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역사에서 한동안 거지로 전락했던 제왕은 한둘이 아니다. 어떤 역사적 배경과 우연적 개인의 환경 아래서 제왕과 거지의 인연은 재미있는 조건과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에 따라 많은 전기적인 일문(逸聞) 일사(逸事)가 발생하고 발전 변화하였다. 그런 사례를 통하여 역사를 증명할 수 있고 사회를 고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국 민족문화전통 중의 관념 전승과 개별적인 여러 가지 고유의 갈등, 모순을 분석하고 투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비교적 명확하면서도 깊게 새로이 사회를 인식하고 역사를 평가할 수 있게 도와준다. 역사와 문화를 심도 있게 다시 고찰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비정상적인 상태 속에서 근원을 판별하고 왜곡된 사실 속에서 바른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양하면서도 어지러운 사회세태 중 한 부분이다. 하나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정사 기록이든 야사나 필기소설이든, 지금까지 진귀한 사료로 남아있다. 정사에서 다루어진 거지 문제와 상응하는 정책, 대책을 제정한 것 이외에 제왕과 거지의 일문 전설은 여러 가지가 뒤엉키어 복잡하기 그지없는 인간관계를 반영하고 있다. 인생살이에 있어 물질이나 정신생활 상의 빈부는 고정돼 있거나 불변하지 않는 게 아니다. 제왕도 세상에서 살아가며 거지도 세상에서 살아간다. 서로 다른 삶의 기회가 있다. 서로 다른 경험, 서로 다른 시대의 사회문화 환경에서 살아간다. 이것이 바로 세상사이다. 많고 많은 세상사에는 별의별 것이 다 있을 수밖에 없다. 어디에나 있는 예증이다. 만민 위에 앉았던 ‘천지교자’(天之驕子, 하늘의 총아) 천자도, 하구류(下九流)1)에 속에도 제대로 속하지 못했던 천민 중에 천민인 거지와 여러 가지로 관련을 맺고 있다. 실로 천지란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다. 진문공, 유랑하며 걸식하다가 패업을 이루다 중국 역사에 19년 동안 유랑하면서 걸식했던 유명한 제왕이 있다. 바로 춘추시기 기원전 636년부터 9년 동안 진(晉)나라 국군(國君) 자리에 앉았던 문공(文公) 중이(重耳)다. 중이는 진나라 헌공(獻公) 희궤제(姬詭諸)의 아들이다. 여희(驪姬)와 결혼하기 전에 헌공에게는 3남 1녀가 있었다. 신생(申生), 중이(重耳), 이오(夷吾), 목희(穆姬)다. 나중에 헌공이 군대를 거느리고 여융〔驪戎, 서융(西戎)의 일파〕을 공격할 때 여희와 결혼하여 아들 해제(奚齊)를 낳았다. 여희는 헌공의 총애를 받아 부인(夫人)에 책봉되자 해제를 태자에 앉히려 하였다. 여희는 자신의 이익을 도모해 장래에 해제가 국군의 자리를 계승하는 데에 방해가 되는 우환을 없애기 시작하였다. 먼저 헌공에게 남은 아들 세 명을 변경으로 보내 방비토록 청했다. 중상모략으로 신생을 죽이고 이오와 중이를 죽이려고 군대를 파병하고 자객을 보냈다. 이오는 전쟁에서 패하자 양국(梁國)으로 피난하였다. 중이는 자객을 피해 호모(狐毛), 호언(狐偃) 등 측근 몇을 데리고 창황하게 자신의 생모가 태어난 적족(狄族) 봉지인 적(狄)나라로 피난하였다. 진나라에서는 거대한 정변이 계속 일어났다. 이오, 중이가 다른 나라로 피신한 후 해제가 세자가 되었다. 오래지 않아 헌공의 병이 위중하게 되니, 대신 순식(荀息)에게 보좌케 하고 해제를 왕위에 오르게 하였다. 헌공이 죽자 11살밖에 되지 않은 해제가 즉위해 국군이 되었다. 순식을 상경(上卿)에 앉히자 이극(里克), 비정(邳鄭)등의 강렬하게 반대하였다. 몰래 경호대에 자신의 사람을 심은 뒤 헌공의 장례식을 이용해 해제를 암살해 버렸다. 여의는 다시 자기 누이동생의 아들 탁자(卓子)를 국군으로 옹립하고 비밀리에 자객을 사서는 장례식 때에 이극과 비정 2명을 척살하려는 음모를 꾸몄다. 이극 등은 상대편의 계략을 미리 알아채고 장계취계를 이용해 상대방의 계략을 역이용하여 여희를 공격하였다. “태자의 억울함을 씻고 중이를 국군으로 영립한다”라고 하면서 여희의 측근 동관오(東關五)를 없애고 탁자를 던져 죽여 버렸으며 순식을 내리찍어 죽였다. 여의는 채찍 형벌을 내려 때려 죽였다. 나라에는 하루라도 국군이 없어서는 안 되며 집안에는 하루라도 가장이 없어서는 안 되었다. 이오는 토지를 할양하는 것도 아까워하지 않고 진(秦)목공(穆公)의 도움을 받아 귀국 후 즉위해 군주가 되었다. 바로 진(晉) 혜공(惠公)이다. 혜공은 신의를 저버렸다. 공이 있는 신하와 뛰어난 장수를 남살하는 한편 자객 발제(勃鞮)를 보내 중이를 암살하려 하였다. 중이가 귀국해 왕위를 찬탈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정보를 들은 중이는 어쩔 수 없이 12년 동안 살았던 적(狄)나라에서 제(齊)나라로 도망쳤다. 피난하려 준비할 때에 곁에서 의복과 여비를 관리하던 관리 두수(頭須)가 모든 재물을 말끔히 거두어 도망쳐 버렸다. 중의 일행은 한 푼도 없는 곤궁한 처지가 되어 버렸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 하구류(下九流), 옛날 사회적 지위가 낮은, 하등 직업에 종사하던 사람을 가리킨다. 