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제국의 시선이 투영된 제주 이미지를 탈식민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오는 26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특별전 ‘식민의 시선, 제주 풍경’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에서 평생에 걸쳐 수집한 고성일 선생의 제주도 사진엽서와 식민지 시기 제주의 원풍경을 담은 강부언 화백의 수묵화가 선보여진다.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된다. 제1부 ‘제국적 뉴미디어의 제주 상륙’에서는 20세기 신(新) 문화 권력인 사진의 등장과 확산 과정에서 서양인 선교사와 탐험가, 일본인 등 ‘타자의 시선’에 포착된 제주의 모습을 소개한다. 특히 1911년 10월 제주를 방문한 드망즈 주교의 사진(천주교대구대교구 제공)이 첫 공개된다. 20세기 근대 우편제도의 시행과 함께 본격적으로 제작·유통되기 시작한 제주 사진엽서의 발행처 6곳(반지점, 다구치상점, 제주도청, 사이고상점, 히노데상행, 대정사진공예소)도 살펴본다. 제2부 ‘제국의 시선, 사진엽서에 담긴 제주’에서는 경관과 자원, 역사 유적, 관공서, 풍속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선택되고 재구성된 제주 이미지를 담은 사진엽서를 통해 당시 제국 권력의 시각과 이데올로기를 탈식민적 시각에서 새롭게 재해석한다. 제3부 ‘묵화(墨畫)에 담긴 침묵(沈默)의 제주’에서는 2010년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해, 일제강점기 민족적 아픔을 마주하며 역사와 기억 속 ‘제주의 원풍경’을 화폭에 담은 강부언 화백의 수묵화 6점을 전시한다. 협력전시 ‘태극기, 바람 속의 약속’도 함께 마련된다. 독립기념관, 국가보훈부와 공동으로 열리는 이 전시는 태극기와 함께 자유를 되찾기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숭고한 뜻과 희생,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내용으로 오는 12월 21일까지 열린다. 전시 개막식은 26일 오후 3시 30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로비에서 열린다. 박찬식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두 특별전은 식민의 시선과 억압 속에 갇혀 있던 제주의 역사를 탈식민적 관점에서 새롭게 재조명하려는 시도”라며 “이번 전시를 통한 성찰이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한 새로운 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조선시대 제주의 모습이 담긴 보물 '탐라순력도' 속 제주를 체험하고, 비공개 구간인 한라산 구린굴을 탐방해보는 기회가 마련된다. 제주도는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4가 오는 26일 시작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시즌은 조선시대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이 제주 각 고을을 순회한 모습과 행사 장면 등을 기록한 채색 화첩 '탐라순력도' 속 장소들을 직접 걸으며 당시 제주의 풍경과 문화, 삶의 숨결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시즌4에서는 한라산 백록담 화산 분출에 의해 형성된 구린굴 특별탐방 프로그램이 선을 보인다. 한라산 관음사 탐방로 인근 해발 700m에 있는 구린굴은 2만년 전 백록담 분출 시 한라산 북사면을 따라 흘러내린 용암류로 형성된 용암동굴이다. 한라산 고지대 용암동굴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전체 길이 442m 중 200m 구간을 탐방할 수 있다. 구린굴 특별탐방은 다음달 22일부터 11월 15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하루 2회씩 총 8회 이뤄진다. 회당 10명 이내로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시즌4는 탐라순력도를 모티프로 용연·용두암과 연결된 '병담범주', 제주 관덕정의 '귤림풍악', 대정성지의 '대정조점' 등 그림 장면과 연결된 25개 탐방 코스를 운영한다. 특히 10월 19일까지 탐라순력도를 주제로 제주목 관아에서 펼쳐지는 미디어아트 '펠롱펠롱 빛 모드락', 12월 15일까지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진행되는 '빛을 따라 걷는 옛 제주의 기록' 특별전을 통해 탐라순력도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 주요 스폿은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물빛을 따라 그린 제주'에서는 1702년 이형상 목사가 도내 문무관과 함께 활쏘기한 기록 화첩 '천연사후(天淵射帿)'의 배경인 천지연 난대림, '병담범주(屛潭泛舟)'라는 제목으로 그려진 이형상 목사의 뱃놀이 장소인 용연 용두암 등을 만날 수 있다. '귤빛을 품은 섬'에서는 탐라순력도 '귤림풍악(橘林風樂)'에 담긴 귤나무숲에서 목사와 관리들이 풍악을 즐기는 모습의 배경인 제주 관덕정과 삼국시대 이전부터 제주에서 재배된 귤의 원형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 도련동 귤나무류가 포함됐다. '풍파를 이겨낸 요새'에서는 1702년 10월 29일 이형상 목사의 가을철 순력 모습이 담긴 '조천조점(朝天操點)'의 조천진성과 연북정, 대정현성 군사훈련 점검 장면이 담긴 '대정조점(大靜操點)' 대정성지 등을 탐방한다. 