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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누가 '도민사회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가?

 

 

 

‘분열’(分裂)의 국어사전적 의미는 “찢어져 나뉘는 것”이다. ‘갈라짐’을 말한다. ‘조장’(助長)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더 심해지도록 부추기는 것”이다. 결국 "분열을 조장한다"는 건 “찢어져 나뉘는 걸, 갈라지는 일이 더 심해지도록 부추기는 일”을 의미한다.

 

 

제주도는 지난달 31일 공식 해명(보도)자료를 통해 본 <제이누리>를 “공연히 도민사회의 분열을 조장한” 매체로 지목,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주일 가까이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사과의 움직임이 없는 것은 물론 어이 없는 방법으로 여론의 반전을 꾀하는 움직임이 포착돼 이제 화답한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다. 제주도 공직사회에 숱하게 회자됐다.

 

“조/ 배/ 죽!”

 

우근민 도지사와 실·국장이 참석하는 회식 자리 건배구호다. 주변을 지켜보던 하급 공무원으로부터 전해들은 그 건배구호는 너무도 기가 찬 내용을 함축하고 있었다. “(조)직을 (배)신하면 (죽)음이다.” 도지사가 잔을 들고 그 구호를 외치면 나머지 실·국장들은 “네! 형님”으로 화답해야 한다. 그들은 마치 조폭무리라도 되듯 ‘조직’이고, ‘배신’하면 ‘죽음’이 놓여 있는 살벌함의 세계에서 산다는 소리다. 그 조직은 무슨 조직인지, 배신이란 무얼 말하는지, 죽음이란 어떤 현실에 맞닥뜨릴 것인지는 이미 현 제주도정에서 숱한 사례로 보여줬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2010년 우 도정이 출범할 때 역시 충성맹세를 하게 했다는 건 이제 누구나 다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2010년 선거판에서 우 지사는 한 간부 공무원에게 인감증명과 자신의 도장을 보내 “원하는 보직을 쓰라”고 한 뒤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우라고 종용했다. 물론 그 간부 공무원은 이를 거부했고, 우 지사가 당선되자 그는 마치 유배를 떠나듯 모처에서 변변한 보직도 얻지 못한 채 귀양살이를 하고 있다.

 

 

과거 중앙언론사에 재직하며 제주도청을 출입하던 기자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13년 전인 2000년 초 사건이 있었다. 그 때 역시 지금의 도지사가 지사로 재임하던 시절이다.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를 기초로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산 하나를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개발사업이 승인된 것이다.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사업의 문제와 외자유치의 허구성을 지적한 기사를 쏟아냈다. 전국의 환경단체가 나섰고 대한지질학회가 문제를 지적, 결국 사업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법정 소송으로까지 번져 사업이 중단될 것처럼 보였다. 그해 환경의 날(6월5일) 제주지방법원 재판부는 도지사의 사업승인 효력정지라는 선물을 제주도민들에게 선사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그 기사로 인해 난 제주도청 인터넷 게시판에서 엄청난 모욕과 명예훼손을 당했다. 당시 ‘사이버 여론조작 사건’으로 알려진 일이다. 얼굴을 가린 채 익명으로 올린 글들은 철저히 야비한 언사를 쏟아냈다. 비방의 도가 지나치다고 판단,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범인을 찾았다. 하지만 넋을 잃고 말았다. 범인 중 한 명은 제주도의 간부 공무원이었다. 그는 형사처벌을 받았고, 후일 환경단체와 언론사 기자들에게 민사상 손해배상금까지 물었다. 덕택에 그 배상금을 환경단체에 환경보호기금으로 쾌척할 수 있는 행운(?)도 얻었다. 그는 현재 제주도청에서 ‘잘 나가는’ 간부 공무원이다. 우 지사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간부는 2년 전 <제이누리>가 창간할 무렵 본사의 비상근 간부를 집요하게 설득하며 협력과 참여를 만류했다. 물론 비방도 잊지 않았다. 언론창달에 기여해야 할 공익기관의 간부 공무원이 언론사 창간을 훼방하고 분열을 획책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협동조합 전성시대다. 제주에서도 협동조합 설립 붐이 일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임기 내 수천개의 협동조합 탄생을 도와 중소 상공인들이나 서민들이 협력하는 모델로 서민경제를 살 찌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에선 다르다. 제주도의 핵심고위간부가 한 협동조합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따로 만나 설득도 했다. “그 조합엔 도지사와 적대적인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절대 참여하지도 말고 거리를 두라”고 말했다. 물론 그 조합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다른 인사에 대한 험담도 늘어놓았다. 민생현장을 살리겠다는 제주도정이 제주경제를 살찌우고자 뛰고 있는 협동조합 설립을 도와주진 못할 망정 오히려 협동조합의 설립을 방해한 것이다. 장차 조합원이 될 인사들간 조기 분열을 유도한 것이다.