이를테면 현대적인 연예인·짐꾼·취고수 등을 일컫던 말이다. 고대에 시정(市井)에서 사회 각 계층을 귀천고저로 9단계 계급을 나눴다. 중국 고대의 시정문화로 사대부 문화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1류 연극배우. 광대. 연극쟁이(戱子), 2류 심부름꾼. 졸개〔추(推), 주졸(走卒)〕, 3류 본바닥불량배. 노름꾼〔왕팔(王八)〕, 4류 잡일꾼〔귀(龜)〕, 5류 멜대를 매고 돌아다니는 이발사〔체두(剃頭)〕, 6류 때밀이〔찰배(擦背)〕, 7류 몸을 파는 사람〔창녀(娼)〕, 8류 도둑〔도(盗)〕, 9류 수연, 물 담뱃대로 피우는 살담배를 파는 사람〔취회(吹灰)〕이다. 나중에 사회가 복잡해지자 상구류(上九流), 중구류(中九流), 하구류(下九流) 관점이 나타났다. 상, 중, 하로 나누는 일반적인 분류법은 다음과 같다 : 상구류(上九流) : 1류 부처님(佛祖), 2류 신선(仙, 원시천존元始天尊, 태상노군太上老君, 팔선八仙 등), 3류 황제(皇帝, 진룡천자, 봉건제왕), 4류 관리(官), 5류 양조장(燒鍋, 봉건시대에 최대 공장), 6류 전당포(當), 7류 상인(商), 8류 장원주(客, 莊園主), 9류 농부(莊田). (이 관점은 도교의 영향인 듯 보인다) ; 중구류(中九流) : 1류 거인(擧), 2류 의사(醫, 낭중郎中, 약방선생), 3류 풍수(風水, 지관, 음양선생), 4류 점쟁이(批, 사주팔자批八字), 5류 서화가(丹青), 6류 관상가(相), 7류 승려(僧), 8류 도사(道), 9류 문인(琴棋, 고금, 바둑) ; 하구류(下九流) : 1류 무당(巫, 부적 등을 사용하는 무당), 2류 창녀(娼, 명창明娼, 암창暗娼, 가기歌妓), 3류 무당(大神, 굿을 하면서 병을 치료하는, 신이 몸에 들어온 신무神巫), 4류 야경꾼(梆), 5류 멜대를 매고 돌아다니는 이발사(剃頭), 6류 취고수(吹手, 喇叭匠), 7류 연극배우(광대, 戱子), 8류 거지(叫街), 9류 물엿을 불어서 각종 모양의 인형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파는 사람(賣糖)이다. 물론 상중하와 ‘9류’가 합쳐지니 27개의 직업군이 있어야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72개의 직업군이 그 속에 포함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하구류의 제5류 ‘이발사’에는 발마사지, 급사, 수레꾼, 안마사, 점원, 무녀, 끄나풀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부류가 포함된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고광표 작가의 '돌하르방이 전하는 말'입니다. 제주의 상징이자 제주문화의 대표격이나 다름 없는 석상 '돌하르방'을 통해 '오늘 하루의 단상(斷想)'을 전합니다. 쉼 없이 달려가는 일상이지만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기를 원합니다. 매주 1~2회에 걸쳐 얼굴을 달리하는 돌하르방은 무슨 말을 할까요?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주 "바당 속이 몱으민 날 좋곡, 어둑으민 날 궂나" (바다 속이 맑으면 날씨가 좋고, 어두우면 날씨가 나쁘다) “If it's clear under the sea, the weather is good, if it's dark, the weather is bad.” ☞ 고광표는? = 제주제일고,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시라큐스대 건축대학원과 이탈리아 플로렌스(Pre-Arch)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다. 건축, 설치미술, 회화, 조각, 공공시설디자인, 전시기획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하는 건축가이며 예술가다. 그의 작업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에 익숙한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Shame and Guilt’ 등 현 시대적인 사회의 표현과 감정의 본질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 미군정 하에서 일어난 제주4·3과 관련해 미국 현지에 추념비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의 책임론이 더불어 제기되고 있다. 재미 제주4·3기념사업회·유족회에 따르면 재미 4·3유족회 주도로 미국 보스턴에서 4·3희생자 추념비 건립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서명은 제76주년 4·3희생자 미주 추념회가 열린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됐다. 올해에는 학술적 성격이 강했던 추념식에서 벗어나 미국 현지 추념비 건립을 목표로 추념회 행사가 열렸다. 