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전국에서 가장 열대야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여름 휴양지로 사랑받는 제주지만, 밤에도 더위가 가시지 않아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잠 못 이루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023년) 지점별 열대야 일수는 제주(제주 45.3일·서귀포 37.6일)가 가장 많았고, 이어 여수(30.0일), 목포(28.2일), 포항(27.7일), 부산(27.2일) 순으로 주로 남부 해안지역에 집중됐다. 기후평년값 기준(1991~2020년)으로도 제주(30일), 서귀포(31일)는 전국 평균(6.5일)의 5배에 달한다. 지난해 제주도 전체 열대야 일수는 63.5일로 관측 이래 최다 기록이다. 지점별로 보면 제주 75일, 서귀포 68일, 성산 60일, 고산 51일로 대부분 지역에서 장기간 열대야가 지속됐다. 특히 2013년 서귀포에서는 7월 7일부터 8월 24일까지 49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고, 지난해에는 제주에서 47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기도 했다. 제주는 여름뿐 아니라 봄·가을에도 밤더위가 나타난다. 9월 열대야는 심심찮게 발생한다. 지난해 9월엔 제주 19일, 서귀포 18일 등 모두 15.5일 동안 열대야가 기록됐다. 2013년과 2021년에는 10월에도 열대야가 나타났고, 2014년 5월에는 한라산 푄 현상으로 사상 첫 '5월 열대야'가 기록되기도 했다. 심지어 2022년 8월 15일 밤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제주 최저기온이 30.5도를 기록하면서 전국 첫 '초열대야' 현상까지 발생했다. 열대야가 유독 제주에서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해양성 기후 때문이다. 바다는 천천히 데워지고 서서히 식기 때문에 섬 지역인 제주는 낮 기온은 비교적 낮은 반면 밤 기온은 높고 일교차가 작다. 여기에 높은 습도까지 겹쳐 체감 더위를 더욱 심화시킨다. 기상청은 "제주의 열대야 일수는 최근 50년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1975~1984년 평균 13.5일이던 열대야 일수가 최근 10년(2015~2024년)간은 연평균 36.5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지난달 여름철 폭염 대책 회의에서 "올해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열대야 일수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후 변화에 도민들은 야간 피서까지 나서는 실정이다. 냉방기기를 밤새 틀거나 바닷가, 중산간 지역 등 시원한 곳에서 야외 취침을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호, 협재, 삼양, 월정 등 주요 해수욕장은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야간 개장을 할 예정이다. 또 도민과 관광객들은 해안 마을 곳곳에 있는 '용천수 물통'을 찾아 몸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기도 한다. 연중 15도 안팎의 차가운 물이 솟아나는 이 용천수는 제주의 대표적인 '천연 냉방' 자원이다. 기상청은 "제주도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며 동부지역은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를 것"이라며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밤을 말한다. 잠들기 어렵고 수면의 질이 떨어져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여름 휴가철 제주 해수욕장에서 강력범죄와 음주운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이용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경찰과 자치경찰은 해수욕장 집중 순찰과 불법 촬영 점검, 낮 시간대 음주운전 단속 강화에 나선다. 5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년) 7~8월 사이 도내 12개 지정해수욕장 반경 250m 내에서 발생한 5대 범죄(살인·강도·절도·폭력·성폭력)는 모두 120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폭력이 61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절도는 58건, 성폭력은 1건이었다. 같은 기간 해수욕장에서 접수된 112신고는 모두 1880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 672건, 2023년 631건, 지난해에는 577건(7월 초 기준)으로 하루 평균 10건 이상이다. 특히 함덕해수욕장(146.7건), 협재해수욕장(94.0건), 이호테우해수욕장(93.7건), 곽지해수욕장(77.3건) 등 인파가 몰리는 지역에 신고가 집중됐다. 실제 성범죄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서귀포시 해수욕장에서 40대 남성이 수영복 입은 여성들을 불법 촬영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2021년에는 제주시 해수욕장 공중화장실에서 여성을 불법 촬영하고 강간을 시도한 30대 남성이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은 올해도 범죄 예방에 적극 나선다. 함덕·협재·이호테우 등 주요 해수욕장에 기동순찰대를 배치해 순찰을 강화하고, 자율방범대와 합동 순찰을 병행할 예정이다. 