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과 택시기사, 행인 등 일반 시민들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사례가 제주에서 잇따르고 있다. 11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응급처치 지도를 통한 시민들의 심폐소생술 처치로 심정지 환자 4명이 현장에서 자발순환 회복했다. 자발순환 회복은 심장이 멈췄던 환자가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처치를 통해 다시 스스로 맥박과 혈액순환을 유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지난 7일 오전 11시 40분께 한라산 관음사 등산코스에서 40대 남성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당시 등산 중이던 10대 여고생을 비롯한 다른 등산객들이 119 신고와 응급처치를 적극적으로 하며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시간을 벌었다. 특히 현장에 있던 여고생은 스마트폰 영상통화를 통해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응급처치 지도를 받으며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남성의 생명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튿날인 8일에는 제주시 애월읍 상귀리 인근 도로를 달리던 택시 안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진 70대 남성이 목숨을 구했다. 택시기사와 주변 행인이 119의 음성 지도 안내에 따라 승객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호흡을 되돌리고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다. 지난 10일에도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인근에서 운동 중 갑자기 쓰러진 50대 남성 심정지 환자와 제주시 연동 한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40대 남성 심정지 환자 등이 모두 주변 신고자의 적극적인 응급처치를 통해 현장에서 자발순환 회복해 병원에 이송됐다. 이 같은 시민들의 활약은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 통계에 따르면 병원 도착 전 자발순환 회복률이 2023년 18.8%, 2024년 20.4%, 2025년 20.4%를 기록한 데 이어, 2026년 6월 10일 기준 21.1%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다. 올해 5월 말 기준 119구급상황관리센터는 총 1만3326건의 응급의료 상담안내 서비스를 처리했다. 세부적으로는 응급처치지도 5267건, 병의원과 약국 안내 3121건, 의료지도 2781건, 질병상담 1천217건, 이송병원 선정 752건을 수행했다. 특히 영상통화 기반 응급처치지도는 올해 5월 말 기준 67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8건(155.7%) 증가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영상 응급처치 지도는 신고자의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등을 보다 정확하게 안내할 수 있어 응급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골든타임 확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저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 안내에 따라 응급처치하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군사정권 미화 논란'이 제기돼 온 제주 '516로'의 도로명이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제주도는 516로 도로명과 관련한 도민 의견 수렴 결과를 토대로 현행 명칭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잠정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516로는 박정희 군사정권의 출발점이 된 5·16 군사쿠데타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명칭 변경 요구가 제기돼 왔다. 반면 도로명이 수십 년간 사용되면서 생활 속 지명으로 자리 잡은 만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제주도는 논란에 대한 사회적 의견을 확인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공론화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 1월과 2월에는 권역별 도민 공감 토론회를 두 차례 열어 260여 명의 의견을 들었다. 3월에는 아라동과 영천동 주민설명회를 통해 지역 주민들과 직접 소통했다. 이어 4월 실시된 도민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369명 가운데 209명(57%)이 현행 유지를 선택했다. 명칭 변경에 찬성한 응답자는 160명(43%)이었다. 도는 실제 주소를 사용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보다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도 진행했다. 지난 5월 11일부터 31일까지 516로 주소사용자 1238명에게 QR코드가 포함된 안내문을 등기우편으로 발송해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179명 중 117명(66%)이 현행 유지를 선택했다. 명칭 변경 의견은 62명(34%)으로 집계됐다. 