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효과’가 놀랍다. 9월 수출액이 1209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9월보다 83.5% 증가했다. 수출 일등공신은 반도체다. 9월 반도체 수출액은 603억 달러로 전체의 49.9%를 차지했다. 월 수출액 1200억 달러 돌파는 처음이다. 1∼9월 누적 수출액이 8145억 달러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수출액(7093억 달러)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11월 중순께 수출 1조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올해 3%대 경제성장과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반도체는 세수 증대에도 크게 기여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열기 속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며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전대미문의 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9월 30일 올해 국세 수입이 역대 최대인 478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다시 추계했다. 2월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 추계치와 비교해 7개월 사이 63조2000억원 불어났다. 특히 삼전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에 거두는 법인세 세수가 13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1조8000억원 증가한다. 추경 때 전망치보다도 약 35조원 많다. 삼전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가 638조원으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에 등장하는 2명의 빌런은 모두 ‘성공’을 맛보지만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이들의 행적은 그리스 비극문학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비극의 회로’를 따르고 있다. ‘성공>포만>오만>망상>파멸’이 그것이다. 건국 이후 80여년간 우리 정권의 집권자들도 같은 행적을 따랐다. 영화 속에서 오하이오주州의 쇠락하고 권태로운 촌락들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2명의 빌런이 등장한다. 교회 목사 프레스턴(로버트 패틴슨 분), 마을 보안관 보데커(세바스찬 스탠 분)가 그들이다. ■ 프레스턴 목사 : ‘콜 크릭(Coal Creek)’이라는 폐광촌 작은 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하고 유난히 신앙심 충만한 마을 사람들의 신망을 한몸에 받는 ‘성공’을 거둔다. 일단 담임목사라는 권력을 확보하자 프레스턴의 사소한 잘못은 모두들 눈감아주고 넘어간다. 프레스턴은 점점 방자해져서 자제력을 잃고 동네 처녀들을 농락하기 시작한다. 첫번째 희생자 레노라의 자살 이후에도 멈추기는커녕 점점 대담해진다. 결국은 아빈의 총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 보데커 보안관 : 쇠락한 공장지대 작은 마을 노컴스티프의 보안관에 당선되는 성공을 거둔다. 마을의 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보다 낮아야 한다”며 금리인하를 강하게 압박했지만, 연준은 시장이 예상한 대로 움직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을 의결했다. 아울러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FOMC 위원들 다수가 연말 금리 예상치를 나타내는 점도표에 4.00∼4.25%를 찍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예견된 결과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14일 심리적 저항선인 연 5.0%를 넘어섰다.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았다.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 3.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촉구했음에도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을 선택했다. 워시 의장은 “분명한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장기화한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렸다고 판단했다. 세계 경제가 ‘고유가→고물가→고금리’의 악순환에 빠져든 형국이다. 고유가로 인한 물가 불안은
신앙심 깊은 레노라(일라이자 스캔런 분)는 마을 교회에 새로 부임한 프레스턴 목사(로버트 패틴슨 분)를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그의 ‘수상쩍은 요구’마저 하나님 말씀으로 받아들여 결국 임신까지 하고 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목사가 모든 책임을 레노라에게 뒤집어씌우자 레노라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 둘의 기괴한 관계는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가 경계한 ‘목자牧者적 권력’과 닮아 있다.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사라지지 않는 악마들’의 농간으로 거의 예외 없이 비극에 빠지는데, 레노라의 비극은 그중에서도 참담하다. 레노라의 어머니는 헬렌(미아 바시코프스카 분)이고 아버지는 로이(해리 멜링 분)다. 헬렌은 천애고아天涯孤兒 출신이지만 성품이 반듯하고 신앙심이 깊은 처자인데, 광적인 부흥목사 로이에게 ‘꽂혀서’ 결혼한다. 레노라를 낳은 지 얼마 안 돼 로이는 자신에게 부활의 능력이 생겼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아내 헬렌을 죽여 놓고 부활의 기도를 올린다. 당연히 헬렌은 부활하지 못하고 로이는 레노라도 버리고 줄행랑친다. 그렇게 ‘벼락 고아’가 돼버린 레노라를 인자한 러셀부인(할리 베넷 분)이 거둬 친딸처럼 키운다. 레노라는 비극적인