자치경찰은 해수욕장과 수영장 내 화장실, 탈의실, 샤워장 등을 중심으로 불법 카메라 설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여름철 음주운전 사고도 관광지 일대를 중심으로 잦은 상황에서 낮 시간대 인명피해가 특히 두드러진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도내 7~9월 음주운전 사고는 230건으로 전체의 27.4%에 달했다. 이 중 낮 시간대 사고는 85건(35.7%), 야간은 148건(64.3%)이었다. 낮 사고의 중대사고 비율은 30.5%로 야간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제주자치경찰단은 다음달 31일까지 주요 해수욕장과 해안도로 등 관광지를 중심으로 낮 시간대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제주경찰 관계자는 "여름철 피서지에서는 사람들의 경계심이 낮아지는 만큼 범죄·사고가 쉽게 발생할 수 있다"며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해수욕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시 서사로2길 제주종합경기장 정문 앞. 이곳은 차량 통행과 보행자 이동이 잦은 도심 교차로이자 도민들 사이에선 '무단횡단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도로를 가로질러 걷는 보행자들,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사람들, 그리고 그 곁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는 자동차들. 이 일대는 매일같이 사고와 가까운 긴장감을 품고 있다. 경기장 앞 대형 솟을대문과 연결된 도로는 차량 흐름이 많은 직선 구간이다. 주변에는 국민체력인증센터와 실내체육관, 공영주차장, 택시 승강장, 그리고 파크골프장까지 밀집해 있다. 특히 파크골프장을 찾은 어르신들이 경기를 마친 뒤 경기장 쪽으로 곧장 길을 건너는 모습은 일상이 됐다. 이 일대가 '무단횡단의 성지'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배경이다. 입구 오른편 파크골프장은 2021년 10월 이후 조성됐다. 이 시설이 들어선 뒤 정문 앞 무단횡단이 더욱 잦아졌다는 것이 주변 상인과 도민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차량에서 내린 시민들이 곧장 골프장 쪽으로 향하고, 경기를 마친 후에는 다시 경기장 방향으로 길을 가로지른다. 눈앞의 가까운 길은 그렇게 위험한 습관이 됐다. 문제는 이 정문 앞 도로에 횡단보도가 없다는 점이다. 중앙엔 차량 흐름을 유도하는 분리봉이 일정 간격으로 설치돼 있지만 보행자를 위한 건널목은 보이지 않는다. 횡단보도는 정문에서 20~30미터가량 떨어진 골목 입구와 스포츠클럽 앞에 있다. 안내 표지 하나 없는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굳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선택을 한다. 입구 오른편 파크골프장의 입지 역시 무단횡단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문 건너편에 차량이 정차하면 승하차 후 바로 도로를 건너는 보행이 자연스러운 동선으로 굳어진 것이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건너편에서 차를 타고 오면 정문 앞에서 바로 내리는 경우가 많고, 골프장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곧장 경기장 쪽으로 건너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도민들은 여기가 위험하다는 걸 알고 조심하지만 관광객이 운전하는 렌터카는 갑작스러운 상황을 예측하지 못해 놀라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시야 확보 문제도 크다. 입구 왼편에 설치된 반사경 하나만으론 부족하다. 석축 기둥이 시야를 가리고, 도로 옆에 늘어선 정차 차량은 보행자가 도로로 내려서는 순간까지도 운전자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보행자와 차량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채 충돌 직전까지 가는 것이다. 이 일대를 지나가던 도민 김모씨(59)는 "운전하다 보면 도로 한복판에서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온다"며 "특히 오후에는 햇빛 반사까지 겹쳐 앞이 더 잘 안 보여 사고가 날까 늘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경찰도 무단횡단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조석완 제주동부경찰서 경비교통과장은 "최근 발생한 보행자 사망사고의 공통점은 심야시간, 무단횡단, 어두운 복장, 음주 등"이라며 "무단횡단은 명백한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이며 보행자 스스로의 주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제주도내 교통사고 사망자 82명 중 37명이 보행자였다"며 "이는 전체의 45%로 타 지역보다도 높은 수치다. 무단횡단은 낮이든 밤이든 반드시 피해야 할 위험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곳의 위험을 단지 보행자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지적도 많다. 경기장 정문은 다양한 생활 인프라가 집중된 구조적 지점이다. 체육시설, 주차장, 상업시설, 파크골프장이 한데 엉켜 있는 공간에서 보행자와 차량의 동선 충돌은 필연이다. 