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에서 대기 신세였던 중국 크루즈선이 어렵사리 제주항을 떠났다.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였던 한~중 대형 크루즈선 헤나호(HENNA.4만7000톤급)는 억류 나흘만인 16일 오후 8시30분 중국으로 향했다.
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은 선사측이 제기한 가압류 집행 취소 신청을 받아들이고 오후 늦게 공탁금 30억원이 들어오자 선박 감수보존 조치를 해제했다.
사상 초유의 크루즈선 압류는 중국 업체간 채무관계 때문이었다. 채권자인 중국의 S사는 빚을 진 H사가 약 600억원을 갚지 않자 13일 제주법원을 통해 선박 가압류를 신청했다.
제주법원이 이를 받아 들여 가압류와 선박 감수보존 조치에 나서면서 인천으로 가려던 헤나호는 제주항에 발이 묶이는 신세가 됐다.
당시 선내에는 승객 1659명과 승무원 681명 등 2340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제주도는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되는 상황을 우려할 처지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선사측은 15~16일 전세기 10여대를 투입해 승객 1500여명을 중국으로 이송했다. 보상금을 요구하며 대기중이던 승객 86명은 헤나호와 본국으로 향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