유지 의견을 낸 주민들은 도로명 변경에 따른 주소 정정과 각종 서류 변경, 행정 절차 부담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특히 서귀포지역과 중장년층에서 현행 유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변경을 요구한 주민들은 5·16이라는 명칭이 역사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또 제주의 역사와 정체성을 반영한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현행 법령상 도로명 변경은 주소사용자 5분의 1 이상이 신청한 뒤 주소정보위원회 심의와 주소사용자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제주도는 이번 공론화 과정에서 확인된 여론을 바탕으로 당분간 현행 명칭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향후 추가 민원이나 사회적 논의가 이어질 경우 관련 의견을 계속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박재관 제주도 건설주택국장은 "공론화 과정에서 516로 명칭에 대한 관심과 논의는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실제 의견 수렴 결과에서는 현행 유지 의견이 우세했다"며 "주소사용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현행 명칭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516로는? =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 입구에서 서귀포시 토평동 비석거리까지의 구간을 지칭하는 도로명이다. 시초는 1932년 일제가 개설한 임도였다. 1956년 기본적인 도로 정비를 거쳐 제주시 남문로터리에서 서귀포시 옛 국민은행 서귀포 지점을 잇는 40.5㎞의 왕복 2차로가 됐다. 한라산 제1횡단도로라 부르기도 하지만 공식 명칭은 국도 제11호선 또는 지방도 1131호선이다. 2009년 도로명 고시를 통해 공식 명칭인 ‘516로’가 부여됐다. 2014년 도로명주소 전면 시행에 따라 516로는 도민들의 실생활 주소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도민 대부분은 여전히 ‘5·16도로’라고 부른다. 역사성이 진하게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 도로는 1962년 3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7년 3개월간 공사를 거쳐 1969년 10월 1일 개통, 지금의 모양새를 갖췄다. 1961년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공사가 신속하게 진행됐다. 공사에는 정치깡패 출신 등 구금된 이들이 주류인 국토건설단이 동원되기도 했다. 군사작전처럼 펼쳐진 공사 과정에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1990년대 이후 민주화가 되면서 ‘군사독재의 잔재’라는 이유로 5·16도로 명칭을 폐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고, 표지석은 일부 시민의 손에 의해 수차례 페인트 훼손을 겪기도 했다. 국정농단 사태가 있던 2016년 12월에는 '516도로 기념비'에 누군가 붉은 페인트로 '독재자'라고 쓰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잘못된 역사의 상징도 역사의 교훈이기에 그대로 남겨둬 후세를 위해 교육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거나 "지금도 대부분 도민은 도로를 5·16도로라고 부르며, 관광객들에게는 제주 역사를 보여주는 스토리이자 관광자원"이라며 존치를 주장하는 논리다.
갓의 차양 부분인 '양태'를 만드는 제주 전통기술 전승에 힘써온 홍선행(65)씨가 제주도 무형유산 '고분양태' 신규 보유자로 인정됐다. 제주도는 11일 홍씨에게 도 무형유산 고분양태 보유자 인정서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홍씨는 2001년부터 명예보유자인 고 송옥수씨와 당시 보유자였던 고양진씨에게 고분양태 전통 기법을 전수받으며 제작에 입문했다. 고양진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해 2월 4일 명예보유자로 전환돼 도내 고분양태 보유자가 공석인 상황에서도 홍씨는 전승교육을 꾸준히 이어가며 전승 기반을 지켜왔다. 2016년부터는 일반인, 청소년, 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으며 2021년에는 전수장학생 2명을 양성하는 등 전승 활동을 지속해왔다. 도 무형유산위원회는 홍씨가 오랜 기간 숙련해왔고 전통 제작 방식을 충실히 지켜왔으며, 고분양태의 전형(典型)에 따른 기예를 구현하려는 의지가 높다는 점을 근거로 그를 보유자로 인정했다고 도는 전했다. 고분양태는 갓의 차양 부분인 '양태'를 대나무에서 여러 공정을 거쳐 얻은 '대오리'(대나무실)를 정교하게 엮어 만드는 전통공예다. 제주에서만 전승되는 독자적인 제작 방식으로 장인의 섬세한 손끝과 인내가 요구된다. 1998년 제주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40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가 위성곤 당선인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인공지능 전환(AX) 사업의 도민 공감대 확보를 위한 특강을 진행한다. 위성곤 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16일 오전 10시 제주한라대 한라아트홀에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초청 ‘당선인 직속 TF 특강’을 한다. 하정우 전 수석은 지난해 6월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으로 재직 중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으로 파격 발탁돼 이재명 정부의 AI 정책을 이끌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최우수 박사학위 논문상과 한국공학한림원 젊은공학인상 등을 받았으며, ‘AI전쟁’과 ‘2025 AI 대전환’ 등의 저서가 있다. 