사고 위험은 개인의 부주의가 아닌 구조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파크골프장을 자주 이용하는 박모씨(71)는 "횡단보도를 외면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그 위치와 구조가 불편하고 위험하다"며 "정문 앞에 신호등이 설치된 횡단보도 하나만 있어도 많은 문제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도민들이 요구하는 건 단속이 아니라 구조적 개선이다. 정문 앞에 보행 동선을 연결해 줄 횡단보도, 안내 유도선, 반사경 추가 설치 등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습관은 강요로 바뀌지 않는다. 그 습관을 만든 구조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정문 앞에 존재하는 건 반사경 하나, 분리봉 몇 줄, 그리고 차도에 적힌 'STOP'이라는 글자뿐이다. '멈춤'이라고 적혀 있지만 정작 이곳에 멈춰야 할 건 단지 차량만이 아니다. 도민의 무관심, 행정의 방치, 그리고 반복되는 사고의 패턴을 멈춰야 한다. 이 도로는 매일같이 누군가 지나간다. 아이들도, 어르신들도, 운동선수들도 이 길을 건넌다. 그 길목엔 사람이 있고, 차량이 있고, 그리고 그 사이엔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다. 언제까지 이 길이 '무단횡단의 성지'로 불려야 하는지, 누군가 다친 다음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부터 바뀌어야 한다. 이곳은 일상의 길목이지, 사고의 입구가 되어선 안 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건희 여사 일가를 둘러싼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전 제주지사 출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 2일 서울양평고속도로 백지화 당시 국토부 수장이었던 원 전 장관이 김 여사 일가의 토지와 연계된 노선 변경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출국금지를 결정했다. 이와 함께 특검은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고속도로 노선 변경 과정에 연루된 양평군청 고위 공무원 3명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A국장은 김 여사 오빠가 운영하는 회사에 유리하도록 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인 인물이다. 특검은 이들이 김 여사 일가와 유착해 고속도로 종점 변경 등 핵심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원 전 장관의 출국금지 조치는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를 직접 발표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특검 수사의 정점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 전 장관은 당시 '정쟁 차단'을 명분으로 해당 노선 백지화를 전격 발표했지만 노선 변경 이후 김 여사 일가 소유지가 수혜 대상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특혜 논란이 확산됐다. 특검팀은 또 원 전 장관이 삼부토건과의 연관성, 이 회사가 추진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명분의 주가 부양 과정 등에 개입했는지 여부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출국금지 조치는 경찰과 검찰로부터 이첩받은 기존 수사기록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특검은 곧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해상에서의 갈치 금어기가 내년부터 기존 7월에서 5월로 앞당겨 조정된다. 갈치 산란 시기의 변화와 어민들의 조업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4일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해남·완도·진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올해 어업규제완화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갈치 금어기 조정을 결정했다. 이는 전남 목포 근해안강망 협회 등 갈치잡이 어민들이 제기한 '산란기 변동에 따른 5월 금어기 전환' 요청을 수용한 결과다. 그동안 난색을 보여왔던 해수부는 협의 끝에 갈치 금어기를 현행 7월(1~31일)에서 5월(1~31일)로 조정하되 조업 실적 보고 등 필수 이행 조건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갈치 금어기는 내년부터 5월로 변경된다. 이르면 오는 10일부터 추가 행정 절차를 거쳐 목포 근해안강망과 제주 근해연승 어업에 대해 금어기가 해제될 예정이다. 박 의원은 "이번 조치가 어민들의 소득 증대와 갈치 가격 안정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수산업 발전과 어민 이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광역 폐기물 처리시설인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의 진입로 봉쇄가 해제되면서 쓰레기 수거와 반입이 정상화됐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센터가 위치한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협의체 감시단은 이날 오후부터 청소 차량의 진입을 다시 허용했다. 이에 따라 센터 소각로의 가동이 재개되고 지난 2일부터 중단됐던 제주시 내 쓰레기 처리도 정상화됐다. 앞서 주민협의체는 지난 2일 오전부터 종량제 봉투에 재활용품이 혼입된 쓰레기가 불법 반입되고 있다며 이를 문제 삼고 진입을 차단한 바 있다. 