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8 (화)

  • 흐림동두천 26.3℃
  • 흐림강릉 31.4℃
  • 서울 27.8℃
  • 구름많음대전 30.5℃
  • 구름많음대구 30.7℃
  • 구름많음울산 28.4℃
  • 구름많음광주 28.8℃
  • 흐림부산 23.8℃
  • 구름많음고창 29.0℃
  • 구름많음제주 31.2℃
  • 흐림강화 25.5℃
  • 구름많음보은 28.7℃
  • 구름많음금산 29.3℃
  • 구름많음강진군 28.3℃
  • 구름많음경주시 29.6℃
  • 흐림거제 24.4℃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이권홍 '중국, 중국인' ... 중국역사에서 보는 중국인의 처세술(28)

도요새와 민물조개가 서로 싸우면 어부가 이익을 얻게 된다. 실제로 어떤 대가도 없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벼이 어부지리를 얻는 경우가 있다. 이런 좋은 기회라면 누구도 놓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어부지리를 얻는 경우는 대체로 두 가지 상황이 있다. 첫째는, 변화를 조용히 지켜보는 경우다. 도요새나 어부처럼 제3자가 되어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다. 먼 산에서 호랑이끼리 싸우는 것을 지켜보는 경우와 같다. 연극을 보듯이 감상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상대가 내부에서 분멸을 일으키고 자기편끼리 서로 죽이는 것을 지켜보면 된다. 양패구상(兩敗俱傷)으로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연극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순수견양(順手牽羊)이다. 손에 잡히는 대로 양을 끌고 가면 된다. 둘이 쓰러지면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들고서 소리 높여 노래 부르며 돌아가면 된다. 둘째는, 주동적으로 출격하는 것이다. 상대방 내부에 잠입해 갈등을 일으켜 둘이 싸우게 만든다. 아니면 갈등을 조장해 각개 격파하면서 이익을 얻으면 된다.

 

어부지리는 매혹적인 일이다. 대가를 치루지 않거나 적은 대가로 큰 이익을 얻는다면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진(秦)나라 소양왕(昭襄王, BC325~BC251)이 범휴(范睢, ?~BC255)에게 말했다. “천하의 영웅호걸이 지금 합종을 고취시키면서 조(趙)나라에 모여 진나라를 공격하려고 계획을 꾸미고 있소. 우리는 어떻게 하여야 하오?”

 

범휴가 말했다. “대왕께서는 우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그들의 계획을 깨뜨리겠습니다. 진나라는 천하의 호걸들과 어떤 원한도 없습니다. 그들이 진나라를 공격할 계획을 짜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목적이 있을 따름입니다. 개들이 함께 모여 있는 것과 진배없습니다. 눕고 싶은 것은 눕고 서고 싶은 것은 서고 가고 싶은 것은 가고 멈추고 싶은 것은 멈춰서 있어 서로 싸우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그들에게 뼈다귀 한 개만 던져주면 모든 개들이 달려들어 빼앗으려 다투고 서로 물어뜯을 것입니다. 무슨 까닭이겠습니까? 뼈다귀가 있기 때문에 서로 쟁탈하려는 마음이 생겨서 그렇습니다.”

 

진나라 왕이 오천 금을 범휴에게 주면서 무안(武安)에서 큰 연회를 베풀어 종횡을 주장하는 호걸들에게 던져주라 하였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황금 삼천도 채 쓰기도 전에 그들은 서로 허물이나 비밀을 들춰내 싸우기 시작하였다. 진나라를 공격하려는 계획은 중간에 흐지부지 되었다.

 

 

탄탄한 보루(堡壘)를 어떻게 공략할까? 내부에서 공격해 깨뜨리는 게 가장 쉽다. 실제로 내부에서 분쟁이 생기고 알력이 생겨 무너진다. 어부지리를 얻는 조건과 전제를 제공하는 것이다. 반대로 상대방에 내홍을 일으키고 갈등을 야기하면? 혼수모어(混水摸魚)다. 가만히 앉아 이득을 취하게 만드는 조건이요 전제다. 중국역사에서 갈등을 조장하고 알력이 생기게 해 어부지리를 얻은 사례는 수두룩하다.

 

서한(西漢, BC202~8) 때, 원앙(袁盎)은 사람됨이 기개가 있었다. 대세를 읽고 일이 근간을 아는 인물이었다. 군주의 총애를 받고 있는 환관 조담(趙談)이 군주의 총애를 잃지 않으려고 자주 원앙에게 해를 가하려 하였다. 원앙은 그 일로 근심이 가시질 않았다.

 

상시기(常侍騎) 자리에 있던 원앙의 형 원쾌(袁噲)가 원앙에게 말했다. “네가 대중 앞에서 그에게 모욕을 주면 이후에 너를 아무리 싫어한다하여도 황상께서는 더 이상 그를 믿지 않는 것이다.”

 

한 번은 황제가 동궁으로 가려하자 조담이 황제를 모시고 함께 수레를 탔다. 그때 원앙이 수레 앞에 엎드려 말했다. “신은 폐하와 함께 수레를 탈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영웅호걸이라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비록 한나라에는 영웅이 많지 않다고 합니다만 그렇더라도 폐하께서 어찌 거세한 사람과 함께 수레를 탈 수 있겠나이까?” 황제가 듣고는 미소 지으면서 곧바로 조담에게 수레에서 내리라고 명했다. 조담은 울면서 수레에서 내렸다.

 

이후에 조담이 원앙에게 앙심을 품어 끊임없이 헐뜯는 말을 그럴듯하게 꾸며댔지만 황제는 다시는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배너

관련기사

더보기
31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