제주시 출신인 양수연 재미4·3기념사업회·유족회장은 추모사에서 "제주4·3은 세계 냉전의 시작을 알린 사건이며 제2차 대전 이후 아시아에서 발생한 최초의 대량 학살 사건"이라며 "미국을 사랑하고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제주4·3 사건이라는 렌즈를 통해 미국에 4·3 당시의 대외정책에 대해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이자 보수학자로 알려진 이성윤 우드로윌슨센터 선임 연구원은 특별 강연에서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G7의 지도자들이 기시다 일본 총리와 함께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원폭 피해자를 추모한 것을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하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연구원은 또 "1908년 중국 '의화단의 난'으로 미국이 받은 배상금 미화 2500만 달러의 절반가량인 1400만 달러를 재미 중국 학생을 위한 교육 펀드 조성에 쓰도록 하는 법안을 미국 의회가 통과시켰다"며 "그 선례에 따라 미국에서 공부하기를 원하는 제주 대학살 희생자 가족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미 4·3기념사업회·유족회는 제주4·3의 완전 해결을 위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캠페인, 학술회의 등을 펼치기 위해 2021년 7월 출범했다. 이 단체는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제주 출신 4·3희생자 유족 및 후손을 발굴해왔다. 또한 4·3 학술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월든코리아와 연계해 후대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출범 당시 미국 내 제주 출신 4·3유족은 104명이다. 제주4·3특별법에 의하면 제주4·3은 미군정 때인 1947년 3월 1일 제28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경찰 발포에 의한 민간인 사망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그에 이은 저항과 탄압, 1948년 4월 3일의 봉기,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 해제 때까지 군경 토벌대와 무장대간 충돌과정에서 민간인이 집단으로 희생된 사건 전체를 말한다. 정부 진상조사보고서에는 제주4·3 당시 적게는 1만4000명, 많게는 3만명이 희생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제주항공이 2022년 4분기부터 6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5392억원과 영업이익 751억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제주항공이 공시한 2024년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4223억원 대비 27.7% 증가한 53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3913억원 대비 37.8% 증가한 수치다. 또 영업이익은 751억원으로 전년 동기 707억원 대비 6.2%, 2019년 1분기 578억원 대비 29.9% 증가했다. 제주항공은 최대 실적의 주요 요인으로 견고한 중·단거리 여행 수요를 꼽았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일본, 중화권, 베트남, 필리핀, 괌/사이판 등 제주항공이 취항하는 중·단거리 국제선의 올해 1분기 수송객 수는 1813만4351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국제선 수송객 2160만7700명 중 83.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견고한 중·단거리 여행 수요에 맞춰 선제적이고 탄력적인 노선 운영을 통해 비교적 회복이 더딘 중국본토 노선의 영향을 최소화 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또 효율적인 기재 운영 전략이 이번 1분기 호실적에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보유 항공기의 운용 효율을 극대화한 결과 기재수가 동일했던 2019년 3913억원 대비 37.8%, 3대 적었던 지난해 4223억원 대비 27.7% 증가한 539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올해에도 안정적인 차세대 항공기 구매 도입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견고한 중·단거리 여행 수요에 맞춘 선제적이고 탄력적인 노선 운영을 통해 중국노선 회복 지연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중국 노선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흑자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7일 오후 3시 24분께 제주시 도두동 사수포구에서 1t 트럭이 포구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운전자 50대 A씨는 자력으로 탈출했다. 