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299명이 오영훈 제주지사의 지난해 12·3 계엄 선포 당시 행적과 이후 비판자를 고발한 대응을 규탄하며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계엄당일 제주 진상규명을 원하는 도민'은 17일 공동 성명을 내고 "오영훈 지사가 계엄 상황 속에서 도청을 3시간가량 비운 것은 도민의 안전과 권리를 외면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것은 권력을 앞세워 도민의 입을 막는 전형적인 '입틀막'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서명운동은 지난 16일 오후 4시 시작됐다.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도민 299명이 참여해 성명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지도자는 비판을 감내하고 해명할 의무가 있다"며 "비판을 형사처벌로 봉쇄하는 것은 권력의 오만이며 도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성명에는 세 가지 요구사항이 담겼다. ▲비판자 고발 철회 ▲계엄 당시 도청 공백에 대한 해명과 도민 앞 사죄 ▲향후 도민 비판을 형사처벌로 억누르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참여자들은 특히 "오영훈 지사는 도민의 대표가 아닌 권력의 보호막 뒤에 숨는 정치인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권력의 오만을 내려놓고 도민 앞에 겸허히 서는 것이야말로 제주도의 명예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민주주의는 비판으로 자란다. 도민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순간, 도정은 이미 도민의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입에 종양을 달고 7년 가까이 생존해온 남방큰돌고래 '턱이'의 폐사 원인이 패혈증으로 확인됐다. 17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턱이의 직접적인 사인은 외상에 따른 아래턱 변형과 세균성 폐렴으로 인한 전신성 패혈증으로 규명됐다. 턱이는 2019년 여름 처음 관찰됐다. 당시 아래턱이 심하게 변형된 상태였다. 사냥이 어려워 크기가 작은 넙치를 주 먹이로 삼으며 생존해왔다. 그러나 지난 6월 2일 서귀포시 중문 앞바다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국립수산과학원과 제주대 등 합동 조사팀은 부검과 정밀 분석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턱이의 아래턱은 외상성 분쇄 골절 이후 가골 형성과 섬유종 구축으로 변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바닷물이 기도로 유입되면서 복합 세균성 폐렴과 폐농양이 발생했고, 결국 패혈증으로 이어졌다. 입 안에 있던 종괴 조직은 양성 섬유종으로 악성 종양이나 전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턱이는 19세 이상 성숙한 수컷으로 비교적 양호한 영양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체내 화학물질 축적이나 척추 퇴행성 변화도 통상 나이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장기간 관찰해 온 개체의 부검은 야생 개체군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라며 "앞으로도 연안 생태계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조류 조사를 맡았던 업체가 이번 환경영향평가에도 다시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에 따르면 환경부는 2023년 3월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동의'를 결정했다. 국토교통부가 한 차례 반려를 통보하고 여러 차례 보완을 거친 끝에 가까스로 통과했지만 평가 과정에서 부실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제2공항 예정지 인근에서는 170종이 넘는 조류가 관찰됐으나 충돌 위험 평가 대상에는 39종만 포함됐다. 철새 이동이 가장 활발한 겨울철 조사가 빠졌고, GPS를 부착한 개체 수도 4종 10마리에 그쳐 실제 이동성을 평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조류 조사를 맡았던 A업체가 이번 환경영향평가에도 참여해 이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 1년간 4계절에 걸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업체는 최근 법원이 기본계획 고시 취소 판결을 내린 새만금 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도 조류 조사와 충돌 위험성 평가를 담당한 바 있다. 박찬식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은 "조류 충돌 위험성을 축소·조작했다는 비판을 받은 업체가 또다시 조사를 맡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는 "객관적이고 신뢰받을 수 있는 조사를 하겠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사안은 새만금 신공항 취소 판결과도 맞물려 있다. 법원은 조류 충돌 위험을 과소평가했다는 이유로 새만금 사업 기본계획을 취소했는데 제주 제2공항 역시 반경 13㎞ 안에 철새 도래지가 4곳이나 분포해 비슷한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 단체들은 향후 실시설계 등 후속 절차 과정에서 행정 행위의 타당성을 두고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공항 소음 피해 주민을 대상으로 한 공항 이용료 지원사업 이용자가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17일 "올해 7월 기준 공항 이용료 지원 건수는 116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17건에 비해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공항 소음 피해 지역과 인근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주시 13개 읍·동 지역 주민이 제주공항 출발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국내선은 회당 4000원, 국제선은 회당 1만20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신청은 주소지 주민센터와 공항소음민원센터 방문, 또는 전용 누리집(www.airportnoise.1945.co.kr)을 통해 가능하다. 