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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라벤'이 할퀴고 간 농어촌…수확 앞둔 농작물.하우스.수산양식장 초토화

 

"올해 농사 다 끝났습니다... 앞이 캄캄해요"

 

제주시 한경면 일대 비닐하우스 단지. 온통 쑥대밭 천지다. 대형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강풍을 동반한 제 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이 수확기를 앞둔 농심을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

 

29일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비닐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철골 구조물이 엿가락처럼 휘어 태풍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농민들은 태풍 소식에 밤잠을 설치며 비닐하우스를 줄로 동여매는 등 안간힘을 쏟아 부었지만 태풍이 몰고 온 강풍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특히 수확을 앞두고 있어 농민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20여 년 동안 어선업에 종사하다 올해 처음 농사를 시작한 김순칠(65.제주시 한경면 용수리)씨는 무너진 하우스를 바라보며 말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처음 했는데..." 수확을 앞두고 있던 터라 김 씨는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휘어지다 못해 끊어져 주저앉아버린 철골 구조물과 비바람에 뒤엉켜버린 비닐들은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그는 "수확할 때가 다 되어 가는데 바람에 태워먹었다. 태풍이 새까맣게 태워버렸다. 앞이 캄캄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농사가 다 망해버려서 이제 태풍(제 14호 태풍 덴빈(TEMBIN)')이 오거나 말거나 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고 풀썩 주저앉았다.

 

 

"금년농사 다 망했어요..."

 

브로콜리 묘종을 키우던 김창종(63)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무너진 하우스와 또 다시 내리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주저앉아 버렸다. 그는 "착잡합니다. 지난 태풍엔 이러지 않았어요..."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재간이 있겠냐"면서도 제 14호 태풍 덴빈의 영향으로 다시 빗발이 시작되자 "태풍이 다시오면 금년 농사는 다 지었습니다"고 울먹였다.

 

태풍으로 인해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고 수확을 앞둔 작물을 포기하는 농민은 수십 명에 달했다.

 

 

 

피해는 농가뿐만이 아니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서 1500평 규모의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한정 씨는 "피해요? 물어보지 마세요..."라며 잘라 말했다.

 

김씨는 "무너진 철골구조물만 다시 세우는데 1억 5천만 원이 들어간다"며 "넙치 피해까지 생각하면 피해 규모가 얼마가 나올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고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축산업을 하고 있는 김광익(68)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 씨는 "철근이 무너져 내리지 않은 게 천만 다행"이라며 "하지만 찢겨진 비닐만 해도 천만 원은 족히 피해를 봤다"고 한탄했다.

 

그는 "문제는 비가내리면 가축 분뇨에 빗물이 고인다"며 "퇴비로 쓰지도 못하고 빗물이 흘러내려 주변에 오염이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29일 오전을 기해 피해가 접수된 농가는 5395농가로, 피해규모는 28억6500만원으로 집계됐다.

 

피해 신고를 받기 시작한 첫 날 접수된 피해규모다. 피해가 복구되기도 전에 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이 몰려오고 있어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제주도는 29일부터 읍면동사무소를 통해 피해신고를 받고 있다.

 

다음달 7일까지 농가피해 신고를 받은 뒤 11일까지 농가피해를 최종 집계해 농림수산식품부에 보고할 계획이다.

 

한경면사무소 현종배 환경건설담당은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어 가슴이 아프다"며 "농가피해 신고를 받고 피해액이 집계되면 조속히 농민들에 대한 지원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 14호 태풍도 올라오고 있어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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