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제주의 가을이 대중음악과 국악, 클래식이 어우러진 선율로 물들었다. 창간 14주년을 맞은 <제이누리>가 8일 오후 4시 30분 제주시 동문로 김만덕기념관 만덕홀에서 '제주의 가을, 소리와 선율에 빠져들다'를 주제로 한 가을콘서트를 열었다. 이번 공연은 <제이누리>가 주최하고, 제주도와 제주개발공사가 후원했다. 장르의 경계를 허문 다채로운 무대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공연은 피아니스트 이지연의 섬세한 연주로 시작됐다. 클래식과 현대음악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무대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싱어송라이터 정온달은 따뜻한 기타 선율과 감미로운 목소리로 일상의 이야기를 노래하며 객석곳곳에서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마지막으로 국악인 조은별은 판소리와 전통 국악곡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며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노래하며 하나 되는 무대를 완성했다. 이날 공연은 입장료 없이 진행됐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 가을 오후의 특별한 선율을 함께 즐겼다. 객석을 가득 매운 관객들은 "서로 다른 장르가 어우러져 제주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며 호평했다. <제이누리>는 지난 1
제주4·3평화재단이 주최하는 제3회 제주4·3영화제가 오는 20~ 23일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에서 열린다. ‘숨 들고, 가자’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기억하는 과거·기록하는 현재·잇는 미래·단편경쟁 ‘불란지’ 등 네 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모두 31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팔레스타인 출신 감독 22명이 공동 제작한 단편 옴니버스 영화 ‘그라운드 제로로부터(From Ground Zero)’다.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현실을 르포 형식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폐막작으로는 임대청 감독의 ‘지금, 녜인(Beyond Now, Nyein)’이 선정됐다. 영화는 한국인 최진배와 미얀마인 녜인따진 부부가 군사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실상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밖에도 김향기 주연의 4·3 영화 ‘한란’과 ‘뿌리’, ‘어둠은 중력을 지닌다’, ‘팔레스타인을 위한 두 대의 카메라’, ‘쇠둘레땅: 두루미마을의 탄생’, ‘사북’ 등 다양한 작품이 상영된다. 일부 작품은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GV) 시간도 마련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이번 영화제는 4·3정신의 계승과 현재성에 대한 성찰, 저항과 연대의 의지를 모으는 자리
제주 해안도로 240㎞를 소방관과 환경운동가, 장애인 등 200명이 릴레이로 달린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8·9일 1박 2일 동안 사회공헌 러닝 캠페인 ‘히어로 앤 제로, 제주 드림런’(Hero & Zero, JEJU Dream Run) 을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제주드림타워복합리조트의 사회공헌사업과 연계해 진행된다. ‘일상 속 숨은 영웅들’과 함께 안전사고, 환경쓰레기, 이동장벽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를 담았다. 도민과 관광객 등 참가자 200명은 제주 해안도로를 한 바퀴 도는 240㎞ 구간을 릴레이 방식으로 완주한다. 참가자들은 4개 그룹으로 나뉘어 탑동∼모슬포 운진항∼위미∼하도해수욕장∼탑동 구간을 릴레이로 달린다. 이번 캠페인에는 제주도 119특수대응단 임홍식 소방관을 비롯해 도내외 소방관 26명, 해양환경단체 디프다제주 변수빈 대표 등 환경운동가 9명, 그리고 관광약자 여행사 대표이자 트레일 러너인 진성환 대표 등 12명이 함께 뛴다. 제주드림타워복합리조트는 완주 후 무장애 여행 지원, 해양쓰레기 수거, 화재 취약지역 감지기 설치 등을 위해 1000만원을 기부한다. 참가자들의 참가비 200만원도 ‘사랑의열매’를 통해
