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2019년 5월부터 1년간 연재했던 무협소설의 시즌 2입니다. 무협은 무술(武)로 협(俠, 의기로울)을 이룹니다. 창작인 소설이 더해져 무협소설이 됐습니다. 퓨전무협 소설입니다. 무협의 묘미는 살리기 위해 일상적인 무협 용어는 사용했지만, 해석이 힘든 용어는 현대어로 풀어썼습니다. 생생한 묘사를 위해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따 왔습니다. 이름을 차용 당한 인물들은 제주에서 ‘공인’입니다. 공인다운 아량으로 소설인 점을 이해 부탁합니다. 무협소설 주인공들이 매번 외치는 기합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갈(喝)∼” [편집자 주]
“빠꾸토(back, 한 칸 후진)는 없다. 난, 캐스팅보트가 아니야! 갈(喝)∼” .
깊고 깊은 밤, 성곤검이 서귀포무림 수련장에서 홀로 단전호흡 하다가 신이 난 듯 기합을 질렀다.
같은 시각, 호검은 판세 전망 프로그램 코딩을 손 보고 있었다. 영훈공의 하위 20% 감점을 적용하기 위해서였다. 한참을 프로그래밍하던 호검이 멈칫했다. 라인 변수가 있었던 것이었다. 호검이 혼잣말했다.
“영훈공 감점은 재명지존, 청래방주 라인을 제대로 못 잡았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어. 동서고금을 복기해봐도 라인이 모든 것을 결정지었지. 그럼, 성곤검은 어떤 라인인가?”
호검은 재명지존과 성곤검, 연관 검색을 시작했다. 무림 2025년 6월 재명지존 인수위 국정기획위원회 무사, 제주무림 무사로선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재명지존이 첫 번째 지존좌에 도전했던 무림 2022년엔 재명지존 제주무림캠프였던 기본사회제주무림위원회방 상임대표를 맡고 있었다. 하지만, 청래방주와의 연관 검색은 도무지 찾기 힘들었다.
“성곤검은 진정 순정품 재명지존 라인인가?”
호검은 성곤검의 승률을 검색했다. 6전 6승, 지지율 0.9%에서 시작해 승률 100%. 재명지존 후계자로 꼽히는 민석검과 밀착 접촉하며 한국마사회방 제주무림 이전에 공을 들였던 성곤검의 최근 행적이 생각났다.
“풀(草)무공에 이어 경마무공까지 익히려고 하는 것인가? 승률을 적용하면 천하무적 성곤마군.”
인지도 검색에선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제주시무림에서의 한 장면, 성곤검이 90도로 인사를 했지만, 유권자 무림인 대부분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누구세요? 하는 것이었다. 호검은 몹시도 궁금해졌다. “성곤검은 누구인가?” 주특기인 신상 털기 검색을 하면서 말했다.
◆‘승률 100%’, 성공검은 누구인가
무림 1968년 1월생. 전남 장흥 출생. 재인지존 시절 수석비서무사를 지냈던 자타공인 중원무림 예전 스타무사 종석검과 동향이었다. 종석검은 재명지존에 밉보여 묵언수행 중이지만, 차기 지존좌 유망주.
초등 1학년 때 부모를 따라 외가인 제주로 이주했다. 초등 시절엔 축구무공을 익혔다. 청소무사였던 아버지가 동네무사들과 새우깡 한 봉지에 소주 4~5병을 비우는 모습을 목격했다. 고된 수련을 소주로 녹이고 있던 것이었다. 시전좌판에서 수련하던 어머니도 보게 됐다. 무림 불평등을 눈물 흘리며 체득했다.
대부분 무림인은 제주대총학 주니어맹주 선거를 첫 선거로 알고 있지만, 아니었다. 공식 승률에 합산되지 않는, 고등무림 반장 선거에 나가 유권자 오십여 명 중 두 표를 얻고 패배한 적이 있다. 득표율 4%. 이날의 아픈 기억이 승률 100% 무사의 초석을 다졌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제주대총학 주니어맹주 비무. 압도적 표차로 승리를 거둔다. 주니어맹주로 등극한 이후, 4·3진상 규명,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 시위를 주도하다, 무려 6가지 죄목으로 수배가 됐다. 축구무공을 수련한 덕분에 포졸의 무자비한 태클을 순간 방향전환 초식으로 피해 다녔지만, 결국 붙들려 잠시 투옥 생활을 거친다.
대학무림 졸업 이후엔 서귀포신문방 창간에 뛰어든다. 힘든 시기였다. 정상 급여를 받지 못했다. 술이 고프면 지인에게 술을 사 달라고 졸라야 했다. 그 덕분에 술을 사주던 지인의 후배, 지금도 ‘언제나 꽃 같다’고 부르는 아내 수은낭자를 만났다. 무림 1996년 11월 3일 결혼에 골인했다. 하지만 험난한 생활이 이어졌다. 서귀포신문방 봉급 40만 원, 수은낭자는 어린이집도장 사범 일을 하며 45만 원을 받아 생활을 꾸렸다. AI(인공지능)로 조사한 당시 평균 짜장면 가격은 한 그릇당 2279원.
무림 1997년, 건축무사는 봉급이 150만 원도 넘는다는 후배무사의 말에 혹해 건축무공을 수련한다. 수은낭자가 아기를 가졌던 시기이기도 했다. 가장무사로서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것이었다. 건축무공 수련은 훗날 무림건축회사 창업까지 이어진다. 오너무사가 된 후였다. 2002년 무현 지존이 당선됐다는 소식을 호프주막에서 듣게 된다. 겁도 없이 주막에 있던 모든 무사의 술을 계산하겠다며 ‘골든벨’을 울린다. 돌아온 건 70만 원이 넘는 계산서. 당시 짜장면으로 치면 270그릇. 다음날부터 몹시도 속이 아파서 한동안 앓아누웠다는 후문도 있다.