건강 상태에 이상이 없어서 병원에 이송되지는 않았다. 경찰은 이날 이 일대에서 열린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 규탄 시위에 참여했던 A씨가 흥분 상태에서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은 제주시 도두동에 있는 하수처리장을 증설해 1일 하수 처리용량을 현 13만t에서 22만t으로 늘리는 사업이다. 오는 2028년 1월 준공이 목표다. 도두동 신사수마을 주민들은 이와 관련해 '생존권 사수 투쟁위원회'를 결성해 악취 배출 굴뚝 공사 강행 중단, 공사 피해 저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민심이 매섭게 회초리를 든 총선이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선거 효과’는 사라져가는 모습이다.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자세를 낮추더니만, 22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국회의장과 여야 정당 원내대표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면면과 출사표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른바 ‘찐명(진짜 친이재명)’계가,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찐윤(진짜 친윤석열)’계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로 시작하는 국회의 주요 포스트가 계파색 짙은 강경파 인사로 채워지면 당내 갈등은 물론 여야 관계가 삐걱대며 국정 현안과 개혁 과제들이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민주당 몫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기계적 중립은 없다”며 선명성 경쟁을 하고 있다. 국회법은 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한다. 대한민국 입법부를 상징하는 대표성, 국가 의전 서열 2위의 위상, 비중이 큰 의원외교 업무 등에 합당한 품격을 갖춘 의장을 기대해서다. 중립성 원칙을 무시하면서 소수 정당을 배려하는 초당적 국회 운영 의지와 정치적 균형추 역할을 팽개쳐선 곤란하다. 게다가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는 강성 친명계 인사로 교통정리가 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에서도 대표적 찐윤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강성 국회의장에 역시 강성인 여야 원내대표가 조합을 이루면 22대 국회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게다. 총선에서 표출된 민심은 여야 모두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 민생 현안을 챙기고, 여야 간 협치를 통해 국회가 제대로 일을 해달라는 것이다. 여야는 국회의장ㆍ원내대표 인선부터 총선 민심을 받들어야 마땅하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총득표율은 민주당 50.5%, 국민의힘 45.1%다. 5.4%포인트 차이로 민주당은 71석을 더 얻었다. 한 표라도 많으면 승리하는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로 인한 결과다. 다른 후보를 선택한 표는 사표死票가 됐지만, 그들의 의견도 충분히 존중돼야 한다. 민주당은 제1당 다수의 힘을 보다 좋은 정치, 유능한 국회를 만드는 데 써야 할 것이다. 총선 패배에도 꿈쩍 않던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 지지도가 급락하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회담 제안 이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의제에 대한 입장 차이로 일정을 잡지 못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돼가는 시점에 처음 만나기로 한 마당에 과연 회담의 성과를 얼마나 내겠는가. 의제에 연연하지 말고 일단 만나고, 향후 만남을 정례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 회담은 의제보다 만남 자체가 절실하다. 두 사람이 만나 대화하고 의견을 조정해야 풀릴 수 있는 국정 현안이 한둘이 아니다. 