아모레퍼시픽그룹 이니스프리의 비영리 법인인 이니스프리모음재단은 6일 '2025 제주 그린어워드' 헤리티지 공로상 수상자에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을, 과학상 수장자에 오홍식 제주 생태 연구자를 선정했다. 서명숙 이사장은 지난 18년간 제주 올레길 437㎞를 순수 민간 주도로 조성하며 제주 도보 여행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서 이사장은 또 '클린올레' 캠페인을 통해 탐방객 참여형 환경 보전 활동을 확산하고, '손심엉 올레' 등 사회적 약자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모두가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제주 관광 모델을 구축했다. 오홍식(제주대 사범대학 생물교육전공 교수) 수상자는 30여년간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제주 고유 생물 보전 연구에 매진하며, 제주의 자연환경 및 생물다양성 보전 기반 구축에 기여해왔다. 오 교수는 한라산·오름·곶자왈·습지 등 제주 주요 생태계 전반을 다룬 240여편의 학술논문 및 정책 연구를 수행했다. 지역 환경보전 정책 수립과 생태 연구의 과학적 근거 마련에 앞장섰다. 서 이사장과 오 교수에게는 각각 상패와 상금 500만원이 전달된다. 그린 크리에이터상은 제주 토종 씨앗 종자 증식과 나눔 활동을 펼쳐온 씨앗 매개자 강나루씨, 해양 생물의
제주 신화에 등장하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 서천꽃밭을 제주 바닷속에 연출한 수중 퍼포먼스 영상 작품이 전시된다. 제주도 제주현대미술관은 오는 11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문화예술공공수장고 미디어영상관에서 배효정 작가의 'BIYANG_비양' 전시를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작가는 작품에서 해녀 '비양'으로 등장한다. '이공본풀이' 신화와 '바리데기' 설화 속 서천꽃밭을 모티프로 미술가·무용가·음악가 등 10여명이 협업해 옛이야기와 제주 바닷속 이미지를 연결한다. 작품은 물질하던 해녀 비양이 밧줄에 얽혀 정신을 잃고, 알 수 없는 섬에서 깨어나 헤매며 시작한다. 섬을 헤매던 비양은 서천꽃밭에서 꽃선녀에게 꽃을 건네받고, 난파된 배에서 친구를 발견한 비양을 위해 꽃선녀와 삼신이 꽃잔치를 벌인다. 입장료는 무료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15분부터 오후 5시 45분(1일 34회, 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까지다. 관람 인원은 1회 30명으로 제한한다. 자세한 내용은 제주현대미술관 누리집(www.jeju.go.kr/jejumuseu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청패류초·걸개류·상해유호북지개(上海有湖北之丐)』 기록이다 : “상해에 호북 출신 거지가 있다. 모두 부인과 남자아이이고 건장한 남자는 없다. 늘 서너너덧이 모여서 시가를 돌아다닌다. 손에는 소라, 북, 구련환(九連環)을 들고 등에는 칼과 갈퀴 등 잡물을 담은 자루를 지고 다닌다. 한 사람은 강회(江淮) 소곡, 예를 들면 「십팔모(十八摸)」, 「십배주(十杯酒)」, 「십송랑(十送郞)」 등을 부르며 손에는 칼이나 갈퀴를 떨구고 한 사람은 북을 치거나 소라를 치면서 박자를 맞춘다. 광서, 선통 사이에 처음 보였고 선통, 신해에 많아졌다. 삼봉고(三棒鼓, 북채 3개를 사용해 연주하는 방법, 삼반고(三班鼓)라고하기도 함)도 구걸하는 도구다. 그 연주법은 3명이 함께 한다. 한 사람은 북을 펼쳐놓고 치는데 북은 움직일 수 있는 대나무 지지대가 있어 열고 닫을 수 있다. 한 사람은 작은 북을 두드리고 한 사람은 징, 소라의 박자에 맞춰 노래한다. 가사는 천한 내용이 많다. 언어는 대개 호북성 지방어이다.” 호북 거지가 삼봉고를 공연하면서 구걸하는 것을 얘기하고 있다. 명나라 때 전예형(田藝蘅)은 『유청일찰(留靑日札)』에서 말했다. “오(吳), 월(越) 사이에 부녀자가 북
