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제주지역 금융기관에서 신권 발행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9.2% 증가한 1138억원의 순발행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22일 설 명절을 앞둔 10영업일 동안(1월 13~24일) 제주지역 금융기관에 공급된 신권을 포함한 화폐의 순발행액이 113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96억원(9.2%) 증가한 규모다. 환수액을 포함한 제주지역의 화폐 발행액은 12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1억원(15.5%) 증가했다. 환수액도 135억원으로 75억원(1.25배) 급증하며 발행과 환수 모두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신권을 포함한 현금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금융기관의 발행 요청이 크게 늘었다"며 "명절 특유의 송금 및 용돈 수요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순발행액 증가율은 지난해 6.4%를 웃도는 9.2%로 이는 제주지역 내 설 명절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화폐 발행 증가세는 제주 경제와 소비 활성화의 긍정적인 신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행은 설 명절 기간 도내 금융기관과 협력해 신권 발행을 포함한 현금 유통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명절 기간 동안 신권 발행 요청과 현금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안정적인 화폐 공급과 유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도내 경제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며 소비 활성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20∼2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신권을 교환한다. 권종별 1인당 1일 신권 교환 한도는 오만원권 100만원, 만원권 100만원, 오천원권 50만원, 천원권 20만원이다. 신권 교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주화는 신권 교환 대상에서 제외하고, 손상 화폐 및 주화 교환 업무는 중단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신권 교환 업무를 하는 매시간 10분 동안 영업장 및 로비 방역을 실시한다"며 "방문 시 독감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해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관광공사가 국무조정실에서 주관하는 ‘2024년 규제 개혁 유공자 포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표창은 전국 관광공사군 첫 사례다. 규제 개혁 유공자 포상은 국민 불편 해소, 신기술·서비스 출시, 지역경제 활성화 등 국민 생활 안정과 국가 발전 기여자를 발굴하고 공로를 치하하는 정부포상 제도다. 제주관광공사는 관광 분야에서 △농어촌관광, 웰니스 등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조례 제정과 관련 제도 도입 △웰니스 관광 인증제 도입 △농어촌 빈집을 활용한 스타트업 기업(숙박업 기반)의 실증 특례 2단계 제도개선 지원(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 지원) 등 지역 발전을 위한 규제혁신 활동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관광 분야의 사각지대를 적극 발굴하고, 이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공동체와 스타트업 등 관광 주체들이 모인 ‘제주 플러스 커넥트’ 협의체를 발족하는 지역 상생 협력 활동에 대한 성과도 인정받았다.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외부환경 변화에 취약한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데 공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지역 숙원과제와 문제해결에 앞장서는 등 규제 개혁을 통해 도민의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제주관광공사는 지난달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 주관한 ‘지역 사회공헌 인정제’에서 5년 연속 인정기관으로 선정(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특별상 수상)됐다.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등이 주관한 농어촌 ESG 실천 인정기관으로도 선정됐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해양환경 종합상황실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도감사위원회의 감사 결과 상황실에 설치된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실질적인 활용 성과도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지난해 9월 제주해양수산연구원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해양환경 종합상황실이 개설 이후 1년 넘게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고 22일 밝혔다. 해양환경 종합상황실은 제주 해양환경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예측하기 위해 2022년 12월까지 약 6억 9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서귀포시에 설치됐다. 하지만 상황실 내 항.포구 관측 폐쇄회로(CC)TV 표출 장비 6대가 모두 고장 난 상태였다. 또 유관기관과의 자료 공유나 화상회의 개최 실적도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연구원은 일본 연구소와 화상회의 개최, 직원 업무공유, 어업인 견학 등의 활동을 통해 상황실을 활용했다고 주장했지만 감사위는 이를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부수적인 업무로 판단했다. 실제로 화상회의 실적은 2건에 불과했고, 어업인 견학이나 업무공유 등도 관련 문서가 없어 검증되지 않았다. 감사위는 "상황실이 당초 설치 목적과 달리 적절히 활용되지 않고 있다"며 "운영 필요성 자체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양환경 빅데이터 기반 마련이라는 상황실의 핵심 목표가 사실상 방치되면서 예산 낭비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감사위는 제주해양수산연구원장에게 상황실 운영 소홀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고장 난 장비를 조속히 복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상황실을 설치 목적에 맞게 운영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공항이 감염병 유입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입국자를 대상으로 호흡기 감염병 검사와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방역 체계를 도입한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제주공항은 김포공항과 함께 감염병 검역을 강화하기 위한 시범 지역으로 지정됐다. 입국자 중 원하는 이들에게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 검사를 제공한다. 아울러 공항 내 검역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종이 없는 검역'을 확대 시행한다. 기존 1곳에서 제주공항을 포함한 5곳으로 늘어난다. 검역 절차 간소화와 함께 감염병 발생 대응력을 강화한다. 감염병 발생국을 방문하거나 입국하는 여행객에게는 ‘여행건강알림e’ 서비스를 통해 감염병 발생 현황 및 예방접종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여행 전부터 귀국 이후까지 감염병 정보를 제공하고 자발적 검사를 유도하는 폭넓은 검역 체계를 구축해 감염병의 국내 유입과 지역사회 확산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제주공항은 해외 감염병 유입 방지의 최전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단순히 입국 검역에 그치지 않고 여행 전후 감염병 예방과 관리에 초점을 맞춘 포괄적 방역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대응 외에도 기후 변화에 따른 건강 위험 요인을 관리하기 위해 폭염 대비 온열질환 위험등급을 시·도별로 제공할 계획이다. 