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제주를 기록한 보물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를 현대 디지털 기술로 재해석한 새로운 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제주시 관덕정 광장과 제주목 관아에서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펠롱펠롱 빛 모드락'을 연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 4 테마인 탐라순력도를 활용해 마련됐다. 관덕정 일대와 제주목 관아에서 빛과 소리, 영상이 어우러진 새로운 문화 체험 기회를 선사한다. 탐라순력도에 그려진 제주 무형·유형·문화유산을 빛으로 재탄생시켜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감동적인 여정을 미디어아트로 선보인다. 주제인 '펠롱펠롱 빛 모드락'은 제주어 '펠롱펠롱(반짝반짝)'과 '모드락(모두)'을 합성한 말로, '빛이 모여 반짝이는 순간들을 모두가 즐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는 모두 7개 존(Zone)으로 구성된다. 각 존은 관덕정과 외대문, 망경루, 귤림당, 홍화각, 우련당 등 제주목 관아의 주요 공간을 무대로 탐라순력도의 기록과 제주의 상징을 현대적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이와 함께 웹앱(WebApp)을 활용한 디지털 스탬프 투어와 다도 체험 등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개막일인 26일 오후 7시부터 미디어아트의 시작을 알리는 퍼포먼스와 함께 개막식이 진행된다. 총연출을 맡은 이현석 감독은 "펠롱펠롱 빛 모드락은 제주의 국가유산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문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목관아팀(064-710-6711)으로 문의하면 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가 추진해온 제주평화인권헌장이 민선 8기 오영훈 제주지사의 임기 내 선포될 전망이다. 제주도 인권 보장 및 증진위원회는 16일 제13차 회의를 열고 제주평화인권헌장안을 부대의견을 추가한 뒤 원안대로 가결했다. 위원회는 ▲헌장 제2조에 행정검토의견을 준용할 것 ▲도민에게 제정안을 적극적으로 알린 뒤 선포할 것 등 두 가지 부대의견을 제시했다. 행정검토의견 제2조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를 준용한 내용으로 지난 제정위원회 회의에서 제기된 바 있다. 제주평화인권헌장은 모두 10개 장, 40개 조문으로 구성됐다. 제주4·3과 평화, 참여와 소통, 건강과 안전, 문화와 예술, 자연과 환경 등 도민 생활 전반에 걸친 보편적 기준과 권리, 제주도의 의무와 이행 원칙이 포함됐다. 특히 제1장 ‘일반원칙’ 제2조에는 성별, 장애, 나이, 출신지역, 종교,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 다양한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명시돼 그동안 찬반 논란이 이어져 왔다. 또 제2장에는 제주4·3 관련 조항이 담겼다. 피해자와 유족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4·3 왜곡과 폄훼에 맞서 대응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도민은 왜곡·폄훼에 대응할 권리를 가지며, 제주도는 이를 막기 위한 적극적 조치를 마련하고 국가·타 지자체·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는 의무가 규정됐다. 이번 의결로 제주평화인권헌장은 그간 논란을 딛고 도민 앞에 공식 선포될 가능성이 커졌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무허가 화물운수업체 근절을 위해 신고포상금제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제주도는 17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행위 신고센터를 통해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고발한 주민에게 최대 2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해당 신고센터는 제주도청 누리집에서 운영된다. 국민신문고·제주간편e민원시스템·우편·팩스 등으로도 신고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제정된 '제주도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행위 신고포상금 조례'에 따르면 포상금 지급 기준은 자가용 화물자동차(흰색 번호판 차량)의 유상 운송 금지 위반 10만원, 운송사업자의 직접 운송 의무 위반 15만원, 운송주선사업자의 재계약·중계·대리 금지 위반 15만원이다. 이외에도 보조금 부정수급과 부정한 허가, 금품수수 행위는 최대 20만원, 영업용 화물자동차 적재 화물 고정 장치 미이행은 10만원이 지급된다. 제주도는 지난 달 27, 28일 합동단속을 통해 허가사항을 위반한 1개 업체에 대해 사업 정지 등 행정처분을 예고했다. 정기 신고를 이행하지 않은 11개 업체에는 계도 조치를 내렸다. 지난해에는 차고지 위반(밤샘 주차), 종사 자격 미보유 운행 등 280여 건의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 김영길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무허가 화물운수업은 도내 운송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범법행위"라며 "행정기관 단속과 함께 운수종사자와 도민들의 적극적인 신고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는 지역 산업현장의 우수한 숙련 기술자를 우대해 숙련기술 발전과 전승을 도모하기 위해 올해 제주도 명장 3명을 선정한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도는 명장 선정 심사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제주도 명장 심사 및 지원 조례 시행규칙을 개정·공포하고, 이를 바탕으로 명장 선정 계획을 수립했다. 변경된 심사 기준은 신청 직종 주요 공적 프로필 점수(5점) 신설, 본인 특허 점수 1점→3점, 서적 발간 점수 1점→2점 등이다. 지역 숙련기술인 공적을 더욱 폭넓게 인정하고 숙련기술 전수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접수 기간은 다음달 2일 오후 6시까지다. 선정 대상 분야와 직종은 대한민국 명장 선정 분야·직종과 동일한 38개 분야 92개 직종이다. 