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춘향가’에서 가장 극적인 모습은 아무래도 이도령이 “암행어사 출두요”를 외치면서 탐관 변학도의 뻑적지근한 생일연회장에 들이닥쳐 변학도를 응징하고 춘향이를 구해내는 장면이겠다. 그러나 가장 ‘감동적인’ 대사 한마디를 꼽으라면 아마 춘향이의 모친인 퇴기 ‘월매(月梅)’의 대사일 듯하다. “이렇게 된 마당에 수원수구(誰怨誰咎)하리오(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겠는가).” 수청을 거부하다 곤장을 맞고 사경을 헤매는 춘향이를 구해줄 마지막 희망이던 이도령이 과거에 낙방하고 거지 꼴로 돌아온 모습에 낙심하던 월매가 이내 냉정을 되찾고 내뱉은 말이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자신의 피조물과 벌이는 처절한 비극을 보노라면 어쩔 수 없이 월매가 내뱉는 수원수구라는 한마디가 먼저 떠오른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월매만큼만 인간적으로 성숙했다면 아마도 그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도령이 낙방하고 싶어 낙방한 것도 아니고, 굳이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원망의 화살을 돌리려 한다면 이도령을 사위로 맞아들인 자신의 ‘선구안’을 탓할 수밖에 없다. 프랑켄슈타인 박사 역시 자신의 창조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수원수구’의 자세로 당연히 자신의 ‘실력 부족’을 탓해야
1985년 이후 제주지역에서 바나나가 시설재배로 생산되었다. 그러나 1990년도 이후 바나나 수입 자유화가 되면서 일시에 바나나 생산은 어렵게 되었다. 바나나 대체작물로 감귤을 시설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고유의 과수시설 재배가 이루어졌다. 하우스 감귤은 시설(비닐하우스)에서 난방으로 온도를 조절해 재배한 감귤이다. 노지 감귤보다 당도가 높고 산도가 낮으며 속껍질이 부드럽고 과즙이 많아 식미감이 좋다. 2000년대 이후 제주에는 온주 감귤과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 청견 등 다양한 감귤을 재배하고 있다. 품종별로 수확하는 시기와 맛있는 시기가 다르다. 만감류의 선두주자는 단연 한라봉이다. 청견과 폰칸을 교배해 육성한 품종으로, 제주에서는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배되었다. 2000년대 초 제주에서 본격 재배된 천혜향은 청견·앙콜에 마코트라는 품종을 교배해 육성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제주에서 재배한 레드향은 서지향과 한라봉을 교배해 육성한 품종이다. 레드향은 당도가 높고 과육이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껍질을 벗기기도 쉽다. 황금향은 남향과 천초, 청견은 궁천 조생과 크로비타 오렌지를 교배한 만감 품종이다. 청견은 과실 표면이 일반 감귤보다
내년부터 제주4·3희생자추념일에 제주도내 버스가 무료로 운행한다. 제주도 직영 미술관·박물관 도 입장료가 무료다. 제주도의회는 19일 제445회 제주도의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4·3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기환 의원(이도2동갑)이 대표 발의한 '제주도 4·3희생자추념일 지방공휴일 지정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의결했다. 개정 조례는 4·3 지방공휴일 시행 활성화를 위해 시내버스(공항버스 포함) 무료 이용, 제주도 직영 기념관·미술관·박물관과 유네스코 등재 유산에 대한 무료 정책 등에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의원은 "제도 시행에 따른 연간 세입 감소액이 약 1억6700만원으로 추산되지만, 이는 4·3을 함께 기억하는 데 필요한 공동체적 비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4·3을 더 많은 이들이 존중하며 기억할 수 있게 만드는 작지만 소중한 제도적 걸음"이라며 "앞으로도 4·3의 역사와 가치가 세대와 지역을 넘어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조례는 공포 절차를 거쳐 2026년 4월 3일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쿠팡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 움직임이 제주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다. 법률사무소 사활은 22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개인정보 유출사건으로 피해 입은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원고 1인당 20만원의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차혁 사활 대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이고, 유출된 정보에는 주소, 전화번호, 구매내역 등 개인의 내밀한 정보가 포함돼 정밀표적형 보이스피싱이나 마약범죄의 ‘던지기 수법’ 등 2차 범죄에 악용될 구체적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민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쿠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도민들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향후 다른 문제가 생겨도 기업으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탈팡’(쿠팡 탈퇴)이 아닌 ‘건팡’(건강한 쿠팡 만들기)을 위한 것”이라며 “쿠팡이 책임있는 사과와 보상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
