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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 곤괘(困卦)

 

곤(困)은 빈곤(貧困), 초라하게 되다, 영락(零落)하다 뜻이다. 피곤할 때는 충분하게 쉬면 된다. 빈곤할 때에는 패기가 있어야 한다. 곤란을 당했을 때는 열심히 공부하여야 한다. 어찌 할 도리가 없을 때 와신상담하여야 한다. 인생을 웃으며 살아야 한다.

 

곤궁해져 영락하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구덩이가 많으면 곤궁해진다. 어려워지기 때문에 곤궁해지는 것이다. 어찌 할 수 없다. 올랐으나 그치지 않으면 궁해진다. 이것은 좋아지지만 곤궁해지는 것이다. 물극필반1)이다.  

 

곤(困)은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한다. 쓰러진다. 영락이다. 

 

『주역』은 말한다 : 당신이 곤궁해졌을 때 재난을 당하지 않고 싶고 막힘없이 통하고 싶으면, 반드시 냉정하게 대하여야 한다. 몸은 영락했지만 스스로 그 안에서 여전히 기쁨을 느껴야 한다. 마음이 불타는 듯 초초해서는 안 된다. 자기의 이상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 와신상담하여야 한다. 중정(中正)의 원칙을 견지하여야 한다.

 

2천 년 전에 장강 하류에 2개의 국가가 있었다. 오(吳)와 월(越)이다. 둘은 상대를 정복하려고 자기 국가를 부강 시키려 노력하였다.

 

회계(會稽) 전투에서 월나라가 패한다. 월왕 구천(句踐)은 어찌 할 방법이 없었다. 그저 오왕 부차(夫差)에게 강화를 구할 방법밖에 없었다. 부인과 함께 오나라에 가서 오왕의 노복이 되겠다고 했다. 오나라 대신들은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는 월나라를 멸해야 된다고 권했다. 승리에 취한 오왕은 교만해져서 여러 건의를 듣지 않고 구천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구천 부부는 오나라에서 조악한 포의를 입고 돌집에 살면서 오왕의 말을 기르기도 하고 쌀을 찧고 맷돌질도 하면서 굴욕의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오나라에서 3년을 견디고 나서야 자기 나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귀국한 후에 월왕 구천은 원수를 갚고 원한을 풀려는 각오를 한 순간도 잊지 않았다. 낮에는 친히 나가 밭을 갈고 저녁에는 섶나무 위에서 잠을 잤다. 방에 담낭도 하나 걸어놓았다. 자신에게 회계전투에서 패배한 치욕을 잊지 않도록 밥을 먹을 때마다 쓰디 쓴 담낭의 맛을 봤다.

 

20여 년을 노력해 월나라는 강국이 됐다. 그때서야 출병해 오나라를 멸망시켰다.

 

고심하며 스스로 분발시키고 와신상담해, 10년은 인구를 늘리고 10년을 훈육하였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1년, 2년, 아니 10년을 기다릴 수 있다! 고심하며 분발시키고 와신상담한다면 시간은 영원히 당신이 가지고 있는 왕자다운 풍모를 덮을 수 없다. 승리하려는 갈망을 절대 없앨 수 없다!

 

“봉황의 열반, 불속에 뛰어들어 거듭 태어난다.”2)

 

봉황은 오백 년에 한 번씩 인간 세상의 모든 나쁜 것들을 가지고 불 속으로 뛰어들어 아름답게 삶을 끝내고 인간 세상을 상서로움과 행복으로 바꾸어 준다. 봉황은 아라비아 신화에 나오는 불사조로 500년마다 향나무 가지에 불붙여 자신을 불사른 후 다시 태어난다고 한다. 그렇기에 봉황이 자신을 불사른 후, 불속의 고통을 견뎌내고 더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난다.

 

거듭 태어난 봉황이 불속에서 날개를 치며 하늘을 날 때 그 찬란한 빛이 비추는 것이 어찌 우리 두 눈뿐이겠는가? 그것은 잔혹한 아름다움이다. 희망의 아름다움이다.

 

1) 물극필반(物極必反), 사물의 전개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다는 뜻이다. 흥망성쇠는 반복하는 것이므로 어떤 일을 할 때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세강필약(勢强必弱, 세력이 강성하면 반드시 약해지기 마련이다)과 연결해, ‘물극필반,세필강약’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도덕경》에 나오는 물장즉노(物壯則老, 만물은 장성했다가는 쇠퇴하기 마련이다)와 같은 의미다.

2) 鳳凰涅槃,浴火重生.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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