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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적토마가 탄식하며 말했다.

 

“공의 말은 옳지 않습니다. 여포, 그는 가장 신용이 없는 사람입니다. 부귀영화를 위하여 정원(丁原)을 죽였고 미색을 얻으려고 동탁을 죽였습니다. 유비에게 의탁해서는 서주(徐州)를 빼앗았고 원술(袁術)과 결탁하서는 혼인 사절을 죽였습니다. ‘사람이 신용이 없으면 설 수 없다’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처럼 신용이 없는 사람과 이름을 같이 한다는 것은 내 평생 가장 큰 치욕입니다. 나중에 나는 조조에게 갔습니다. 조조에게는 맹장이 구름같이 많았지만 영웅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나는 이번 생애에서는 노예의 손에 모욕을 당하고 살 수 밖에 없겠구나, 그저 마구간에서 죽겠구나 걱정했습니다. 나중에 조조가 나를 관우장군에게 하사했습니다. 나는 일찍이 호뇌관(虎牢關) 앞에서 그의 무용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백문루에서 그의 은의를 보고 앙모한 지가 오래됐습니다. 관우장군이 나를 보고는 크게 기뻐하며 조조에게 감사했습니다. 조조가 왜 그렇게 기뻐하느냐고 물으니 관우장군은 대답했습니다.

 

‘이 말이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다행히도 적토마를 얻었으니 어느 날 내가 형의 행방을 알게 되면 하루 만에 만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의 성심이 이와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말하지 않습니까.

 

‘새는 난봉(鸞鳳)을 쫓아 멀리 날고, 사람은 현량과 동반해 품성이 고상해 진다.’

 

내가 어찌 죽음으로 보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백희가 듣고는 탄식하였다.

 

“사람들이 관우장군이 그토록 성신을 갖춘 인물이라 말하였는데, 오늘 그대에게 들으니, 과연 틀림이 없구나.”

 

적토마는 울면서 말했다.

 

“나는 일찍이 주나라 곡식을 먹지 않겠다고 했던 백이, 숙제의 의기를 앙모했습니다. 옥은 부서질지언정 하얀색은 손상되지 않고 대나무는 불에 탈지언정 마디는 휘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하여 죽습니다. 사람은 진실로 믿는 까닭에 존재합니다. 내가 어찌 오나라 곡식을 먹으면서 구차하게 살기를 바라겠습니까?”

 

백희도 방성대곡하였다.

 

“미물도 이러하거늘, 사람이 어찌 견딜 수 있겠는가?”

 

나중에 손권에게 상소하였다. 손권이 듣고는 역시 울면서 말했다.

 

“나는 관우가 그렇게 성신(誠信)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오늘 그 충의지사를 내가 죽였으니, 내가 무슨 면목이 있어 천하의 창생을 대면하겠는가?”

 

후에 손권은 유시를 내려 정중하게 관우 부자와 적토마의 장례를 치러주었다.

 

성신(誠信)은 인생의 지렛목이다. 사람됨의 준칙이기도 하다.

 

사람은 서로 존중하여야 한다. 진실하게 믿음으로 사람을 대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에게 존중받을 수 있다. 성신의 기초 위에서 당신은 곳곳에서 수원을 얻을 수 있고 만사가 형통하며 풍족하게 수확할 수 있다.

 

『주역』은 말한다.

 

“헤아리면 길하니, 다른 마음이 있으면 편안하지 못하다.”

 

무슨 말인가? 일하는 데에 전심전력, 온 마음을 다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 길하다. 다른 꿍꿍이셈이 있으면 불길하다.

 

어떤 일을 이루려면, 업무나 학업에서 성취하려면 우유부단하거나 딴 마음을 품거나 들떠있는 것은 가장 큰 방해물이 된다. 사람을 비교해 보면 총명한 정도는 상대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 전심전력을 하느냐의 정도가 다르다. 얻는 성적도 큰 차이가 있다.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는 사람은 탁월한 성적을 얻는 경우가 많다.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만족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 퀴리부인이 과학에서 그렇게 큰 성취를 거둔 것은 평생 일하는 데 전심전력으로 몰두했기에 가능하였다.

 

혁추(奕秋)는 고대에 유명한 바둑기사였다. 명성을 선모해 두 명이 찾아와 스승으로 모셨다. 혁추는 일심으로 자신의 기예를 전수해주려고 특별히 열심히 가르쳤다. 한 학생은 전심전력으로 그의 가르침을 따랐다. 다른 학생은 표면적으로 열심히 듣는 척했지만 실제로는 집중하지 못했다. 창밖에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면서 새 고기 먹는 것을 상상하였고…….

 

혁추가 모든 것을 다 가르친 후 두 학생을 불러 대국케 했다. 학생은 스승의 요구에 따라 바둑을 두기 시작하였다. 바둑을 둔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뚜렷해졌다. 한 명은 침착하게 공격도 하고 수비도 했으나 한 명은 다급해서 갈피를 잡지 못하여 허둥지둥하였다. 두 사람의 바둑 기술이 너무나 차이가 났다. 혁추는 바둑 기예가 뒤쳐진 학생에게 말했다.

 

“너희 둘이 내게 같이 수업을 들었는데, 쟤는 전심전력으로 공부하였고 너는, 정신을 딴 데 팔았구나.”

 

사람이 전심전력하면 여러 가지 일을 잘 할 수 있다. 사람의 사상은 굉장히 놀랍다. 어떤 일에 전심전력하면 자신도 놀랄만한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지금 하는 사업이 아직 발전하지 않았다면 지금부터 성심으로 믿고 전심전력을 다하기 바란다.

 

*****

中孚卦 ䷼ : 풍택중부(風澤中孚) 손괘(巽: ☴)상 태괘(兌: ☱)하

 

중부(中孚)는 돼지와 물고기까지 하면 길하니,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이롭고, 곧게 함이 이롭다.(中孚,豚魚,吉,利涉大川,利貞.)

 

초구는 헤아리면 길하니, 다른 마음이 있으면 편안하지 못하다.(初九,虞,吉,有他,不燕.)

 

 

[傳]

 

중부괘(中孚卦䷼)는 「서괘전」에서 “절제하여 믿게 하므로 중부괘로 받았다”라고 한다. 절(節)이란 절제하여 넘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믿은 이후에 행할 수 있으니, 윗사람이 믿어서 지킬 수 있고 아랫사람이 믿어서 따른다. 절제하여 믿게 하니 중부괘가 절괘 다음에 있는 까닭이다. 괘의 모양은 연못 위에 바람이 있으니, 바람이 연못 위로 불어 물속으로 감동하게 하는 것이 중부(中孚)의 상이다. ‘감동[감(感)]’은 느껴서 움직이는 것이다. 안팎이 모두 충실하고 가운데가 비어서 ‘속이 미더운[중부(中孚)]’ 상이 된다. 또한 이효와 오효가 모두 양이어서 가운데가 충실하니 역시 ‘미더운[부(孚)]’ 뜻이 된다. 두 몸체로는 가운데가 충실하고 전체로는 가운데가 비었는데, 속(가운데)이 빈 것은 미더움의 근본이고, 속(가운데)이 충실한 것은 미더움의 실질이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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