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소리가 잔잔하게 들리는 매일 새벽,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면수동 마을회관 2층. 고요한 작업실에서 떨리는 손끝으로 붓을 쥐는 남자가 있다. 강창열(77) 화백. 파킨슨병으로 손은 끊임없이 떨리고, 왼쪽 눈은 오래전에 시력을 잃었지만 그는 오늘도 화폭 앞에 선다. "그림은 늘 혼자였던 나의 유일한 친구였어요." 부산 을숙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고독과 함께 자랐다. 초등학교 입학 무렵 어머니를 여의었고, 아버지는 생계를 위해 외지로 떠돌았다. 사람보다 자연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그는 바람, 바위, 새, 꽃과 놀며 스스로 그림을 익혔다.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도, 사회인이 된 이후에도 그림만큼은 놓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어린 시절을 말할 때 친구 얘기를 하지만 난 을숙도의 풍경밖에 떠오르지 않아요." 그림은 강 화백의 삶 그 자체였다. 아버지 뜻에 따라 한양대 경제학과에 진학했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그는 그림 인생을 시작했다. 곧바로 전업화가의 길로 들어선 것. 첫 작업실은 화장실이었다. 잠잘 곳이 없었던 그는 화판을 깔고 그 위에서 잠을 청하며 그림을 그렸다. "53㎏까지 말랐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래도 붓만은 놓지 않았어요. 남들이 저를 보고 미친놈이라고 했죠. 그런데 맞아요. 저는 그림에 '미친놈'이에요." 작가로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던 그에게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친구의 빚보증으로 강남 아파트를 잃고, 막대한 빚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정말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시기였어요. 그때의 참담함은 말로 다 할 수 없죠. 그런데 그런 감정도 오래가진 않더라고요.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는 다시 붓을 들고 있었어요." 그는 다시 일어섰다. 다시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빚을 조금씩 줄여나갔고, 기적처럼 부활했다.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죠." 그리고 또 한 번,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바로 '제주'였다. 2014년, 무작정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어느덧 몸에 파킨슨병이 찾아왔고, 가진 돈은 24만원이 전부였다. 바닷가에서 광어회와 소주 두 병을 마시며 그는 결심했다. "하도리의 바다는 을숙도와 닮았어요. 여기에 정착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제주 하도리 면수동 마을회관 2층에 자리를 잡은 그는 다시 그림에 몰두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작업실을 내주고, 먹을거리를 나눠주었다. 그 따뜻한 인연 속에서 그는 다시 붓을 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낯설고 조심스러웠던 관계는 시간이 흐르며 신뢰와 애정으로 바뀌었다. "처음엔 다들 저를 경계했죠. 그런데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고, 말수 적은 성격도 지켜보며 마음을 열어주셨어요." 그의 하루는 고요하고 단조롭지만 치열하다. 새벽이면 작업실에 불이 켜지고, 그는 떨리는 손을 붙잡고 천천히 붓을 든다. 하루 두 시간 그릴 수 있는 것도 감사하다고 말한다. "아침엔 손이 더 심하게 떨려요. 새끼손가락을 캔버스에 대고 겨우 그리죠." 그렇게 한 땀 한 땀 덧칠하며 그림은 완성된다. 강 화백의 작품은 선을 사용하지 않는다. 색과 면의 경계를 통해 형태를 만들어내는 독특한 상감기법을 사용한다. 색채도 원색을 피해, 한국 자연에서 본 빛과 색을 조합한다. "겉보기엔 파란색이지만, 그 안엔 빨강도 들어 있어요. 우리도 다 똑같아요. 겉보기엔 거칠어보이지만 속은 여리듯." 그의 말처럼, 작품은 단순하지 않다. 은은한 색감과 깊이감, 한국적 정서가 스며든다. 그는 단지 색을 칠하는 사람이 아니다. 세상의 기억과 감정을 쌓고, 흘러가는 시간의 틈을 붙잡아 화폭에 담아내는 사람이다. 그의 그림은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한 편의 시처럼 읽힌다. 탁계석 음악평론가이자 예술비평가협회장은 우연한 자리에서 강 화백의 그림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시를 썼고, 그 시는 창작곡으로 완성돼 무대에서 연주됐다. 강 화백의 그림이 가진 음악적 메시지가 음악가에게 창조적 영감을 불어넣은 것이다. 그의 수 많은 작품들은 뉴욕, 파리 등지의 유명 미술관에서도 전시됐다. 프랑스 미술평론가 로제르 부이로(Roger Bouillot)는 "그의 작품은 인간의 염원을 시처럼 풀어낸다"고 평가했다. 미국, 프랑스 등 수 많은 국가의 미술업계에서 전속 제안도 받았지만 그는 모두 거절했다. "순댓국이 먹고 싶어서 한국에 돌아왔어요. 