제주 동부소방서 조천119센터 이병준 소방사가 '생명 존중 대상' 시상식에서 사회적 의인 부문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지난 17일 개최된 ‘2025 생명존중대상’ 시상식에서 제주동부소방서 소속 조천119센터 이 소방사가 사회적 의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18일 밝혔다. 생명존중대상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가 주관, 일반시민, 경찰, 소방, 해양경찰 등 각 분야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생명을 구한 의인 등 공로자를 선정하는 상이다. 이 소방사는 지난 1월 제주시 함덕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에서 사진 촬영 중 바다로 추락해 100m 가량 떠밀리고 있던 9세 여아 등 부녀 2명을 구조했다. 당시 높이 2m 이상의 높은 파도에도 불구하고 구명 튜브를 착용, 즉시 물에 들어가 구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감사 손편지와 제주소방본부 누리집 '칭찬합시다' 게시글을 통해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박진수 제주소방안전본부장은 “위험한 상황에서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현장에 뛰어든 소방공무원의 사명감이 만든 값진 성과”라며 “앞으로도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장 중심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
수억원대 임금과 퇴직금을 체불한 혐의로 기소된 제주일보 오영수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2단독 배구민 부장판사는 19일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오 회장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오 회장은 제주지역 일반전기 공사업체와 일간지 회장 등을 지내며 수년째 소속 직원들 임금과 퇴직금 수억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배 판사는 "일부 피해자는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지만, 또 일부는 여전히 엄벌을 요청하고 있다"며 "임금과 퇴직금은 근로자뿐 아니라 근로자 가족과도 매우 밀접해 엄벌할 필요성이 있고, 피고인은 공판 처음부터 미지급금을 변제하겠다고 했으나 이를 지키지도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오 회장은 지난 4월 열린 이 사건 첫 공판에서 "부동산 매각을 통해 체불 금액을 모두 변제하겠다"고 했지만 변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2차 공판 때 법정 구속됐다. 검찰은 지난달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이 체불한 임금과 퇴직금 약 8억3000만원 중 2억2000만원만 지급했다. 피해자가 다수고 피해 금액도 적지 않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 동부지역 '오름'(기생화산) 중 용눈이오름을 비롯, 한 줄로 서 있는 주요 오름 4곳이 1만5000여년 전 화산활동 당시 동시에 분화하며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 동부 지역 따라비·모지·좌보미·용눈이 오름 4곳이 약 1만5000~1만6000년 전 북동–남서(NE–SW) 방향 선상 열극을 따라 연속적으로 분출한 화산활동으로 추정된다고 19일 밝혔다. 그동안 제주 오름들이 일렬로 배열된 사례가 보고되며 선상(열극) 분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구체적인 분출 시기를 추정해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모지오름과 좌보미오름 사이에 있는 영주산은 시기적으로 봤을 때 상당 기간 앞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돼 같은 지각의 이동에 따른 열극에 의해 형성된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극을 따른 선상 화산 분출은 아이슬란드 라키(1783~1784), 카나리제도 란사로테섬(1730~1736) 등 해외에서 여러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제주도는 화산활동 이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지역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현장 지질조사를 통해 지형·지질 분포를 분석하고, 용암층 사이 고토양층(paleosol) 등 연대측정 자료를 종합해 선
정부가 각 부처 차관급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지정해 품목별로 물가를 관리하기로 했다. 이른바 ‘물가차관’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수입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으로 확산하는 것에 대한 긴급 대응 조치다. 11월 수입물가는 지난해 11월 대비 2.6% 올랐다. 지난해 4월(3.8%) 이후 1년 7개월 만의 최고치다. 수입물가는 5개월째 상승했다. 이미 11월 소비자물가는 2.4%, 특히 생활물가는 2.9% 뛰었다. 환율 변수에 민감한 석유류와 농축수산물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수입물가는 두세달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내년 초 물가 불안이 우려된다.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 서민들의 삶은 내년에 더 팍팍해질 가능성이 높다. 물가차관은 각 부처 차관이 소관 품목의 가격ㆍ수급을 점검하면서 책임지는 것이다. 농·축산물과 가공식품은 농림축산식품부, 수산물은 해양수산부, 전기요금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석유류는 산업통상부 차관이 각각 전방위적으로 밀착 관리하는 식이다. 어떻게든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정부가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위기의식을 갖고 적극 대응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관권으로 기업을 압박해 가격을 인