앞서 지난 21일 종료된 시즌3 '제주의 사람들' 국가유산 탐험 프로그램도 큰 호응을 얻었다. 시즌3 기간 모두 1만7000여명이 참여했다. 부분 완료자(10곳 이상)는 1210명, 25곳 전체를 완주한 '정예탐험자'도 581명에 달했다. 향사당 쉼팡 방문자센터에는 누적 1만6500여명이 다녀갔다. 시즌3 특별 프로그램인 ‘모세왓 특별탐방’에는 모두 168명이 참여했다.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천연기념물 ‘모세왓’ 일부 구역을 개방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시 일대에 정전이 발생해 약 4만 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23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와 한국전력공사 제주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1분 제주시 노형동과 월평동, 아라동, 용담동, 이도2동, 도남동, 조천읍 등 지역에 정전이 발생해 약 4만 가구에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정전으로 해당 지역 아파트 내 엘리베이터가 멈춰 주민이 갇혔다는 신고가 여러 건 접수돼 119 구조대가 출동해 구조했다. 한전은 정전 10여분 만인 10시 59분 복구작업을 완료했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 피해 복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과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제주행 하늘길이 넓어진다. 파라타항공이 김포~제주 노선을 증편해 귀성객과 여행객 이동 편의 확대에 나섰다. 파라타항공은 23일 다음 달 2일부터 22일까지 김포~제주 노선을 추가 편성한다고 밝혔다. 이번 증편에는 A330-200(294석) 항공기 1호기가 투입된다. 연휴 기간 김포~제주 노선은 모두 18회 운영된다. 금요일을 제외, 매일 운항한다. 김포공항에서는 오후 4시 50분 출발해 제주에 오후 6시 5분 도착한다. 제주 출발편은 오후 7시 10분에 이륙해 김포에 오후 8시 25분 도착하는 일정이다. 항공사 측은 이번 증편이 고향 방문객은 물론 국내 여행 수요 확대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연휴를 앞두고 김포발 국내선 운항을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하면서 고객 문의와 관심이 매우 높다"며 "기다려주신 만큼 안전 운항과 진심을 다한 서비스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파라타항공은 다음 달 26일부터 김포~제주 정기편 운항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증편으로 제주 접근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에서 산부인과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없어 환자가 헬기를 타고 타 지역으로 이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역 의료 인력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방분권형 의료정책’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23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5시 33분 제주대병원은 부인과 진료를 위해 내원한 50대 여성 환자의 전원을 119에 요청했다. 당시 병원 내 산부인과 진료 인력이 없어 환자는 소방 헬기 '한라매'를 통해 경남 진주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사례는 최근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갈등으로 떠났던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 의료 현장에서 공백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실제 제주지역 수련병원들은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나섰지만 정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제주도의회가 소방안전본부를 통해 제출받은 '헬기 이용 고위험 산모 타 시도 이송 실적'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건, 2023년 10건, 지난해 9건에 이어 올해 들어 4월까지도 2건의 이송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지방분권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정책 토론회에서도 지역 의료 인력 부족 문제는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전문가들은 중앙집권형 건강보험 재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공공·필수의료기금 설치와 지방분권형 수련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옥민수 울산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역·필수·공공 간 구조적 관계를 이해하고 종합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치분권 실현을 위해 공공·필수의료기금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우동 강원대병원장은 "현재 강원·경남·전남·제주 4개 시도에서 시범사업 중인 지역필수의사제를 전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대학병원과 지역 공공의료기관 간 순환 수련을 통해 전문성과 현장 대응력을 동시에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주에서 환자가 타 지역으로 헬기 이송되는 현실은 '지방의사 소멸시대'라는 경고를 다시 확인시킨 셈이다. 