가을의 끝자락인 11월 한 달간 제주 전역에서 크고 작은 스포츠대회가 잇따라 열린다. 5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달 한 달간 열리는 스포츠대회는 모두 61개다. 3만2900여명의 선수와 관계자가 참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국제대회로는 오는 8∼18일 서귀포시 일원에서 열리는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가 대표적이다. 신진서, 박정환 등 국내 최정상 프로기사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선수단 100여 명이 참가해 최강자를 가린다. 오는 8일과 15·16일에는 ‘제주 온·오프라인 e스포츠 대회’도 열린다. 전국대회도 줄줄이 이어진다. 지난 2일 서귀포산업과학고에서 열린 ‘2025 제주도체육회장배 승마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선수와 관계자 400여 명이 참가했다. 이어 6∼9일 ‘KPGA 투어챔피언십 IN 제주 골프대회’, 16일 ‘2025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 22·23일 ‘제1회 제주컵 전국 태권도품새대회’, 30일 ‘제15회 고상돈로 전국걷기대회’가 차례로 열린다. 도내 대회도 풍성하다. 1∼2일 열린 ‘제25회 제주도배구협회장배 배구대회’를 시작으로, 8일 ‘제49회 제주도 종별사격선수권대회’, 14·15일 ‘제50회 전도종별
이번 주말 제주도에서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 30번째 우승자를 가린다. '제30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는 오는 8일 서귀포시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개막해 18일까지 11일간 열전을 펼친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이 신진서·박정환 9단 등 10명, 중국은 디펜딩 챔피언 딩하오 9단을 비롯해 18명이 출전한다. 일본은 2명, 대만과 베트남에서 1명씩 참가해 32강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린다. 삼성화재배는 지난 30년간 다양한 혁신을 일으키며 메이저 세계기전으로 자리 잡았다. 1996년 제1회 대회에서 세계 첫 프로·아마 통합 예선전을 채택해 바둑계의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만 해도 프로기사와 아마추어가 함께 경쟁하는 것은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였다. 또 삼성화재배는 첫해부터 선수들에게 참가비를 지급하지 않고 '완전 상금제'를 도입했다. 대신 4년 주기로 열리는 응씨배와 같은 우승 상금 40만달러를 내걸어 각국 최상위 프로기사들을 서울로 불러 모았다. 10회 대회에서는 통합예선에 여성조를 신설해 눈길을 끌었다. 14회 때는 싱가포르·프랑스·독일 등 10개국 선수들을 초청하며 '월드바둑 마스터스'로 새로 단장했다. 또 세계기전 첫 패자에게 한 번 더 기회를
굿(의례)은 의례 공간, 집전자(매개자), 대상자(주체), 내용(주제)과 형식(절차별 퍼포먼스) 등으로 이루어진다. 제주에서 행하는 공동체 의례인 본향당(本鄕堂)은 마을 공동의 신당(聖所)인데 일종의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곳이다. 마을신의 이름은 ‘본향’ 또는 ‘본향한집’으로 불리는데 해당마을의 조용한 곳에 좌정하여 마을을 지켜준다. 이 신은 호적, 물고(物故, 재물), 인명과 가축의 보호, 아이들의 생육, 출타하는 사람들의 안전 등 마을의 생명, 재산을 재앙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본향당에서는 정기적으로 굿(의례)을 행하는데 산간지역(목축신)과 해안지역(용왕신)이 산업적인 차이가 있어서 굿 내용이 조금 달라지지만, 전체적으로 의례는 신당(성소:의례 공간), 집전자(심방), 단골(마을 신앙만), 신화(신들의 이야기), 점복(占卜, 예언적 퍼포먼스), 신과 단골의 어울림(난장)으로 의례가 끝이 난다. 먼저 심방은 하늘에 있거나 만물에 깃든 신을 불러들이고, 그 신들을 배불리 먹인 후 무악으로 회포를 푼 뒤 단골 신앙인들이 요구를 제시하고, 신은 이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마을의 닥쳤던 재앙이나 다가올 액(厄)을 미리 막아준다. 이 과정에서 심방은 춤과 사
기획재정부가 3일 제주 출신 강기룡 전 정책조정국장을 신임 차관보로 임명했다. 1970년생인 강 차관보는 행정고시 39회로 공직에 입문해 경제정책 분야에서 탄탄한 실무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제주 출신으로 제주제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강 차관보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학위를, 미국 듀크대에서 국제개발정책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이론과 실무 감각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강 차관보는 기재부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산업경제과장, 서비스경제과장, 인력정책과장, 복지경제과장, 국제통화협력과장을 역임하며 산업·서비스·인력·복지 등 각 분야 경제정책을 조율했다. 