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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현대의 기업 경영자도 격렬한 경쟁 속에서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현신양장(賢臣良將)’을 구해야 한다. 보좌해주는 야무진 부하가 있어야 한다. 경영자가 ‘상현(尙賢)’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재능을 기준으로 쓸 만한 인재를 모아야 한다.

 

그러나 『주역』은 말한다.

 

“사람이 모이면 어지럽고 사물이 모이면 싸우며 일이 모이면 문란하니, 대인이 다스리지 않으면 모임은 다투어 어지럽게 된다.”1)

 

그렇기에 그저 인재를 모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인새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충분하게 인재를 존중하여야 한다. 소순(蘇洵)도 말한 적이 있다.

 

“인재를 고르고 예로써 대해야 한다.”2)

 

인재가 기업에서 일하려고 하는 까닭은 그저 수입이 많고 적음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하는 회사의 분위기이다. 높은 소양이 있는 인재는 더욱 서로 이해하고 화합적인 분위기를 창출하기를 원한다. 경영자는 그런 분위기의 창립자이다. 창립자의 가장 좋은 방식은 ‘존중’이다. 그렇기에 경영자는 먼저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인재를 존중하고 존중하며 또 존중하여야 한다. 모토롤라 경영자가 말한 적이 있다.

 

“모토롤라의 모든 것은 변할 수 있다. 단지 사람에 대한 존중과 고상한 도덕 정서를 견지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모토롤라의 영원히 변하지 않는 기업문화다.”

 

“척도 짧을 때가 있고, 촌도 길 때가 있다.”3)

 

이 말은 중국인이 평상시에 듣는 말이다. 한 자의 길이가 때에 따라서는 짧아 걱정하는 수가 있는가 하면, 한 치의 길이도 때에 따라서는 길어서 곤란할 때가 있다는 뜻이다. 사람이나 물건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 않던가.

 

당태종 이세민이 인재를 쓸 때 일찍이,

 

“군자가 사람을 쓰는 일은 그릇을 쓰는 것과 같아 각기 그 장점만은 취한다.”4)

 

라는 명언을 남겼다. 많은 경영자가 늘 인재가 없다고 한탄한다. 사실이 그런가? 그렇게 말하는 경영자는 인재의 장점을 알아보는 식견이 없을 따름이다. 사람을 쓰는 데에 한황(韓滉, 723~787)처럼 한다면 버릴 인재는 하나도 없다.

 

한황은 당 덕종 때에 진해(鎭海)절도사를 지냈다. 사람을 쓰는 방면에 있어 재능에 따라 적재적소에 썼다. 친한 친구의 아들이 의탁했는데 어떤 장점도 보이지 않았다. 어느 날, 한황이 그를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정하게 앉아 옆자리 사람과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폐물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한황은 그의 그런 모습에서 비범한 일면을 찾아내었다. 한황은 그를 창고 문을 지키도록 파견하였다. 그는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줄곧 단정하게 앉아서 지켰다. 그러자 감히 마음대로 드나드는 사람이 없었다.

 

예부터 지금까지 뛰어난 인재를 잘 쓰는 사람은 많고도 많았다. 『정관정요(貞觀政要)』에는 당태종 이세민의 용인술을 기록하고 있다. 이세민은 말했다.

 

“영명한 군주는 인재를 임용함에 있어 재주가 있는 목장이 목기를 만드는 것과 같다. 똑바른 것으로는 끌채로 삼고 굽는 것으로는 바퀴를 삼으며 긴 것은 동량으로 삼고 짧은 것은 두공으로 삼는다. 굽든 곧든 길든 짧든 상관없이 각기 쓸모가 있다. 영명한 군주가 사람을 씀도 이와 같다. 총명한 사람은 책략을 취하고 우둔한 사람은 힘을 쓰며 용감한 사람은 위무를 쓰고 겁이 많은 사람은 그 신중함을 쓴다. 총명하든 우둔하든 용감하든 겁이 많든 모두 쓸 데가 있다. 그렇기에 뛰어난 장인은 재료를 버리지 않고 영명한 군주는 인재를 버리지 않는다.”5)

 

사마광(司馬光)도 말한 적이 있다.

 

“무릇 사람의 재질(재능才能과 품성禀性)은 각기 능력이 있다. 덕에 뛰어나기도 하고 재능이 강하기도 하며 이것이 장점이기도 하고 저것이 단점일 때도 있다. 사람을 쓰는 것은 그릇을 쓰는 것과 같다. 각기 그 장점을 취하면 된다.”

 

사람을 깊이 이해하기만 하면 진정으로 맞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 사람을 잘 쓸 수 있으며 사람을 훈육할 수 있으며 사람을 머물게 할 수 있다.

 

항상 듣는 이야기가 있지 않는가.

 

“사람의 단점만 보면 세상에 쓸 만한 사람이 없고 ; 장점만 보면 세상에 쓰지 못할 사람이 없다.”

 

성격이나 유형은 좋고 나쁨이 없다. 그저 다를 뿐이다. 모든 성격 특징은 각기 가치가 있고 장점이 있다. 물론 단점도 있고 주의하여야 할 점도 있기 마련이다. 자기 성격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자신의 장점을 더 뛰어나게 발휘할 수 있다. 사람됨이나 일을 맡아 처리할 때나 자기 성격 중의 단점을 피할 수 있게 된다. 타인과 스스럼없이 교류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타인의 성격 특징을 명확하게 이해하면 충돌을 피할 수 있고 효과적으로 단합하고 협력할 수 있다.

 

*****

萃卦 ䷬ : 택지췌(澤地萃) 태괘(兌卦: ☱)상 곤괘(坤卦: ☷)하

 

취(萃)는 왕이 사당을 두게 되었으니, 대인을 봄이 이로운 것은 형통하기 때문이니 바름이 이롭다. 큰 제물을 써서 길하니, 가는 것이 이롭다./ 취(萃)는 왕이 사당에 가니, 대인을 봄이 이로운 것은 형통하기 때문이지만 바름이 이롭다. 큰 제물을 써서 길하니, 가는 것이 이롭다.(萃,亨王假有廟,利見大人,亨,利貞.用大牲,吉,利有攸往.)

 

[傳]

 

췌괘(萃卦䷬)는 「서괘전」에서 “구(姤)는 만나는 것이다. 사물이 서로 만난 이후에 모이기 때문에 취괘로 받았으니, 췌괘는 모이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사물이 서로 만나면 무리를 이루기 때문에 췌괘가 구괘 다음에 온다. 괘의 모양은 태괘(兌卦☱)가 상괘 곤괘(坤卦☷)가 하괘이다. 못이 땅보다 올라가 있는 것은 물이 모인 것이기 때문에 췌괘이다. 못이 땅위에 있다고 하지 않고 못이 땅보다 올라가 있다고 하였으니, 땅보다 올라가 있다고 하면 바야흐로 모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1) 人聚則亂,物聚則爭,事聚則紊,非大人治之,則萃所以致爭亂也.(췌과(萃卦)·「전(傳)」)

2) 擇之以才,待之以禮.(宋•소순(蘇洵)「광사(廣士)」)

3) 尺有所短,寸有所長.(『초사(楚辭)·복거편(卜居篇)』)

4) 君子用人如器,各取所長.(『자치통감(資治通鑑)·당태종정관원년(唐太宗貞觀元年)』)

5) 李世民, 『帝范』「審官第四」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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