해외에서 인정받는 것도 좋지만 내 뿌리는 한국이니까요." 그는 모든 작품에 '열린 시간'이라는 같은 제목을 붙인다. 특정한 의미나 해석을 강요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림을 보는 사람마다 각자의 기억과 감정으로 자유롭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제목 짓는 게 가장 싫어요. 그림은 느낌이에요. '열린 시간'이라는 건, 누구나 자유롭게 느끼라는 뜻이에요. 제목이 없으니 보는 사람의 경험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투영되더라고요." 그는 예술가로서의 자존심도 지켜나가고 있다. 가격을 낮추지 않겠다는 원칙도 그 때문이다. "그림은 내 삶이고, 내 유산이에요. 내 손으로 내 삶의 가치에 할인을 하고 싶지 않아요. 내 가족과 후대에 남기고 싶어요. 자랑스런 남편이였고, 아버지였고, 화가였다는 것을." 실제로 두 아들과도 최근 화해하며 자신이 걸어온 길이 누군가에게 자랑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 "아버지로서 미안한 게 많았어요. 그림만 보고 살아온 삶이 가족에게 상처가 됐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최근엔 두 아들이 제 그림을 보고 감동했다는 말을 전해왔어요. 오해들도 풀렸고 지금 삶이 가장 황금기 인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의 작업실엔 300점 가까운 작품이 쌓여 있다. 서울에 남겨둔 작품까지 합치면 400점을 넘는다. 그의 마지막 꿈은 제주에서 개인전을 여는 것이다. "유명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이름 석 자와 삶을 보여주고 싶어요. 나라는 사람, 이런 그림을 남기고 간 사람도 있었다는 걸요. 그림으로 나를 보여주고 그림으로 삶은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그는 지금도 혼자 제주에 머물고 있다. 서울의 가족과 떨어져 있지만 외롭지 않다. 그에게는 매일 아침 열리는 캔버스가 있고, 물감을 고르고 붓을 드는 일이 있다. 그 행위 자체가 삶이다. 강창열 화백은 오늘도 떨리는 손으로 새로운 '열린 시간'을 그리고 있다. 그는 말한다. "예술은 쉽지 않지만, 그림을 그릴 때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요." 강창열에게 '열린 시간'은 하나의 그림이자, 하나의 생이다. 이름보다 앞서는 색과 결, 경계 없는 여백. 그가 남긴 수많은 캔버스는 결국 같은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이름 너머의 삶, 말보다 깊은 이야기.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대 의과대학에 복학한 한 학생이 의료계 커뮤니티에 신상이 유포돼 집단적인 온라인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교육부와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의료계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는 제주대 의대 복학생 A씨의 얼굴 사진과 프로필이 담긴 SNS 화면 캡처가 올라왔다. 이 게시글은 '제주대 특산물 감귤'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됐다. '감귤'은 최근 복학한 의대생과 전공의를 조롱하는 은어로 사용되고 있다. 게시글에는 A씨를 향한 악성 댓글이 다수 달렸고,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A씨의 개인 SNS 계정을 찾아가 비방·욕설 메시지를 직접 보내는 등 괴롭힘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된 커뮤니티 메디스태프는 신원이 확인된 의사와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플랫폼이다.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화면 캡처 방지 기능과 고유 회원번호 삽입 기능이 적용돼 있어 내부 게시글이 외부로 알려지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앞서 메디스태프에서는 무안공항 참사 당시 희생된 의대생 유족을 향한 악성 댓글이 달리는 등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복귀 의대생들의 실명을 담은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유포되기도 했다. 교육부는 온라인상에서 반복되는 집단 괴롭힘에 대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관련 신고 센터를 운영하고 경찰 수사를 의뢰해왔다. 그러나 폐쇄적인 커뮤니티의 특성과 기술적 한계로 가해자 특정과 신속한 조치는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A씨가 재학 중인 제주대는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학생 보호를 위한 조치와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기획재정부의 '2024년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2023년보다 상승한 '우수' 등급 기관으로 분류됐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전국 182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를 밝히며 JDC를 포함한 54개 기관이 2023년보다 평가 등급이 올랐다고 밝혔다. 