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3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늦겨울 제주에 핀 노란꽃 대부분은 배추종에 속하는 산동채꽃
농진청 "유채는 추위에 약해 개량종이라도 겨울에 꽃 못 피어"

"우와 신기하네! 추운데 벌써 유채꽃이 폈어"

 

 

지난 2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인근에 도착하자 샛노란 유채꽃밭을 본 나들이객의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검은색 롱패딩 지퍼를 목까지 올리고 어깨를 한껏 움츠린 채 차에서 내린 차림이 머쓱하게 눈만 돌리면 보이는 노란 꽃밭은 봄을 알렸다.

 

나들이객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그야말로 눈부신 꽃밭을 배경으로 연신 셔터를 눌렀다.

 

봄이 오기도 전 노란 봄꽃은 만발했다.

 

사실 겨울 끝자락 유채꽃은 이제는 익숙한 제주의 풍경 중 하나다. 눈 덮인 한라산을 배경으로 한 노란 유채꽃을 상상해보면 그렇다.

 

그런데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어떻게 제주 유채꽃은 봄을 이만치나 앞서 피게 됐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가 유채꽃이라 굳게 믿고 있는 꽃은 사실 배추의 한 종류인 산동채의 꽃이다.

 

산동채는 식물 분류학상으로 십자화과 배추속 배추종에 속하는 작물로 가을께 파종하면 이듬해 1월 꽃이 피기 시작해 2∼3월까지 볼 수 있다.

 

실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에 이날 산방산 주변에서 촬영한 꽃 사진 여러 장을 보내 문의한 결과, 이는 산동채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김광수 연구원은 "산동채는 줄기 부분이 유난히 하얗다"며 "산동채나 유채 모두 꽃잎은 4장 달렸는데 산동채꽃잎은 가위로 자른 듯 매끄럽고 동그랗지만 유채꽃잎은 들쑥날쑥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유채는 줄기에 달린 잎이 줄기의 반만 감싸고 있지만, 산동채의 경우 줄기 전체를 감싼다"며 "또 유채는 아무리 개량종이라 해도 동해에 약해 추우면 꽃대가 얼어 꽃을 피우지 못한다. 3월 초에나 개화해 기온에 따라 4∼5월에 만개한다"고 설명했다.

 

유사 상품에 깜빡 속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농진청에 따르면 유채는 야생 배추와 양배추가 자연 교잡해 탄생한 작물이다.

 

유채는 식물 분류학상으로 십자화과 배추속 유채종으로 산동채와는 사촌 격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언제부터인가 유채 개량종으로 알려진 탓에 제주도 남서쪽에 위치한 산방산에서 입장료 1000원을 받는 꽃밭 주인도 대부분 산동채를 유채 개량종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제주도 동쪽 끝인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주변은 어떨까. 산방산을 방문하고 이튿날인 23일 성산일출봉 주변 광치기해변을 찾자 여기서도 만개한 노란 꽃이 나들이객을 반겼다.

 

성산일출봉 주변에 핀 노란 꽃은 산방산 주변에 핀 꽃보단 키가 작았다. 하지만 연구소는 이파리와 꽃잎 등의 특성을 봤을때 이 역시도 유채꽃이 아닌 산동채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산동채와 유채는 비료를 많이 주면 줄수록 어느 선까지 수량이 크게 증대되는 다비성 작물로 개체 크기는 비료 양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산동채는 꽃이 빨리 피는 대신 영양생식 기간이 짧아 개체가 주로 성인 기준 무릎 아래, 아무리 커도 배꼽 정도까지 자라지만, 유채는 성인 키만큼 자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채는 산동채와 달리 꽃이 피면 잎이 이미 많이 떨어져 있는 것도 차이점이라고 덧붙였다.

 

 

재밌는 사실은 또 있다.

 

성산일출봉을 가는 도롯가에 핀 노란색 꽃은 유채꽃도, 산동채꽃도 아니었다.

 

초겨울 배추를 수확할 때 뿌리를 뽑지 않고 겉잎 몇 장 제치고 밑동만 잘라 수확한 뒤 밭을 갈지 않으면 겉잎은 흙바닥에 납작 붙고 꽃대가 조금씩 밀어 올라와 그 끝에 노란 꽃이 피어난다. 말 그대로 배추꽃이다.

 

제주에서는 새봄에 올라오는 그 여린 배추꽃대를 꺾어 나물로 먹기도 했다. 동지나물이다.

 

요즘 제주도 밭에서는 이런 배추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유채꽃인지, 무꽃인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블로그에서 의견이 분분한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별방진 일대에 현재 핀 노란 꽃은 배추꽃으로 보인다는 연구소 측 답변을 받았다.

 

연구소에 따르면 배춧잎은 유채잎이나 산동채잎과는 달리 가장자리가 매끈한 특성을 갖는다. 또 향기를 맡아보면 배추꽃은 유채꽃 향기보다 은은하고 달다.

 

수확하지 않은 무 사이에서도 이맘때쯤 노란 꽃이 피어 이른 봄소식을 경쟁적으로 알린다.

 

이번 봄에는 자세히 보아야 알 수 있는 노란 꽃에 제 이름을 찾아주는 것은 어떨까. [연합뉴스=백나용 기자]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