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막을 올렸다. 독립운동 현장에서 펼쳐졌던 태극기와 광복 이후 국민의 일상 속에 자리 잡은 태극기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다. 독립기념관은 국가보훈부와 함께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태극기, 바람 속의 약속' 특별전 지역 순회전을 제주에서 연다고 26일 밝혔다. 전시는 이날부터 오는 12월 21일까지 제주시 민속자연사박물관 수눌음관에서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1부 '바람을 타고 외친 독립'과 2부 '광복, 우리가 그려가는 태극기'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자주와 독립의 상징이자 저항의 불씨가 됐던 태극기와 제주 항일운동을 소개한다. 주요 전시자료로는 '머지않아 국권을 회복한다'는 글귀가 새겨진 고광순(1848∼1907) 의병장의 '불원복(不遠復) 태극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 주석의 친필이 담긴 '김구 서명문 태극기'가 공개된다. 또한 제주 한림 출신 한국광복군 문덕홍이 국내 공작을 위해 파견되기 전 김구 주석과 함께 찍은 사진도 선보인다. 2부에서는 광복의 기쁨과 태극기의 현대적 의미를 조명한다. 1945년 8월 15일 태극기와 함께 맞이한 광복의 순간부터 오늘날 국민 일상 속 국가 상징으로 자리한 태극기 이야기를 다룬다. 전시자료에는 1948년 제14회 런던올림픽 한국선수단 입촌식 사진, 1988년 서울올림픽 포스터, 광복 80년을 기념해 제주·울릉 해녀가 독도에서 물질을 시연한 사진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국민 공모로 선정된 '나의 태극기 이야기' 30편, 육·해·공군 및 경찰청, 사단법인 소안항일운동기념사업회 등이 참여한 '광복 80년 태극기 서명 캠페인'에서 수집된 태극기 6종도 전시된다. 독립기념관은 "태극기가 지닌 역사적 의미와 국민적 자긍심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에서 고의적 자해로 숨진 사망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률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살기 좋은 섬 제주'라는 이미지와 달리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지적된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지역 인구 10만명당 전체 사망자는 317.7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 294.6명을 웃돌며 17개 시·도 가운데 절반 이상 지역이 제주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외인(運因)으로 인한 사망이 두드러졌다. 제주에서 외인으로 인한 사망자는 10만명당 48.5명으로 전남(53.4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외인에는 교통사고와 자살 등이 포함된다. 제주 지역 교통사고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5.8명으로 전국 평균(4.4명)을 웃돌았다. 하지만 자살에 해당하는 고의적 자해는 32.4명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 24.6명을 크게 웃돌았고, 제주만 유일하게 30명대를 기록했다. 이어 강원도가 29.1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이미 높은 수준인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022년 기준 22.6명으로 당시 OECD 회원국 중 대부분 국가보다 높았다. 같은 해 그리스(4.5명), 포르투갈(4.8명) 등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고, 덴마크(26.2명)와 일부 국가만이 한국과 비슷하거나 높았다. 질병별 사망원인에서도 제주가 전국 평균을 웃도는 항목이 적지 않았다. 간암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13명으로 전국 평균(9.7명)을 크게 웃돌았고, 대장암 사망률도 9.8명으로 전국 평균(8.4명)보다 높았다. 간 질환 사망자 역시 13.6명으로 전국 평균 9명을 크게 상회했다. 반면 알츠하이머병 사망률은 3.3명으로 전국 평균(6.9명)보다 낮았고, 당뇨병 사망률도 6명으로 전국 평균(8.7명)에 못 미쳤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화산섬 제주의 독특한 자연환경에서 탄생한 '돌챙이'(돌쌓기 기술자)의 전통 축조기술로, 최근 제주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돌담 쌓기'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는 기존 등재 종목인 '메쌓기 지식과 기술'에 '제주 돌담 쌓기'를 확장 등재하는 방식으로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현재 돌담 쌓기 종목으로는 '메쌓기 지식과 기술'이 2018년 그리스를 중심으로 8개국이 공동 등재됐다. 2024년에는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5개국이 추가로 등재됐다. 단독 등재 추진도 가능하지만 한국은 다등재국으로 2년에 한 종목만 등재를 신청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국가유산청은 앞서 2023년 등재 신청 대상 공모를 통해 2026년도 단독 등재 종목으로 '한지', 2028년도 등재 추진 종목으로 '인삼문화'를 선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 돌담 쌓기에 대해 2030년 단독 등재를 추진하기보다는 확장 등재 방식을 활용하면 2028년 이전에 등재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돌문화공원관리소는 설명했다. 