특히 JDC는 이번 조사에서 PCSI 지수 95.4점으로 최근 10년 간 결과 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182개 기관 중 ▲우수 64개 ▲보통 72개 ▲미흡 45개 ▲조사 제외 1개 기관으로 나타났다. 우수 기관 비율은 지난해보다 10.6%포인트 증가했고, 보통과 미흡 기관은 각각 9.6%포인트, 1.0%포인트 감소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2년 연속 미흡 등급을 받았던 10개 기관 중 6곳이 등급을 끌어올렸다. 미흡 등급을 받은 45개 기관에 대해서는 서비스 개선 계획 수립과 분기별 이행 점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전반적인 고객만족도 수준이 개선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민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고객 중심 경영이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컨설팅과 교육을 통해 기관별 서비스 질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JDC는 최근 지역 내 역할 확대와 공공성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 대국민 소통 창구 확대 등 다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현민 JDC 부이사장은 "기관의 노력으로 고객만족도 조사 최고 등급인 우수 등급을 달성할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JDC의 서비스 개선 노력이 실제로 체감될 수 있도록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서비스품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교육청이 올해 하반기 싱가포르에 5급 직원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제주도의회에서 실효성과 계획 부재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현재 교육청 내 인력 부족 상황에서 파견 목적과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데도 예산부터 편성했다는 지적이다. 15일 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제437회 임시회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도교육청이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한 싱가포르 직원 파견 사업이 집중 질의를 받았다. 교육청은 제주도가 운영 중인 싱가포르 제주사무소에 교육청 소속 5급 사무관 1명을 파견하고, 이를 위해 약 86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교육청은 파견 목적에 대해 "교사와 학생 간의 교류 활동을 지원하고, 싱가포르의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 선진사례를 조사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다수 의원들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 없이 예산부터 세웠다"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김창식 교육의원(제주시 서부)은 "어느 학교의 IB 사례를 조사할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파견 예산을 추경에 올리는 것이 타당하냐"며 "현지 조사를 통해 사업 타당성부터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으로선 그냥 아이디어 하나로 밀어붙이는 것처럼 보인다"며 예산 편성의 성급함을 비판했다. 오승식 교육위원장(서귀포시 동부)은 "교육청은 이미 인력 부족으로 일부 부서에 결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5급 사무관을 굳이 상주로 파견할 필요가 있는지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이운 교육의원(서귀포시 서부)은 "싱가포르에는 이미 한국국제학교에 교육부 소속 파견 인력이 상주해 있다"며 "그 인력을 활용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어 "해외 파견이라면 그에 걸맞은 업무와 필요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지금까지의 설명으로는 실효성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지난해 11월 주간회의에서 "작지만 강한 나라 싱가포르의 교육을 연구하고, 학생·교사 교류 방안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부서에 파견 추진을 지시한 바 있다. 한편 도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썬텍시티에 제주사무소를 개소하고, 관광·통상·문화 교류 확대를 목표로 운영 중이다. 현재 도 소속 4급 서기관 1명과 7급 주무관 1명이 근무하고 있다. 