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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한상범이 본 제주찰나(26)] 힘들 때 뜻하지 않게 만난 소중한 인연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내가 회원으로 있고 현재도 아티스트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글프로젝트2013’ 에 출품한 작품이다.

 

사연이 많은 작품이라 짧은 지면으로는 많은 얘기를 소개하긴 힘들지만 에피소드 한두가지라도 남겨보려 한다.

 

아직도 내 작업실에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며 볼 때마다 만감이 교차하고 애뜻한 마음이 드는 소중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2013년 인천에 있는 한중문화관 기획초대로 열린 전시에 출품한 작품이다.

 

100호와 10호 두점을 함께 출품 전시하였는데 100호는 내가 소장하고 있고 10호 그림은 다른 한점과 함께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 사람들 중 한 사람에게 소장되어 있다.

 

당시 같이 하던 일을 접고 서울 방학시장에 돈까스집을 개업하면서 내가 선물로 드렸다.

 

이 당시의 나는 결혼후 운영하고 있던 학원경영 악화로 현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상태였다. 따라서 경제적인 부족함을 해결하려 여러 가지 돌파구를 찾아보던 시기였다.

 

그리고 모든 일들이 내 뜻대로 내 맘대로 안되는 상황과 일들이 벌어지면서 스스로 자신감 자존감이 위축되고 그 나약함을 술에 의지하던 때였다. 우울감과 불안한 생각들과 그로 인한 모든 일들이 악순환되는 안좋은 상황들이 교차되는 시기였다.

 

그런 와중에 어찌어찌 서울 방학동 집 근처 우이동 제일교회에 다니는 사람들과 인연이 생겨 길거리에서 호떡을 팔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그 당시 그림을 그리는 선배가 우이동 제일교회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분을 통해 소개받은

사람들이 호떡을 판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관심을 갖고 찾아가게 된 것이다.

 

당시에는 뭐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 했기에 마음먹고 호떡을 팔기로 결심을 굳히고 누나한테 융통한 약간의 보증금을 지불하고 나중에 돌려받기로 하여 마침내 내 인생에서 뜻하지 않은 호떡팔기가 시작되게 된 것이다. 같이 호떡을 팔자고 했던 선배는 안하고 ...

 

사실은 그 사람들도 이제 막 호떡 판매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사람들이었다.

 

이 분들 생각에는 시장에서 흔히 보던 호떡을 새로운 발상으로 기름을 적게 쓰고 내용물이 다양한 호떡을 만들어 이른바 바닥부터 직접 몸으로 파는 길거리 노점상부터 경험하면서 시제품을 테스트해보기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나중에 반응이 좋으면 노점상들을 통해 납품을 늘려가고 향후 요식업 프랜차이즈 까지 확대해보려는 야심(?)을 갖고 있던 분들이었다.

 

그래서 나도 운좋게 끼었다는 생각과 함께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서로 의지하며 노력해서 꿈을 이루어보자는 희망을 갖게 되었고 열심히 살아보자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누나에게 빌린 돈으로 호떡을 납품받아 지금도 타고 다니는 스타렉스 뒤 트렁크를 약간 개조하고 가스통과 불과 집기들을 설치하여 단속이 뜸한 길거리나 골목에서 팔기 시작했다. 그러다 소개 소개로 연결된 교회 빈공터, 수락산 등산로 입구, 선배가 사는 아파트 단지 앞, 큰 동서가 운영하고 있던 한의원 건물 옆 등 여러 지인들의 도움으로 영업장소를 점차 넓혀가게 되었다.

 

급기야 나중엔 진입하기 힘든 남대문 시장과 수유역 가판대까지 진출하였다.

 

호떡을 팔던 2년반 남짓 많은 우여곡절과 모르던 세계, 새로운 세계,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신기한 일 등 많은 일들을 겪었는데 지면상 다 얘기할 수 없지만 내 인생에서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다는 것은 분명한 팩트다.

 

당시 나는 종교가 없었다. 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이상한 인연과 계기로 만난 교회 사람들과의 인연이 그쪽 입장에서는 일종의 전도가 되어 나는 결국 우이동 제일교회를 다니게 되었고 주일예배에 매주 참석하는 신도가 되었다.

 

신기한 일은 지금부터다. 이 내용은 교회에서 하는 간증같은 일인데 그 내용은 이렇다.

 

첫 예배를 마치고 나서 그곳 교회 목사와 전도사와 함께 사진을 찍고 거기서 만든 책 한권을 받게 되었다.

 

끝나고 인사하고 내 차에 들어와 대수롭지 않게 받은 책을 무의식적으로 펼쳐 보았는데 생전 처음보는 ‘야베스의 기도’ 라는 제목과 문장이 선명히 눈에 들어왔다. 그러면서도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읽어 내려 갔는데 놀라운 것은 처음보는 기도 내용이 한줄 한줄 정말 당시에 내게 필요한 내용의 기도이어서 적잖이 놀랐다.

 

기도도 할줄 몰랐던 나에게 내게 꼭 필요한 기도가 갑자기 등장한 것이다. 지금도 생각해 보면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다.

 

야베스의 기도를 외우고 호떡을 팔 때마다 기도하는 일이 내 삶에 벌어진 것이다.

