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제주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의 전경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727/art_17513535733465_6932c9.jpg)
색다른 경험을 중시하는 여행 수요가 확산되면서 여름휴가 여행지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몽골이 해외 예약 1위에 오르며 새로운 목적지로 부상한 반면 제주는 가격 부담과 체험의 한계로 관광 설계의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여행 플랫폼 '여행이지'를 운영하는 교원투어에 따르면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출발 기준 해외여행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몽골이 전체 예약의 18.3%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8.6%로 5위에 머물렀다.
몽골은 시원한 기후와 광활한 자연, 비일상적인 체험 요소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체 예약의 45.7%가 프리미엄 패키지로 구성돼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 '새로운 가치'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공항에서의 저비용항공사(LCC) 직항 확대 역시 접근성을 높인 요인으로 꼽혔다.
일본은 규슈와 홋카이도 등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실속형 여행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이어가고 있다. 짧은 리드타임과 합리적인 비용, 쾌적한 기후 등 ‘무난하지만 만족스러운 선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과거 여름철 국내 대표 여행지로 꼽혔던 제주는 이번 해외 예약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통계 범위가 해외여행에 한정된 데 따른 직접적인 배제지만 동시에 제주가 목적지로서의 설득력을 점차 잃고 있다는 구조적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주 관광의 경쟁력 저하 배경으로 ▲항공료·렌터카·숙박 등 체류 비용 상승 ▲체험 콘텐츠의 차별성 부족 ▲혼잡한 이동 중심 관광 방식의 한계 등을 지목한다. 특히 해외여행이 일상화된 환경 속에서 제주도는 더 이상 '가까운 곳'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관광공사 및 제주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제주는 여전히 비수도권 중 국내 최대 관광 수요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제는 국내 수요만으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데 전문가 의견이 모인다.
이에 제주관광공사는 관광 구조 전환을 위한 전략을 다각도로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지역 분산형 체류 콘텐츠인 '카름별 웰니스 여행'을 서귀포 서부권(서카름)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하반기에는 제주시 웃카름과 동카름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카름'은 제주의 작은 마을을 뜻한다.
또 디지털 인증제 'NOWDA(나우다)'를 도입해 관광객의 상점 이용, 이동 거리, 미션 수행 등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하고, 네이버페이 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해 지역 상권과의 연계 효과를 도모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을 단위 식문화 체험, 자연 명상 프로그램 등 힐링 중심의 콘텐츠도 병행 추진 중이다.
제주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반복되는 카페 투어나 교통 혼잡, 지역성과 단절된 관광 방식은 한계에 이르렀다"며 "이제는 '가까워서 가는 제주'가 아닌 '가야 할 이유가 있는 제주'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해외여행 수요 증가 속에서 제주가 다시 선택받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연 보유가 아닌 설득력 있는 경험 설계가 중요하다"며 "제주의 가치가 무너진 것이 아니라 다시 짜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