앞서 2010년에 등재된 '매사냥'도 지속적으로 확장 등재돼 현재 한국을 포함해 12개국이 등재국으로 참여한 사례가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농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병삼 전 제주시장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주장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임재남 부장판사)는 25일 농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강 전 시장과 공동 피고인 3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앞선 1심에서 피고인들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으나 무죄가 선고되자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강 전 시장 등이 농업경영 의사 없이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를 취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자경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농지를 직접 경작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항소심에서 강 전 시장 측 변호인은 판례를 제시하며 무죄 주장을 이어갔다. 강 전 시장 변호인은 "시세차익 목적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농업경영 의사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실제 농지에 메밀과 유채를 심었고, 토지를 되팔려 한 정황도 없다"고 항변했다. 또 "농지 위치가 거주지에서 차량으로 10~20분 거리로 접근성에 무리가 없으며 주말이나 재판 일정이 없는 날을 활용해 직접 경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배우자의 조력도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인당 약 500평 규모로 변호사라는 직업 특성상 농사를 지을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며 "비슷한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하급심 및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전 시장은 "변호인의 변론으로 제 입장을 대신한다"며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이 사건 항소심 선고는 오는 11월 20일 오전 내려질 예정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시 도두동에 설치된 이동형 수소충전소가 시운전을 마치고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제주도는 현대차그룹과 개인택시조합이 협력해 도두동 개인택시조합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부지에 구축한 이동형 수소충전소가 시운전을 마치고 상업 운영을 시작했다고 25일 밝혔다. 도내 2번째 수소충전소인 이곳에서 판매하는 수소는 행원 3.3㎿ 그린수소 생산기지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를 사용한다. 판매가격은 도내 1호 수소충전소인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와 동일한 kg당 1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운영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수소 수급일을 제외하고 매일 운영된다. 수소 수급일은 충전소 충전 상황에 따라 별도로 결정된다. 제주 2호 충전소가 제주시 동지역에 구축됨에 따라 수소승용차를 이용하는 도민들의 충전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도는 내년 서귀포시 지역에 3번째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해 관계부서 협의와 예산 편성 등 사전절차에 착수했다. 향후 거점별로 수소충전소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에서는 수소버스 22대, 청소차 1대, 승용차 57대 등 모두 80대의 수소차량이 충전하고 있다. 제주도는 내년부터 도내 처음으로 수소승용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수소승용차 구입을 희망하는 도민에게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도민 보조금 등 세부사항은 내년 예산 확정 이후 도 수소경제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구체화할 방침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개발공사는 서귀포시 '남원 태흥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의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최종 승인받았다고 25일 밝혔다. '남원 태흥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주택 지분을 20∼30년에 걸쳐 늘려가며 내 집을 마련하는 방식의 주택이다. 분양가 10∼25% 수준의 초기 자금으로 주거비 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이번 사업은 2023년 제주도에서 토지 매입 이후 제주개발공사에서 지난해 12월 설계 착수를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 착공 및 하반기 입주자 모집공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는 입주 대상자인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입, 다자녀, 노부모 부양 가구 등 다양한 계층의 주거비 절감과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급 주택은 전용 59㎡ 31세대, 74㎡ 16세대로 모두 3개동 47세대로 구성돼 있다.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올해 8월 착공한 삼도이동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에 이어 봉개동, 남원 태흥, 동홍동 주택사업을 탄력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홍동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53세대 규모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예정이다. 