이번 6·3보궐 선거에서 부산 북구에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지만 한동훈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하 전 수석은 이번 특강에서 청중들의 기술 이해도를 고려해 최근 AI 트렌드와 글로벌 지방정부 AI 전환 성공 사례 등을 쉽게 설명할 계획이다.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제주 AX 대전환에 대한 인수위원회 및 도민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위성곤 당선인은 기업과 1차산업, 관광서비스업, 행정 등 전 분야에 AI를 도입하는 등 제주 AX 대전환 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AX를 동력 삼아 AI데이터센터 유치, 4대 과기원 연합캠퍼스 유치, 제주과학기술원 설립 등을 추진해 제주를 미래 첨단산업의 전진기지로 조성하기 위한 구상을 밝혔다. 인수위는 도민들에게 AI 특강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2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구글폼 및 QR코드)으로 참여자를 선착순 접수할 예정이다. 현장 좌석이 제한돼 선착순 접수하며, 선정자에게는 안내문자를 일괄 발송할 예정이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특강 참여 신청 접수 구글폼
제주지역 고용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취업자 수가 1년째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전체 고용 규모는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고용 증가를 이끄는 중심이 고령층에 집중되고 있고, 관광산업과 밀접한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고용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11일 국가데이터처 제주사무소가 발표한 지난달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 15세 이상 취업자는 41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5월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9000명, 2월 1만3000명, 3월 1만7000명, 4월 1만4000명, 5월 1만명 증가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고용률은 72.1%로 1년 전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고용시장 회복의 핵심 동력은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지난해보다 9000명 늘어난 11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제주지역 고령층 취업자는 지난해 처음 1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11만명대를 유지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청년층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000명 증가했다. 증가 폭은 이전보다 줄었지만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반면 경제활동의 중심축인 30~40대 고용은 여전히 부진했다. 30대 취업자는 2000명, 40대는 1000명 감소했다. 고용시장 전체는 확대되고 있지만 생산가능인구 핵심 연령층의 일자리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회복세가 눈에 띄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2000명 증가하며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기간 침체됐던 건설업도 6000명 늘었고 농림어업 역시 6000명 증가하며 회복 흐름을 보였다. 반면 제주 경제의 주력 산업인 관광 관련 업종은 다시 위축되는 모습이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2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이어지던 증가 흐름이 1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이다. 이는 최근 관광객 감소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제주 방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3.2% 감소했고, 특히 내국인 관광객은 7만4000여 명 줄어 7.2% 감소했다. 중동 지역 정세 불안과 소비심리 위축 등이 제주 관광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영업자는 크게 늘었다. 전체 자영업자는 11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9000명 증가했다. 이는 2021년 5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특히 직원 없이 혼자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7000명 증가해 8만7000명에 달했다. 전체 자영업자의 78.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경기 회복 신호로만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임금근로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생계형 창업이 늘어난 결과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업 지표는 개선됐다. 