쓰레기 반입을 막는 동안 일부 수거 차량은 폐기물을 비우지 못한 채 차고지로 복귀하면서 수거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동복리 주민들은 이번 봉쇄 외에도 지난달 7일부터 10일까지 안정적인 쓰레기 처리와 마을 발전사업 이행을 요구하며 센터 진입을 막은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도 유사한 이유로 쓰레기 반입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주민들과의 협의를 통해 쓰레기 반입이 재개됐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반입 쓰레기의 선별과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시 동문시장 인근 탐라문화광장을 둘러싼 도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광장 주변 노숙자와 상습 주취자들의 음주소란이 반복되자 관광객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극심해지고 있다. 3일 제주도 홈페이지 민원게시판 '제주자치도에 바란다'에 따르면 제주시 거주 한 시민이 지난달 30일 올린 민원 글에는 단순한 불만을 넘어선 절박한 호소가 담겨 있었다. 그는 "제주시 동문시장 일대에 대한 첫인상이 노숙자들의 음주 소란으로 완전히 망가졌다"며 "늦은 밤 버스 정류장 주변은 이제 공포의 공간이 됐다"고 토로했다. 실제 제주시 일도1동 탐라문화광장 일대는 오래전부터 상습 주취자들의 음주소란, 쓰레기 투기, 노상방뇨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치경찰과 행정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풍선효과'로 단속 구역 바로 옆에서 술판이 벌어지는 등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제이누리>가 3일 다시 찾은 광장 인근 상가 거리에는 지난 밤 벌어진 술판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화단에는 빈 소주병과 종이컵이 흩어져 있었고, 쓰레기는 치워지지 않은 채 거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자치경찰에 따르면 탐라문화광장은 2022년부터 금주·금연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인근 포함 35건의 경범죄가 적발됐다. 하지만 상당수는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거나 실제 징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적발된 사람이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인 경우가 많아 강제징수나 압류도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체감 변화는 미미하다. 순찰은 늘었지만 주취자들은 낮엔 모습을 감추고 밤이 되면 다시 나타나 술판을 벌인다. 고정 멤버가 많아 상인들 사이에서는 "매번 오는 사람들이 같다"라는 말도 나온다. 도민들은 탐라문화광장이 제주 원도심을 대표하는 공간이자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거점 중 하나인 만큼 지금처럼 방치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탐라문화광장 길 건너 재래시장은 제주에선 '핫플레이스'로 불리며 밤늦게까지 관광객이 몰리는 동문재래시장이다. 앞선 민원을 남긴 도민은 "제주에 온 지 1년 됐지만 도심의 이런 풍경을 접할 때마다 무력감이 든다"며 "제주에 대한 인상이 나빠지기 전에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최근 이어진 폭염으로 바다 수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제주를 포함한 전국 23개 해역에 고수온 예비특보가 발령됐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4일 "올여름 고수온 경향이 예년보다 빠르고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고수온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폭염의 영향으로 서해, 남해 중·서부, 제주 연안의 수온이 불과 5~6일 사이 일 평균 2~4℃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제주 중문 해역의 경우 지난달 28일 일 평균 수온이 22.1℃였으나 지난 3일에는 25.6℃까지 상승했다. 이밖에 충남 서산 창리(23.0→25.9℃), 전남 여수 신월(23.5→26.8℃), 남해 강진(22.3→25.6℃) 등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해수부는 지난 3일 오후 6시를 기해 고수온 예비특보를 제주를 포함한 23개 해역에 발령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예비특보 발령 시점이 1주일 이상 앞당겨진 것으로 고수온 발생이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산과학원은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 수산재해대응팀과 권역별 대응반 등 100여명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해양 예측 정보와 수온 관측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대응 태세 강화에 나섰다. 최용석 수산과학원장은 "양식장 등 수산업 현장에서는 고수온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실시간 수온 변화에 관심을 갖고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에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안전에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 산지에 호우경보, 북부중산간·남부중산간·남부·동부에 호우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산지와 남부중산간에는 강풍주의보도 내려졌다. 