선정은 직종별 외부 전문 심사단이 1차 서류심사와 2차 현장실사를 진행한다. 2차 심사 통과자를 대상으로 도민 의견을 수렴한 뒤 3차 면접심사와 최종 명장심의위원회를 거쳐 11월 확정된다. 심사는 숙련기술 보유 정도, 산업 발전 기여도, 사회적 가치 기여도를 평가하며 도내 근무 기간 등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가산점을 부여한다. 제주도 명장은 지난해까지 6개 직종에서 모두 6명이 선정됐다. 올해는 '제주도 명장회'도 설립됐다. 명장회는 도내 우수 숙련 학생을 대상으로 강연과 진로 교육을 지원하고, 장학사업과 기능 향상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인재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티웨이항공이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한국공항공사와 함께 제주 관광 활성화를 위한 가을맞이 할인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17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서는 대구·청주·광주에서 제주로 향하는 국내선 이용객을 대상으로 왕복 운임 5만원 이상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는 2만원 할인 쿠폰을 선착순 제공한다. 예매는 티웨이항공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웹)을 통해 가능하다. 탑승 기간은 다음 달 13일부터 11월 16일까지다. 티웨이항공은 또 신규 회원에게 10만원 상당의 쿠폰팩과 전용 특가 항공권, 앱 전용 시크릿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노호텔앤리조트와의 제휴를 기념해 소노캄 제주, 소노벨 제주와 연계한 항공·숙박 패키지도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하며, 맞춤형 제주 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제주 여행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유통이 제한됐던 작은 감귤과 큰 감귤도 당도만 좋으면 시장에 출하할 수 있게 됐다. 제주도는 제주농산물수급관리운영위원회 감귤위원회가 지난 10일 총회를 열어 농업기술원 관측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온주밀감 상품 품질기준 및 가공용 감귤 수매단가를 심의해 의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감귤위원회는 올해산 온주밀감 중 광센서선별기(휴대용 비파괴 당도 측정기 포함)로 측정한 당도가 10브릭스(Brix) 이상이면서 과일의 가로 지름(횡경)이 2S 미만(45㎜ 이상 49㎜ 미만)인 감귤도 상품으로 유통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애초 온주밀감의 상품 품질기준은 과일의 가로 길이가 2S(49㎜ 이상)부터 2L(70㎜)까지다. 하지만 2S 미만 감귤에 대해서도 지난해와 같이 유통을 허용한 것이다. 제주도 감귤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에서는 온주밀감의 상품 규격 기준에도 불구하고 수급관리운영위원회와 협의해 도지사가 고시한 당도 10브릭스 이상 온주밀감을 상품으로 보도록 하고 있다. 감귤위원회는 또 광센서선별기로 측정한 당도가 10브릭스 이상이면서 과일의 가로 2L 초과(70㎜ 초과 77㎜ 이하)인 토양피복자재(타이벡 등)를 이용해 재배한 감귤의 국내 유통도 허용했다. 수출용의 경우 광센서선빌기로 측정한 당도가 10브릭스 이상이면서 과일의 가로 2L 초과(70㎜ 초과 77㎜ 이하)인 감귤도 출하 대상에 포함했다. 가공용 감귤은 상품 규격 외 감귤과 결점이 큰 감귤(중결점과)로 한정하고, 수매 단가는 지난해와 같은 1㎏당 210원(업체 부담 140원, 도 보조 70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노지 온주밀감 생산 예상량은 39만5700t(±1만6000t)으로 작년 동기 대비 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량은 줄어들지만, 평균 당도는 7.4브릭스로 전년에 비해 0.1브릭스, 최근 5년 평균에 비해 0.5브릭스 높게 나타나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형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품질 중심의 상품화 기준으로 농가 소득 안정을 도모하겠다"며 "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와 농·감협, 생산자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 감귤 조수입 1조5000억원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미국 할리우드 배우이자 감독, 제작자인 로버트 레드퍼드가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레드퍼드의 홍보 담당사 로저스&코완 PMK는 16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레드퍼드가 유타주 산속 자택에서 평온히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1936년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태어난 그는 1960~70년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미남 배우로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 '위대한 개츠비', '아웃 오브 아프리카' 등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보통 사람들', '흐르는 강물처럼'을 연출하며 감독으로서도 성공했고, 1981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그의 이름을 딴 '선댄스 영화제'는 독립영화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아 오늘날 할리우드 신진 감독들의 발판이 되고 있다. 레드퍼드는 영화 활동을 넘어 환경 문제와 사회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천연자원보호위원회 이사로 30년 넘게 활동하며 생태 보존을 강조했고, 2012년에는 환경 전문지 '온어스'에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칼럼을 기고했다. 그는 "제주는 숨 막히게 아름다운 자연과 독특한 전통을 지닌 섬으로 군사기지 건설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국제사회의 연대를 촉구한 바 있다. 