신청 시에는 신청서와 신분증, 항공권 영수증을 제출해야 한다. 영수증이 없으면 탑승권과 전자항공권(e-ticket)을 함께 제출하면 된다. 제주도는 지난 3월부터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지원 횟수를 기존 연 4회에서 연 6회로 확대해 주민 편의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부의 국가균형성장 전략에 제주 제2공항 관련 사업이 포함됐다. 다만 제주도가 역점 추진해온 재생에너지와 우주수소 산업은 제외돼 아쉬움도 남겼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5극 3특 권역별 경제생활권 육성 지원방안'을 통해 제주를 '탄소중립 선도, 사계절 체류형 관광도시'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주요 지원 전략에는 제주 제2공항, 제2공항 연계도로, 제2공항 배후도시 조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드론 실증사업, 영어교육도시, 제주 헬스케어타운도 지원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성장엔진 후보 산업군으로 제주에 '바이오'를 선정했다. 그러나 도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재생에너지와 우주수소 산업은 타 시도 사업으로 분류돼 균형성장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은 선택이 아닌 운명"이라며 "제주 등 특별자치도를 포함한 지방 발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제2공항 사업이 국가균형성장 전략에 포함되면서 향후 정부 차원의 지원 근거가 마련됐지만 재생에너지와 우주수소 산업 배제가 제주 지역 현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 최근 법원이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을 취소하면서 '조류 충돌 위험'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됐다. 제주 제2공항 역시 반경 13㎞ 안에 철새 도래지가 4곳 위치해 있고,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조사된 172종 중 39종만 반영하는 등 평가 축소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현 제주공항보다 충돌 위험이 최대 8배 높다는 분석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대체 서식지 마련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반대 단체들은 앞으로 실시설계 등 후속 절차 과정에서 행정 행위의 타당성을 문제 삼아 소송에 나설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지역의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값은 지난해보다 저렴해졌지만 제주만의 높은 물류비 부담이 여전히 차례상 물가를 끌어올렸다. 17일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전통시장 기준 제주지역 차례상 비용은 30만2130원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30만원을 넘어섰다. 전국 평균(28만4010원)보다 1만8000원가량 높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6% 상승했다. 전국 평균이 1.1%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품목별로는 축산물 가격이 11만 2200원으로 전체 비용의 37.1%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반면 제수용 과일값은 당초 우려와 달리 지난해보다 저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추석 성수기(9월 22일~10월 5일) 도매가격이 사과 10㎏ 5만3000원, 배 15㎏ 4만6000원, 단감 10㎏ 2만9000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추석이 지난해보다 20일 늦은 10월 초에 자리하면서 조·중생종 과일 출하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단감은 성수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과일과 채소 가격 하락으로 전국적으로는 차례상 비용이 다소 낮아졌지만 제주지역은 물류비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차례상 물가가 오히려 올랐다. 제주 전통시장 기준 차례상 비용은 대형 마트 평균 37만3540원보다 여전히 저렴했지만 도민 입장에서는 전국 최고 수준의 물가가 명절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9월 중순에도 제주에서는 밤더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이날 아침까지 지점별 최저기온은 제주(북부) 25.7도, 서귀포(남부) 26.7도, 고산(서부) 25.9도로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올해 지점별 열대야 누적 일수는 서귀포 72일, 제주 68일, 고산 51일, 성산(동부) 45일이다. 한경면 고산은 이날로 열대야일수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의 51일로, 최근 기록을 상위로 하는 원칙에 따라 올해가 고산에서 가장 많은 열대야가 발생한 해로 기록됐다. 