신세계사이먼이 19일 제주 지역사회 나눔 실천을 이어온 공로로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명문기업’ 20호로 가입했다. ‘나눔명문기업’ 타이틀은 지역 내 기업의 기부 참여를 선도하고 기업과 지역의 공존·상생을 실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신세계사이먼은 누적 기부금 1억원 이상의 회원 자격을 충족해 정회원으로 가입하게 됐다. 신세계사이먼은 2021년 제주 프리미엄 전문점 개점 이후 서귀포지역의 이웃돕기 성금을 꾸준히 기부해왔다. 제주발전기금 기부를 비롯해 지역 연계 산학협력, 초등학교 문화예술 교육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왔다. 올 연말에는 서귀포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2000만원을 기부했다. 성금은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도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사용될 예정이다. 나눔명문기업 가입식은 이날 오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주지회에서 열렸다. 가입식에는 박지윤 신세계사이먼 점포운영담당 상무, 정상기 신세계사이먼 제주점장, 강지언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박지윤 신세계사이먼 점포운영담당 상무는 “제주지역 내 지속적인 상생 활동이 나눔명문기업 가입이라는 뜻깊은 결실을 맺었다”며 “앞으로도 사회공헌 활동에
수령 100년으로 추정되는 팽나무 연리목이 제주시 연동 삼무공원에서 발견됐다. 제주시는 지난달 시민 제보를 통해 제주시 연동 삼무공원에서 수령 약 100년인 팽나무 연리목을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연리목은 두 그루의 나무가 오랜 세월 서로를 감싸안으며 하나의 나무처럼 자라난 희귀한 형태로, 자연의 신비로움과 생명의 조화를 잘 보여준다. 시는 시민과 관광객이 보다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연리목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사진 촬영이 가능한 포토존도 조성했다. 박성욱 제주시 공원녹지과장은 "삼무공원은 제주시 도심에 위치한 대표적인 휴식공간"이라며 "이번 연리목 포토존 조성을 통해 시민에게는 일상 속 힐링 공간을, 관광객에게는 제주의 또 다른 볼거리이자 명소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도심 한가운데에서 오랜 기간 훼손 없이 아름드리 나무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크다“며 "발견된 연리목이 증기기관차와 함께 삼무공원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의 정체성을 담은 문화를 발전시키고, 많은 도민이 제주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문화헌장' 이 선포됐다. 제주도는 6개월 간의 도민 참여 논의 과정을 거쳐 만든 ‘제주특별자치도 문화헌장’을 19일 선포했다. 문화헌장은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도민과 전문가 138명이 문화자치 원탁회의에 참여해 제주 문화정책의 실천 방향을 담는 형태로 만들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제주다움을 담은 지역 문학 생태계를 발전시키고, 생애주기별 교육체계를 확립해 제주의 문화 정체성을 계승·발전시키는 평생학습 기반을 마련한다. 또 문화시설을 확충하고 공공문화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며, 국제문화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확장해 제주 문화의 고유성과 다양성을 세계에 알리는 것도 포함됐다. 아울러 디지털 기술과 전통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융합 생태계를 조성하고, 예술인의 창작권을 보장해 민간시장 중심의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는 서도 들어갔다. 제주의 대표 축제를 활성화해 문화관광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에 뿌리내린 청년 예술가 성장을 지원하고, 제주의 고유한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해 세계적인 문화자산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도 헌
제주에서 렌트카를 운전하다 관광객을 치어 숨지게 한 30대 대만인에게 금고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2단독 배구민 부장판사는 19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대만 국적 30대 A씨에 대해 금고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9월 30일 오전 9시 16분께 제주시 구좌읍 금백조로에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40대 관광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제주에 신혼여행 온 관광객으로, 피해자 역시 가족과 제주에 관광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배 판사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유족과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