이처럼 제주의 환경 문제에도 목소리를 낸 레드퍼드는 영화 밖에서도 행동하는 예술인의 면모를 보여줬다. 뉴욕타임스는 "레드퍼드는 작품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했고, 영화 밖에서는 환경운동과 독립영화 육성에 헌신했다"고 평가했다. 레드퍼드의 별세 소식에 세계 영화계와 정치권의 추모가 이어졌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그는 미국의 아이콘"이라며 애도를 표했고, 배우 메릴 스트립은 "사자 한 마리가 세상을 떠났다"며 고인을 기렸다. '슈퍼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을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이 "나는 레드퍼드의 영화들을 보면서 자랐다.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연기와 변함없는 우아함이 돋보였다"며 "그는 진정한 영화 스타였고,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추모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호민 전 사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자리에 최명동 전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이 내정됐다. 제주도는 16일 최 전 실장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후보자로 지명하고 제주도의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올해 6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명예퇴직을 신청해 공직에서 물러난 인물이다. 당시 정년을 2년여 남겨둔 상태였던 만큼 산하기관장 임명설이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앞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김영환 전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이 에너지특보로 발탁되면서 최 후보자의 취업심사 응모 사실이 알려졌고, 사장 내정설에 무게가 실렸다. 직전 김호민 사장은 임기를 두 달 남기고 지난달 의원면직을 신청해 대학으로 복귀했다. 그 사이 제주에너지공사는 '2025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라' 등급을 받으며 강도 높은 경영진단 대상에 오른 상황이다. 또 추자 해상풍력발전사업, 한동·평대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선정 이후 사업 추진, 그린수소 사업성 강화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새 사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는 조만간 회의를 열어 인사청문 계획서를 처리할 예정이다. 청문회는 추석 연휴 전인 다음달 2일 개최가 유력하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골목상권은 경기 침체와 관광 의존 구조, 낮은 창업 생존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소비자들은 '가치소비'와 '경험'을 중시하며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주도는 민간 전문기업과 손잡고 메뉴 개발, 공간 디자인, 위생·시설 개선, 온라인 홍보까지 지원하는 '로컬브랜드 활성화 지원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기존 사업과의 중복성, 예산 투입 대비 지속 가능성, 관광산업과의 연계 효과 등은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 <제이누리>는 로컬브랜딩이 제주의 상권·관광·문화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앞으로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 로컬브랜딩의 또 다른 축은 청년 창업가들이다. 단순히 가게 문을 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 특산품과 문화자원을 상품과 서비스에 녹여내는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청년들은 감귤·청귤·차·해녀 문화 등 제주만의 자원을 메뉴와 공간에 담아낸다. '제주다움'을 소비자 경험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히 한 끼 음식을 파는 차원을 넘어선다. 관광객에게는 제주의 스토리를 체험하는 색다른 콘텐츠가 되고, 도민에게는 익숙한 자원을 새롭게 즐기는 방식으로 다가온다. 동시에 청년 창업가들은 전통시장이나 원도심 등 침체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외식업계를 넘어 지역 경제와 문화 전반에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관광·체험형 콘텐츠와의 결합이 활발해지면서 청년 창업은 이제 단순한 자영업의 범주를 벗어나 제주의 정체성을 재해석하는 실험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기존 상권의 체질을 바꾸고, 장기적으로 제주 외식업계의 흐름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청년 창업가들이 요구하는 지원 방향은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니다. 창업 자금은 출발점일 뿐이고, 점포를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려면 브랜드 정체성과 소비자에게 각인되는 힘이 필요하다. 제9기 청년참여기구 일자리2분과는 현재 창업 정책이 지나치게 분산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자리 2분과원 홍주아·이태근·김민아는 "특산물 중심으로만 접근하면 업종과 메뉴가 제한되고, 일시적 성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동문시장 청년몰에 입점했던 한 과일가게 사례처럼 초기에 주목을 받다가도 1~2년 만에 문을 닫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각 부처와 기관이 따로 운영하는 대학 LINC·라이즈 사업, 도정 로컬브랜딩 지원 사업 등이 중구난방식으로 흩어져 있다"며 "청년 창업을 총괄하는 플랫폼을 마련해 사업 간 중복과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성과만 강조되지만, 실패 사례를 기록해 교훈으로 삼는 '창업백서' 같은 체계도 필요하다"며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창업에 도전하고 이후에도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정책 설계가 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 청년 창업가들은 자신들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지역 자원을 적극 활용한다. 