지난달 실업자는 6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000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1.4%로 0.3%포인트 하락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 해상풍력 정책이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가 추진해 온 공공주도 해상풍력 개발사업은 잇따라 좌초되고 있는 반면 국내 최초 상업운전 해상풍력단지인 탐라해상풍력은 대규모 확장 절차에 돌입했다. 같은 제주 바다에서 한쪽은 멈춰 서고 다른 한쪽은 몸집을 키우는 상반된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최근 탐라해상풍력발전 확장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항목을 결정·공고하고 본격적인 환경영향평가 절차에 착수했다. 탐라해상풍력발전㈜은 현재 운영 중인 30MW 규모 해상풍력단지를 102MW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3MW급 발전기 10기에 더해 8MW급 대형 발전기 9기를 추가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비는 약 6000억원 규모다. 사업 대상 해역은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금등리 앞바다다. 건설은 오는 2030년부터 2032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확장 규모는 상당하다. 사업 면적은 기존 51만5000㎡에서 786만3402㎡로 약 15배 늘어난다. 새로 설치되는 발전기는 블레이드(날개) 길이만 100m, 전체 높이는 230m에 달한다. 환경영향평가 협의회는 해상교통과 어선 통항 등을 고려해 발전기 간 이격거리를 설정하고 조류 충돌과 수중소음, 해양생태계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하도록 주문했다. 특히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와 이동 경로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한경면 연안이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활동 구역이라는 점을 들어 해상풍력 확대가 서식환경을 단절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사업 면적과 발전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만큼 신규 사업에 준하는 공공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업자는 지역발전기금 확대와 주민소득사업 발굴, 지역주민 우선 채용 등을 통해 수용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같은 시기 제주도가 추진한 공공주도 해상풍력 사업은 잇따라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제주에너지공사에 따르면 최근 '서부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 민간사업자 재공모가 또다시 유찰됐다. 서부해상풍력은 한경면 탐라해상풍력 서측 해역에 181MW급 규모의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제주 최대 규모인 한림해상풍력(100MW)을 뛰어넘는 대형 프로젝트로 계획됐지만 참여 사업자를 찾지 못했다. 앞서 국내 최대 규모인 2.37GW급 추자해상풍력 사업 역시 올해 초 최종 유찰됐다. 업계에서는 제주 계통 연계 의무와 대규모 도민이익공유금 부담 등이 사업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민선 8기 제주도정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공공주도 풍력개발 모델은 추자와 서부 해상풍력 모두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임기 종료를 맞게 됐다. 이러한 상황은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10GW 규모 해상풍력단지와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반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에너지 기본소득 도입 구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공공주도 사업은 경제성 문제에 막혀 있고, 민간 주도 사업은 환경성과 공공성 논란에 직면해 있다. 결국 앞으로의 쟁점은 단순히 풍력발전을 확대할 것인가가 아니다. 제주가 어떤 방식으로 풍력자원을 개발하고, 그 이익을 누구와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있다. 탐라해상풍력 확장사업 환경영향평가 과정은 제주 해상풍력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목표를 실현하면서도 해양생태계 보전과 주민수용성, 공공성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따라 민선 9기 에너지 정책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2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나라를 구한 제주마의 역사가 조명된다. 제주도는 오는 24일 제주포럼에서 '제주 군마 레클리스가 전하는 글로벌 협력의 메시지'를 주제로 제주마의 여정을 다루는 특별세션을 연다고 11일 밝혔다. 24일 오전 10시부터 80분간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진행되는 이번 세션에는 레클리스 일대기를 세계에 알린 로빈 허튼 작가를 비롯해 레클리스가 소속됐던 주한미군 미 해병대 관계자, 우희종 한국마사회장이 패널로 참여한다. 기조연설자로는 양윤호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과 권무일 작가가 나선다. 