제주공항과 같은 주요 관문은 이러한 기후 변화 대응 체계를 적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공항은 국내·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항 중 하나로 감염병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번 감염병 검사 확대와 정보 제공 시스템은 제주공항이 단순한 교통 허브를 넘어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방역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말까지 감염병 예측 고도화, 만성질환 관리 강화, 건강 위해 요인 통합 관리 등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한다"며 "제주공항은 이러한 정책 실현의 핵심 거점으로 기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후조리비 지원사업을 올해 처음 도입, 시행에 들어갔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산후조리비 지원 조례'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출산가정에 40만원의 산후조리비를 지원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달 20일 기준으로 18명의 산모가 지원을 신청했다. 자격요건 확인 후 비용이 지급될 예정이다. 지원 대상은 출생일 기준으로 다음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먼저 부 또는 모가 제주도에 6개월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 중이어야 한다. 그리고 지원 신청일 기준 부 또는 모가 제주도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해야 한다. 또 영아가 제주도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어야 한다. 다만,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본인부담금 지원사업 등 유사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은 가정은 중복 지원이 불가하다. 산후조리비 지원은 산후조리원 이용이 끝난 후 60일 이내에 산모의 주민등록지 관할 보건소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도는 보건소와 산후조리원을 통해 지원사업에 대한 정보를 적극 안내해 더 많은 가정이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조상범 제주도 안전건강실장은 "이번 산후조리비 지원사업이 출산가정에 실질적인 경제적 도움을 주고,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출산가정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은 행인과 몸싸움을 벌이다 상대를 넘어뜨려 숨지게 한 60대 남성이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에서도 형량을 줄이지 못했다. 광주고등법원 제주 형사1부는 22일 폭행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60대 A씨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6일 제주시 한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은 B씨와 몸싸움을 벌이던 중 B씨를 넘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와 B씨가 다투다 함께 넘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B씨는 뒤로 넘어지며 머리와 등이 땅에 강하게 부딪힌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당시 주변에 있던 행인들은 신고하지 않았고, B씨는 약 3시간 후 CCTV 관제센터의 신고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후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이튿날 사망했다. A씨는 같은 날 노상방뇨를 하다 이를 단속하려던 자치경찰을 폭행하고, 유치장에 입감된 후에도 경찰관의 얼굴을 때리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A씨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인정했으나 폭행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 사망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폭행치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A씨는 이에 불복해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을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범행 내용과 피해 정도, 폭행 및 상해로 인한 10여 차례의 처벌 전력, 그리고 누범 기간에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하면 원심 형량은 적절하다"고 양형사유를 밝혔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인 징역 3년을 유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후배 여경에게 수차례 음란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제주지역 전직 경찰관이 항소심에서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요청했다.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는 21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 이용 음란) 혐의 등으로 기소된 50대 전직 경찰관 A씨(53)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A씨는 2023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던 여경 B씨에게 특정 신체 부위가 찍힌 사진과 영상 등 음란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근무 중 B씨를 추행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1심 재판에서 A씨는 음란 메시지 전송이 고의가 아니었고, 추행 혐의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직장 후배에 대한 지속적인 범죄로 죄가 결코 가볍지 않으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고, 피해 회복도 되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고통받는 점을 고려하면 선처하는 것은 타당치 않아 보인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검찰과 A씨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은 1심 판결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 중"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공직자로서 부끄러운 행동을 했다.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며 참회의 뜻을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반드시 집행유예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우선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1일 오전 10시에 한다. 