 

나만을 위한 기도

야베스의 기도를 보면 이렇다.

 

‘’원컨대 주께서 내게 복에 복을 더하사

나의 지경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이 기도를 호떡을 팔 때마다 외치며 그 힘든 시기를 버티며 보냈다.

 

나중에는 술 한잔 먹고 답답한 감정이 치솟을 때 교회에 가서 무릎굻고 ‘하나님!! 이젠 내맘대로 내뜻대로 아무것도 안됩니다. 죽이던지 살리던지 알아서 하십시오’라고 하는 장족의 발전(?)을 이루는 때도 있곤 했다.

 

지나보면 알게 되듯이 이제 되돌아보면 지나친 자아에 억지로 부자연스럽게 힘주며 살았던 그 억지힘을 빼고 하나님께 온전히 맡겨보자던 마음이 일었던 감사한 시절이었고 끝없이 추락할 것만 같았던 마음이 바닥을 치며 일어날 수 있었던 기회의 시절이었음을 이젠 느낀다. 참 감사하다.

 

전혀 다른 인생의 행로를 만나면서 나의 부족함을 여실히 느끼게 하던 그 시절, 그런 생활을 2년반 남짓 하던 시기에 이 작품은 제작되고 탄생되어 아직도 내곁에 남아있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의 제목은 당시 절박했던 나의 심정과 ‘예술보다 삶이 먼저다’라는 의미로 ‘마이 라이프’라 명명하였다.

 

바탕은 불판을 상징하는 블랙을 칠하였고, 당시 팔았던 호떡들을 프린트하여 리페인팅하거나 찟거나 오려 붙이면서 꼴라쥬를 덧붙였다. 더불어 조형적인 요소를 감안하여 블랙 바탕에는 남대문 시장에서 일본인 관광객,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호객행위할 때 부르짖던 단어인 ‘오이시’, ‘야사이’ 같은 일본단어와 영단어들을 써 넣었다.

 

당시만 교회를 다니고 지금은 교회를 안 다니지만, 이 고난과 역경의 시절을 보내고 또 한번 맞닥뜨린 운명처럼 기연이 된 빛힐링과 명상을 통해 개인적인 육체와 영적 치유의 경험을 하면서 그 당시에 나에게 복음처럼 등장했던 ‘야베스의 기도’가 이젠 내 자신에 대한 참회와 반성, 그리고 현재 주어진 모든 것에 대한 감사의 기도, 타인을 위한 기도, 신에게도 사람들에게도 그 시절 인연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게 하여 달라고...로 변해갔고 이 때 처음 만난 기도가 지금은 매일 행하는 일상의 중요한 내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이 호떡으로 맺어진 짧고도 강한 인연이 되었던 분들과는 나중에 형편이 어려워 그랬겠지만 서로의 깊은 유대감이 받지 못한 보증금 문제로 점차 소원해지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는 일이 빈번해지고 내가 힘들 때 도움은커녕 돌아보지도 않는 행동들에 마음 한구석에 섭섭함이 생기게 되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힘들 때 뜻하지 않게 등장한 소중한 인연이었고 귀한 인연이었음을 이제는 알기에 그런 조그만 생각들은 접기로 하였다. 용서가 아닌 감사의 마음이 더 크기 때문에...

 

섭섭함이 감사의 마음으로 바뀌는 것도 어찌보면 내게는 신기한 일이다.

 

지난시절 어둠속 무저갱처럼 내 힘으로는 빠져나오지 못했던 나에게 다가온 이 한줄기 빛은 분명 모든 종교를 망라하고 초월한 하느님의 빛, 부처님의 빛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개인적인 경험이라 이해를 바라면서 조심스럽게 꺼내본다.

 

감당할 만큼의 시험을 통해 그 고통들이 연단이 되어 알게 모르게 나를 눈뜨게 하고 알아차리게 하고 단련하신 그 뜻을 아직도 부족한 삶이지만 이제는 조금은 느끼고 있음도 참 다행하고 감사한 일이다.

 

모든 부질없는 시절을 거치면서 그 기나긴 무명의 시간을 살아오면서 교만과 아집속에 갇혀 참회도 하지 않은 무지함과 어리석은 나를 맑히고 밝히는 근원의 빛!! 생명의 빛!!

 

작금의 국내는 물론 전 지구적으로 혼란하고 어수선하고 힘든 시기에 상념으로나마 그 빛을 모든 이들이 알고 붙잡고 받아들여서 그 밝음의 빛으로 어둠을 물리치고 우리의 어리석은 영혼의 마음 또한 악심이 선심으로 바뀌고 한없는 사랑으로 내리는 빛으로 은혜와 축복이 가득한 빛으로 모든 이들이 늘 행복하길 오늘도 간절히 바래본다.

 

지금 이 순간 오늘도 감사하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한상범은? = 제주제일고,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나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담묵회 창립회원, 아티스트그룹 '정글' 회원, 민족미술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노원미술협회 회원, 디자인 출판 일러스트작가, 한강원 조형물연구소 디자이너, 서울 제주/홍익조형미술학원 원장, 빛 힐링명상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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