무림 2005년 도의회무림 비무에 뛰어들기로 결심한다. 2006년 1월 3일 발표된 지역언론무림의 여론조사 결과에 눈만 껌벅, 껌벅거렸다. 인지율 2%, 지지율 0.9%.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어 오를 일만 남았다고 자신을 위안했다. 결국, 5개월 만에 39.1%를 얻어 당선된다. 6전 6승, 무패 신화의 서막이었다.
3선 도의회무림의원이었던 무림 2015년, 전격 사퇴하고 이듬해 중원무림의원 경선에 뛰어든다. 당시 상대였던 대림검을 누르고 본선 진출, 지용훈장과의 ‘사제 대결’을 벌여 중원무림의원으로 등극한다. 이후 2선, 3선 중원의원으로 체급을 불렸다.
◆제주맹주 등극 SWOT 분석
호검이 급조한 제이누리 초미니 자서전을 완독한 성곤검은 다시 위풍당당한 제 모습을 찾은 것 같았다. 성곤검은 금고 속에 몰래 숨겨 놓은 풀무공 비급서를 꺼내 어루만지며 회상했다.
대학무림 시절, 수영시객의 ‘풀무공’을 익혔다. 수영시객은 이 무공을 완성하느라 내공을 모두 소진한 탓에 15일 만에 하늘에 별이 됐다. 풀무공의 핵심 비급.
…풀이 눕는다 /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 /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아무나 익힐 수 없는 무공, 내공이 약한 무사는 자칫하면 주화입마(走火入魔)를 입을 수 있는 위험한 무공이기도 했다. 성곤검은 유권자 무림인이 보이면 바람처럼 달려갈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언제나 깍듯하고 반듯한 최강의 무공. 90도 인사였다.
성곤검은 갑작스레 프린터에 얌전히 놓인 순백의 A4 한 장을 꺼내 들었다. 그리곤 일필휘지로 그리고 썼다. 미 하버드무림대학 켄 앤드류즈(Ken Andrews) 훈장이 무림 1971년 창안한 SWOT분석이었다.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을 A4 한 장에 응축시킬 수 있었다.
*성곤검, 제주맹주 등극 SWOT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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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강점 |
W 약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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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훈공(20%)과 대림검(25%) 동반 감점 확정시 단순에 1위 등극 - 결선투표서 2위로만 올라가면 친명 전폭적 지원하에 대반전 가능 |
-조직력·기반표(서귀포무림 유권자는 제주무림 27.6%) 열세 -인지도 열세, 제주시무림 유권자 대부분이 90도 인사해도 “누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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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기회 |
T 위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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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명지존 순정품(?) 라인 -경선서 호남 출신 유권자 표 결집 가능, 유권자 무림인 12% 추정, 적극적 투표 성향 고려하면 20% 영향 |
-영훈공과 대림검 양자대결로 흘러가면 지지율 추락 예상 -재명지존과 청래방주의 협상 여부에 따라 ‘팽’ 당할 수 있음 |
성곤검은 스마트폰을 꺼내 들곤 SWOT 분석을 사진으로 찍어 호검에게 카톡을 보냈다. 무림 서라운드 스피커, 자타공인 무림플랫폼에 얼른 알려 확산시켜야 했다.
카톡을 받은 호검이 혼잣말했다.
“서귀포무림인 시대군. 지도를 보면 정중앙(동홍동)엔 성곤검이 좌장처럼 앉아 있고, 제주맹주 영훈공은 동쪽(남원읍 태흥2리) 태생, 중원무림의원 대림검은 서쪽(대정읍 일과리) 태생이지. 영훈공은 도의회무림과 중원무림의원 시절 제주시을, 대림검은 제주시갑으로 이적하면서 중원무림의원으로 당선됐어. 서귀포 삼국지가 영토를 확장한 셈이야. 보아하니, 민주방 경선비무 무사들 자서전 릴레이 시간인 것 같은데, 다음 호는 보나 마나 대림검이네.”
호검은 잠시, 명상에 빠졌다가 말했다.
“아직 민주방 경선룰이 정해지지 않았어. 1안은 선호투표제(1인 2표), 2안은 원샷 경선(무조건 1위 선택), 3안은 결선 투표제(과반 없으면, 3위 떨어뜨리고 1위와 2위 비무)야. 만약 결선 투표제로 진행되고 성곤검이 2위가 된다면 대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어. 메이드 인 제명라인(?)을 위한 전폭 지원이지. 자기 무사 심고 싶어 하는 건 동서고금을 망라한 무림의 법칙이거든. 종족 번식 욕망보다 더 한 무림인의 욕망, 숙명이지.”
호검은 갑작스레 격한 의문이 생겼다.
“대림검과 영훈공 모두 성곤검에게 연대 제안을 하고 있어. 반(反) 영훈공 세력이 가장 먼저 연대 얘기를 시작했고, 소문으로 서귀고동문무림의 압박설도 들은 적이 있지. ‘둘 다(영훈공과 성곤검) 살아서 돌아오라!’. 근데, 연대에도 무림 장사치라면 지켜야 할 상도의(商道義)가 있지. 서로 주고받을 게 있어야 하는 거야. 요샛말로 윈원(Win-Win)이지. 도대체 무엇을 주고받을 것인가? 도무지 안 보이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
제이누리 양은희 기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