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개통한 제주시 서광로 일대 섬식 정류장 운영을 둘러싸고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섬식 정류장의 전경이다.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520/art_17470239044336_53cbdf.jpg)
지난 9일 개통한 제주시 서광로 일대 섬식 정류장 운영을 둘러싸고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정류장 구조 변경과 양문형 버스 도입에 따른 이용자 불편, 교통 혼잡, 안전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도민 편의를 앞세운 정책이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제주도 민원게시판 '제주자치도에 바란다'에는 이날까지 섬식 정류장 개통 이후 이와 관련한 민원글이 9건 올라왔다. 대부분이 불편을 호소하거나 안전사고 위험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섬식 정류장 개통 하루 만인 지난 10일 실제 교통사고까지 발생하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사고는 제주시 서광로 섬식 정류장 인근에서 발생했다. 운행 중이던 버스와 승용차가 충돌해 1명이 다치는 사고로 이어졌다. 도로 구조 변화와 정류장 운영 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운전자들의 혼선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민원글을 작성한 고모씨는 "예전에는 정류소에 서 있으면 원하는 버스를 바로 탈 수 있었는데 이제는 번호마다 승차 구역이 달라 택시를 타고 다른 정류장으로 이동해야 할 판"이라며 "섬식 정류장은 어르신이나 아이들을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민원인 강모씨는 "정류장 대기 공간이 컨테이너처럼 밀폐되어 있어 감염병 유행 시 위험하고, 복잡한 구조로 오히려 더 혼잡하고 위험해졌다"고 비판했다.
양문형 버스 자체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출입문이 양쪽에 위치한 구조로 좌석 수가 줄고, 뒷문 근처 좌석이 높아 어르신이나 장애인의 이용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민원인 홍모씨는 "혼잡 시간대에는 서서 가는 승객이 늘어나고, 하차 시 뒤엉켜 넘어지는 장면도 실제로 봤다"며 "승객 안전에 대한 고려 없이 밀어붙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정류소 신설로 일반 차로가 줄어든 것도 도로 정체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수의 민원인들은 "기존 좌회전 차로와 유턴 공간이 사라져 교통체증이 평일 출퇴근 시간은 물론 주말에도 심해졌고, 일부 도로에서는 차량이 진입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책 시행 전 도민 의견 수렴 과정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게시판에는 '사전 안내도 부족했고, 노선마다 정류장이 달라져 어르신들이 헷갈려 사고 위험이 커졌다', '시범운행을 통해 충분한 검증이 있었는지 의심된다'는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민원들은 하나같이 "도민 불편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은 성과 중심 행정의 결과"라며 "차라리 출퇴근 시간 버스를 증편하는 방식이 실질적인 개선책일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도는 해당 민원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잇따른 문제 제기와 실제 사고 발생으로 정류장 운영 방식에 대한 조정과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시 도심에 도입된 통합형(섬식)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버스와 승용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운영 시작 이틀 만에 발생한 사고로 생소한 도로 구조에 따른 혼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버스와 승용차가 충돌한 장면이다.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520/art_17470239262028_a777f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