예상 강수량은 20∼80㎜(북부·추자도 제외)며, 북부와 추자도는 5∼40㎜다. 지점별 일 강수량을 보면 오후 4시 30분 기준 한라산에는 진달래밭 130㎜, 윗세오름 116㎜, 성판악 108.5㎜, 영실 105㎜ 등 최대 1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그 외 지점도 한남 76.5㎜, 색달 72.5㎜, 가시리 69㎜, 제주남원 68㎜, 서귀포 67.3㎜, 표선 65.5㎜, 새별오름 65㎜ 등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기상청은 17일 이른 새벽까지 제주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으며, 해상에는 먼바다를 중심으로 물결이 매우 높게 일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이날 저녁까지 산지와 한라산 남쪽 지역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3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시간당 10∼20㎜ 내외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21호 태풍 '콩레이(KONG-REY)'가 대만을 관통하며 '매우 강' 수준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콩레이는 이후 열대저압부로 약해질 가능성이 높지만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 비를 뿌리는 등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콩레이는 지난 28일 오후 3시 기준으로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860㎞ 해상에서 서쪽으로 시속 11㎞로 이동 중이다. 최대풍속은 초속 29m, 중심기압은 980hPa로 중간 강도의 태풍에 해당한다. 태풍 콩레이는 대만으로 접근하면서 더 강해질 전망이다. 대만 부근 바다의 수온이 30도에 달해 태풍이 당분간 세력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주 후반에는 태풍 중심의 풍속이 시속 180㎞에 이르러 달리는 기차를 탈선시킬 만큼 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콩레이가 한반도와 일본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며 경로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기상청의 최신 전망에 따르면 11월 이례적인 한반도 태풍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콩레이가 대만의 높은 산지를 통과하며 세력이 약화하고, 북상하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중국 남부 해안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21호 태풍 '콩레이'가 타이완을 관통한 후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풍 경로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제주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콩레이는 이날 새벽 3시 현재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1020㎞ 해상에서 중심기압 990헥토파스칼(hPa), 강풍 반경 340㎞, 초속 24m의 속도로 북쪽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이 태풍은 계속해서 서북쪽으로 이동해 다음 달 1일 새벽 무렵 강도 '매우 강'의 세력을 유지한 채 타이완을 관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예상되는 강풍은 초속 50m에 달한다. 강풍 반경은 480㎞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보됐다. 이후 태풍은 북진해 중국 동쪽 해안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태풍 위치가 나흘에서 닷새 후 유동적일 수 있다"며 "최신 기상정보를 주기적으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토요일인 27일 제주는 늦은 밤까지 곳에 따라 가끔 강한 비가 내리겠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7일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풍에 의해 많은 수증기가 제주도에 유입되면서 산지와 남부 중산간을 중심으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제주도 북부와 서부 추자도를 제외한 도내 예상 강수량은 20∼60㎜며, 산지엔 8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북부와 서부, 추자도의 예상 강수량은 5∼30㎜다.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 북부 앞바다에서 1.0∼2.5m, 남부와 동부, 서부 앞바다에서 1.5∼4.0m로 일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높은 물결이 해안으로 강하게 밀려올 것으로 예상되니, 해안가 출입을 자제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저지대 침수 등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