서귀포는 종전 최다 기록인 지난해의 68일을 넘어 연일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제주와 성산은 역대 2번째로 많은 열대야일수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 최다 기록은 제주 75일, 성산 60일로 모두 지난해 세워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도 해안에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습하고 체감온도가 높은 날씨가 이어지겠다"며 "밤에는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기온이 25도를 넘으면 쉽게 잠들기 어려워 더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가 도내 버스 서비스 개선을 위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승객 불편 민원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17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일까지 접수된 버스 이용 불편 신고는 5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이 중 300여 건에 대해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주의 및 경고가 233건, 과징금과 과태료 부과가 98건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운행 중 기사가 정류장에 버스를 세우고 흡연을 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해당 기사는 예정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잠시 흡연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도는 교통 안전을 위협한 행위로 보고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일부 기사들의 난폭운전, 경적 남용, 중앙선 침범 운전 등에 대한 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민원 게시판 '제주자치도에 바란다'에는 이날 오전 제주시 삼양동 주민센터 정류장에서 승객이 탑승 의사를 밝혔음에도 기사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승차가 거부됐다는 민원이 게시됐다. 또 다른 도민은 어머니의 사례를 전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민원인은 "연세가 많아 허리 치료를 받고 병원에서 버스를 타려는데 기사분이 '빨리 못 탈 거면 택시 타고 다니라'며 화를 냈다"며 "버스 이용객 대부분이 노인인데, 힘이 없다고 막 대하는 것은 부당하다. 기사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서귀포시 남원읍에서는 버스가 정류장 앞 도로에 5분가량 멈춰 서 뒤차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반대로 기사들의 고충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전직 버스 운전기사는 게시판에 "승객들의 무리한 요구와 불결한 행동으로 기사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좌석 파손, 음식물 쓰레기 방치, 심지어 성적인 낙서까지 남기는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지사가 직접 버스 운전을 체험해 보길 바란다"며 "버스 승객들 사례 2탄도 게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지난달 '대중교통 불편 해소 전담팀(TF)'을 꾸려 서비스 개선에 나섰다. 교육 강화와 친절 의무 준수, 운수종사자 근무환경 개선 등을 통해 승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기사들의 근무 여건도 함께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는 제주관광공사, 한국진공학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2031년 세계진공학술대회(IVC-25) 제주 유치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3년마다 열리는 세계진공학술대회는 전 세계 2500여명의 진공과학 및 응용기술 전문가가 참가하는 국제 학술대회다. 진공 기술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한국 10대 수출 품목 중 6개 분야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유치 결정은 지난 16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IVC-23 행사에서 이뤄졌다. 한국진공학회 유치 조직위원회는 우리나라의 뛰어난 진공 및 관련 산업 수준과 제주의 우수한 마이스(MICE) 개최 여건을 내세워 유치 제안서를 발표했다. 전 세계 30개국의 진공학회와 1만5000명의 과학자·공학자가 참여하는 국제 진공 및 응용 기술 연합체(IUVSTA) 각국 대표 투표에서 최종 개최지로 제주가 선정됐다. 한국에서는 두 번째 개최다. 한국진공학회 유치 조직위원회 위원장인 여종석 연세대 교수는 "한국의 진공과학 기술 및 응용 산업의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기 한국진공학회(KVS) 회장은 “제주가 글로벌 과학 기술 교류의 중심지로 도약할 기회”라며 기대를 보였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IVC-25를 통해 제주가 세계 과학기술과 관광이 만나는 교차점이 될 것”이라며 “자연과 첨단이 공존하는 제주의 매력을 참가자들이 직접 경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제주를 찾아 4·3 희생자를 참배하고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참배 직후에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해 "사퇴를 결단하라"고 압박하며 사법개혁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정 대표와 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황명선 등 당 지도부는 17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위령제단에 분향·헌화하고 위패봉안실에서 묵념했다. 이들은 모두 4·3사건의 상징인 동백꽃 배지를 달고 희생자를 추모했다. 