양 이사장은 한국전쟁 당시 미 해병대 소속 군마로 활약한 레클리스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는 전장의 포화 속에서 묵묵히 탄약을 운반하고 부상병 후송을 도우며 세계적인 전쟁 영웅이 된 레클리스의 희생과 헌신을 조명하며 제주 말(馬) 문화가 지닌 글로벌 스토리텔링의 가치를 제안한다. 권 작가는 레클리스의 뿌리가 된 제주마의 역사를 짚기 위해 조선시대 국가 위기마다 말 수천 마리를 바쳐 국난 극복에 기여한 '헌마공신 김만일' 이야기를 화두로 꺼낸다. 도 관계자는 "시대를 달리하지만 나라를 위해 헌신한 두 존재의 이야기를 통해 공동체 정신과 책임감, 인류 보편의 평화 메시지를 세계에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세션이 끝난 뒤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와 한국마사회장 등이 면담을 통해 레클리스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도민 참여형 문화공간 개발, 한국마사회 제주 이전을 위한 상생 협력 체계 구축, 10월 '레클리스 기념행사' 행정·재정적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 제주포럼은 24∼26일 3일간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리조트와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열린다. 제주포럼의 글로벌 위상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제주도와 외교부가 공동주최하기로 하면서 제주지사와 외교부 장관이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아 행사를 총괄 운영한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호국영웅으로 알려진 '레클리스'는 1949년 7월 제주에서 태어난 암말이다. 어미가 제주마인 레클리스는 한국전이 발발하기 전에는 ‘아침해’라는 이름으로 서울 신설동 서울경마장을 달릴 준비를 하던 예비 경주마였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 해병대는 1952년 '레클리스'를 군마로 매입해 차량 접근이 어려운 산악지대에서 물자를 운반하는 임무에 투입했다. 청각이 예민한 대부분의 말과는 달리 '레클리스'는 포화 속에서도 놀라지 않고 임무를 묵묵히 수행했다. 가본 적 있는 길은 혼자 찾아갔고, 부상당한 병사들을 업고 복귀하는 등 영리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미 해병대 병사들은 '레클리스'에게 큰 신임과 애정을 보였다. 특히 1953년 3월 경기도 연천에서 벌어진 '네바다 전투'에서 최전선을 하루 51회 왕복하며 약 4톤의 탄약을 운반하는 등 승리에 공헌하며 미 해병대의 일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일로 '무모할 정도로 용감하다'는 뜻의 '레클리스'(Reckless)라는 이름을 부여받았고, 군마가 아닌 병사로 진급해 특급 대우를 받았다. 정전 협정 후 미국으로 함께 건너간 레클리스는 1959년 말(馬)로서는 처음으로 미 해병대 하사로 임명됐다. 이후 퍼플하트 훈장, 대통령 표창 등 5개의 훈장을 받았다. 1960년 은퇴해 1968년 5월 생을 마감할 때까지 먹이를 보급받았고, 장례식까지 치렀다. 1997년에는 미국 라이프(LIFE)지 선정 '미국 100대 영웅'에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등과 함께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미국 버지니아 해병대박물관 야외공원과 경기도 연천군 등에 모두 6개의 레클리스 동상이 세워져 있다. 한국마사회는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서 제주경마공원에 레클리스 동상을 새로이 설치해 선보였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제주지역 바이오중유 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문제가 1년이 지나도록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주에서만 바이오중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도민 건강권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는 11일 김한규 국회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토대로 제주지역 바이오중유 발전소의 지난해 대기오염물질 배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에서는 한국중부발전이 제주시 삼양동 발전소 부지에서 기력 2·3호기와 내연 1·2호기 등 4기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발전소 부지에서 남제주기력 1·2호기 등 2기를 가동하고 있다. 아크에 따르면 중부발전 내연 1·2호기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 이들 발전기에서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먼지 등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유해 물질이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김한규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주 바이오중유 발전소가 석탄화력발전소 수준의 먼지와 질소산화물을 배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오염물질 배출 문제는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제주지역 가스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기준치 초과 문제가 잇따라 논란이 되면서 화력발전 전반에 대한 환경 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아크는 그동안 요구해 온 바이오중유 원료 성분과 혼합 내역 공개, 대기오염 저감 실태 