제주경찰청은 지난해 5월 피해자의 고소장을 접수한 이후 수사를 진행해 A 씨에 대해 징계 최고 수위인 파면 처분을 내렸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농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병삼 전 제주시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단독 여경은 부장판사는 21일 농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시장과 동료 변호사 3명 등 4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강 전 시장과 동료 변호사 3명은 2019년 11월 21일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농지 6997㎡를 함께 매입한 후 경작할 의지가 없음에도 허위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당시 강 전 시장과 동료 변호사들은 농업인이 아닌데도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에 농업인 또는 신규 농업인으로 기재한 데다 '농업경영 노동력 확보 방안' 칸에 '자기 노동력, 일부 고용'이라고 기재하고 실제로는 농지 대부분을 위탁경영했다며 유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또 당시 농지 상황과 취득 자금의 출처 등을 고려해 피고인들이 실제 농사를 지을 의사 없이 시세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공모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피고인 측은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해당 농지를 취득한 것이 아니며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받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여 부장판사는 "법에서 정한 농업인이 꼭 농업만을 하는 사람은 아니고, 피고인들이 실제 일부 자기 노동력을 들여 자경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우리 경제에서 시세 차익을 노리지 않는 토지 매입은 애초 가능하지 않다. 모든 것을 종합해 봤을 때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는 허위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양형사유를 밝혔다. 앞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은 인사청문회 당시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은 강병삼 전 제주시장에 대해 취임 이틀 째인 2022년 8월 25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강 전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정기인사와 2025년도 예산안 편성 등 민선 8기 후반기 도정 안정을 위해 임기를 두 달 앞둔 지난해 6월 조기 퇴임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에서 장년층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고물품 사기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은 사기 혐의로 30대 A씨를 비롯한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대형 물품 사기 조직의 판매책으로 활동하던 A씨는 2023년 9월부터 올해 1월 12일까지 중고물품을 판매한다는 글을 거래 인터넷 플랫폼에 올려 피해자 563명으로부터 3억7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최근 3개월간 자신의 지인, 고향 선후배 3명과 함께 제주시에 오피스텔을 빌려 함께 범행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농촌 지역에서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에 익숙지 않은 장년층을 범죄대상으로 삼고 목사와 수녀 등 종교인을 사칭해 수백만원 상당의 이동식 농막, 컨테이너 등 고가의 물품을 주로 거래했다. 이들은 텔레그램에 개당 5만∼10만원 하는 중고거래 플랫폼 계정을 구매한 뒤 중고물품 판매글을 올려 거래를 희망하는 피해자들로부터 대포통장 계좌를 통해 돈을 송금받아 이를 다시 가상화폐로 바꿔 나눠 가졌다. 경찰은 텔레그램의 수사 협조를 받아 추가 피해자, 해외 거점 조직과의 연계점 등과 관련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제주지역 사이버 사기 범죄 발생은 지난 2022년 2499건, 2023년 3453건, 2024년 4853건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물품을 구매할 때 거래대상의 휴대폰, 계좌번호 등에 대한 신고 이력 등을 확인하고, 긴 연휴 동안 피해 여부 확인이 늦어질 수 있는 만큼 비대면 거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청 누리집(www.police.go.kr)에서 '인터넷 사기 의심 전화·계좌번호 조회'를 통해 사기 피해 신고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구속에 반발한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 폭동사태를 일으킨 데 대해 제주지역 정치권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갑)은 지난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지지자들이 간밤에 폭동을 일으켜 파괴 행위를 일삼았다"며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군대를 동원해 국회와 선관위를 침탈한 윤석열이 이제는 시위대를 선동해 법원마저 공격했다"며 "엄정하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 백색테러가 횡행하는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의원은 이어 "입법, 사법, 선거 시스템 전반을 부정하고 폭력으로 치닫는 극우세력 중심에는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있다"며 "더 이상 반문명적 반달리즘과 내란 선동을 용인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서귀포시)도 19일 SNS에서 "이번 폭동 사태는 대한민국 민주공화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건"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국가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엄정히 법을 집행해야 하며, 법과 정의가 바로 설 때 사회의 공정과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당 제주도당도 성명을 통해 "윤석열 지지자들이 정치깡패와 폭도로 변했다"며 "법치주의를 전면 부정한 이번 테러 행위는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의 신속한 파면으로 혼란을 조속히 수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19일 새벽 2시 50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체포한 지 나흘 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47일 만이다.현직 대통령 구속은 대한민국 헌정사 처음 있는 일이다.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법원 정문과 유리창을 깨부수고 난입해 집기와 시설물을 파손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5명이 중상을 입고 수십 건의 부상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법원의 요청에 따라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 부장판사의 신변 보호 조치를 시작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경찰이 제1회 전국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의 불법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고, 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본격적인 단속 체제에 돌입했다. 제주경찰청은 제1회 전국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를 깨끗하고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본격적인 단속 체제에 돌입한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금품수수, 허위사실 유포, 금고 임직원의 불법 선거 개입을 3대 선거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철저히 단속할 방침이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명절 인사나 설 선물 등을 명목으로 한 금품 제공 등 불법 선거운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설 명절을 전후한 기간 동안 집중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제주경찰청은 예비 후보자 등록 신청일부터 각 경찰서에 선거사범 수사전담반을 편성하고, 불법행위에 대한 첩보 수집 활동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불법 선거운동 사범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이번 선거는 오는 3월 5일 제주시 23곳과 서귀포시 17곳 등 제주도내 40곳에서 치러진다. 