정 대표는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제주 돌담에 맺힌 통곡의 눈물, 내란청산으로 닦아드리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참배 뒤 정 대표는 "77년 전 도민에게 자행된 잔인한 살상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배를 마친 지도부는 평화공원 교육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조희대 대법원장은 정치적 편향성과 각종 의혹 제기 속에서 직무를 수행하기에 매우 부적절하다"며 "본인의 명예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파기환송 결정과 지귀연 부장판사의 구속 취소 결정은 국민 불신의 시작점이었다"며 "사법부가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법원 내부의 탄식도 있다"고 비판했다. 또 "사법개혁은 사법권 독립을 훼손하려는 것이 아니라 법관과 판사의 자존심을 회복해 다시 존경받는 직업으로 되돌리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끝으로 "민주당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비타협적으로 사법개혁의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이어 오전 11시 제주도청을 찾아 오영훈 제주지사 등과 함께 내년도 국비 확보와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질 예정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예견된 사고였다. 경기도중 쓰러져 사경을 헤매고 있는 중학생 선수 사고를 놓고 대회 운영의 총체적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대통령배 경기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사전 사고예방 차원이 조치는 물론 안전관리 대책은 곳곳에서 허점을 보였다. 제주 서귀포에서는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제55회 대통령배 전국 시.도 복싱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는 대한복싱협회가 주최하고, 대한복싱협회와 제주도복싱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제주도가 1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는 1971년 서울에서 제1회가 열린 이래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다. 그동안 수많은 복싱 유망주를 발굴하며 국내 복싱 저변 확대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이번 대회는 중·고등부 선수 500명 등 대학부와 일반부까지 포함해 1500명 가까운 인원이 참가한 대규모 행사였다. 그러나 이 대회 개막 첫날인 지난 3일 오후 4시쯤 전라남도 소속 모 중학교 학생 조모(15)군은 경기도중 다운을 당하고 의식을 잃었다. 조군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뇌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 뒤 이 대회의 운영 전반을 확인해 본 결과 대회 운영 전반에서 안전관리에 심각한 허점이 드러났다. 대회 운영측은 사고 직후 "의료진이 상주했다"고 해명했지만 실제 현장은 달랐다. 뒤늦게 사설 구급차가 출동하는가 하면 인접 병원인 서귀포의료원에 도착한 것도 후송부터 32분이나 걸렸다. 서귀포 지리를 제대로 몰라 사설 응급구조 측에서 길거리를 헤맸기 때문이다. 취재차량이 신호를 준수하며 사고 현장인 서귀포 다목적체육관에서 서귀포의료원까지 차량으로 이동해도 19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붐비는 시간대 교통여건을 고려해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조군의 아버지는 8일 오전 경기가 진행중인 전지훈련센터 링 위에 올라가 한때 자해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안전 논란은 선수들이 착용하는 글러브 관리에서도 불거졌다. 대회 참가 선수는 "매 경기 글러브를 지급받았다"고 했지만 지급된 글러브가 매번 새 제품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대회 관계자는 "경기 때마다 새 글러브로 바꿔 지급하는 것은 참가인원과 경기숫자를 고려하면 거액이 예산이 들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중간중간 교체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복싱계 한 관계자는 "프로 경기보다 아마추어 경기인 경우 안전관리 대책은 더 세심해야 한다"며 "결승까지 최대 여섯 경기를 치르는데 동일한 글러브를 반복 사용한다면 선수 안전을 당연히 위협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 글러브라 하더라도 여러차례 사용하면 패딩이 눌리고 마모돼 충격 흡수력이 떨어진다. 일부 선수는 오히려 그 점을 노려 편치력을 강화하고자 일부러 콘크리트 벽에 글러브를 끼고 펀치를 날려 글러브의 완충력을 떨어뜨린다"며 "최소한 예선, 준결승, 결승 단계에서는 글러브를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싱협회가 이번 대회에 확보한 글러브는 고작 40~50벌, 개당 약 2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참가 인원이 1500여 명에 육박하고 12체급이 운영된 점을 감안하면 선수들은 사실상 여러차례 사용해 이미 낡은 글러브로 경기에 임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만큼 막상 펀치를 얻어맞는 선수의 피해강도는 예상할 정도의 아마추어 경기 수준이 아닐 수 밖에 없다. 안전관리에 핵심인 선수 검진 절차도 허술했다. 선수의 건강상태를 확인할만한 절차도 없었고, 의사의 확인도 사실상 경기 첫날을 제외하곤 없었다. 대회 관계자는 "대회 기간중 매일 새벽 계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검진이 아니라 단순한 체중측정에 불과했다. 한 참가 선수는 "대회 첫날에만 맥박, 혈압, 심장, 눈, 근골격 등 6개 항목을 검사했을 뿐 이후에는 경기일 새벽에 체중만 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경우 하루에도 수십 경기가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대회 첫날 이후 참가한 모든 선수들은 체중 외에 신체적 이상현상은 이미 고려대상이 아닌 안전 사각지대였다. 