전공의에 이어 일부 의대 교수들이 병원에 나오지 않는 등 의료 파행 사태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등 3고(高)로 국민과 기업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국가의 미래가 걸린 노동ㆍ연금ㆍ교육 개혁은 진전이 없다. 2월 신생아 수가 사상 처음 2만명 밑으로 내려갈 정도로 저출산 대책이 겉도는 가운데 지역소멸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나라 밖 상황도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이 장기화하며 에너지 가격과 식량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남북관계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미국-중국간 패권 다툼이 격화하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자동차, 2차전지,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글로벌 경제전쟁이 치열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물 부족, 대기오염, 감염병, 농수산물 생산 피해와 식량 공급 차질 등의 위기는 이미 지구촌 곳곳의 일상에 침투했다. 여당은 용산 대통령실만 바라보지 않고, 경제난과 민생 대책을 적극 마련하고, 야당과의 대화 및 협치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새로 구성될 22대 국회는 구태를 벗고 달라져야 한다. 국민은 많이 토론하고 충분한 타협의 과정을 거쳐 의사결정을 하는 성숙한 국회를 보고 싶다. 소선거구제의 한계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폐해를 바로잡는 선거제도 개편 논의도 시급하다. 선거 때마다 단골 공약으로 내놓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도 작은 것부터 하나라도 실천하길 기대한다. 국민은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독선과 불통 대신 정치 복원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이 1년 5개월 만에 기자 질문을 받고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의 인선을 직접 발표했지만, 대통령실의 변화는 여러 측면에서 더 절실히 요구된다. 정부ㆍ여당을 심판한 국민 마음이 어디 있고, 정부ㆍ여당에 뭘 바라는지 핵심을 제대로 인식하고 솔선 쇄신해야 할 것이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전국 의대 교수들의 집단 휴진에 제주대학교병원 교수들도 가세한다. 제주대 의과대학·제주대병원 교수협의회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결의에 따라 오는 10일 평일 휴진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제주대 교수협의회는 "이번 휴진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촉발됐다"면서 "교수들의 과로를 줄이기 위한 결정으로, 자발적 참여 의사가 있는 교수에 한해 휴진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제주대 교수협의회는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은 '필수진료 과목 위기' 원인에 대한 명백한 오진에서 비롯됐다"며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밀어붙이며 전공의들 사직이 이어졌고, 교수들은 심각한 과로 상태에 빠지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비상진료 체계가 장기화할 시 응급환자와 중환자 진료마저도 위태롭게 된다"고 주장했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지난 4월 제주도 평균기온이 16.2도로 나타났다. 50여년 이래 관측사상 역대 최고다. 7일 제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4월 제주도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도(제주·서귀포·성산·고산의 평균값) 평균기온이 16.2도로 평년보다 2.1도 높았다. 이는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평균기온이다. 1998년이 16.1도로 2위, 2018이년 15.5도로 3위다. 지난달 평균 최고기온은 19.5도, 평균 최저기온은 13.2도로 역시 각각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지난달 상대적으로 찬 대륙고기압 강도가 약하고, 이동성 고기압 영향을 자주 받아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다"며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동안 맑은 날씨를 보였고,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따뜻한 남풍계열 바람이 불어 기온을 높여줬다"고 설명했다. 4월 제주도 강수량은 174.1㎜로 평년(91.5∼151.1㎜)보다 많았다. 강수일수는 14.3일(평년 9.5일)이었다. 