올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사상 처음 4만 달러 진입을 눈앞에 뒀다. 반도체 초호황과 수출 호조로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돈(달러)이 많아진 데다 최근 원화가치가 오른(원·달러 환율은 하락) 덕분이다. 수출도 미국, 중국, 독일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연간 1조 달러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은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로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6번째다. 2014년 이후 12년 동안 3만 달러대에 머물렀던 한국이 ‘고소득 선진경제국’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83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4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명목 GDP가 급증하면서 1인당 국민소득도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1인당 GNI는 원화 소득을 달러로 환산해 산출한다. 원화 가치가 오를수록 많아진다. 1600원을 위협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대로 떨어졌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달러가 쌓이면서 환율을 낮추고, 달러 환산 GNI를 높인다. 환율이 지금처럼 1300원대를 유지하면 올해 GNI 4만 달러 돌파가 가능해진다. 올해 누적 수출액은 이미 지난
영화 속 연쇄살인 부부 칼과 샌디는 ‘청운’의 꿈을 안고 캘리포니아로 탈출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자신들을 인간이 아닌 ‘소모품’으로 대하는 자본주의 사회를 마주한다. 인간을 인간이 아니라 자기 욕망 실현의 도구와 수단으로만 소모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들은 악마가 된다. 그 악마성이 자기만족을 위한 연쇄살인으로 폭발한다.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에 홀연히 등장하는 연쇄살인 부부 칼(제이슨 클라크 분)과 샌디(라일리 키오 분)의 악마적 모습은 영화의 큰 흐름과 동떨어져 보이지만 결국은 하나의 물줄기가 돼 지옥의 폭포가 된다. 영화에서는 미처 모두 보여주지 못하지만 폴록의 원작소설은 이들 부부를 이미 ‘24명을 먹어치운’ 식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살인마로 소개한다. 또한 칼과 샌디가 이런 악마가 된 과정도 소상하게 일러준다. 칼도 쇠락하고 폐쇄된 오하이오주州 ‘깡촌’ 출신이고, 샌디는 영화의 무대인 노컴스티프 출신이다. 칼과 샌디는 이 답답한 촌구석을 벗어나 각각 사진작가와 배우로 성공할 청운의 꿈을 품고 캘리포니아로 탈출한다. 그곳에서 이들은 자신들을 인간이 아닌 하나의 ‘소모품’으로 대하는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 시장’ 마주한다. ‘있어야 할
내년 정부 예산안이 820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올해 본예산보다 93조원 많은 초슈퍼 예산이다. 올해 700조원을 넘었는데 1년 만에 또 앞자리가 바뀐다. 증가폭과 증가율(12.8%) 모두 사상 최대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 파이를 키우고, 산업 역량을 고도화해 재정 여력을 확대하는 생산적 선순환 재정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경제체질 개선에 과감히 투입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선심성 현금 지원 예산도 눈에 띈다. 30개 지방 국립대 신입생 6만여명에게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농어촌 기본소득 예산이 올해 3407억원에서 내년 1조1658억원으로 확대된다. 내년 국가공무원 정원을 올해(2550명)보다 1300여명 많은 3851명으로 늘린다. 내년도 초대형 예산안 편성이 가능한 것은 반도체 초호황과 대규모 성과급 지급으로 법인세·소득세 등 국세 수입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내년도 국세 수입은 194조2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총수입이 880조원을 넘어선다. 나라든 가계 살림이든 수입이 늘어나면 빚은 줄거나 적어도 동결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정부 예산안을 보면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가 보여주는 오하이오주州 어느 ‘깡촌’ 마을 비극의 진앙은 이 마을의 작은 교회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러셀 부인(할리 베넷 분)은 이 쇠락한 폐광촌 교회의 독실한 신자이자 인자한 할머니다. 주인공 윌러드(빌 스카스가드 분)의 어머니이자 아빈(톰 홀랜드 분)의 할머니이며, 헬렌(미아 바시코프스카 분)의 양어머니이자 레노라(일라이자 스캔런 분)의 양할머니라는 그 ‘직함’만으로도 그녀가 ‘불행의 아이콘’이라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전쟁에서 돌아온 외아들 윌러드가 고향을 등지자, 러셀 부인은 고아이면서도 독실한 신자이고 ‘참한 아가씨’인 헬렌을 양녀로 삼는다. 그런데 헬렌은 ‘미친 부흥사’ 로이(해리 멜링 분)와 결혼하고, 로이는 자신의 ‘부활의 능력’을 증명하겠다고 헬렌을 죽이지만 부활기도가 씨도 먹히지 않자 갓난 레노라까지 버리고 야반도주한다. 그렇게 졸지에 고아가 된 레노라를 독박육아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외아들 윌러드가 아내가 죽었다고 자신도 자살한다. 역시 졸지에 고아가 된 친손자 아빈도 러셀 부인이 거둬 키울 수밖에 없다. 