도민 사회에서는 단순한 의대 정원 확대가 아니라 지역 맞춤형 인력 배치와 지방 중심의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4·3의 진실규명 과정을 담은 기록물과 예술작품을 연계한 전시가 국회에 펼쳐진다. 제주도와 국회의원 위성곤 의원실(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은 제주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해 다음달 14일부터 17일까지 국회의원회관에서 특별전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제주4·3, 기록과 예술로 밝혀낸 진실'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4·3의 발단부터 진상규명을 위한 도민과 시민사회의 노력,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국회와 정부의 과정을 사진과 패널로 구성해 선보인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주요 기록물도 소개된다. '형무소에서 온 엽서', '도의회 4·3피해신고서' 등의 복제본과 진상규명 관련 도서, 영상 자료가 전시돼 관람객 이해를 돕는다. 문학과 미술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현기영의 '순이삼촌', 이산하의 '한라산' 등 문학 작품과 강요배의 '동백꽃지다', 박경훈의 '옴팡밭' 등 미술작품을 통해 예술인들이 4·3의 진실 규명을 위해 기울인 노력과 평화 메시지를 전한다. 국립제주트라우마치유센터에서 4·3 생존희생자와 유족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문학·미술 치유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작품도 전시된다. 치유와 회복의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4·3이 과거사가 아닌 현재진행형인 치유와 화해의 이야기임을 증명한다. 최근 관련 법 개정을 통해 트라우마치유센터 운영비 전액 국비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전시에서 법 개정 과정을 소개해 국회가 4·3의 해결과 치유를 위해 국가 책임을 강화해 온 과정도 알린다. 개막식은 다음달 15일 오후 4시 30분 국회의원회관 2층 제2로비에서 열린다. 개막식에는 중앙정부 관계자와 국회의원, 제주4·3희생자유족회를 비롯한 관련 기관·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4·3특별법 제·개정,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법 제정 등 4·3 문제 해결의 핵심에 국회의 입법 활동이 있었다"며 "대한민국 입법부의 중심 공간에서 전시를 열게 돼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4·3기록물 1만4673건은 지난 4월 11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한국의 19번째 세계기록유산이자 인류의 기록으로 인정받았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검찰이 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진료를 방해하며 보안요원을 폭행한 50대 남성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제주지법 형사 1단독 김광섭 부장판사 심리로 2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제주지검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59)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동종 전과가 다수 있고 누범 기간 중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달 11일 오후 1시 40분 서귀포시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에게 욕설을 하고 병상을 흔드는 등 약 1시간 동안 난동을 부리며 진료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를 제지하던 보안요원과 의료진을 향해 폭행과 욕설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A씨는 지난해 7월 특수폭행죄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올해 1월 형기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에서 A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시장에서 폭행당해 응급실을 찾았고 치료 과정에서 흥분한 상태에서 범행이 이뤄졌다"며 "처음부터 의료진을 방해하거나 욕설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추후 열릴 예정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부의 2차 '민생 회복 소비 쿠폰' 신청 첫날 제주에서 신청률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신청이 시작된 지난 22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소비 쿠폰을 신청한 국민은 639만5729명으로 전체 지급 대상자의 14.02% 수준이었다. 