도의회는 교육청이 해외 파견을 추진하기에 앞서 그 필요성과 실효성을 분명히 제시해야 하며 예산 편성에 앞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먼저 수립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월 3일 조기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후보 선출 경선 일정에 돌입한다. 제주지역은 수도권·강원권과 함께 마지막 순회 경선 권역에 포함돼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온라인 투표가 진행된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4일 회의를 열고, 오는 16일부터 27일까지 2주간 모두 4차례에 걸쳐 권역별 순회 경선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권역별 일정은 ▲1차 충청권(16~19일) ▲2차 영남권(17~20일) ▲3차 호남권(17~26일) ▲4차 수도권·강원·제주(24~27일) 순이다. 각 권역별 마지막 날에는 합동연설회를 열고 투표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특히 제주지역은 수도권·강원과 함께 마지막 경선에 포함돼 전체 판세의 향방을 결정짓는 주요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종 후보는 27일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결과와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합산해 확정된다. 국민 50%, 당원 50% 비율로 결정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에 따라 국민선거인단은 21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투표하게 된다. 한편 후보자 등록은 오는 15일 하루 동안 진행된다. 기탁금은 예비 후보 1억원, 본경선 후보 3억원을 포함해 모두 4억원으로 결정됐다. 후보자 합동 토론회는 18일 지상파 방송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선관위원장은 "이번 조기 대선은 국민의 부름에 응답하는 선거가 돼야 하며 민주당 경선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경선 관리를 통해 국민 신뢰를 얻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항공이 상용고객 우대 제도인 'J멤버스'를 전면 개편한다. 승급 조건은 낮추고 혜택은 늘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차별화 전략에 나선다. 제주항공은 오는 6월 1일부터 상용고객 우대 제도인 'J멤버스'를 전면 개편해 승급 조건을 완화하고 등급별 혜택을 대폭 강화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개편은 고객 편의와 혜택 강화를 목표로 ▲등급별 승급 기준 완화 ▲등급 유지 기준 조정 ▲신규 승급 혜택 추가 ▲기내식 및 온라인 쇼핑몰 할인 제공 등으로 구성됐다. J멤버스는 실버, 실버플러스, 골드, VIP의 4단계 등급제로 운영된다. 이번 개편으로 실버플러스 등급은 기존 탑승 10회 또는 5만 포인트에서 탑승 5회 또는 3만 포인트로, 골드는 20회 또는 10만 포인트에서 15회 또는 7만 포인트로, VIP는 50회 또는 25만 포인트에서 30회 또는 15만 포인트로 승급 기준이 낮아졌다. 등급 유지 조건도 함께 조정된다. 유지 기간은 2년이다. 해당 기간 내 실버플러스는 3회 또는 2만 포인트, 골드는 10회 또는 4만5000포인트, VIP는 20회 또는 10만 포인트 이상을 충족하면 기존 등급이 유지된다. 이번 개편으로 승급 시 제공되는 혜택도 신설됐다. 실버플러스 승급 고객에게는 국제선 왕복 항공권 1만5000원 할인쿠폰과 수하물 1만원 할인쿠폰이 제공된다. 골드 승급 시 2만 포인트, VIP 승급 시에는 3만 포인트가 추가로 지급된다. 또 J멤버스 전 등급 회원은 사전 기내식 주문 시 상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분기별로 제주항공 온라인몰 '제이샵' 할인 쿠폰도 제공된다. 제주항공은 2006년부터 J멤버스를 운영해왔다. 순수 항공운임의 최대 10%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적립된 포인트는 본인은 물론 가족, 지인에게도 자유롭게 선물하거나 사용할 수 있다. 개편된 J멤버스 혜택 및 조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제주항공 공식 홈페이지(www.jejuair.net)와 모바일 앱,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J포인트는 좌석 수 제한 없이 현금처럼 항공권 구매에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며 "승급 조건을 완화하고 혜택을 확대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도심 한복판에서 킥보드로 경찰을 들이받고 도주하던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청소년은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었고, 체포 당시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밤 9시 제주시 노형동 한 사거리에서 무면허 10대 남성 A군이 킥보드를 몰다 경찰관을 들이받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경찰은 "킥보드를 위험하게 타는 남성이 있다"는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이 A군을 제지하려던 순간 사고가 발생했다. A군은 순찰차를 피해 킥보드를 몰고 도로를 역주행하며 30분가량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킥보드를 버리고 도보로 달아나다가 스스로 순찰차 문을 열고 뒷좌석에 탑승해 붙잡혔다. 