감귤을 활용한 디저트 카페, 해녀 문화를 테마로 한 해산물 바, 원도심의 역사를 담은 다이닝 바까지, 이들의 시도는 단순한 음식 판매를 넘어 제주다움을 담아낸 공간 실험으로 확장된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제주시 삼도2동의 도토리키친은 시그니처 메뉴인 청귤소바로 제주 로컬브랜딩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이동일 도토리키친 대표는 "처음에는 이름부터 생소해 손님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지만 그 독창성이 오히려 브랜드를 알리는 힘이 됐다"며 "지역 자원을 활용한 메뉴 개발은 시간이 걸려도 결국 진정성을 알아봐 주는 소비자가 있다는 확신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청귤을 1년 내내 사용할 수 있도록 대형 냉동창고를 마련하고, 소스·잼 등 가공품을 직접 개발하며 브랜드 체질을 강화해왔다. 이 대표는 "단순히 가게에서 한 그릇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집에서도 같은 맛을 재현할 수 있도록 상품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런 노력이 브랜드의 지속성과 확장성을 담보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도토리키친의 청귤소바를 맛본 소비자들은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메뉴"라며 "상큼한 청귤과 깊은 소바 육수의 조화가 여행의 한 장면처럼 기억에 남는다"고 평가했다. 사이드 메뉴인 톳유부초밥과 닭껍질 교자에 대해서는 "익숙한 음식 같으면서도 제주다운 개성이 살아있다"며 '제주 식재료의 재발견'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많은 청년 창업가들이 화려한 인테리어나 SNS 홍보에 치중하다 본질인 맛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결국 다시 찾게 만드는 건 꾸준히 지켜온 맛과 합리적인 가격"이라며 "청년 창업이 제주에 뿌리내리려면 보여주기식보다 본질에 충실한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동문공설시장 청년몰을 직접 찾아가 봤다. 공간은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지만 현장은 여전히 활기를 찾지 못한 모습이었다.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길목은 한산했고, 입구에는 청년몰임을 알릴 만한 뚜렷한 표식조차 없어 "여기에 청년몰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올 법했다. 현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청년몰이 문을 연 지 벌써 수 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많다", "들어오는 입구에 눈에 띄는 간판이나 안내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하다 보니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일부 점포는 여전히 빈칸으로 남아 있었고, 공모를 해도 입점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상인은 "시설은 잘 갖춰졌지만 결국 중요한 건 손님이다.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사람들이 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행정에서 홍보와 마케팅 지원을 더 적극적으로 해주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직접 현장을 둘러보며 '공간은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공간'이라는 상인들의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 제주시에서 카페를 운영했던 청년 창업가 강모씨(33)는 실패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막연히 카페만 성공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세무, 예산, 홍보 등 현실적 장벽이 너무 많았다"며 "3년여 준비 끝에 창업했지만 결국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금만으로는 부족하다. 창업 이후 이어질 운영과 마케팅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 경험은 성공 사례뿐 아니라 실패 사례를 제도적으로 기록하고, 이후 창업자들에게 교훈이 될 수 있도록 공유해야 한다는 과제를 다시금 보여준다. 청년 창업의 또 다른 흐름은 관광·체험형 콘텐츠와의 결합이다. 감귤청 만들기, 메밀 요리 쿠킹클래스, 해녀 도구 체험 등은 단순 식당 운영을 넘어 관광객의 참여와 경험을 확장한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청년 창업 매장은 기존 관광 동선과 차별화되는 작은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며 "SNS 확산력이 강해 도민뿐 아니라 외부 관광객 유입에도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청년 창업은 '제주다움'을 상품과 서비스에 녹여내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브랜딩 역량 부족, 단기적 지원 구조, 홍보 마케팅 공백은 여전히 장벽이다. 전문가들은 창업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 공동 마케팅 플랫폼, 청년 창업 네트워크 강화, 지역 자원 이해를 높일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지역의 청년 로컬브랜딩 성공 모델과 비교한 SWOT 분석을 통해 제주만의 강점과 취약점을 진단하고 개선책을 찾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결국 청년 창업과 로컬 콘텐츠의 결합은 제주의 미래를 여는 중요한 실험이다. 