이 중 제주 신청률은 12.29%로 전국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전남은 신청률이 18.57%로 가장 높았고, 세종(14.81%), 전북(14.57%) 등이 뒤를 이었다. 지급 수단별로는 신용·체크카드 신청자가 461만9756명으로 가장 많았다. 모바일·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95만3989명), 선불카드(67만4495명), 지류 지역사랑상품권(14만7489명) 순으로 집계됐다. 소비 쿠폰은 소득 하위 90% 국민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급된다. 신청은 다음 달 31일까지 가능하다. 신청 첫 주인 오는 26일까지는 출생연도 끝자리 요일제가 적용된다. 사용 기한은 11월 30일까지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업소 등에서 쓸 수 있다. 한편,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신청 마감일인 지난 12일 기준 전체 대상자의 99.0%인 5008만여명이 신청했고, 모두 9조693억원이 지급됐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올해 추석 연휴 동안 제주지역 택배 배송이 사흘간 중단된다. 성수기 물량 급증으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신선식품은 이달 말까지만 접수된다. CJ대한통운은 다음 달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휴무에 들어가며 추석 당일(6일)에도 배송을 하지 않는다고 23일 밝혔다. 개천절(10월 3일)과 한글날(10월 9일)에는 정상 배송이 이뤄진다. 제주와 도서 지역은 배송 마감일이 더 앞당겨진다. 개인택배와 신선식품은 9월 30일까지만 접수 가능하다. 읍면 지역 발송분은 다음 달 3일에 마감된다. CJ대한통운은 올해부터 '주 7일 배송 체계'를 도입하면서 설과 추석 연휴에는 사흘씩 쉬고, 광복절과 '택배 쉬는 날' 하루만 추가 휴무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수요 예측 시스템과 자동화 설비, 지역별 탄력 배차를 통해 성수기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윤재승 CJ대한통운 오네(O-NE) 본부장은 "긴 연휴에도 안정적인 배송 운영으로 소비자에게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전국 전 지역에서 신선식품 배송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항공 일부 기종의 이코노미 좌석이 국내 항공사 중 가장 좁은 것으로 확인됐다. 좌석 너비와 면적 모두 최하위를 기록하며 탑승객 불편과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광주 북구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6개 항공사 이코노미 좌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 B737-800 기종의 일반석(이코노미석) 안장폭은 41.4~43.9㎝로 조사 대상 중 가장 좁았다. 고객 1인당 면적도 0.305~0.335㎡로 국내 주요 항공사 중 최하위였다. 같은 기종을 운항하는 티웨이항공은 안장폭 43㎝, 1인당 면적 0.314㎡로 제주항공 다음으로 좁았다. 에어부산의 A320-200은 안장폭 45.4㎝였으나 좌석 간격이 71.1~73.7㎝로 짧아 1인당 면적은 0.32~0.33㎡에 그쳤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는 상대적으로 넉넉한 좌석을 제공했다. 대한항공 B737-900ER 기종의 경우 안장폭은 44.7~46㎝, 좌석 간격은 78.7~81.3㎝였다. 고객 1인당 면적은 0.36㎡ 수준으로 조사됐다. 아시아나항공 A321-200 역시 안장폭 46.5㎝, 좌석 간격 74.9~81.3㎝로, 1인당 면적은 0.35~0.37㎡에 달했다. 특히 복도 통로 간격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티웨이항공 B737-800은 42.9㎝로 가장 좁았고, 제주항공 역시 43.7㎝ 수준에 머물렀다. 국토부는 "항공기 좌석 간격이나 너비에 대한 최소 규정은 없다"며 "항공기 인증 단계에서 탈출성 등 안전성만 고려해 최대 좌석 수를 제한하고 있으며 좌석 배치는 항공사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서귀포 원도심의 상징적 건물인 옛 관광극장이 행정 당국의 철거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기습적인 철거 작업에 건축계와 문화계는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귀포시는 지난 20일 중장비를 동원해 서귀포관광극장 야외공연장과 건물 외곽 철거에 들어갔다. 