경찰은 그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당시 경찰관은 A군의 킥보드에 치여 무릎 등을 다쳤다. A군은 체포 직후 비웃는 표정을 지으며 진술을 거부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A군이 약 30㎝ 길이의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A군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주거지가 일정하고 부모가 보호하고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은 촉법소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범행 당시 정황 및 추가 여죄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A군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여죄가 확인되는 대로 추가 사법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를 포함한 전국에서 '역베팅'을 미끼로 한 금융사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허위 홍보에 속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대의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잇따르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제주경찰청은 최근 스포츠 베팅 플랫폼 '00볼' 운영 조직에 대해 사기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나섰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불법 도박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신규 투자자 유치를 조건으로 베팅 참여를 허용하는 다단계 구조로 자금을 모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조직은 텔레그램 등을 활용해 전국적으로 투자자 대화방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참여자 수는 약 6만~7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지역에서도 관련 가입자와 금전 피해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특히 지난주까지만 해도 제주에서는 공식적인 피해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그러나 관련 사안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이후 뒤늦게 피해를 호소하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건 지난달 26일이다. '00볼' 운영진이 일방적으로 투자자들의 계좌를 '마이너스 전환' 처리한 데 이어 출금도 제한하면서 피해자들이 집단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투자금 수익금이라며 처음엔 입금을 받았지만 이후 추가 납입 요구가 반복됐고 마지막엔 모든 금액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현재 관련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조직 전반의 구조와 자금 흐름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또 제주지역을 포함한 전국 피해 사례를 수집 중이다. 유사한 방식의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역베팅 사기' 피해자인 A씨는 "주변 지인들이 쉽게 고수익을 올리는 모습을 보고 믿게 됐다"며 "이사 준비를 위해 모아둔 전세금까지 투자했는데 결국 사기를 당했다. 한 가족의 삶이 송두리째 무너졌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B씨는 "동호회나 지인 모임에서 두 배, 많게는 세 배까지 수익을 올렸다는 이야기를 흔히 들을 수 있었다"며 "호기심에 200만원을 투자했지만 결국 100만원만 겨우 돌려받았다"고 털어놨다. 금융당국과 경찰은 "역베팅은 통상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분류되며, 투자 형식을 띠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수익 보장이 불가능한 구조"라며 "의심스러운 투자 제안은 반드시 확인하고, 피해 발생 시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은행 뉴타운지점에서는 70대 고객이 '마트 투자'를 명목으로 5000만원을 송금하려다 김시현(24·여) 제주은행 행원의 기지로 피해를 막은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체 주소지가 의심스럽다는 김 행원 판단으로 거래가 중단됐고, 확인 결과 해당 자금도 역베팅 도박에 사용될 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고객 보호에 집중한 세심한 대응으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고객 자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다음달 크루즈 준모항 운영 시작을 앞둔 제주도가 관련 인프라 확충과 연관 산업 활성화에 나선다. 