 

지난달 말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출입기자와의 오찬 간담회에 참석, 발언한 내용이 메가톤급 파문을 불러왔다. ‘4·3 폭도’, ‘간첩기자’, ‘강정주민’ 매도 등 도저히 공적인 자리에서 도지사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말들이 튀어나왔다. 현장에 간 본지 기자가 식사를 겸한 공적인 간담회란 자리를 감안, ‘제주포럼’ 등 현안에 대한 지사의 견해를 놓치지 않고자 스마트폰을 이용해 녹음한 덕(?)에 발언을 생생하게 청취했다. 물론 폭언과 망언이 퍼레이드처럼 이어지는 걸 듣고 제주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귀를 의심했다. 낙인 찍고, 매도하고, 이간하는 도정 최고책임자의 언행이 참으로 부끄러웠다.

 

그 사실을 보도하자 전국이 시끄러웠다. 본지를 비롯해 유수 중앙언론사와 통신사, 다수의 인터넷 미디어가 모두 이 사실을 대서특필로 다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메인뉴스 자리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청은 공보관 명의로 지난달 31일 해괴한 해명자료를 냈다. 보도(해명)자료는 말미에 서두에서도 지적했듯 “발언을 악의적으로 왜곡하여 유포시킴으로써 공연히 도민사회의 분열을 조장한 해당 인터넷 매체에 대하여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진정 누가 도민사회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을까? 협동조합, 언론사 기자, 언론사를 스스럼 없이 매도하고 심지어는 ‘간첩기자’니 ‘폭도’니 운운하며 도민을 편가르고 낙인 찍는 졸렬하고 유치한 일들을 벌이는 게 바로 도민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다. 적반하장격으로 정당한 사실보도를 ‘도민사회의 분열을 조장하는 것’으로 몰아세우는 이런 해괴한 발상은 어찌 가능한지 모르겠다. 솔직히 <제이누리>의 보도가 도민사회가 아닌 ‘조/배/죽’ 구호를 외치는 ‘조직’의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았다면 바라는 바다. 그 ‘조직’은 도민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될 제주도민사회에서 공적인 위치에 있는 이들이 그렇게 패거리로 결집, 준동하도록 눈을 감아선 곤란하기 때문이다. 공과 사를 구분, 공적 기관이 공익에 제대로 복무하도록 견제하고 비판해야 하는 게 언론기관 본연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발언이 악의적으로 왜곡된 바도 없고, 도민사회의 분열을 조장한 바도 없다면 무엇을 의미할까? 대다수 언론이 사실을 보도, 문제를 지적한 걸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는 건 한 마디로 언론의 공익적 활동을 제약·제압하려 한 위협이자 협박이다.

 

순국선열들이 지켜보고 있다. 숨져간 넋들이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만들어낸 나라이자 제주도다. 우리의 공동체를 '그들만의 제주도'로 전락시킬 수는 없다. 

 

‘강력한 법적 대응’은 이 점에서 <제이누리>가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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