그러나 철거 소식이 알려지자 건축사와 시민들이 현장에 몰려 반대 의사를 밝혔고, 결국 공사는 일시 중단됐다. 이미 정면과 오른쪽 벽체 일부는 무너져 내린 상태다. 서귀포관광극장은 1963년 문을 열어 지역 첫 현대식 극장으로 자리 잡았다. 개관 이후 학예회와 웅변대회, 공연 등이 열리며 서귀포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고, 작곡가 안익태 선생이 방문할 만큼 역사적 의미도 크다. 1993년 화재로 지붕을 잃었지만 '지붕 없는 극장'이라는 독특한 공간으로 재탄생해 시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1999년 폐업 이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다가, 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하자는 지역 사회의 목소리에 힘입어 2023년 12월 시가 부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이후 '작가의 산책길' 프로그램 운영, 야외 공연장 및 전시실 등으로 활용되며 이중섭 거리의 문화적 명소로 다시금 활기를 띠었다. 문제는 제주도의회가 2022년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의에서 서귀포시의 부지 매입을 승인했을 당시 "신축 미술관 부지로 활용하되 서귀포 첫 현대적 극장이라는 역사성과 장소성을 보전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는 점이다. 당시 사업비는 31억원 규모였다. 서귀포시는 이중섭미술관 확충 사업을 위한 부지로 관광극장을 편입시켰다. 그러나 이번 철거 과정에서는 이 같은 보존 조건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홍명환 전 제주도시재생센터장은 "서귀포관광극장은 단순한 노후 건물이 아니라 원도심의 역사적 자산"이라며 "도의회가 분명히 보존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는데도 행정이 이를 외면한 채 철거에 나선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제주도건축사회 관계자도 "관광극장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서귀포 문화사의 중요한 장면을 담아온 공간"이라며 "행정이 앞장서 건축유산을 파괴하는 일은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는 안전진단에서 E등급 판정을 받은 건물을 철거하고 미술관 신축 사업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역사성과 장소성을 지키라는 도의회의 조건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와 시는 이날 건축계와 시민단체와의 면담을 예고했다. 서귀포관광극장이 문화유산으로서 보존될 수 있을지, 아니면 행정의 일방적 개발 논리에 따라 사라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오영훈 제주지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영민 정무비서관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오 지사가 본격적으로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는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정무비서관을 맡아왔던 이영민 비서관이 지난 16일자로 사직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오 지사가 국회의원 시절부터 선거조직을 맡아온 핵심 인사다. 오 지사의 정치적 성공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로 평가된다. 사직 직후 그는 오 지사 주변의 포럼 조직을 챙기며 내년 지방선거 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최근 특정 포럼 회원들과의 골프 모임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되면서 선거를 겨냥한 조직 정비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오 지사를 지원하는 포럼은 지난 지방선거 캠프 인사들을 중심으로 최소 3곳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임기 초반부터 정책 홍보, 여론 형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오 지사를 뒷받침해왔다. 최근에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여론조사 논란과 관련해 제주도가 추진하는 '동·서제주-서귀포시' 체제를 옹호하는 글을 퍼뜨리거나 '계엄 동조 의혹'을 제기한 고부건 변호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다. 또 사직 후인 지난 20일 제주청년의날 행사에 참석해 오 지사를 보좌했고, 이어 개인 SNS에 "제주청년보장제 업그레이드, 청년들의 삶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 지금이 출발점"이라는 글을 남기며 오 지사의 행보를 소개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오 지사는 차기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임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