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 어린이날 홈경기를 맞아 많은 가족 단위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제주SK FC는 강원FC에 0-3으로 완패하며 경기장엔 싸늘한 공기가 내려앉았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일부 서포터즈들이 선수단 통로와 버스 앞을 가로막았다. 단순한 패배에 대한 반응이 아니었다. 무기력한 경기력, 그에 대한 해명도, 표정도 없이 경기장을 떠나는 팀의 태도에 팬들의 쌓인 감정이 터졌다. K리그에서 '버막(버스 막기)'은 낯설지 않다. 성적 부진이나 프런트에 대한 불만이 고조될 때 전국 각지의 경기장 주차장에서 종종 벌어지는 풍경이다. 2023년 수원삼성이 강등이 확정된 뒤 팬들은 2시간 넘게 선수단 버스를 막고 단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 제주 사태는 방식과 반응, 그리고 이후 전개까지 모두 달랐다. 논란의 중심에는 박동진 선수가 있었다. 팬들과 마주한 그는 언성을 높였고, 일부 팬은 그가 욕설을 내뱉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서는 박 선수가 팬과 언쟁을 벌이는 장면과 이를 말리는 구단 관계자의 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 이후 민주당 제주도당 입당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당은 이를 사법부의 대선 개입에 대한 도민의 반발로 해석하고 있다. 7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모두 191명이 입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전인 지난 4월 같은 기간 1~6일 입당자 수(17명)보다 11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달 한 달간 전체 입당자 수(195명)와도 거의 맞먹는다. 올해 월별 입당자는 1월 71명, 2월 54명, 3월 74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달에는 파기환송 결정 직후부터 입당자가 급격히 늘었다. 일자별로는 ▲5월 1일 10명 ▲2일 24명 ▲3일 43명 ▲4일 33명 ▲5일 48명 ▲6일 33명이다. 파기환송 직후인 2일부터 입당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입당자가 기재한 추천인도 이색적이다. 입당자 중 52명이 입당원서의 추천인란에 조희대 대법원장 이름을 기재했다. 도당은 이를 사법부에 대한 직접적인 항의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주도당 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종합 득표율 56.53%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43.47%)를 꺾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줄곧 범보수 진영의 지지율 선두를 달리던 김 후보는 지난달 9일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 출사표를 냈다. 이로부터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직전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번 최종 경선은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50%씩 반영했다. 김 후보는 당원투표 61.25%(24만6천519표)를 얻어 한 후보(38.75%, 15만5천961표)를 20%포인트 이상 크게 앞섰으며, 여론조사도 51.81%를 받아 한 후보(48.19%)보다 앞섰다. [연합뉴스]
65년 전쯤이다. 결혼하고 처음 시댁에 간 어머니는 마루 위 대들보나 기둥, 처마 밑에 슬며시 나타나는 커다란 뱀을 보고, 너무 놀라 숨이 멎을 뻔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누구도 뱀을 쫓아내려 하지 않았다. 뱀을 위협하거나 죽이려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경외시하며 집안의 소중한 신으로 모시는 듯했다. 그에 더해 시댁 어른들은 ‘분시’(분위기) 모르는 새댁, 어머니에게 뱀에 관한 금기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을 하나하나 일러주기까지 했다. 어머니가 시집가서 겪은 맨 처음 문화충격이었다. 새마을운동이 본격화되기 이전만 해도 우리 할머니나 증조할머니뿐만 아니라, 많은 제주 사람들은 뱀을 ‘칠성신(七星神)’으로 섬겨왔다. 장독대에 짚가리를 두어 ‘터줏가리’라 하여 신앙했다. 현재는 흔적조차 없지만, 65년 전 할머니네 장독대나 증조할머니네 집 뒤꼍 대나무 숲에는 ‘밧칠성’을 상징하는 ‘칠성눌’이 있었다. 곡식을 저장하는 집안 ‘고팡’에는 ‘안칠성’을 모셨다. ‘밧칠성’은 ‘뒷할망’, ‘뒷할마님’, ‘뒷칠성’이라고도 한다. 집 뒤에 모셔지는 칠성신들 이름
영화 ‘다운폴’은 역사 고증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하는데, 감독이 유독 다큐멘터리처럼 역사자료 사진과 똑같이 만든 장면이 있다. 히틀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하방공호에서 나와 ‘히틀러 유겐트(Hitlerjugend)’를 접견하면서 일일이 손을 잡아주는 모습이다. 우리말로 하면 ‛히틀러의 아이들’쯤 되겠다. 영화 내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변비환자처럼 찌푸린 히틀러의 얼굴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나마 옅은 미소가 번진다. 특히 소련군과 교전 중에 부상당한 독일군 10여명을 손수레를 이용해 구조한 페터 크란츠(Peter Krantz)라는 13살 소년에게 2급 철십자훈장을 달아주고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소년의 볼을 꼬집어준다. 히틀러의 기(氣)를 제대로 받았는지 13살 소년 페터는 이후 대전차 로켓포로 소련군 탱크를 날려버리는 괴력을 발휘한다. 볼 한번 꼬집어 줄 만하다.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실명을 사용하는데 이 소년만은 실존인물이었던 알프레드 체크(Alfred Zech)란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아마도 ‘촉법소년’ 나이라는 것을 배
제주의 과거와 오늘을 조명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제주 곳곳의 발자취입니다. 21세기인 지금과 1970.80년대의 풍경이 대조됩니다. 그동안 제주는 어떻게 변했고, 어떻게 흘러갔을까요? 제주도청의 기록자료를 매주 1~2회에 걸쳐 여러분들에게 선보입니다./ 편집자 주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제주교총')는 올해 2025년 탐라스승상 수상자로 제주영송학교 김신주 교사, 서귀중앙초 김춘남 교사, 서귀포중 양영수 교사, 제주대 김종우 교수를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올바른 교육관과 사명감으로 교단을 지켜오며, 제주교육 발전에 헌신한 교원 7명을 특별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국교총 특별공로상에 김용민(보목초 교장), 윤기순(함덕초병설유치원 원감), 제주교총 특별공로상에 김철준(추자중 교장), 고승남(하귀초 교감), 양기봉(성산고 교장), 우상규(서귀포산업과학고 교사), 남현이(남원초 교사) 등 7명이다. 제주교총은 지난 2003년부터 훌륭한 스승을 발굴하고 교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매년 탐라스승상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독지가상은 평소 교육이 미래를 개척하고 사회 발전과 국가 발전을 좌우한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협조와 지원을 통해 교육 발전에 이바지한 조영구 환상버스 대표이사, 고영림 영림언어평생교육연구소장 2명이 선정됐다. 올해 탐라스승상과 특별공로상 독지가상 시상식은 오는 10일 오전 한