실제 대회 참가자들은 "그동안 여러 대회를 참가해 봤지만 마모된 글러브의 강도 때문인지, 선수들의 건강상태가 제대로 고려되지 않은 탓인지 이번 대회에서 유난히 다운돼 기절하는 선수가 많았다"고 증언했다. 의료진 배치 규모에 대해서도 증언은 엇갈린다. 한 참가 선수는 "링 닥터가 있었던 걸로 알았다"고 했지만 다른 코치는 "사고 전에는 링사이드에 의사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사고 이후에야 의료진이 늘었다"고 반박했다. 대회 관계자도 "원래 4명이었는데 사고 이후 6명으로 보강됐다"고 뒤늦게 의료진을 추가한 사실을 인정했다. 사고 당일 조군의 세컨드(선수코치)를 맡은 인물이 소속 체육관 지도자가 아닌 다른 지역 체육관 지도자였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평소 조군과 함께 훈련한 적 없는 인물이 세컨드로 참여해 선수 상태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경기를 이어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조군은 이미 1라운드에서 스탠딩 다운을 당했으나 경기는 계속됐다. 조군 부모는 "기량 차이가 뚜렷한 상황에서 수건을 던져 경기를 중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조군의 원 체육관 소속 지도자 A씨는 "심판을 겸하고 있어 세컨드를 맡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올해 심판 교육을 받지 않아 실제 자격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그는 "세컨드를 볼 수 있었지만 보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경기도중 관중석에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은폐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사고 이후 복싱협회와 일부 관계자들이 부모와 목격자에게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조군 부모는 "체육관 대표가 찾아와 기자에게 제보했느냐고 따지고, 기사 삭제를 요구하도록 압박했다"며 “기사를 내리라고 말하도록 기자 전화번호를 직접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상우 대한복싱협회 기술위원 역시 "협회 간부들이 인터뷰에 응하지 말라고 했다"며 "사실을 감추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증언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사고 이후 대처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철저히 조사하고 응급 대응 체계를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배 복싱대회는 국가대표 선발로 이어지는 권위 있는 무대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드러난 운영 실태는 대회의 위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글러브 교체 내역, 검진 기록, 의료진 배치, 세컨드 자격, 이송 타임라인 등에 대해 대회 운영 측은 아직도 객관적 자료 공개와 검증을 미루고 있다. 서귀포경찰서는 이번 사고와 관련된 운영전반에 대해 대한복싱협회와 제주복싱협회 등 대회 주최.주관 측을 상대로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항과 중국 칭다오항을 잇는 바닷길 국제 화물선이 57년 만에 정기 취항을 앞두고 있지만 물동량 부족으로 대규모 적자 운항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7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와 중국 산둥원양해운그룹은 지난해 12월 협약을 맺고 다음 달 29일부터 7500톤급 화물선을 연간 52항차 운항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수출입 화물이 확보되지 않아 '빈 배'로 다닐 경우 발생하는 손실비용은 도가 보전하기로 했다. 손실 항목에는 용선료와 연료비, 도선료, 관리비 등이 포함되며, 연간 최대 72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손익분기점은 연간 1만500개의 컨테이너(TEU)지만 현재 예상 물동량은 3400여개(약 33%)에 그친다. 올해 초 4차 회의에서는 3940개 수준으로 전망됐으나 최근 5차 회의에서 500개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도가 부담해야 할 손실보전 비용은 4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출은 용암해수 3124개, 수산물과 가공식품 등을 합쳐 127개에 불과하다. 수입은 삼다수 페트병 원료인 페트칩 142개, 생사료 35개, 건축자재 7개로 집계됐다. 전체 물동량의 90% 이상을 용암해수가 차지하는 구조다. 문제는 취항 일정과 준비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말 취항을 목표로 했지만 정부와의 합의가 지연돼 10개월 이상 늦춰졌다. 이미 하역 장비를 들여놓고도 사용하지 못해 매달 8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행정 준비 부족 비판도 나온다. 김황국 국민의힘 의원(용담1·2동)은 "교역 확대라는 명분은 이해하지만 물류 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했다"며 "열정은 앞섰지만 준비는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도는 내년 예산에 약 41억원의 손실보전 비용을 반영했다. 삼다수·용암해수 수출 확대와 전자상거래 물품, 건축자재 수입 증가 등을 통해 3~4년 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항로 개설로 제주산 화장품·주류·수산물 수출이 확대되고, 중국인 관광객 소비에 따른 수입 물품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이 1968년 무역항으로 지정된 이후 국제 컨테이너 화물선이 정기 취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항은 오는 2027년 개항 100주년을 맞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