경찰은 선거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불법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고, 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불법 선거운동은 선거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구속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47일 만이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지 나흘 만이다. 현직 대통령이 구속된 건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전날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이날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공모해 지난달 3일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 등이 없었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의 정치활동까지 금지하는 불법적인 계엄 포고령을 발령하고,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했다는 것이 혐의 요지다. 체포 요건이 되지 않는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 주요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구금하려 했다는 혐의도 있다. 윤 대통령이 직접 법정에 나와 국무위원들에 대한 잇따른 탄핵 등 사실상 국가비상사태였기에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고, 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최소한의 병력만 국회에 투입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내란 혐의가 소명된다고 판단했다.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하는 만큼 범죄의 중대성이 크고, 윤 대통령 지시를 받아 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김 전 장관 등 10명이 모두 구속기소된 점도 발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법원은 공수처 주장대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전후해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메신저 앱인 텔레그램을 탈퇴한 점 등에서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세 차례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에 불응하자 서부지법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두 차례 시도 끝에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체포했다. 윤 대통령은 체포 당일 공수처로 이송돼 10시간 40분간 첫 조사를 받았지만,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통치 행위로 사법 심사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만 한 채 검사의 질문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윤 대통령은 공수처의 추가 출석 요구를 거부하며 나오지 않았다. 공수처는 더 이상의 조사가 무의미하다고 보고 지난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날 발부받았다. 공수처가 2021년 1월 설립 이래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은 것은 지난달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로 구속한 문상호 국군 정보사령관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서울구치소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대기하던 윤 대통령은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쳐 수용된다. 체포 기간을 포함해 최대 20일간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기소권이 없는 공수처는 검찰과 열흘씩 구속기간을 나누어 쓰기로 사전에 협의했는데, 오는 24일께 검찰로 윤 대통령 사건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검찰이 보강 수사를 거쳐 다음 달 5일 전후에 윤 대통령을 구속기소할 전망이다. 만일 윤 대통령이 구속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한다면 그 시기는 뒤로 더 밀릴 수 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구속된 후 입장문을 내고 "향후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주도가 일본 도쿠시마현과 우호협력도시 협약을 맺고 수소 생태계 구축, 재생에너지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추진한다. 제주도는 일본 도쿠시마현과 우호협력도시 체결을 위해 오영훈 제주지사 등 대표단이 24일부터 26일까지 도쿠시마현을 방문한다고 22일 밝혔다. 도는 도쿠시마현과 우호협력도시를 맺은 후 수소 생태계 구축, 재생에너지 확대, 스포츠·문화·관광·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다. 도 대표단은 이번 일본 방문 기간 25·26일 재일본관동제주도민협회, 관서제주도민협회의 신년 인사회에도 참석한다. 한편, 제주도는 일본 군마현과 오키나와현과도 지난해 우호협력도시 협약을 체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서귀포시 서귀동에 도보여행자를 위한 복합 휴양공간 '간세스테이션'을 완공해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간세스테이션은 서귀포시 원도심에서 40여년간 영업해 온 5층짜리 낡은 모텔을 리모텔링해 장소의 역사성과 친환경적 가치를 부여한 복합 휴양공간이다. 간세스테이션은 도보여행자와 서귀포시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공유서가(올레서가), 장애인과 노약자 등 여행 약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호텔형 숙소(올레스테이) 등으로 구성됐다. 신발 케어 기기, 족욕기, 야외용 스크린, 안마의자 등 도보여행자를 위한 각종 편의시설도 갖춰졌다. 지역주민이 올레길을 안내하며 함께 걷는 시작올레, 매일 오전 올레길 시작점으로 태워다 주는 무료 셔틀 서비스 등 도보여행자를 위한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제주올레 위탁을 받아 간세스테이션을 운영하게 된 예비 사회적기업 간세는 개장 기념으로 '2025 올레 캠프-올레에서 일주일 살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간세스테이션에서 6박 7일간 진행될 '2025 올레 캠프'는 지역주민과 함께 올레길을 걸어보고 서귀포 원도심 곳곳을 탐방하며 지역 고유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1차 올레 캠프는 다음달 1∼8일, 2차 올레 캠프는 다음달 23일부터 3월 1일까지 진행된다. 신청방법은 제주올레 홈페이지(www.jejuolle.org)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간세스테이션 조성을 위한 1년여에 걸친 후원, 모금, 크라우드펀딩에는 농협 제주본부, 제주은행, 서귀포매일올레상가조합, LG전자, 카카오 등 기업과 배우 류승룡을 비롯한 200여명의 후원자가 함께했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서귀포시 원도심은 개발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낙후 지역으로 전락했지만 오히려 고유한 자연환경과 문화자원이 잘 보존됐다"며 "간세스테이션을 통해 모든 도보 여행자에게 서귀포 원도심의 매력을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가 식품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푸드테크(Foodtech) 분야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으로 생산·유통·소비 전반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바이오기술(BT)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신산업이다. 