중국 남부지방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주로 우리나라 남쪽 해상으로 통과하면서 비가 자주 내렸고, 강수량도 많았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또한 4월 황사일수는 4일로 평년(2일)보다 많았다. 지난달 17∼20일 내몽골 지역에서 발생한 저기압 후면으로 모래 먼지가 북풍 계열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돼 황사가 관측됐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민사7부 4월 17일 오후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17일 오후 제주지법 501호 법정에서 김수일 제주지법원장이 법복을 갖춰입고 재판장석에 앉아 익숙한 듯 재판을 시작했다. 첫 사건은 공사대금 관련으로, 2019년 9월 접수돼 약 5년이 지나고도 마무리되지 않은 건이었다. 김 법원장은 증거로 제출된 각종 서류 등을 하나씩 확인해가며 쟁점들을 짚어갔다. "기록을 보니 시일이 경과할 만하긴 하다"면서도 변호인들을 향해 "재판 지연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은데, 이렇게 오래 진행된 것이 변론 준비를 충실히 하지 않아서 연기된 면도 있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해 법원장이 재판에 나서는 가운데 제주지법도 민사 장기미제 사건 전담 재판부인 민사7부를 신설해 법원장에게 맡겼다. 민사7부에는 현재까지 사건 11건이 재배당됐다. 접수된 지 짧게는 2년 6개월에서 길게는 5년이 흐른 것들이다. 김 법원장은 "판사는 재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본연의 재판 업무를 하게 돼 개인적으로는 기쁘게 생각한다"고 다시 재판장을 맡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법원장 재판부가 일선 재판부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각 재판부도 재판 지연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갖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직접 재판하면서 지연 원인을 자세히 파악해 사법행정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판사 증원이 시급하다며 "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법관의 사건 처리 부담률이 높은데, 판사 정원 증원을 위한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재판 지연의 원인으로는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이 늘어나고 있고, 감정 등 재판에 꼭 필요한 절차에 협조 기관들이 조력을 회피하거나 회신이 늦어지는 점, 법관 부족 문제 등을 꼽았다. 제주지법의 경우 최근 제주의 성장과 인구 증가 속도가 빨라 사건이 많이 늘었고, 지방법원이다 보니 관할해야 하는 모든 종류의 사건이 다양하게 있는 반면 판사는 많지 않아 1인당 여러 사건을 처리해야 해서 사건 처리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며 "해소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장기간 해결이 어려웠던 사건에 대해 당사자들과 대화하며 신속하고 원만하게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마음으로 재판에 임할 것"이라며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충실하면서 신속한 재판이라는 것이 참 어려운 문제지만, 두 가지가 잘 조화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연합뉴스]
제주도 산지에 많은 눈이 내려 쌓이면서 산간도로 운행이 일부 통제됐다. 한라산 탐방은 전면 통제됐다. 2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 산지에 대설주의보, 제주도 육상 전역(남부 제외)에 강풍주의보, 해상에 풍랑경보·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오전 6시 현재 24시간 신적설(24시간 동안 새로 내려 쌓인 눈)은 한라산 삼각봉 11.5㎝, 사제비 11.2㎝, 어리목 10.1㎝, 한라생태숲 2.1㎝ 등이다. 대설특보 발효로 한라산 탐방은 전면 통제됐다. 또한 적설과 결빙으로 오전 6시 15분 기준 산간도로인 1100도로는 어승생삼거리∼구탐라대사거리 구간에서 대·소형 차량 모두 운행이 통제됐다. 제1산록도로와 명림로는 소형 차량의 경우 일부 구간에서 월동장구를 갖춰야 운행할 수 있다. 