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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길이 개통되고 오래 지나면 노면은 훼손되기 마련이다. 통행이 불편하다. 장애다. 그러면 다시 고치면 된다. 완전하게 만들면 다시 잘 통하게 된다.

 

이게 계속 되풀이 된다. 한 바퀴 돌고 다시 시작하듯이 계속 순환한다. 인생의 길과 우리가 밟고 가는 길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그렇기에 어둠이 도래할 때 비관하지 말아야 한다. 실망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마음을 잠시 늦추고 자기 정서를 다시 정리하여야 한다. 모든 사념과 잡념을 버리고 일심으로 순조롭게 통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 전진하여야 한다.

 

겨울이 왔다고 봄이 더 멀리 있는 것이 아니잖은가?

 

아르키메데스가 말하지 않았는가.

 

“내게 충분히 긴 지렛대와 서 있을 장소만 준다면, 내가 지구를 움직여 보겠다.”

 

생활이나 직업에나 애정에 있어 우리에게 충분한 지렛대만 주어진다면, 가장 최상의 처리 방법이 제공된다면 우리는 무슨 일이든 완전무결하게 해낼 수 있다.

 

그런데 완전무결이란 존재하는가? 지구를 들 수 있을 만큼 긴 지렛대를 찾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막힘없이 잘 통하게 만들 방식이나 수단을 찾을 방법이 없다.

 

그렇게 본다면, 큰 규율의 문제에서 위인도 바꿀 방법이 없는데 하물며 우리와 같은 보통사람이야 무슨 말 하랴? 그렇기에 우리는 사회발전의 규율을 따를 수밖에 없다. 자연에 순응하여야 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고쳐 사회에 적응하여야 한다.

 

『주역』은 말한다.

 

“천지가 교류하지 않는 것이 비이니, 군자는 이것을 본받아 검소한 덕으로 재난을 피하고, 녹봉으로 영화를 누리려 하지 않는다.”

 

천지가 서로 교류하지 않을 때는 천재(天災)와 인재(人災)가 생겨난다. 군자는, 순조롭지 않을 때는 마땅히 자신의 재능을 수렴하고 자랑하지 않으면서 소인이 음해하는 재난을 피한다. 영화부귀를 쫓지 않아 소인의 질투를 피한다.

 

사람들이 말하지 않던가.

 

“마음속에 사심이 없으면 천지가 넓다.”

 

이때가 되면 군자는 바다가 모든 강물을 받아들이듯이 넓은 도량을 품는다. 그래서 우리가 나아가는 길에 장애를 없애고 순조롭지 못한 데서 막힘없이 통하도록 유리한 조건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우리가 모든 것을 확실하게 꿰뚫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 사상(관념)은 더 높은 경지에 진입할 수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번잡하고 소소한 일은 우리의 정서를 다시는 좌우하지 못한다. 심리상태도 자연스레 단정하고 평화롭게 된다. 신심도 평안하게 된다. 일도 갈수록 순조롭게 된다. 모든 문제도 순리대로 풀려나간다.

 

속담이 있지 않던가.

 

“재상의 뱃속은 배도 저을 수 있다.”(마음이 넓어 다른 사람에게 아량을 베풀고 용서할 줄 안다는 말)

 

한 국가의 재상은 매일 온갖 정무를 처리하여야 한다. 전국의 크고 작은 일을 처리하려 동분서주하며 매일 눈코 뜰 새가 없다. 처리할 일이 너무 많아 거재두량이라 하여도 일일이 다 셀 수 없을 정도다. 근본적으로 기뻐하거나 슬퍼할 여지나 시간이 재상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가 너무 감정적이 된다면, 조그마한 일에 끊임없이 뒤엉키어 맴돈다면 그렇게 많은 일들을 어찌 다 처리할 수 있겠는가?

 

용량이 커야 능력도 크다. 담을 수 있는 커다란 용량의 도량이 있어야만 더 많은 물건을 담을 수 있고 기세 드높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맨다면 배워도 평화롭지 못하고 지순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 사람은 마음과 몸이 한꺼번에 지나치게 지치게 되어, 때 이르게 노쇠하게 되어버린다. 그렇게 되면 그는 즐거움, 긴장 완화, 격정, 자신감, 마음이 너그러우면 몸도 편하게 된다는 행복을 체험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하늘이 우리 눈앞에 재난을 내릴 때, 비관하지 말자. 실망하지 말자. 꿋꿋하자. 과도하게 고뇌하지 말자. 평상심을 갖자.

 

자연에 순응하자. 그래야만 자신의 심신을 이완시킬 수 있게 되어 이지적으로 길가의 가시와 잡초를 처리할 수 있다. 더 기쁘게 모든 것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

否卦 ䷋ : 天地否(천지비), 건(乾: ☰)상 곤(坤: ☷)하

 

비는 바른 사람이 아니니, 군자의 곧음에 이롭지 않으니, 큰 것이 가고 작은 것이 온다.(否之匪人,不利君子貞,大往小來.)

 

비는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이니, 군자가 올바름을 지키기에는 이롭지 못하다. 큰 것이 가고 작은 것이 올 것이다./비는 소인이 장악하는 시대를 말함이니 군자의 곧고 바른 도리에 이롭지 못하다. 큰 것이 가고 작은 것이 온다.(否之匪人,不利君子貞,大往小來.) *비인(匪人) : 행위가 바르지 않은 사람(行為不正的人) ; 사람 같지 않는 자 ; 나쁜 사람

 

천지가 교류하지 않는 것이 비이니, 군자는 이것을 본받아 덕을 안으로 거두어 들여서 피할 뿐이며, 녹봉으로 영화를 누리려하지 않는다./천지가 교류하지 않는 것이 비이니, 군자는 이것을 본받아 검소한 덕으로 재난을 피하고, 녹봉으로 영화를 누리려 하지 않는다.(象曰:天地不交,否.君子以儉德辟難,不可榮而祿.)

 

비(否)는 불(不)과 같은 자로, 본래는 ‘새가 위로 날아가고 아래로 내려오지 않는다’라는 뜻으로서 부정의 의미를 나타내는 문자다. 비괘에서는 ‘막힌다’ 의미로 사용된다.

 

[傳]

 

비괘(否卦)는 「서괘전」에 “태(泰)는 통하니, 만물은 끝까지 통할 수만은 없기 때문에 비괘로 받았다”고 하였다. 만물의 이치는 가고 오며 통하여 사귀는 것이 극한에 이르면 반드시 비색해지니, 비괘가 이 때문에 태괘의 다음이 되었다. 비괘는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아래에 있으니, 천지가 서로 교류하여 음양이 화창하면 태(泰)가 되고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아래에 있으면 천지가 막히고 끊어져 서로 통하지 못하니, 비(否)가 된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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