봉개동, 남원 태흥, 동홍동 분양주택 모두 내년 상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1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24일 특검팀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지난 23일 오전 9시 53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짧은 입장을 밝힌 뒤 조사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2일 특검 수사가 개시된 지 83일 만이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을 상대로 ▲채상병 사망 사건 초동수사 결과 결재 과정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2023년 7월 30일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수사 기록 이첩 보류 지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 조사 과정에서 이 전 장관 측은 기록 이첩 보류가 "신중한 검토 차원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전 장관 변호인은 "제주지검에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회수한 사례가 있다"며 "결재권자는 생각이 바뀌면 결정을 바꿀 수 있다. 그게 법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직접 수사 기록 회수나 수사에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변호인이 언급한 '제주지검 영장 회수 사례'는 과거 검찰 내부에서 논란이 된 사건이다. 2017년 6월 제주지검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 제출됐다가 김한수 당시 차장검사의 지시에 따라 검찰 직원이 "착오가 있었다"며 회수한 일이 일어났다. 담당 검사였던 진혜원 검사는 당시 이석환 지검장이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으나 대검 감찰본부는 통합사무감사에서 이를 '부적정한 수사사무 처리'로 판단해 진 검사에게 서면경고를 내렸다. 진 검사는 "보복성 표적감사"라며 처분 취소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검찰총장의 평정 및 벌점 부과는 존중돼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고, 결국 경고 처분은 최종 확정됐다. 이 사건은 "결재가 끝난 것으로 오인한 직원의 실수로 영장이 제출됐다가 회수된 것"으로 정리됐다. 관련 지휘 라인의 일부는 징계를 받았다. 이 전 장관에 대한 조사는 이날 오후 8시 50분까지 이어져 약 11시간 동안 진행됐다. 특검은 향후 최소 세 차례 이상 추가 소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윤 전 대통령의 'VIP 격노' 여부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사안이다. 수사가 점차 윤 전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9월 말에 접어들고 있지만 제주는 여전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5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한라산과 추자도를 빼고 제주 해안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는 2008년 폭염특보제가 도입된 후 가장 늦게 내려진 폭염주의보다. 기존에 가장 늦은 폭염주의보는 제주 서·북·동부에 지난해 9월 6일 오전 10시 발효돼 같은 달 21일 오후 4시까지 유지된 폭염주의보였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 내려진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제주에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9월 하순 때아닌 무더위가 나타났다. 우리나라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이 공기와 북태평양고기압 사이 바람길이 좁아졌고, 그러면서 고온다습한 남풍이 강하게 유입되는 상황이다. 정오 기준 지점별 일 최고기온은 구좌 33.3도, 외도 32.0도, 성산수산 31.9도, 제주와 애월 31.5도, 김녕 31.4도, 우도 31.2도, 한림 31.0도, 서귀포 30.8도 등이다. 체감온도는 구좌 34.3도, 성산수산 33.2도, 김녕 32.9도, 한림 32.7도, 서귀포 32.6도 등이다. 전날도 구좌의 낮 최고기온이 34.4도, 최고 체감온도가 35.3도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곳곳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을 보이는 등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밤에도 더위는 좀처럼 식지 않아 간밤 최저기온이 고산 26.3도, 제주 26도, 서귀포 26도 등 해안 지역 곳곳에서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며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으니 건강관리 등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신임 제주경찰청장에 제주 애월읍 출신 고평기 치안감(56)이 임명됐다. 정부와 경찰청은 25일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하고 정년을 앞두고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김수영 제주경찰청장의 후임으로 고 치안감을 발령했다. 고 청장은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출신으로 제주사대부고(2회)와 경찰대(9기)를 졸업한 뒤 1993년 경위로 경찰에 입문했다. 제주경찰청 감찰계장,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계장, 제주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을 거쳤다. 2014년 총경으로 승진해 제주서부경찰서장, 경찰청 성폭력대책과장, 경기북부청 자치경찰부장,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8월 치안감으로 승진해 서울경찰청 범죄예방대응부장, 경찰청 범죄예방대응국장을 거쳐 이번에 고향인 제주경찰청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한편 최근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또 다른 제주 출신 엄성규 강원경찰청장(55)은 부산경찰청장으로 전보됐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지역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두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내수 부진과 자금 부족이 주요 애로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다음 달 전망은 소폭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6일 발표한 '2025년 9월 제주지역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 업황을 종합한 기업심리지수(CBSI)는 93.0으로 지난 8월(96.6)보다 3.6포인트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87.3으로 0.2포인트 올랐으나 비제조업은 93.3으로 3.7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에서는 자금사정과 업황 지표가 개선된 것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비제조업은 채산성과 자금사정 악화가 기업 심리를 끌어내렸다.