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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아름드리 큰 나무도 털끝만한 작은 싹에서 생기고 ; 아홉 층의 높은 대(臺)도 터 닦기에서 이루어진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도덕경』)

 

“큰 곳에서 착안하고 작은 것에서 착수하라.”

 

큰 목표를 가지고 관찰하고 작은 곳부터 손을 대라는 말이다. 모두 큰 것과 작은 것의 변증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큰일은 작은 일에서 시작하라. 작은 일은 큰일과 이어져 있다.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보라. 작은 모래알 속에서 천지를 보라. 물 한 방울 속에서 태양을 보라.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은 유순하고 겸손하며 정밀한 가운데서 세밀함을 구해야만이 해가 중천에 떠 있는 것 같이 사업이 발전하여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다.

 

축적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원천이 없는 물과 뿌리가 없는 나무나 다름없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 못하면 축적 또한 사막 중의 작은 개울이나 다름없다. 이것이 승괘(升卦)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첫 번째다.

 

승(升)에 대하여 『주역』은 우리에게 알려준다 : 온유하고 유순하기에 큰 인물을 만날 수 있다. 추천, 발탁될 수 있다. 그래서 승진한다고 했다.

 

『주역』은 말한다.

 

“올라가는 도는 반드시 대인을 따라야 한다.”

 

많은 사람은 특별한 배경이 없다. 자신의 능력도 뛰어나지 않다. 경영자의 얼굴빛을 봐야하는 나날이다. 어떤 때에는 단꿈을 꾸기도 한다 : 어느 날 갑자기 귀인이 나타난다. 자신을 보살펴 주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벼락출세한다.

 

사실, 여태껏 우리가 주의하여 좋은 인맥을 맺어나갔다면 삶에 귀인이 늘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귀인은 우리 친구이거나 동료이거나 어쩌면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일 수도 있다.

 

직업상의 귀인은 누구일까? 사장? 상사? ……아니면 어깨를 스치며 지나간 낯선 사람? 전문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렇다 : 대부분의 사람(33.61%)은 주위 모든 사람이 귀인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이외에 친구(19.13%), 상사(17.63%), 업무에서 협력하는 동료(11.95%)라고 생각하였다.

 

이외에, 대부분의 사람이 직장에 같이 있는 동료 모두가 귀인이라고 생각한다는 데에 동의하지만, 남성 대다수는 친구 중에서 귀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였다. 많은 여성은 상사를 잠재적인 귀인으로 뽑고 있었다.

 

지역으로 나누어 볼 때, 북경인은 친구 중에서 귀인을 얻을 수 있는 인연이 많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상해인은 귀인을 만날 인연은 상사나 사장에게 기회가 많다고 생각하였다. 남방의 심천, 광주 일대에서는 상사와 친구가 반반을 차지하였다.

 

학력으로 보면, 전문대와 대학 학력자는 귀인을 만날 인연이 친구와 상사의 기회가 균등하게 있다고 보았고 ; 석사와 박사 학력자는 자신과 사장의 관계를 더 중시하였다. 사장이 미래에 자신의 승진이나 발전에 증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연구가 알려주는 것은 이렇다 :

 

당신과 세상의 어떤 사람도 그 사이에는 4명밖에 존재하지 않는다.1) 당신과 상대방이 어디에 있든 어떤 국가든 무슨 인종이든 어떤 피부색을 가지고 있든 상관없다. 당신과 낯선 사람 사이에는 4명만 존재한다. 즉 4명만 통하면 세상 모든 사람을 알 수 있다. 이상하게 여기지는 말라. 당신과 부시 혹은 빈 라덴 사이에도 4명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기묘한 6명 연결고리 중에서 두 번째 사람은 결국 당신이 알고 있는 사람일 수밖에 없다. 어쩌면 당신의 부모일수도 있고 아니면 당신의 대학 동창일수 있다. 더 나아가 당신이 일하고 있는 사무실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청소부 아주머니일수도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라, 청소를 도와주는 아주머니의 인맥이 당신을 부시나 빈 라덴과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것, 기묘하지 않은가?

 

찬스와 귀인은 적당한 시기에 출현하는 적당한 사람, 사물의 조합체이다. 우리는 그런 완전하면서도 아름다운 교묘한 조합이 언제 나타날 것인가, 하는 것은 제어할 방법이 없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인맥을 통제하면서 스스로 더 많은 가능성을 창조해 내는 것뿐이다.

 

인맥이 좋다는 것은 다리 8개를 가진 문어와 같다. 모든 문어는 매일 매시간 끊임없이 모이고 뒤얽힌다. 단지 우리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하고 마음을 두지 않기 때문에 귀인과 어깨만 스치고 지나쳤을 따름이다! 인맥 중의 지위가 높고 귀한 사람만 바라보고 있지는 말아야 한다. 귀한 사람만 바라보다가는 다른 더 많은 보통사람을 홀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시기에 어떤 보통사람이 대세가 완전히 바뀌어 당신의 귀인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주의하여야 할 것이 있다. 아무 성의도 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인맥은 제로와 같다. 인맥은 오랜 기간 동안의 축적이며 응집이다.

 

이것이 바로 『주역』 중의 ‘승(升)’의 지혜다.

 

*****

升卦 ䷭ : 지풍승(地風升) 곤괘(坤卦: ☷)상 손괘(巽卦: ☴)하

 

승은 크게 형통하여 이것으로 대인을 만나니 근심하지 말고 남쪽으로 가면 길하다.(升,元亨,用見大人,勿恤,南征,吉.)

 

「상전」에서 말하였다 : 땅속에서 나무가 나오는 것이 승(升)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덕을 순리대로 하며 작은 것을 쌓아 높고 크게 한다.(象曰,地中生木,升,君子以,順德,積小以高大.)

 

올라가는 도는 반드시 대인을 따라야 한다.(凡升之道,必由大人.)

 

[傳]

 

승괘(升卦䷭)는 「서괘전」에서 “췌(萃)는 모이는 것이다. 모여서 올라가는 것을 승이라고 하기 때문에 승괘로 받았다”라고 했다. 사물이 쌓이고 모여서 더욱 높고 커진 것은 모여서 올라가므로 승(升)이니, 이 때문에 췌괘(萃卦䷬) 다음에 온다. 괘의 모양은 곤괘(坤卦☷)가 상괘이고 손괘(巽卦☴)가 하괘이다. 나무가 땅 아래 있으니 땅 속에서 나오는 나무이다. 나무가 땅 속에서 나와 자라면서 더욱 높아지는 것이 승괘(升卦䷭)의 상이다.

 

1) 6단계 분리 이론(six degrees of separation), 1967년 미국 하버드대 스탠리 밀그램 교수가 주장한 이론으로 6명만 거치면 서로 서로 모두 연결된다는 내용이다. 그는 임의로 추출한 160명을 대상으로 먼 도시의 특정인에게 편지를 전달토록 부탁했는데 평균 5.5명을 거쳐 편지가 도달한 사실을 알아냈다 : “당신과 모르는 어떤 사람 사이에 6사람 이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많아도 6명만 통하면 어떤 모르는 사람도 알 수 있다.” 이 이론을 근거로 당신과 세상의 어떤 사람도 그 사이에는 4명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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