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건란'이라고 불리는 국내 미기록 난초가 제주도에서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구길본)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유전자원연구팀은 제주 서귀포 일대에서 산림유전자원을 조사하던 중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자생지가 밝혀진 적이 없는 심비디움 엔시폴리움(Cymbidium ensifolium (L.) Sw.)을 채집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종은 높이 40cm 정도이고 초가을에 길이 30cm 정도의 꽃줄기에 3~4개의 담홍자색 꽃이 달리는 난초의 일종이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온대지방에 비교적 널리 분포하는 종이나 우리나라에서 자생지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에서는 안후이성, 광동성, 귀저우성, 윈난성, 제장성, 하이난섬 등에서 해발 600~800m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견된 자생지는 서귀포시 해발 200미터 이하 계곡의 숲 속과 햇볕이 잘 드는 덤불숲이었다.
자생지 면적이 작고 개체수가 많지 않아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야생식물 지정 등 보존조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식물체는 물론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강해 난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난초로서 널리 재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건란(중국명 建蘭 jian lan)’이라는 이름으로 주로 중국산을 재배하고 있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김찬수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난초는 희소성뿐만 아니라 원예적으로도 관심이 높다"며 "국명을 부여하고, 자원화 가능성 탐색과 같은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