메뉴와 공간 속에 녹아든 지역의 이야기는 소비자 경험을 확장시키고, 지역경제와 관광산업을 동시에 견인한다. 중요한 것은 이 실험이 단순히 몇몇 가게의 성공으로 끝나지 않고, 실패 사례까지 흡수해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다음 편에서는 로컬브랜딩이 원도심 재생과 관광 콘텐츠 활성화에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성과와 한계를 짚어본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취재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제주공항에서 근무하는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노동자들이 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추석 연휴 파업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은 16일 제주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시기 도입된 총정원관리제도가 여전히 유지되면서 공항 시설과 이용객은 늘었지만 인력 충원은 제자리걸음"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2020년 자회사로 정규직 전환이 이뤄졌지만 한국공항공사는 여전히 자회사를 용역 업체처럼 취급한다"며 "낙찰률, 원가산출 방식, 과업지시, 계약 조건까지 과거와 동일해 노동자들이 낮은 인건비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 공항 규모와 현실에 맞는 인력 확충, 총정원관리제도 폐지, 불공정 계약 개선이 시급하다"며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추석 연휴 기간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공공연대노조는 이날 김포·김해·제주 공항에서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요구안을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교육의원 일몰제로 제주도의회 의원 정수가 5명 줄어들지만 이를 도의원으로 채워 45명을 유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행정안전부가 폐지 이후 의원 정수를 40명으로 해석함에 따라 국회 법 개정 없이는 확대가 불가능하다는 전망이다. 16일 제주도선거구획정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의원 정수 40명을 기준으로 선거구 획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특별법에는 제주도의회 의원 정수를 '45명(교육의원 5명 포함)'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행안부는 이 조항에서 '교육의원 5명 포함'이 삭제될 경우 최종 정수는 40명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실제로 제주보다 먼저 교육의원이 폐지된 다른 시·도에서도 같은 수의 의원 정수가 줄어든 전례가 있다. 도는 이에 대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했지만 선거구획정위는 정부 주무부처의 입장이 확고한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국회다. 의원 정수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법 개정이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권고안을 반영해 의원 정수를 조정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다. 도 선거구획정위는 지난 11일부터 오는 19일까지 도와 도의회, 도교육청, 도내 정당 등을 대상으로 교육의원 일몰에 따른 의원 정수 조정 의견을 받고 있다. 도의회는 정수를 45명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의회 행정체제개편대응단이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적정 의원 정수 1순위로 45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구수를 기준으로 한 헌법재판소 인구편차 결정을 적용하면 도의원 45석 전부를 유지하기에는 제주의 인구가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행정체제 개편과 기초의회 출범 논의가 전제된 상황에서 도의회 정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김재원 최고위원을 동시에 겨냥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국회의원·제주시갑)은 16일 브리핑에서 "법원이 내란 특검 요청을 받아들여 한동훈 전 대표를 '공판 전 증인신문' 증인으로 소환했다"며 "그동안 참고인 출석 요구를 거부해 온 한 전 대표가 이제는 법정에서 직접 증언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변인은 "한 전 대표가 스스로 '비상계엄 해제에 일조했다'고 말해왔지만 정작 특검 소환에는 오만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법 앞의 평등을 강조하던 과거 발언과는 정반대의 내로남불 행태"라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최근 언행을 강하게 성토했다. 문 대변인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 대표를 향해 '죽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망언을 하고도 일주일째 침묵하고 있다"며 "이미 과거 당직자 폭행 전력까지 있는 만큼 이번 발언이 단순 해프닝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재원 최고위원 역시 제주4·3과 5·18을 폄훼하는 망언으로 비판을 받아온 인물인데 지도부 전체가 침묵으로 방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국힘 지도부가 국민 앞에 공식 사과하고,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송 원내대표의 발언이 단순한 막말을 넘어 "내란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낳고 있다"며 철저한 정치적 규명을 요구했다. 문 대변인은 끝으로 "국민의힘 지도부의 폭력적이고 망언으로 점철된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