점검, 발전소 인근 주민 건강영향평가 등이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현재 운영 중인 바이오중유 발전소 6기 가운데 3기가 향후 5년 안에 설계수명에 도달하는 점을 언급하며 수명 연장 없는 폐쇄 방침을 정부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크는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2.5GW와 에너지저장장치(ESS) 1GW 보급을 통해 2035년 RE100 달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화력발전소를 계속 운영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수명이 만료되는 바이오중유 발전소의 폐쇄 방침을 반영하고, 남은 발전소 역시 단계적 폐쇄 또는 조기 폐쇄를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정도 아크 사무국장은 "제주 화력발전소의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도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오염물질 배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 건강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나아가 수명 연장 없는 폐쇄 원칙을 국가 전력계획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 제2공항 갈등이 민선 9기 출범을 앞둔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의 첫 정치적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위성곤 당선인은 제2공항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도 "철저한 검증과 정보 공개, 숙의 과정을 거쳐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주민투표나 공론조사를 통해 도민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찬반 양측은 위 당선인을 향해 상반된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제2공항범도민추진위원회는 지난 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제2공항이 제주 미래를 위한 국가 핵심 인프라임을 인정해왔다"며 "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병관 제2공항범도민추진위원장은 "주민투표 검토는 원론적 입장일 뿐"이라며 "최종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된 국가 핵심 기반사업을 더 이상 정쟁으로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5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과 약속한 제2공항 도민결정권 실행 방법과 절차를 인수위원회 기간 중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찬식 집행위원장은 "도민들은 제2공항 강행이 아니라 도민결정권을 약속한 위성곤을 선택했다"며 "제2공항 갈등 해결은 주민투표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위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도민결정권'은 사실상 불가피한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주민투표가 만능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제주도와의 협의 과정에서 "주민투표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는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사항에 불과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2공항 사업은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주민투표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는 하겠지만 결과 수용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가사업과 관련한 주민투표 사례는 대구·경북 신공항 부지 선정, 경남 거창구치소 이전, 경주·군산·포항·영덕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 등 대부분 사업 추진 여부가 아닌 입지 선정이나 유치 여부를 결정하는 수준에 그쳤다. 사업 자체의 찬반을 주민투표로 결정하려는 시도는 사실상 제2공항이 처음인 셈이다. 주민투표와 함께 거론되는 공론조사 역시 장단점이 뚜렷하다. 공론조사는 서귀포시 우회도로와 녹지국제병원(영리병원) 문제처럼 충분한 정보 제공과 토론을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이다. 제주도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들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실제 영리병원 공론조사에서는 개설 불허 권고가 나왔지만 당시 도정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반면 주민투표는 결과가 확정되면 일정 기간 행정기관과 지방의회가 이를 변경할 수 없는 강제성이 있다. 다만 국책사업인 제2공항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논란과 중앙정부 동의라는 문턱이 존재한다. 위 당선인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미 2024년 9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지난해 기본설계 용역과 환경영향평가 절차에 착수했으며 현재 사계절 조사와 본안 조사가 진행 중이다. 