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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 혁괘

 

혁(革)은 변혁, 혁신이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옛 물건이 사회 변화에 합당하지 않는다면 버려야 한다. 도태되어야 마땅하다. 끊임없이 쓸모없는 것은 버리고 좋은 것은 찾아내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야 진보하고 발전한다.

 

낡은 규칙을 고수하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주역』은 말한다 : 짐승의 가죽〔수피(獸皮)〕을 가공해 부드럽고 유한 가죽〔피혁(皮革)〕을 만드는 것은 개혁과 변혁의 뜻을 포함하고 있다.

 

새로 생겨난 사물은 결국 옛 사물을 이겨낸다. 신진대사(新陳代謝), 추진출신(推陳出新), 제구포신(除舊布新)1)은 영원히 거역할 수 없는 우주의 규율이다.

 

개혁은 발전에 장애가 되는 모든 사상 관념을 결연하게 타파하는 것이다. 발전을 속박하는 모든 법과 규칙을 단호하게 바꾸는 것이다. 발전에 영향을 주는 모든 체제의 폐단을 확고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낡은 규칙을 고수하면 실패한다. 우리는 격렬하면서도 복잡한 변혁의 파도에 맞서 응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한다 : 대담하게 혁신하여야 한다. 낡은 규율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 전문화해야 한다. 아마추어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 용감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 과오는 몰라라 하고 공을 가로채서는 안 된다. 자신을 뛰어넘어야 한다. 제자리걸음하며 진보하지 않고 답보해서는 안 된다.

 

개혁은 이익 사이에서의 조정이요, 모순에 따른 투쟁이 격렬한 과정이다. 요동치는 것은 필연이다. 개혁과 안정의 관계를 정확하게 처리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대세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울타리’를 돌파하여야 한다. 자신을 뛰어넘어야 한다. 어떻게 하여야 할까? 유일한 방법은 단호한 개혁이다. 새로운 것을 창출하여야 한다. 개혁과 창신(創新)2) 중에 발전을 추구하여야 한다.

 

창신(創新)은 발전의 영혼이다. 개혁자는 시대의 맥박을 파악하여야 한다.

 

개혁은 창신을 의미한다. 창신은 위험을 의미한다. 개혁 창신은 어렵고도 어렵다. 중국 역사상 몇 차례의 개혁은 다난하였다.

 

『주역』은 말한다.

 

“군자는 표범이 변하듯 변하고 소인은 얼굴만 바뀐다.”

 

“‘군자는 표범이 변하듯 변함’은 문채가 성한 것이고 ‘소인은 얼굴만 바뀜’은 순순히 군주를 따르는 것이다.”

 

무슨 뜻인가? 군자는 마땅히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신을 혁신하고 자기 품위와 문화를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표범의 무늬처럼 계절의 변화에 따라 변하면서 더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하여야 한다. 보통사람은? 마찬가지로 자신을 고쳐야 한다. 고유한 폐습과 무지를 없애야 한다. 선량하고 온유한 덕행으로 혁신의 조류를 쫓아가야 한다.

 

사상은 행동의 선도자이다. 사상은 행동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드는 담보다. 사상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발전하여야 한다. 반드시 사상을 해방시켜야 한다.

 

사상 해방의 의의는 무엇일까? 사회 실천과 시대 요구에 뒤쳐진 사유 의식과 사유 방식을 풀어헤쳐서, 새로운 사유 방식으로 객관 세계의 실제 문제를 이해하고 분석한 후, 시대 발전 요구에 적응하지 못하는 관념을 없애고 시대 발전에 필요한 새로운 사상을 받아들여, 사회 변혁과 사회 진보를 위하여 사상적 장애를 제거하여야 한다. 눈을 감고 귀를 막아 보지도 듣지도 않는 태도를 취하여 현실을 외면하거나, 제자리걸음하듯 진보하지 않고 답보하면 못 가득히 고인 물처럼 조금도 생기가 없게 된다.

 

현대사회는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다. 과학기술도 하루에 천 리를 달리듯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발전하여야 하는’ 태도는 시대 조류에 순응하는 필연적 추세다.

 

기업이 영속적으로 경영하려면 끊임없이 조정하고 창조해야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발전하려면’ 다음 몇 가지를 주의하여야 한다 :

 

첫째, 시대 변화에 따라 학습하여야 한다.

 

와글와글(babble)부터 걸음마까지, 입학 계몽에서 책가방을 메고 공부하러 가는 것까지, 인생은 배움에서 시작하고 배움에서 성장한다. 배우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풍부하게 만든다. 옛 사람이 말했다.

 

“배우지 않으면 재능을 넓힐 수 없고 뜻이 없으면 학문을 성취할 수 없다.”3)

 

배우지 않으면 명확하게 알 수 없고 배우지 않으면 덕을 세울 수 없다. 배우지 않으면 우물 안 개구리와 같다. 눈을 막고 귀를 막는 것과 다름없다. 배우지 않으면 맹인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과 같다. 전체적인 국면을 볼 수 없다. 배우지 않으면 좁은 식견에 제 잘났다고 뽐내게 된다4). 멈추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배움의 세계는 끝이 없다. 기술의 정진(精進)에는 끝이 없다. 늙어서도 부지런히 공부하는 것이다. 책을 널리 읽어야 학식이 풍부해진다. 이는 실제와 맞지 않는 지나친 요구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여러 가지 책을 섭렵하여야 한다. 책에서 배워야 하고 옛사람에게서 배워야 할 뿐만 아니라 선진 표본에서 배워야 하고 민중에게서 배워야 하며 실전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영민하게 배워야 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배워야 하며 실현할 수 있게 배워야 한다.

 

1) 신진대사(新陳代謝), 묵은 것이 없어지고 새것이 대신 생기거나 들어서는 일 ; 추진출신(推陳出新), 옛것을 미루어 새로운 것을 창출한다는 뜻 ; 제구포신(除舊布新), 낡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이다.

2) 창신(創新) : 창신보구(創新補舊), 새로 만들거나 옛것을 손본다는 뜻 ; 법고창신(法古創新),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으로,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 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3) 무릇 군자는 고요함으로 몸을 닦고, 검소함으로 덕을 기른다.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평온(平穩)하지 않으면 멀리 도달할 수 없다. 무릇 배움은 고요해야 하고, 재능은 모름지기 배워야 얻는다. 배우지 않으면 재능을 넓힐 수 없고 고요하지 않으면 학문을 이룰 수 없다. 오만하면 세밀히 연구할 수 없고 위태롭고 조급하면 본성을 다스릴 수 없다. 나이는 시간과 함께 내달리고, 뜻은 세월과 함께 떠나가니, 마침내 낙엽처럼 떨어져 세상에서 버려지니, 궁한 오두막집에서 탄식해본들 장차 무슨 수로 되돌릴 수 있겠는가? (夫君子之行,靜以修身,儉以養德.非澹泊無以明志,非寧靜無以致遠.夫學須靜也,才須學也.非學無以廣才,非靜無以成學.傲慢則不能硏精,險躁則不能理性.年與時馳,志與歲去,遂成枯落,多不接世,悲嘆窮廬,將復何及也.) (제갈량(諸葛亮)「계자서(戒子書)」)

4) 야랑자대(夜郎自大), 좁은 식견에 제 잘났다고 뽐내다 뜻이다. 세상 물정 모르는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은 의미다. 야랑(夜郎)은 한대(漢代)의 서남(西南) 지역의 오랑캐 가운데 가장 우세하였던 나라로, 야랑후(夜郎侯)가 한나라 사신에게 자기 나라와 한나라의 우열(優劣)을 물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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