제주도는 '2025년 제주 크루즈산업 활성화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모두 68억원(국비 53억·도비 15억)을 투입해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제주 크루즈 산업은 2023년 입항 재개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274척이 입항해 64만1000여 명이 제주를 방문했고, 올해는 300여 척이 입항해 80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행계획은 '크루즈 준모항 본격 운영과 기항 증가에 따른 지역 내 소비 진작'을 핵심 비전으로 삼고, 모두 5개 분야의 세부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입국심사 속도 향상을 위해 무인자동심사대 38대를 도입하고, 노약자 및 장애인의 승하선 편의를 위한 대형 전용 승강로(갱웨이) 설치도 추진한다. CIQ(출입국·세관·검역) 및 해운조합 등 관계기관 인력도 보강된다. 도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크루즈 선박 투어와 전문 강의 프로그램도 운영해 관련 인력 양성을 도모할 예정이다. 관광객 소비 확대를 위한 접근성 개선도 눈에 띈다. 도는 관광객과 승무원을 위한 노선버스 배차를 늘리고, 전통시장과 관광지 중심의 신규 노선도 개설한다. 제주산 농수산물 우선 구매 인센티브를 통해 선용품 납품도 확대하고, 전용 마케팅도 강화된다. 이 밖에도 내국인 대상 크루즈 체험단 운영, 도내 관광지 연계 기항 프로그램 개발, 터미널 내 환전소 확충, 이중 보안 검색에 따른 출국 불편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 건의 등이 병행된다. 한편, 다음달부터 준모항으로 운영될 강정항은 기항지와 달리 여행의 출발점이 되는 '기항-승선' 통합 항만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정기 크루즈 준모항으로 지정됐다.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제주 크루즈산업 활성화 시행계획을 통해 크루즈 산업이 관광과 지역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고, 제주를 국제관광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크루즈 산업 생태계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일본이 30년간(1876~1905년) 제주 바다를 침탈해 황폐화하고, 제주도민들에게 횡포를 저지른 일을 쓴 역사평설이 나왔다. 뭍 출신이지만 제주에 정착, 제주사 연작을 집필하고 있는 권무일 작가가 조선말기 제주도민이 바다를 빼앗기고 자존심까지 뭉개졌던 슬픈 역사에 관한 '제주 바다의 슬픈 역사'를 펴냈다. '제주 바다의 슬픈 역사'는 일본의 조선 식민지화 과정과 제주도민의 저항에 대해 기술됐다. 1876년 개항 이후 1905년 을사늑약까지 30년간의 역사는 잊혀진, 후대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역사였다. 일본이 조선을 야금야금 잠식하면서 사람들의 정신을 빼앗고 종국에는 우리나라의 주권, 영토, 민족문화와 영혼을 말살시켜가는 시기였다고 권 작가는 설명했다. 조선이 바다를 일본에게 내주고 이로 인해 일본 어업이 조선의 사해 특히 제주 바다를 싹쓸이한 역사적 사실이 한국 사학계의 정사(正史)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권 작가는 구한말 서구열강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우리나라를 두고 서로 각축을 벌일 때 당대의 위정자들이 국제정세와 강대국의 야욕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정쟁만 일삼았던 시절, 백성들은 국가의 위기 앞에서도 민족정기를 이어온 지혜롭고 강인한 민족이기에 오늘날 혼돈의 시기에도 뚜렷한 국가관을 가질 것을 기대하면서 이 글을 썼다. 또 일본이 우리나라를 빼앗기 위해 수십 년간 첩자를 보내 탐색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 민족의 전통과 풍속을 천대시했던 역사적 사실을 현시점에서 일본인들에게 알려줘 그들의 조선 인식을 바로잡아 주고자 이 책을 펴냈다. 권 작가는 "우리가 지난날의 불행한 역사를 되뇌면서도 일본을 알려하지 않고, 친일 또는 반일의 잣대로 스스로를 얽어매고 있다"며 "이번 역사평설이 일본을 더 공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어 "제주도가 한반도에서는 변방이라지만 동아시아 해역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음에, 장차 제주도가 동북아 나아가서 세계의 중심추(中心錘) 역할을 담당할 것을 확신한다"면서 "제주도민이 슬픈 역사와 아픈 과거를 극복하고 빛나는 미래를 지향해 갈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권무일 작가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 후 포스코, 현대그룹 등에서 33년간 근무했다. 