기상청은 오는 24일까지 제주에 비 또는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또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며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춥겠다고 예보했다. 23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제주도 산지 10∼20㎝(많은 곳 30㎝ 이상), 중산간 5∼10㎝(많은 곳 15㎝ 이상), 해안 2∼7㎝며 예상 강수량은 10∼30㎜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에는 중산간, 밤에는 해안 지역에도 많은 눈이 내려 대설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겠으니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고, 해상에는 물결이 매우 높게 일겠으니 항공기나 여객선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도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산간·중산간 도로에는 밤사이 내린 눈이 얼어 빙판길이 되면서 교통혼잡 또는 사고 위험이 있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월동 장비를 준비하는 등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 경정 승진 ▲ 기획운영과 박동훈 ▲ 정보외사과 진영찬 ◇ 경감 승진 ▲ 기획운영과 김경환 ▲ 경비안전과 박현준 ▲ 제주해양경찰서 정보외사과 이덕문 ▲ 서귀포해양경찰서 정보외사과 안동주 ◇ 경위 승진 ▲ 정보외사과 장성훈 ▲ 제주해양경찰서 경비구조과 홍경호 ▲ 서귀포해양경찰서 수사과 강인 ◇ 경사 승진 ▲ 종합상황실 우창현 ▲ 수사과 박규란 ▲ 특공대 고재필 ▲ 제주해양경찰서 해양안전과 김태하 ▲ 〃 수사과 임재혁 ▲ 〃 장비관리과 정준현 ▲ 〃 3002함 김봉찬 ▲ 서귀포해양경찰서 기획운영과 문슬기 ▲ 〃해양안전과 허근준 ▲ 〃 장비관리과 진희훈 ◇ 경장 승진 ▲ 수사과 송주영 ▲ 제주해양경찰서 기획운영과 이은정 ▲ 〃 경비구조과 백강현 ▲ 〃 P-16정 현동준 ▲ 서귀포해양경찰서 기획운영과 이정인 ▲ 〃 경비구조과 김명환 ▲ 〃 성산파출소 정재현 ▲ 〃 506함 윤승욱
제주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일부 산간도로의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강풍으로 제주공항의 항공기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21일 제주지방기상청과 제주공항기상대, 제주도,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제주도 산지와 남부·북부 중산간에 대설경보가, 추자도와 제주도 남·동부, 북부, 서부에 대설주의보가 각각 발효됐다. 이에 따라 어제부터 이날 오후 1시 현재까지 한라산 삼각봉에 가장 많은 눈이 쌓여 53.6㎝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그 외 지역 누적 적설량은 사제비 52.1㎝, 어리목 44.7㎝, 한라생태숲 19.6㎝, 한남 14.1㎝, 화순 10.2㎝, 새별오름과 가시리 각 9.9㎝, 산천단 6.9㎝, 오등동 4.8㎝ 등이다. 제주도는 한라산 7개 탐방로의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5.16도로와 1100도로의 모든 차량 운행도 통제했다. 일부 중산간도로 차량 운행은 통제되거나 체인을 친 차량만 운행이 허용되고 있다. 해안지역에도 눈이 내려 곳곳에서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출근길이 혼잡을 빚는가 하면 낙상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이날 오전 5시 37분께 제주시 한림읍 일주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져 도랑에 빠졌다. 또 오전 8시 46분께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서는 차량끼리 충돌해 2명이 다쳤다. 서귀포시 중문동과 제주시 봉개동에서는 각각 1명의 행인이 눈길에 미끄러져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지거나 신호등 흔들림 등의 신고도 이어졌다. 제주국제공항에는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국내선 왕복 72편과 국제선 도착 3편, 출발 2편 등 총 77편이 지연 운항했다. 또 여수, 광주, 군산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이들 노선의 왕복 9편이 결항했다. 해상에는 풍랑특보가 발효돼 우수영, 진도, 가파도, 마라도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기상청은 "산간에 많은 눈이 내리면 차량이 고립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교통 상황을 확인하고 월동장구를 갖추고 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연일 눈이 내리고 있어 축사나 비닐하우스, 약한 구조물 붕괴 등 시설물 피해가 우려된다"며 철저한 관리를 요청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