환경영향평가 초안은 오는 8~9월쯤 공개될 예정이다. 향후에는 초안 의견수렴과 본안 심의, 제주도의회 동의 절차가 남아 있다. 특히 제주특별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협의 권한은 중앙정부가 아닌 제주도에 있어 새 도정의 역할이 적지 않다. 결국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위성곤 당선인은 제2공항이라는 제주 최대 현안을 마주하게 됐다. 주민투표를 추진할 것인지, 공론조사에 무게를 둘 것인지, 또는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지켜본 뒤 판단할 것인지 모든 선택지가 위 당선인 앞에 놓여 있다. 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도민결정권'과 국가사업으로 추진되는 제2공항 사이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가 민선 9기 첫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13대 제주도의회를 앞두고 상임위원회 재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1차산업과 경제·산업 분야를 함께 담당하는 농수축경제위원회의 분리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최근 상임위원회 개편을 위한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상봉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이 1차 논의를 마쳤다. 현재 의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논의의 중심은 농수축경제위원회 개편이다. 현재 농수축경제위원회는 농업·수산업·축산업 등 1차산업과 경제·산업 분야를 함께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계에서는 그동안 경제·산업 분야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며 경제 전담 상임위원회 신설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일부 경제단체는 농수축경제위원회가 경제·산업 관련 예산을 삭감해 농업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별도 상임위원회 구성을 요구해 왔다. 도의회가 농수축경제위원회를 1차산업 분야와 경제·산업 분야로 분리할 경우 현재 7개인 상임위원회는 의회운영위원회를 포함해 모두 8개로 늘어나게 된다. 다만 상임위원회가 늘어나면 전문위원실과 사무처 인력 증원이 필요해 제주도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주도의회 '위원회 및 교섭단체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와 제주도의 '행정기구 설치 및 정원 조례' 개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상봉 의장은 "그동안 경제 분야를 분리해 달라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관련 논의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의회와 제주도가 상임위원회 신설에 공감대를 형성할 경우 이달 24일 전후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상임위원회 재편 논의는 교육의원 제도 폐지와도 맞물려 있다. 제주특별법 개정으로 교육의원 제도가 일몰되면서 교육위원회 구성 방식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기존에는 교육의원 5명이 의무적으로 교육위원회에 참여하도록 규정돼 있었지만 해당 조항이 삭제되면서 앞으로는 일반 도의원들로 교육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 다만 교육위원회는 존치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 17개 광역의회 가운데 대부분이 교육위원회를 독립 운영하고 있다. 제주 역시 교육자치와 국제교육 등 다양한 교육 특례를 보유하고 있어 전문성을 유지할 필요성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대신 교육위원회 정원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행 조례상 교육위원회 정원은 9명으로 다른 상임위원회보다 많지만, 교육의원 제도 폐지에 따라 7명 수준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감축되는 인원은 농수축경제위원회나 환경도시위원회 등 다른 상임위원회로 재배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도의회는 제13대 의회 개원 전까지 상임위원회 재편 방향을 확정하고 원구성 협상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임정은 의회운영위원장은 "내부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임시회 회기 중 처리되지 못하더라도 임기 내 원포인트 임시회를 통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황국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상임위원회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차기 의회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여야가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지난해 제주 축산업 조수입(필요 경비를 빼지 않은 수입)이 1조4000억원을 돌파했다. 제주도는 2025년 제주 축산분야 조수입이 2024년(1조3887억원) 대비 2.3% 증가한 1조420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2021년(1조1922억원)과 비교하면 19.2% 늘어나 최근 5년간 연평균 3.8%의 성장세를 보였다. 