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내수 부진이 35.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인력난·인건비 상승(14.3%), 자금 부족(13.4%)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내수 부진 응답 비중은 전달보다 8.0%포인트 늘어났다. 전국 기업심리지수와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같은 기간 전국 전 산업 CBSI는 91.6으로 지난 8월보다 0.6포인트 상승했지만 제주는 되레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비제조업에서 제주(-3.7포인트)와 전국(+1.1포인트)의 흐름이 엇갈렸다 . 다만 기업들은 다음 달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다음 달 전망 CBSI는 98.0으로 이달보다 4.7포인트 오를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90.6), 비제조업(98.3) 모두 상승세를 예상했다. 이번 조사는 도내 351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이어졌다. 269개 업체가 응답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회삿돈 42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배우 황정음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임재남 부장판사)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황정음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황씨는 2022년께 훈민정음엔터테인먼트에서 자금 42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훈민정음엔터테인먼트는 황정음이 100% 지분을 소유한 가족법인 기획사로 소속 연예인은 황정음 1명뿐이었다. 황씨는 횡령한 돈 중 42억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나머지는 재산세와 지방세를 내기 위한 카드값 등에 쓴 것으로 파악됐다. 황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훈민정음엔터테인먼트에서 가지급금 형태로 꺼내 쓴 금액을 지난 5월 30일과 6월 5일 두 차례에 걸쳐 모두 변제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횡령한 금액을 전액 변제하고 초범인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황씨는 선고 후 눈물을 흘리며 법정을 빠져 나왔다. 그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그동안 경찰서 근처도 가본 적이 없어서 선고 결과를 듣고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황씨 변호인 측은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해녀들의 삶을 '노동'이 아닌 '쉼과 돌봄'의 시선으로 조명하는 특별 전시가 마련됐다. 제주시 이호동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들과 청년 해녀 이유정이 준비한 기획전 '이호해녀의 여름방학'이 해녀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12월 14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해녀들이 바다에서 직접 포착한 빛과 물결, 뿔소라, 성게, 숨비소리의 이미지를 회화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나온다. 생계와 가족을 위해 숨을 참아온 바다를 '여름방학'이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전시 기획자인 이유정 해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해녀돌봄'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 그는 "해녀가 바다를 돌보듯, 바다도 해녀를 돌보아야 한다"며 "은퇴·고령 해녀의 삶을 사회적 돌봄의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늘 바다를 위해 숨을 참아왔다. 이번엔 우리 자신을 위해 숨을 고르는 시간을 만들었다"며 "해녀돌봄은 그 시간을 사회가 제도와 문화로 보장하자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작업 과정 또한 전시의 메시지로 포함됐다. 해녀들은 작업실을 '숨 고르기'의 공간으로 전환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자기돌봄의 시간으로 삼았다. 물질을 멈춘 손으로 물감을 올리고, 하루의 파도·물빛·체온·심호흡을 색과 리듬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감정을 정리했다. 이는 해녀가 돌봄의 주체이자 수혜자라는 인식 전환을 예술적 실천으로 증명한 것이다. 전시는 "만약 해녀에게도 여름방학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숨비소리의 잔향, 성게와 뿔소라의 질감, 이호 바다의 반사광은 쉼과 회복, 기록의 언어가 되어 은퇴·고령 해녀의 삶을 낭만화가 아닌 현실의 돌봄 프레임으로 비춘다. 이번 전시는 지역 공동체가 해녀들의 휴식과 건강을 어떻게 뒷받침할 수 있을지 사회적 대화를 열어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이유정 청년 해녀는 "해녀돌봄에 대한 고민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선배 해녀들의 삶을 돌아보면 생계를 짊어지고 오롯이 노동으로만 살아온 모습이 떠오른다"며 "그 무게를 바라보면서 '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 고민을 담아낸 작은 시작이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