그는 2004년부터 제주도에 정착하면서 집필활동을 해왔다. 2008년 '창작수필'을 통해 수필가로, '문학과 의식'을 통해 소설가로 데뷔했다. 저서로는 역사소설 '의녀 김만덕'(2009), '남이장군'(2011), '말, 헌마공신 김만일과 말 이야기'(2012), 수상록 '어머니 그리고 나의 이야기'(2015), 평설 '이방익 표류기'(2017), 중국답사기 '제주 표류인 이방익의 길을 따라가다'(2020), 역사평설 '제주바다의 슬픈 역사'(2025) 등이 있다. 평민사 刊, 1만8000원.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와 행정시가 공무직 근로자 122명을 새로 채용한다. 오는 26일 실시되는 필기시험에 1785명이 지원해 평균 1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제주도는 15일 공무직 채용을 위한 필기시험을 이달 26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에서는 제주도 43명, 제주시 48명, 서귀포시 31명 등 모두 122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400명 이상 늘어난 1785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30대가 740명(41.5%)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 468명(26.2%), 20대 414명(23.2%), 50대 163명(9.1%) 순으로 나타났다. 필기시험은 오전 10시부터 40분간 한국사 20문항, 사회 20문항으로 치러진다. 시험 결과 성적순으로 선발 예정 인원만큼 1차 합격자를 결정한 뒤, 서류심사를 통해 자격 적격 여부를 검토하고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확정한다. 환경미화원 분야는 한국사 과목만 20분간 평가한다. 성적순으로 선발예정 인원의 3배수를 선발한 뒤 체력시험과 면접시험을 통해 최종 선발한다. 자세한 내용은 도 누리집 시험·채용정보 게시판과 각 행정시 공고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해 '비공무원 공정채용에 관한 규정'을 제정한 뒤 공무직 및 기간제근로자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제도 개선을 이어오고 있다. 김인영 제주도 자치행정국장은 "응시자 모두가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시험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교육청은 유아교육과 보육을 통합하는 유보통합 시범사업을 확대한다고 14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3개 유치원과 3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영·유아학교 시범사업을 추진해 '어-초 이음 교육’ 2곳과 ‘거점형 돌봄 기관’ 4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제주시 반석어린이집과 삼양초, 서귀포시 동산밭어린이집과 하원초를 '어-초 이음 교육' 시범 기관으로 선정했다. 어-초 이음 교육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5세 아이의 초등학교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어린이집 5세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과 함께 문화예술 공연을 관람하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운동장에서 체험 놀이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도교육청은 또 충신유치원과 금호유치원, 별님어린이집, 예원유치원 등 4곳을 '거점형 돌봄 기관'으로 선정했다. 거점형 돌봄이란 거점으로 이용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지정해 인근 어린이집의 유아나 유치원생을 한곳에 모아 돌봐주는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평일 저녁 거점 돌봄 기관인 충신유치원은 기본 운영 시간 이후에 인근 금호유치원생을 받아 오후 7시 30분까지 돌본다. 여름방학 거점 돌봄 기관인 금호유치원은 인근 충신유치원생과 넥슨어린이집 유아들을 받아서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운영한다. 토요 거점 돌봄 기관인 별님어린이집은 동광초병설유치원생을, 예원유치원은 해성유치원생을 받아 하루 5∼6시간씩 봐준다. 도교육청은 제주에 알맞은 유보통합 모델을 찾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3개 유치원과 3개 어린이집을 선정해 영·유아학교 시범사업을 운영해왔다. 지난 1월 실시한 영·유아학교 시범사업에 관한 조사에서 보호자 만족도는 98.4%에 달했다. 김광수 도교육감은 “어-초 연계교육 강화를 통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유아의 적응을 돕고 거점형 돌봄기관 운영을 통해 지역 특성에 맞는 돌봄운영 모델 개발에 힘쓰겠다”며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격차 해소와 보호자의 돌봄비용 부담, 사교육 의존도, 양육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