제주에서 재생에너지 실시간 전력시장 가격·입찰제가 도입된 이후 풍력·태양광 등 발전 설비의 강제 가동 중단(출력제한) 문제가 크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4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약 11개월간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에 대한 출력제한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양제윤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재생에너지가 실시간 전력시장 가격·입찰제에 참여하면서 화력과 원자력처럼 중앙 통제 자원으로 관리돼 전력 공급의 균형이 맞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실시간 전력시장 입찰제는 지난해 6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제도다. 재생에너지도 기존의 화력·원자력 발전처럼 전력시장에 참여해 발전량과 가격을 입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이 20%에 육박해 공급 과잉에 따른 전력망 불안정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실시간 전력시장 제도를 제주에 우선 도입했다. 제주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이 급증한 2015년 이후 전력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경우 풍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단일화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개혁신당의 당원 수는 최근 한 달 새 급격히 증가하며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흡수하는 양상이다. 제주에서도 당원 가입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혁신당 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전국 당원 수는 8만4123명으로 지난달 6만9958명보다 약 1만4000명이 증가했다. 하루 평균 500명 넘는 신규 당원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1일 입당자 수가 1300명을 넘는 날도 있었다. 제주도에서도 같은 흐름이 감지된다. 선대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약 700명대에 머물렀던 제주도내 당원 수는 현재 1000명에 육박한 수준으로 늘었다. 이는 한 달 새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중앙 정치에 대한 불신과 양당 구도에 대한 피로감이 제주에서도 빠르게 표출되고 있다"며 "자발적 온라인 가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후보는 연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중도층과 무당층 흡수 전략을
제주 자연 관광지로 알려진 '카멜리아힐'에 대해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지정 해제가 추진된다. 6일 제주도에 따르면 카멜리아힐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지정 이후 관련 개발 행위가 전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해제 고시 전 주민 열람을 위한 공고가 게시됐다. 해당 사업은 서귀포시 안덕면 일대 22만3831㎡ 부지에 모두 690억원을 투입해 학습관과 농업전시관 등을 조성하는 계획이었다. 사업자는 2023년 도 심의를 통과한 뒤 같은 해 5월 19일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지정을 받았다. 사업 기간은 2023년 3월부터 2028년 12월까지로 설정돼 있었다. 그러나 단지 지정 이후 지금까지 어떠한 개발사업 시행 승인 등 절차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농어촌정비법에 따르면 농어촌관광휴양단지는 지정일로부터 2년 이내에 개발사업 시행 승인 등의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정 해제 사유에 해당한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지정 해제 고시를 앞두고 5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간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을)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개최한 정책토론회 발언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소명을 요구받자 "선거 개입이자 부당한 방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일 중앙선관위가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있었던 자신의 발언과 피켓 사용에 대해 선관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을 문제 삼고 소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 의원은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지난 세 번의 민주 정부 동안 오히려 민주 정부의 경제 성과가 더 좋았다는 것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며 "성과를 낸 이재명 후보가 경제를 살리겠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해당 발언에 민주당 정책을 강조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사용하기도 했다. 김 의원 측은 지난 7일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해당 발언과 피켓 사용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소명을 요구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의 요청에 따라 제주시선관위가 소명을 요구한 것이라면 이는 명백한 선거 개입이자 부당한 정치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주
올들어 제주를 찾은 누적 관광객 수가 4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내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보다 13%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전체 수요를 지탱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 관광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내국인 수요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제주 누적 입도 관광객 수는 잠정 401만855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준일(4월 22일)보다 11일 늦게 4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5일 기준 누계는 410만999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중 내국인은 349만4133명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시점 402만5724명과 비교하면 13.2% 감소한 수치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누적 61만4672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58만637명)보다 약 6% 증가했다. 제주 관광의 무게중심이 내국인에서 외국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해보다 400만명 돌파 시점이 11일 늦어진 것도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외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