제주도는 21일 "2035년까지 '제주 그린+푸드테크 조성'을 통해 매출 50억원 이상 기업 50곳을 육성하고, 이 중 5곳은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500개의 일자리 창출과 수출액 5000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이는 영세한 제주지역 식품제조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기후변화와 식량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도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제주의 청정 특화자원을 활용한 전략식품 개발이다. 특히 '맛의 방주'에 등재된 제주 전통식품을 현대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맛의 방주'는 국제슬로푸드협회가 세계 식문화유산을 보전하기 위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국내 등재된 117종 중 31종(26.5%)이 제주 식품이다. 이 외에도 월동 작물을 활용한 특화제품 개발과 개인 건강정보에 맞춘 식단설계 기반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식품 생산 기반 역시 환경과 기술 친화적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AI 자율제조공정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재생에너지 활용을 확대한다. 350억원을 투자해 월동채소를 세척·분리해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는 스마트가공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또 제주도개발공사는 2027년까지 163억원을 투입해 감귤농축액 생산 과정에 AI 자율제조공정을 도입하고 있다. 제주도는 'K-RE100' 인증 품목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식품 생산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RE100은 기업의 제조 활동에 필요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제주에서는 전국 첫 'RE100 계란'이 출시됐다. 도는 계란에 이어 감귤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도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19.2%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새해 도내 대학 3곳, 정부기관 및 단체 6곳, 기업 9곳 등과 업무협약을 맺어 38개 기관 간 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구축했다"며 "청정 제주의 자원과 기술 융합을 통해 미래 식품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요즘 보목마을에는 봄 같은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마당에 나가보면 상추며 배추들이 상큼한 얼굴로 초록을 뽐내는데, 눈을 들어 한라산을 쳐다보면 설문대 할망이 눈을 허옇게 뒤집어쓰고 있다. “아직은 겨울이여. 독감 조심허라 이!”라고 하시며, 금방이라도 일어서실 듯, 기침이라도 하실 듯이 가까워 보인다. “아고, 저 노물(배추나물)꽃 보라게! 노랑허게 곱닥허게(고웁게), 말이라도 험직이(할 것처럼) 잘도 여망지게(똘똘하게) 피었져 이!”라며 거실에서 몸을 일으키시는 어머니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 보실 요량이다. “어머니, 아직은 보름이 막 독허난, 나가지 맙서 예! 독감 걸리민 큰 일 납니다. 103설 된 할망이 이겨지카(이겨질까), 예? 언니 말이, 요새 독감은 하도 독해연, 요양원 할망들이 하영(많이) 병원에 간댄 햄수게. 경 허곡(그렇고), 이제 홑썰(조금) 이시민(있으면) 명절인디, 아이들한테라도 독감을 옮기민 어떵 허쿠광?” “아고, 곧 멩질(명절)이로구나게. 게무로사(아무려면) 돈은 못 줘도 감기는 주지 말아살 건디...”라며 주저앉는 어머니의 눈가에, 금방 안개처럼 희미한 염려가 스며든다. 다시 당신의 자리로 돌아오신 어머니가 정색을 하고서 입을
12·3 내란 사태가 사회 전반에 충격을 주고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켰다. 비상계엄 선포는 고용시장에 직격탄을 가했다. 지난해 12월 취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 5만2000명 감소했다. 월별 취업자 감소는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했던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2월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침체기에는 고용 취약계층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지난해 12월에도 상용직은 증가한 반면 일용직은 15만명 감소했다. 실업자가 111만5000명으로 17만1000명 늘었다. 실업률도 3.8%로 0.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청년층 실업률은 5.9%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연간 고용 실적도 저조했다. 취업자 증가폭이 15만9000명으로 2023년(32만명)의 절반에 그쳤다. 정부 목표(23만명)에 한참 모자랐다.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을 방치하고 이렇다 할 일자리 창출 정책을 펴지 못한 결과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1394.7원에서 1472.5원까지 치솟았다. 한달 새 원화가치가 5.3% 급락했다. 주요 30개국(G30) 중 전쟁 와중인 러시아(-6.4%) 루블화
롱아일랜드 휴양지에 도착한 아만다(줄리아 로버츠 분)의 가족은 주말 2일간 임대한 고급 펜션에서 외부세계와 모든 ‘연결’이 차단되는 예상치 못했던 재난사태를 맞이한다. 가뜩이나 불안한 아만다 부부 앞에 야심한 시각에 방문객이 찾아온다. 불안한 마음에 몽둥이까지 챙겨들고 문을 열어보니 웬 파티복 차림의 흑인 부녀였다. 그는 자신을 조지(George·마허샬라 알리 분)라고 소개한다. 아만다 부부는 처음 보는 얼굴과 처음 듣는 이름이다. 조지는 자신이 이 집의 주인이며, 온라인에서 임대계약을 한 ‘G.H’가 바로 자신이며 G.H.는 George Henry의 이니셜이었다고 설명한다. 자신은 맨해튼에 살고 있는데, 맨해튼 전체에 정전 사태가 벌어져 부득이 이곳으로 왔으니 부디 하룻밤 재워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한다.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Homo Homini Lupus, est)’라는 라틴 경구에 깊이 공감하는 ‘인간혐오자’ 아만다는 갑자기 나타난 ‘하얀 늑대’도 아닌 ‘검은 늑대’를 도저히 집으로 들일 수 없다. 인간을 혐오하는 아만다가 흑인을 혐오하지 않을 리 없다. 조지는 아만다의 의심을 풀어줄 요량으로 상황을 열심히 설명한다. 지금 입고 있는 이 파티복은 마침