이어 정책조정총괄과장, 통계청 기획조정관, 기재부 정책기획관, 경제구조개혁국장 등을 거치며 정부의 중장기 경제정책 틀을 설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정책조정국장을 맡아 부처 간 정책 조정과 주요 경제 현안 대응을 총괄했다. 이번 차관보 임명은 그간 쌓아온 폭넓은 정책 경험과 실무 능력을 인정한 결과라는 평가다. 기재부 관계자는 “강 차관보는 실무형 전략가로서 경제구조개혁과 산업정책 조정에 탁월한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고 밝혔
제주도가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지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문화예술 교류 행사가 열린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행사는 '평화의 섬 제주, 문화예술로 잇는 기억과 연대'를 주제로 오는 7∼9일 사흘간 제주문예회관에서 열린다. 첫날인 7일 오후 7시 30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는 창작 뮤지컬 '동백꽃 피는 날'이 공연된다. 작은 마을 북촌을 배경으로 도시 개발 속에서 제주4·3과 맞닿은 주인공 '분임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8일 오전 10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는 '아픔을 예술로, 기억으로 평화를 잇다' 주제로 광주민예총 정찬일 이사장 등 도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예술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논의한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제주칠머리영등굿보존회가 '기억과 치유, 공동체의 연대'를 주제로 한 차사영맞이 해원굿을 선보인다. 마지막 날인 9일 오후 6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는 마당극 '언젠가 봄날에'가 열린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항쟁의 아픔과 슬픔을 나누고 극복하는 과정을 창작탈굿, 소리, 춤 등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뮤지컬과 마당극은 6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무료다. 제주문화예술진흥원 누리집(http
제주한라병원이 개원 42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제주한라병원은 지난 29일 원내 금호 대강당에서 기념식을 열고, 지난 42년간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향후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기념식은 42주년 홍보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승진자 임명장과 장기근속자 감사장, 베스트 진료과장 및 직원 인증서 수여 순으로 진행됐다. 김성수 제주한라의료재단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제주한라병원의 지난 42년은 함께 만들어 온 자부심의 역사”라며 “성장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각오로 다시 한번 도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제주한라병원은 지난해 재단 2기 출범 이후 ‘작지만 큰 변화’를 목표로 환자 중심의 혁신을 이어왔다. 무인 키오스크 도입과 WE 카페 운영 등으로 내원객 서비스를 개선했다. 응급의료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 필수의료 역량 확충, 포괄2차종합병원 지정 등을 통해 도내 선도병원으로 입지를 굳혔다. 첨단 의료 역량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도내 최초로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 ‘레켐비’를 처방·치료하고, 정밀 방사선치료기 ‘Versa HD’를 도입했다. 또 AI 기반 스마트병상 구축과 함께 연세의료원과의 공동진료체계 협약을 체결해 도민이 국내 ‘빅5’ 병원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