설화, 자연을 담은 제주 '대표 브랜드 공연'이 제작된다. 17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도립예술단 5개 단체(제주교향악단, 제주합창단, 무용단, 서귀포관악단, 서귀포합창단)가 예술 역량을 결집해 선보이는 창작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선보일 작품은 오페라 기반의 융복합 공연이다. 내년 상반기 하이라이트 발표회 후 같은 해 10월 작품 발표회가 열릴 예정이다. 2027년 이후에는 상설 공연으로 정착시키고 도외 공연도 추진한다. 제주도는 지난 2일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계약에 앞서 업체와 작품 기획 방향과 제작 방식 등을 조율했다. 현장 의견과 전문성이 기획 단계부터 반영될 수 있도록 도립예술단 지휘자를 대표로 하는 내부 협의체를 구성해 예술단이 작품 개발의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공연 개발로 지역 예술 생태계 활성화는 물론 제주 관광 콘텐츠 다변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제주국제사진공모전 대상작에 황보달의 '에메랄드빛 신비의 길’이 선정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도'를 주제로 한 '제17회 제주국제사진공모전' 수상작 17점을 17일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 사진 부문에는 471명이 모두 1588점을 출품했다. 외국인은 21개국 41명이 155점을 제출했다. 올해 새롭게 마련된 숏폼 부문에는 16명이 참여해 제주를 다양한 시각으로 담은 영상을 선보였다. 사진 부문에서는 대상 1명, 금상 1명, 은상 1명, 동상 1명, 입선 10명이 선정됐다. 대상 수상작 황보달의 ‘에메랄드빛 신비의 길’은 제주 김녕 바닷길을 상공에서 포착했다. 드론 촬영 특유의 시점과 공간적 깊이가 돋보이며, 사진 중앙에 이어진 바닷길이 색채 대비 속에서 원근감을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금상 수상작 정우원의 ‘회상’은 빛의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톤과 명암이 사진의 깊이와 분위기를 더하고, 인물의 표정에서 해녀의 삶과 내면이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평을 받았다. 은상은 이호테우해수욕장 축제의 한 장면을 담은 김지안의 ‘오래전 그날의 횃불행진’, 동상은 하늘의 구름과 산을 배경으로 평온하게 서 있는 말의 풍경을 보여주는 세바스티안 폰 슈츠(Sebast
제주 출신 우광훈 감독의 신작 다큐멘터리 '직지루트: 테라 인코그니타'가 지난 12일 전국 개봉했다. 2017년 런던이스트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직지코드’의 후속작이다.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둘러싼 역사적 공백을 추적하는 작품이다. 유럽과 중앙아시아 각지의 사료와 현장을 직접 확인하며 동서 문명의 연결 가능성을 탐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작진은 “구텐베르크 활자 이전 동아시아 금속활자의 존재 여부”를 둘러싼 기존 논쟁을 다시 살피기 위해 약 3년간의 제작 기간 동안 9개국, 4만km에 달하는 여정을 기록했다. 전작 ‘직지코드’는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이 세계 최초일 가능성과 이에 대한 서구 인쇄술 통념을 뒤흔드는 가설을 중심으로 제작됐다. 감독은 유럽 5개국 7개 도시를 누비며 서양 중심의 역사관을 비판했고,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했다”는 상식을 의문으로 던지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신작 ‘직지루트: 테라 인코그니타’는 이러한 전작의 탐사 틀을 계승하면서도 그 범위를 동서양 문명 교류의 보다 폭넓은 맥락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화는 교황청 아카이브에서 발견된 ‘고려 왕에게 보낸 교황의 편지’라는 기록에
해군 기동함대사령부가 오는 19일 오후 7시 제주문예회관에서 '제주도민과 함께하는 해군 호국음악회'를 연다. 대한민국 해군 창설(1945년 11월 11일) 8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음악회에서는 해군 군악대와 홍보대를 비롯해 초청 가수 경서 등 90여명이 출연해 약 80분간 공연을 펼친다. 해군 군악대는 해군의 80년 발자취를 해군·해병대 군가 모음곡, 관악 합주, 중창 등으로 표현한다. 해군 타악기 공연팀 블루스틱스는 드럼 퍼포먼스, 홍보대는 비보이·마술 공연을 각각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사전 접수를 원하면 이메일(navypao0@korea.kr)로 이름, 연락처, 티켓 매수(1인당 최대 8매)를 통보하면 된다.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잔여표에 한해 공연 당일 오후 6시부터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배부한다. 자세한 문의는 해군 기동함대 민군협력실(064-905-6631∼2)로 하면 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평범한 직장인인 제주 산악인 3명이 보호구역에서 해제된 히말라야의 미답봉 추아마피크(Chhuama Peak) Ⅲ 정상 등반에 세계 처음으로 성공했다. 제주YMCA산우회는 '2025 제주 히말라야 추아마 히말 원정대'가 네팔 히말라야 쿰부 히말(Khumbu Himal) 지역에 있는 해발 6213m 추아마피크 Ⅲ 정상에 올랐다고 13일 밝혔다. 원정대는 제주YMCA산우회 회원인 김동진 대장과 김현철 대원, 제주산악회 회원인 오남용 대원 등 3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체계적인 훈련을 하고 지난달 13일 네팔로 출국했다. 지난 2일 오전 2시(이하 현지시간) 해발 5480m 베이스캠프에서 출발해 낮 12시 20분께 정상에 도달했다. 이번 정상 등반에는 네팔 등반가인 다와 푸르텐 보테와 셰르파(등반 안내인) 밍마르와 카르마 등이 함께 했다. 비정부기구(NGO)인 안나푸르나보전지구프로젝트(ACAP)는 원정대에 감사장을 수여했다. 네팔 관광청은 공식 홈페이지에 '한국 산악인들의 놀라운 성취를 축하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김동진 대장은 "낮에는 회사에서 땀 흘리고, 밤에는 암벽장에서 꿈을 키웠다. 전문 산악인이 아닌 평범한 직장인들이 이룬 성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