새해 들어 103세가 되신 어머니가 새삼 외로워 보인다. ‘누구라도 찾아와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기도가 되었을까? 일요일 오후에 동생이 찾아왔다. 뜻밖의 방문에 ‘왠 일이냐?’고 놀라는 내게 동생은 햇살 같은 웃음으로 치킨을 들이민다.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다. ‘요즘은 병원에서 어머니 약을 타려면 주민등록증이 꼭 필요하다’는 동생이 오늘따라 더욱 착하고 예쁘게 보인다. 2남 7녀 중 8번째인 동생에게 아버지는 왜 정례(貞禮)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을까? 정열(悅: 기쁨)·정복(福: 축복)·정희(喜: 기쁨)라고 셋째딸을 첫번째를 맞을 때와 같이 기쁨으로 맞으신 후, 정숙(淑: 맑음)·정심(心: 마음)·정옥(玉: 구슬)이라 이름지으시고서, 마지막에 예(禮: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고 하심은 무슨 깊은 뜻이실까. 어쨌든 정례는 부모님의 사랑을 한껏 받으면서 착하고 예쁘게 자랐다. 밭·바다·시장 등에서 하는 어머니의 온갖 궂은일에 7번째 정옥이까지 포함시켜 노동력을 확보하면서도 언제나 막내는 예외였다. 그래서인지 정례는 어디서나 귀하고 예쁘게 대접받으며 자랐다. 육십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위치에 있다. 사랑을 많이 받는 이가 사랑도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지금으로선 이것 하나뿐이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갔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그나마 그에게 투표했던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규정과 법을 따지고 할 필요도 없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그는 이제 ‘내란 혐의 피의자’ 신세다. 방조와 동조도 아니다. 이미 만천하에 알려진 사실만으로도 그는 ‘내란의 주역’이다. 대다수의 국민 상식으로도 그가 현재 대통령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 말이 안되는 지경이다. 당장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마땅한 정황과 사실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도 검·경이 시간을 끌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2024년 12월3일 한밤 10시 23분. 그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운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한술 더 떠 그의 상황판단은 이랬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내린
“이끌기를 법으로만 하고 다스리기를 형벌로만 하면 백성이 법과 형벌을 면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이끌기를 덕(德)으로 하고 다스리기를 예(禮)로써 하면 백성들이 부끄러워하며 스스로 바로잡아 선(善)에 이른다.” 『논어』(論語) 위정편 제3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였다. 국내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에서도, 검사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기개에서도,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도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모에 그렇게들 생각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은 그랬다. 오늘(1일)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다. 대통령의 말이 그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 많은 수치와 통계적 이유를 들어 의사단체의 부당한 논리를 공박하는 지금의 판단 때문이다. 지금이 이런 수치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윤 대통령의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지금 그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일 때인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의료
“서북청년단이 온 이후 섬주민들과 육지에서 온 사람들간의 감정은 격화되었다. ··· 주민들이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고무되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총칼에 개의치 않고 떨쳐 일어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원인 없이는 행동도 있을 수 없다.”(동아일보 1948년 11월11일자) 세상이 미친 듯이 돌아갈지라도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신문은 그래서 기록으로 전하는 역사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더욱 그 역사를 다시 짚어야 한다.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지 모를 일이 지금 횡행하기에 그렇다. 느닷없이 제주4·3 75주기를 맞아 제주란 무대에 등장하겠다는 ‘서북청년단’의 소식을 접하고 나오는 소리다. 무수한 양민들이 하루 아침에 제주란 공간에서 사라져버린 그 참혹한 비극을 추념하겠다는 시기에 나오는 황당무계다. 추념공간 어귀에서 그들이 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그들은 누구인가? 지금 현존하는 서북청년단(西北靑年團)은 2014년 9월 결성된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의 성과다. 그해 11월 28일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서북청년단을 재건했다.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였고 건국을 방해했다.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김구를
청나라 말기 민국 초기에 북경의 ‘강방(杠房)’ 업종은 한때 흥성하였다. ‘강방’이란 전문적으로 장례(葬禮) 의장(儀仗)을 세주는 사람들이었다. 예를 들어 관을 덮는 수놓은 단자 덮개, 의장대용의 길을 여는 징, 우산, 부채, 깃발, 패, 수레, 가마 등을 빌려 주었다. 그와 동시에 의례하고 관을 메고 의장을 드는 인원을 대신하여 고용하기도 하고 관을 짜는 데에 필요한 목재 등 필요한 물품을 대신 구매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강방은 장례를 청부 맡아 처리하는 전문 직업이었다. 관을 메고 의장을 드는 것과 같은 막일은 비록 당시에 대단히 중히 여기는 의식 중 하나였기는 했지만 결국은 비천한 일에 속했다. 그래서 거지에게 임시로 일하여 돈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때의 품삯은 행하(行下)도 포함되어 있었다. 강방에 교부하는 금전을 빼더라도 평상시에 구걸하는 금전보다도 많았다. ‘효자(孝子)’에 충당되어 길을 따라가면서 지전을 뿌리기도 했다. 그래서 강방은 또 ‘화자두(化子頭)’라는 명칭이 붙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 “실제로 북경의 이른바 화자두는 몇 푼 안 되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었다. 북경에서 과거에 푼돈을 구걸하는 것은 대부분 외지에서 온 사람이 많았다. 그들은 겨울이 되면 올라와 적은 돈을 구걸해 갔다. 봄철에는 고향으로 내려가 목돈을 벌 수 있었다. 진정한 북경 토박이 화자두는 패거리를 이루어 대놓고 구걸했다. 그러한 사람들을 ‘간상인(竿上的)’이라 통칭했다. 노동력을 팔려고 하면 개인은 방법이 없었다. 항방에 가입해야 했다. 먼저 ‘간자(竿子)’에게 절하고 ‘간상(竿上)’에 가입해야만 나중에 일이 있으면 일을 맡겼다. 돈을 벌면 먼저 일정한 비율을 떼야했고 동시에 우두머리가 명령하면 반드시 따라야 했다. 민국 이후에 ‘간상인’의 세력은 다소 감소하기는 했지만 강방의 업종에서 행했던 관을 메는 사람과 의장을 드는 사람은 여전히 구시대의 유풍이 되어 행해졌다. 현 중국이 성립한 이후에야 정부는 그런 노동인민을 조직하여 장례업 공회에 가입시켰다. 일이 있으면 돌아가면서 출근하고 함부로 할 수 없도록 했다. 노임도 강방과 협상한 후에 결정하였다. 나중에 그런 사람들은 모두 정식적으로 기중(忌中)조직에 가입하였다.”〔장관정(張官鼎)〕 옛날에 북경의 강방(杠房) 업종을 ‘화자두(化子頭)’라고하기도 했는데 항상 거지를 고용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거지를 고용하면 현지 거지 항방과 왕래해야 했다. 그래야 아무 때나 필요할 때 어려움 없이 고용이 보장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일정한 범위 내에서, 일정한 정도에서 필요한 지역 질서를 유지할 수 있어서 경영 과정 중에 생기는 의외의 어려움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모두 거지 항방 세력을 빌려야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문화가 쌓여온 과정을 보면 여러 가지 항방은 선천적으로 탄생 시기부터 봉건 색채가 침투되어 있다. 거지 항방은 직업이 없는 유민으로 이루어진 오합지졸이라, 유랑민 의식을 가지는 것은 당연했다. 크고 작은 흑사회(黑社會, 폭력조직) 단원이기도 했다. 이것이 중국 거지 단체가 타락하고 변질된 기본 이유 중 하나였다. 항방은 관방이나 토비와 결탁하여 서로 이용하고 못된 짓이란 못된 짓은 다하며 불법 세력(조직)이 되었다. 청나라 말기 민국 초기, 즉 50년대 이전에 불법조직이 된 거지 항방은 계속해서 나타나고 활략하였다. 