사람에게 닥칠 수 있는 모든 불행이 몰아닥친 러셀 부인이 매달릴 수 있는 곳은 교회뿐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7·8월 두달 연속 금리인상이다. 물가상승률이 높은 가운데 가파른 경제성장이 물가를 더 자극할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한은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2023년 1월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주식에 투자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졌다. 가계부채는 6월말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섰다. 수도권 집값 오름세도 여전하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관례에서 벗어난 조치로 시장에 강한 시그널(신호)을 줬다”며 “기준금리가 3%로 가면서 모든 주체가 그 여파를 점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은은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따른 반도체 초호황과 수출 호조로 경기가 급반등하고 장기화한 중동전쟁 여파로 물가가 불안해지자 지난 7월 금리인상을 재개했다. 이어 탄탄한 성장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두달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과거 세차례밖에 없었을 정도로 이례적이다. 2007년 7~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제목답게 ‘사라지지 않는’ 온갖 악마들이 날뛰면서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비극에 빠진다. 그중에서도 스스로 목을 매달아 자살하는 윌러드(빌 스카스가드 분)와 레노라(일라이자 스캔런 분)의 모습이 가장 비극적이다. 윌러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악명 높은 솔로몬군도 전투에서 악마 같은 일본군을 맞아 자신도 악마가 되면서 ‘신은 죽었다’고 믿는다. 귀향해서 ‘어쩔 수 없이’ 교회예배에는 가지만 더 이상 하나님을 믿지는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하고 의탁하는 아내 샬럿이 치유 불가능한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숲속에 자신만의 기도터를 마련하고 맹렬하고도 광적인 치유의 기도에 매달린다. 전형적인 ‘민원성 신자’인 셈이다. 당연히 응답은 없다. 신이 답하지 않자 윌러드는 기도의 양과 질을 대폭 업그레이드한다. 밤낮으로 기도에 매달리고 종국에는 어린 아들 아빈의 유일한 친구인 강아지를 산 채로 가죽을 벗겨 십자가에 매달아 바치는 엽기적인 피의 기도를 올린다. 이런 저질스러운 기도에 응답할 신은 없다. 그렇게 아내 샬럿이 죽자 한순간에 ‘현타(현자의 타임)’가 몰려온 윌러드는 기도터에서 목을 매 자살한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9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2%로 높여 잡았다. 지난 5월 전망치(2.6%)보다 0.7%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2.2%로 기존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높였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따른 반도체 초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봐서다. 이번 성장률 전망치 상향폭 0.7%포인트 중 0.6%포인트가 ‘반도체 파급 효과’다. 올해 전망치 3.2%의 절반 이상이 반도체와 반도체 관련 영향이다. KDI는 지난 2월 전망 때 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 불과 반년 새 성장률 전망치를 1.3%포인트 끌어올렸다. 그만큼 글로벌 수요가 폭증하며 메모리반도체 가격을 급등시킬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반도체를 수출해 벌어들이는 달러 덕분에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는 전대미문의 3600억 달러 흑자에 육박할 전망이다. KDI는 기존 전망치보다 1000억 달러 넘게 높였다. 하지만 반도체 의존도가 너무 높은 구조적 한계는 경제의 변동성을 키우는 리스크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수출 대기업 중심 호황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내수 전반으로 고루 확산하지 못하며 격차를 벌이는 ‘K자형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영화에는 ‘사라지지 않는’ 다양한 악마가 저마다의 악마성을 발휘해 누가 정말 ‘대마왕’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그 비중은 비록 미약하나 그 역할은 그야말로 창대한 악마는 노컴스티프 마을의 보안관 보데커(세바스찬 스탠 분)라는 인물인 듯하다. 주민이라야 수백명에 불과한 낙후되고 작은 마을이다 보니 영화 속에선 보데커가 근무하는 변변한 파출소조차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모든 사건은 보데커 혼자 현장출동하고 혼자 처리한다. 결국 보데커가 마을의 모든 사건에 절대권력을 행사한다. 19세기 영국 액턴(Acton) 남작이 교황의 무오류성을 비판하면서 남겼던 ‘모든 권력은 대개 부패하며,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위대한 사람은 거의 항상 나쁜 사람이다(Power tends to corrupts, and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 Great men are almost always bad men)’라고 했던 경구는 보데커에게도 적용된다. 작은 시골 촌락에서 거의 교황급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보데커는 절대적으로 부패하고 악마(bad man)가 된다. 크든 작든 그것이 마치 모든 공동체의 필수적인 구성요소라도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