전체 조수입의 35%를 차지하는 양돈 분야는 출하 두수 감소에 따른 돼지고기 공급량 축소로 경락가격이 10.3% 상승하면서 2024년(4593억원) 대비 7.7% 증가한 4943억원을 기록했다. 낙농 분야는 원유 생산량의 7.9% 증가, 일부 유가공업체의 신제품 개발 및 공격적 마케팅에 힘입어 2024년(372억원) 대비 10.7% 증가한 412억원으로 조사됐다. 가금류 조수입은 산지 달걀 가격 상승과 달걀 생산량 증가가 맞물려 2024년(817억원) 대비 13.6% 증가한 929억원을 달성했다. 한우의 경우 도축량 감소에 따른 비육우 가격 상승 등으로 조수입이 전년 대비 9.7% 증가한 984억원으로 집계됐다. 말 산업은 경주마 거래 두수 증가에도 경마 수입이 다소 감소하면서 2024년 대비 0.2% 증가한 1849억원을 기록했다. 감소세를 보인 분야도 있다. 기타 가축 조수입은 '개식용종식법'에 따라 도내 식용 개 농장 42곳 중 38곳이 폐업하고, 곤충 사업장이 줄어들면서 2024년(90억원) 대비 11.1% 감소한 80억원을 기록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과거 대규모 자본 유치와 토지 개발 중심의 성장 모델은 이제 지속가능성의 한계에 봉착했다. 환경 훼손 논란과 수익의 역외 유출이라는 고질적 문제는 제주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대안은 분명하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AI라는 디지털 지능을 더해 제주를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들이 모여드는 아시아의 하이테크 창업 허브, 즉 ‘실리콘 아일랜드’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이 거대한 전환의 중심에는 거친 바다에 맞서 삶의 터전을 개척하고 상생의 문화를 일궈온 제주인의 정체성, ‘해민정신(海民精神)’이 있어야 한다. 척박한 환경을 기회로 바꾸었던 해민의 DNA를 바탕으로, 대학과 지자체, 학계, 공기업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혁신적인 4자 연대 구도를 구축해야 한다. 4자 연대의 기본틀은 제주대학교가 인재를 기르고(씨앗), 제주도정이 판을 깔며(토양), 한국ESG학회가 방향을 잡고(바람), JDC가 성장을 가속한다(햇살)는 것이다. 첫째, 씨앗(인재): 제주대학교는 AI 기반 디지털 노마드 양성소가 되어야 한다. 이는 과거 척박한 바다로 뛰어들었던 해민의 능동적인 개척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일이다. 전공과 무관하게 AI 활용 능력과 퍼스널 브랜딩을 가르쳐, 청년들이 취업을 넘어 스스로 부를 창출하는 '디지털 독립기업가'로 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여기에 글로벌 코워킹 캠퍼스를 조성해 지역 청년들이 세계적 인재들과 협업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토양(제도): 제주도정의 파격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제주의 전통 수눌음 정신을 디지털 공간으로 확장해야 한다. 제주특별법을 적극 활용해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특화된 법적 지위를 보장하고 세제 혜택을 신설해야 한다. 고가의 장비 없이도 창업할 수 있는 공공 AI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주거와 보육이 결합된 ‘디지털 노마드 빌리지’를 조성하여 우수 인재의 정착을 유도해야 한다. 셋째, 바람(방향): 한국ESG학회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나침판 역할을 해야 한다. 욕심내지 않고 바다가 허락한 만큼만 채취하며 자연과 공존했던 해녀의 숨비소리에는 이미 고도화된 ESG 철학이 담겨 있다. 첨단 기술이 제주의 청정 자연을 해치지 않도록 ‘제주형 디지털 ESG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환경 훼손이 없는 저탄소ㆍ친환경 하이테크 생태계의 표준을 정립해야 한다. 기술이 자연 존중과 공존할 때, 제주의 가치는 비로소 세계 표준이 된다. 넷째, 햇살(촉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성장의 촉진제가 되어야 한다. 동아시아지중해를 무대로 활동했던 해민의 호방한 기상처럼, JDC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 지역 기업과 글로벌 디지털 노마드를 연결하는 비즈니스 매칭 플랫폼을 구축하고, 대내외 투자 재원을 바탕으로 로컬 엔젤 투자 네트워크를 활성화하여 독립기업가들에게 마르지 않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4자 연대가 가동될 때 제주는 세 가지 혁명적 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첫째, 콘텐츠와 서비스 수익이 역외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에 고스란히 쌓이는 경제적 자립화, 수개월씩 머무르며 지역민과 '디지털 수눌음'을 실천하고 부를 창출하는 글로벌 관계 인구의 확대, 단순 관광지를 넘어, 공동체 정신과 첨단 기술이 융합된 '아시아의 에스토니아'로 도약하는 독보적 브랜드 가치 확보가 그것이다. 대학이 씨앗을 뿌리고, 도정이 토양을 가꾸며, 학회가 바람을 이끌고, JDC가 햇살을 비추는 이 구조는 해민정신을 디지털 바다에서 부활시키고 대외 환경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초연결 자립 사회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진정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완성은 외부 자본에 의존하는 성장이 아닌, 청년과 외부 인재들이 해민정신 아래 함께 자립하고 번영하는 ‘실리콘 아일랜드’에서 시작된다. 4자 혁신 파트너들이 이끄는 제주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기대한다. /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