심지어 8,90년대에 이르러서도 범죄 집단이 된 거지 항방 세력이 또다시 대두하여 해악을 끼치기도 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옛날 동북지방에 또 다른 거지 항방(行幇)이 있었다. ‘이거(二柜)’가 그것이다. 그들은 1년에 두 계절에 대량으로 양식을 구걸하는 대광과는 달리, 여러 방식으로 흩어져서 각지를 유랑하면서 구걸하였다. 예를 들어 이른바 요구하는 ‘요적(要的)’, 즉 밥을 구걸하는 것은 2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하나는 밥을 담는 밥통을 들고 길거리에서 애걸하며 구걸하는 것, ‘찬밥 그릇을 요구하는 거지’였다. 여러 가지 구실을 만들어 구걸하는 부류가 있었다. 예를 들어, 농사꾼으로 분장해 아이를 양육해야 한다느니 병을 치료해야 한다느니 말하며 집집마다 다니면서 고기와 쌀을 구걸하거나, 길가는 사람으로 위장해 여비가 부족하니 도와달라느니 하며 구걸하는 사람으로 ‘밥을 구하는 거지’1)였다. 이것보다 더 많은 부류는 노래를 하며 구걸하는 부류였다. 예를 들어 ‘죽림(竹林)을 먹는 거지’로, 고달판(呱哒板, 박자를 맞추는 목판)을 치며 다녔다. ‘화상(華相)을 말하는 거지’로 사랍계(沙拉鷄)2)를 연주하고 다녔다. ‘검은 막대기를 가지고 노는 거지’로 담배설대를 치며 다녔다. ‘평고(平鼓)를 치는 거지’로, 합라파(哈拉巴, 소의 견갑골로 만든 악기)를 연주하며 다녔다. ‘자기를 때리는 거지‘로, 밥그릇을 때리며 다녔다, 위에 열거한 거지는 모두 ‘이거(二柜)’에 속했다. ‘이거’의 두목은 마음대로 개방의 거지를 때리고 욕할 수 있었다. 죽으면 명이 짧을 것을 원망할 뿐, 두목은 독점해 제멋대로 나쁜 짓을 저질렀다. 밖에서 온 거지는 모두 먼저 두목을 예방하지 않으면 그곳에서 구걸할 수 없었다. 강호의 불법 선착장이나 다름없었다. 두목을 예방하는 것이 강호 항방의 규칙 중의 하나인 ‘배마두(拜碼頭)’이다. 예를 들어 현지의 ‘화상을 말하는 거지’가 사라계를 치면서 밥 좀 달라며 돌아다니는 외지에서 온 동업자를 보면 곧바로 본지 사라계 치는 거지에게 먼지 통지하고 즉시 나아가 노래하였다. “죽판을 치니 딸랑딸랑, 상부(相府)는 어디에서 오셨소?” ‘상부’란 강호에서 밥을 얻어먹는 사람의 통칭이었다. ‘대광’ 개방 중의 맹인 거지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외지에서 온 동업자가 만약 항방의 규칙을 알고 있다면 곧바로 노래로 답했다. “지금 막 도착해서, 겨를이 없었네요. 곧바로 거상을 찾아갈 거외다.” 그러고는 즉시 이거를 찾아갔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두 손으로 밥통을 떠받들고 말했다. “여러 부상님들, 밥통을 점검하소서!” 구걸해온 돈이 모두 밥통 속에 있으니 여러분이 살펴보라는 말이다. 이거 중의 한 사람이 상황을 보고 앉으라고 청하면 외지에서 온 거지는 밥통 속에 있는 돈을 쏟아내어 세면서 말했다. “오늘은 괜찮았습니다. 적지 않은 부스러기〔사자(渣子), 동전의 은어〕를 얻었고 나는 호랑이〔비호자(飛虎子), 지폐의 은어〕도 있습니다요. 여러분이 쓰십시오!” 이거의 사람이 답한다. “같이 써야지요.” 그러고서는 사라계와 밥통을 벽에 걸어두고 차를 마시면서 물었다. “상부, 상부는 어디에서 오셨소?” “상부라 부를 정도는 아닙니다. 사부를 만난 건 늦었기도 하고 사부를 일찍 떠나보냈습니다. 종종걸음 치는 놈일 뿐입니다.”(자기는 강호를 강중거리며 다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고 겸손하게 하는 말이다) 연이어 물었다. “어느 집안의 밥을 먹소?” 그러면 자신은 모 문 모 가〔정(丁), 곽(郭), 범(范), 고(高), 제(齊) 5가로 나뉘고 외문으로는 한(韓) 3문으로 나뉜다고 전한다〕 출신이고 모모 인의 발(사부가 누구인지를 말하는 것)로 뛰고 있으며 모모 인의 밥주걱〔표파자(瓢把子), 사형이 누구냐를 말하는 것〕을 가지고 다닌다고 말한다. 연이어 사부와 태사부 등등을 묻는다. 대답하는 데에 오류가 없으면 본 가문의 사람(본 항방의 동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특별히 친하게 지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사부를 데리고 오라고 말한 후 물건을 압류하였다. 외부에서 와서 가문이 없는(항방에 가입하지 않은) 자는 그들에게 분명히 설명한 후에 믿음을 얻어 관례대로 밥을 빌어먹는다 하여도 항방에 가입되어 있는 거지처럼 그렇게 친밀해지지는 않았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 원래는 ‘쓸모없는 부채에 의지하다’(靠死扇子)인데 은어(암호)다. 뜻은 ‘要飯的化子’로 밥을 구걸하는 거지를 가리킨다. 2) 사랍계(沙拉鷄), 악기의 일종이다. 왼손에 두 줄기 판목을 연결시켜 만든, 판의 밑 부분이 보검 모양, 길이 약 30센티미터 넓이 약 2센티미터, 밑 부분은 3개의 얇은 철판이 드리워진 판(板)을 들고 흔들면 딸랑딸랑(叮叮当当) 듣기 좋은 소리가 난다 ; 오른손에 길이 40센티미터 넓이 2.5센티미터 되는 대나무로 만든 판을 든다. 양측에 각각 29개의 끝이 원추형인 톱니가 있다. ‘salaji’, 곡예계(曲藝界)에서는 ‘수래보(數來寶)’의 박자를 맞추는 악기의 하나라는 것이라 한다. 발음을 빌린 것이라 한어가 제각각이다. ‘撒拉机’, ‘撒拉鸡’, ‘沙拉鸡’. ‘撒拉姬’, ‘撒拉击’, ‘撒拉笈’, ‘萨拉鸡’, ‘萨拉机’, ‘萨拉基’, ‘萨拉击’, ‘撒拉基’, ‘仨拉机’, ‘仨拉吉’, ‘仨拉击’ 등이 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실제로 옛날에 궁가항 부류의 거지 항방(行幇)은 중국 어디에나 존재하였다. 일정한 지역을 각자의 기본 활동 영역으로 산재되어 있었고 연결되어 있었다. 청나라 말기 민국 초기에 길림(吉林) 해룡(海龍) 일대에 ‘대광(大筐)’과 ‘이거(二柜)’ 두 종류의 거지 항방이 활동하였다. 이른바 ‘대광’은 거지 집단이었다. 절름발이, 소경, 병자와 같은 거지가 평일에는 도시에 살다가 봄과 여름에 향촌으로 내려가 양식을 구걸하였다. 양식을 구걸할 때 ‘낙자두(落子頭)’가 무리를 이끌었다. ‘순자(順子)’라 부르는 작은 몽둥이나 ‘흘미(吃米) 팻말’을 손에 들고 갔다. 그 팻말은 지현(知縣)이 준 것으로 ‘황제의 명을 받들어 양식을 구한다’라는 증좌였다고 전한다. 이유가 충분하니 하는 말이 당당했다. 양식을 구할 때 쓰는 도구는 유관(柳罐, 버드나무 잔가지로 엮은 두레박 형태의 용기)이었다. 그래서 ‘대광(大筐)’이라 하였고 우두머리는 ‘광두(筐頭)’라 불렀다. 낙자두는 유관을 들고 무리와 함께 향촌으로 내려갔다. 주로 돈이 있는 천석꾼에게 양식을 요구했다. 그의 조수를 ‘방락자(幇落子)’라 불렀다. 낙자두는 조리 있게 말을 잘했고 대담했다. 황상이 효수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나 양식을 구할 때에는 사람을 보고 접시를 내놓듯이, 상대의 상황을 보고 행동하였다. 일반 집에 가면 유관을 집문 앞 반석 옆에 놓고 이상한 소리로 내질렀다. “주인님, 절름발이, 소경이 왔소, 먹을 양식 좀 주시오!” 그런데 세력 있는 향신 대문 앞에 가면 유관을 대문에서 3척 떨어진 곳에 놓았다. 세속은 권력이나 재력을 따지는 성질이 있다. 강자를 두려워하고 약자를 업신여긴다. 사회 하층에 속한 거지가 사람에게 구걸할 때에도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 달랐다. 분수에 따른 것일 터이다. 구걸해온 양식은 모두 광두가 분배하였다. 안으로는 개방의 가문을 관리하고 밖으로는 관부와 왕래하였다. 일종의 지방의 ‘인물’이었다. 매번 얻어온 양식은 대광에 속한 거지가 반 년 동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였다. 큰 수레를 이용하여 도시로 끌고 간 후 광두가 등급에 따라 분배하였다. 광두는 우두머리이니 도리로 보아 당연히 두 몫을 가져갔다. ‘선자(扇子)’는 한 손에 죽통〔竹筒, 송대의 범중화(范仲華)가 남긴 것이라 전한다〕을 들고 다른 손에는 신발바닥을 들고 애처롭게 부르짖으며 갈비뼈를 때리면서 구걸하는 거지다. ‘요자(舀子)’〔‘회자(擓子)’라고하기도 한다〕도 있다. 벽돌을 들고 자기 머리를 치며 먹을 것을 구걸하는 거지다. ‘파두(破頭)’도 있다. 칼로 자기 머리를 찍고 구걸할 집의 대문 앞에 드러누워 양식을 구걸하는 거지다. 그들은 낙자두와 한 통속이었다. 대광이 향촌으로 내려가 양식을 구걸하는 골간으로 각자 일정한 양을 분배받았다. ‘상부(相府)’(맹인 거지), ‘소락자(小落子)’(평상시에 작은 유관을 어깨에 메고 일반 집에 가서 간장, 짠지와 같은 것을 구걸하는 미성년의 어린 거지), ‘흘미적(吃米的)’(여성 맹인 거지)은 공헌이 그리 많지 않고 능력이 많지 않아 각자 반씩 분배받았다. 분배할 때 먼저 함께 먹을 양식을 남겨두고서 모두에게 입을 옷을 제공하였다. 남포(藍布) 옷 밖에 낡은 옷을 걸치는데 ‘음양저(陰陽底)’라 불렀다. 이런 절름발이, 병자, 맹인인 거지는 서로 운명을 같이 했고 서로 협력하였다. 큰 대오가 향촌으로 내려가 양식을 구할 때 개를 끌고 길을 안내하는 맹인 거지는 ‘연간(軟杆)’이라 불렀다.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앞에서 길을 인도하다가 구덩이를 만나면 ‘공(空)’이라 외치며 뒤따라오는 맹인 거지에게 다리를 높이 들라고 알려주었다. 그를 ‘경간(硬杆)’이라 불렀다. 그들이 대부호에게 양식을 구걸하는 근거는 궁가항의 조사 숭배 전설과 비슷했다. 옛날에 공자가 진(陳)나라에서 곤경에 빠지자 안회(顔回)를 보내어 범단(范丹)에게 산처럼 쌓인 쌀과 밀을 빌린 후에 후세에 대련을 붙인 집에서 빚을 대신 갚도록 했다는 게 구걸하는 근거였다. 대광 구성원 중에 사람이 죽으면 관 안에 흑사 사발을 4개 넣어주었다. 말굽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거기에 마 한 가닥을 넣었다. 말꼬리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 내포하는 뜻은 이렇다. 죽은 자가 죽기 전에 한 평생 집집에서 밥을 얻어먹었기에 다음 생에는 역참 사이에서 편지를 전달하는 역마로 태어나 전생에서 입은 은혜를 갚으려 한다는 의미였다. 민국 초기에 정부가 대광을 금지하면서 사라졌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활념자는 소매치기하거나 닭을 훔치는 등 소도둑과 같은 부류다. 그 조사(祖師)는 둘이 있다고 전한다. 사(梭) 씨와 이(李) 씨로, 통주(通州) 상촌(上村)의 탈곡장에서 살았다. 어느 날, 둘이 집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술을 마셨다. 깨진 그릇에 가득 담긴 짠지가 전부였다. 깨진 주전자로 술을 따르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가정〔嘉靖, 혹은 ‘가경(嘉慶)’, 구전이 정확하지 않아 애매하다〕 황제가 그곳에 몰래 방문하여 세 명이서 함께 술을 마시고 짠지를 안주로 먹었다. 나중에 황제는 하급 관리 자리를 줄 테니 일을 하라했으나 거절하자 둘에게 철포죽(鐵炮竹) 3개를 선물로 주고 군문(軍門, 청대에 제독에 대한 존칭)에 봉했다. 이후 사(梭)·이(李)는 한 파가 되었다. 사람들은 ‘사이(梭李)는 믿을 수 없다’라고 했는데 그들이 궁가항의 정파가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사념자는 그들을 업신여겨 그들과 왕래하지 않았다. 그들도 스승과 제자 사이에만 전했고 사람 수도 적었다. 활념자는 아문의 포졸과 결탁해 훔쳐온 물건을 포졸 등에게 뇌물로 주고 암암리에 보호를 받았다. 훔친 물건의 주인이 세력이 있는 사람이라서 포졸을 찾아오면 포졸은 활념자에게 물건을 돌려주라고 했다. 훔쳐온 물건은 곧바로 장물로 처분할 수 없었다. 며칠이나 한 달 정도 보관하면서 상황을 본 후에나 처분이 가능했다. 가난한 사람에게서 닭이나 음식을 훔쳐오는 것은 예외였다. 아무 때나 처분할 수 있었다.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이른바 ‘간상(杆上)’은 포수(炮手, 전문적으로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다. 사념자는 자신이 활동하는 지역을 잘 알고 있었다. 혼례나 장례를 치르는 집이 있으면 ‘간상’을 초청해 폭죽을 터뜨리게 하고 비교적 많은 돈을 받아내었다. 그 사이에 구걸하러 오른 사람이 있으면 간상이 나서서 상대하였다. 실제 간상은 사념자 중의 능력 있는 사람이나 악질분자였다. 외지의 사념자나 활념자가 현지에 와서 활동할 때에는 간상에게 이로움이 있었다. 간상을 불러 자신들을 보호하도록 하고 보상하였다. 사념자와 활념자는 통칭 ‘유방(游方)’이라 하고 간상은 ‘좌방(坐方)’이라 불렀다. 유방이 모처에 가서 혼례나 장례에서 구걸하려면 좌방을 찾아가야 했다. 좌방이 그들을 데리고 가서 돈을 요구하고 구걸하여, 그들을 만족시키기 때문이었다. 만약 좌방이 유방의 요구에 만족시키지 못하면 유방은 길에서 그를 기다렸다가 시비를 가렸다. “당신은 누구에게서 배운 것이요? 사부가 당신을 똑바로 가르치지 않았단 말이요? 밥 한 그릇을 가지고 둘이 나누어 먹겠다는 거요?” 즉시 그의 폭죽통과 만두 등을 뺏어버리며 말했다. “당시 사부에게 직접 와서 찾아가라 하시오!” 간상은 도제 간에 승계했기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직무를 이어받았다. 총결하면, 사념자는 궁가항의 주체다. 궁가항의 큰 수령을 ‘당가(當家)’라 부르고 밑에 각각 ‘염(捻)’이 있었다. 서너너덧이 1념이고 그 두목이 누자두(簍子頭)이다. 누자두는 거지들이 얻어온 것 중에서 대략 10%를 거두어 들여 자신이 사용하였다. 거지가 쓰는 먹는 소금은 모두 누자두가 공급하였다. 궁가항에 가입하려면 반드시 고개 숙여 절하며 스승으로 인정하여야 했다. 스승으로 인정하는 것을 ‘배간(拜杆)’이라 한다. 배간할 때에는 3명이 있어야 했다. 사부(師傅), 명사(明師), 인사(引師)다. 면전에 1척 길이의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된 막대기를 설치했다. 붉은색은 위로 향하고 검은색은 아래로 향해야 했다. 술잔 없이 술 주전자를 가지고 돌아가면서 두 손으로 들고 마셨다. 사부에게 절하면 알려주었다 : 너는 몇 대이고 어떤 문파에 속하며 명사, 인사 각각 무슨 문파이고 성은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인지 세세히 알려주었다. 추천한 사람을 불러 조직의 규칙을 위반하지 않겠다고 보증을 받은 후에 세워둔 막대 주위에 빙 둘러 서서 술을 뿌렸다. 스승을 인정하는 데에 어떤 사람은 타판, 소뼈, 소쿠리, 취사그릇 등을 나열해서는 똑같이 주위를 돌며 술을 뿌렸다. 이때부터 궁가항에 가입했다는 것을 확증한 것이다. 조직에 들어간 후 구걸할 때에는 ‘춘전(春典)’을 익힌다. 은어(隱語), 즉 암호(暗號)다. 예를 들어 유(柳), 월(月), 망(望), 재(在), 중(中), 신(神), 흥(興), 장(張), 애(愛), 거(居)는 1부터 10을 세는 암호다. 양(陽), 흑(黑), 도(道), 첩(妾)은 남, 북, 동, 서를 가리킨다. 이외의 암호는 다음과 같다 : 구걸할 때 어깨에 거는 도구인 탑자(搭子)는 노회(老灰), 머리를 찌르는 용도의 낫은 경자(輕子), 길가의 가을에 수확한 농작물을 훔치는 것을 타락재(打洛栽), 폭죽은 돈자(蹾子), 신관은 화묘자(火苗子), 화약은 피(皮), 불을 붙이는 용도의 화향(火香)은 화구(火邱), 야채를 써는 칼은 사도(師刀), 목청은 환두(喚頭), 등은 양자(亮子), 성냥은 진성자(進星子), 돈은 저(杵), 문머리에 붙이는 길상 도안은 간저(干杵), 해가 보이지 않은 흐린 날씨는 상만자(上漫子) 또는 타붕(打棚), 탁상용의 술병(주전자)은 용두(龍頭), 그릇은 봉미(鳳尾), 안을 댄 중국식 저고리는 칭길(稱吉), 양말은 왕(汪), 신발은 노언(蘆言), 밥을 먹는 것을 상간(上啃), 술을 마시는 것을 포병(抱甁), 개는 피자(皮子) 등등 대부분 강호 잡류의 은어(암호)와 상통한다. 동업자를 만나면 먼저 ‘고생하십니다’ 말하고 알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면 ‘사람은 큰데 다리는 짧구먼’(올라가려 하나 높이 올라가지 못한다는 뜻)라고 말했다. 길에서 동종의 말을 주고받는 동업자를 만나면 반드시 사부, 명부, 인부의 이름을 말해야 했다. 항렬에 따라 좌석 배열이 다른 것이 규정이었다. 그들 내부에서는 좌석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 서열을 구분하였다. 윗사람은 사부, 사숙이라 불렀고 항렬이 같은 사람은 형제라 불렀다. 등급에 따라 서열이 뚜렷하였다. 옛날에 영진현에서 초하루, 보름이면 궁가항의 ‘누자두’가 나서서 각 점포에서 돈을 구걸하고 얻은 돈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다. 누자두가 있는 지역에서는, 설에는 각설이 타령을 부르며 재신(財神)을 맞이하고 보내며 예를 올리거나 신년을 축하하는 방식으로 재물을 구걸하였다. 평상시에는 여러 거지가 시장이 열리는 기회를 이용하여 흩어져 있는 노점상에게서 재물을 구걸하였다. 하는 김에 부잣집에서 솥이나 노잣돈 얻었다. 밀 수확할 때나 추수할 때마다 누자두는 여럿을 거느리고서, 무리를 결성해 일륜차를 밀고 지주 부농을 찾아가 양식을 요구하는 ‘개설거(開踅去)’를 두 번 행했다. 갈 때에 말을 잘하는 누자두를 ‘장설(掌踅)’로 추천하였다. 장설인 누자두는 잠겨있는 작은 상자 하나를 들고 갔다. 안에는 성인부(聖人府)가 발행한 증명서와 황릉(黃綾) 바탕의 용봉기(龍鳳旗)가 놓여있었다. 상대방이 “내가 당신에게 빚진 게 있소?”라고 말하면 장예는 곧바로 받아쳤다. “내게 빚진 것은 당신은 갚지 못할 거요! 당신, 성인의 책을 읽어봤소? 당신이 대련을 붙이면 내게 빚을 갚아야 하오.” 필요할 때에는 증명서와 용봉기를 꺼내들었다. 응대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생떼를 쓰며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작은 지방에서나 효과가 있었다. 무사를 양성해 집안을 보호하거나 현지의 ‘간상’을 이용하는 호족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런 ‘개설(開踅)’로 양식을 요구하는 이론 근거는 실제 가난한 집안이 조상 숭배 전설을 믿는 행태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상대방이 받아들이던 받아들이지 않던, 의지하는 것은 많은 사람의 숫자다. 억지로 빼앗는 구실이요 핑계일 뿐이다. 빈부 격차가 현저하고 계급 갈등이 첨예했던 역사 조건 아래서는 거지의 생성과 존재에 일정한 ‘합리’적 요소가 있다고 할 수는 있겠다. 그렇다고 그런 역사 배경이 아니라면 완전히 ‘불합리’한 현상으로 바뀌게 된다는 뜻은 아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