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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사유지라 강제철거 불가” 업주 “우린 떠났다” … 떠넘기기에 방치

 

제주에서 전통시장의 매력을 느끼기 좋은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제주시민속오일장입니다. 도내 최대 오일장인 이 곳은 도민 뿐만 아니라 제주여행을 온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하지만 오일장 입구에 들어서기 전 교차로를 지나다보면 흉물스러운 곳이 눈에 띕니다. 

 

진입금지 테이프로 둘러싸여있는 이 곳은 비닐하우스 구조의 앙상한 파이프만 남아있습니다. 그 안에는 역시 의자, 책상, 침대 등 수많은 가구들이 뼈대만 남은 채 뒤죽박죽 섞여있는데요.

 

사실 이 곳은 원래 가구점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 7일 오후 2시 43분께 큰 불이 난 바 있습니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비닐하우스로 지어진 이 건물 안에 있던 전등에서 불이 나 주변으로 퍼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불은 당시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40여분만에 꺼졌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740㎡ 규모의 가구점 3개동과 주거시설 1동, 기계수리점 1동이 이 불로 인해 잿더미가 됐습니다.

 

이 가구점에서 났던 불은 가죽·나무소재 가구들이 불에 타면서 배출된 유독가스와 검은 연기로 인해 현장과 3㎞가량 떨어진 제주국제공항에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기계수리점 내부 집기에서 폭발음이 연신 발생하면서 119상황실에 접수된 동일 신고만 104건에 달했던 대형 화재였죠.

 

 

하지만 이 화재현장은 불이 꺼진 후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같은 모습으로 방치돼 있습니다. 철재 구조물은 빨갛게 녹슬어 있고, 시커먼 석탄처럼 탄 가구들은 아직까지도 가구점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출입금지 테이프로도 막을 수 없는 잿더미와 깨진 유리조각들은 인도까지 나와있기도 합니다. 바로 옆에 제주시 노형동 월랑초등학교가 있는데요. 어린이들이 아직까지 흩날리는 재를 들이 마시고, 유리조각에 다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인근 주민들은 실제로 이에 대해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해당 가구점 인근 상가 직원인 A씨는 “전날 비가 온 덕에 잿더미가 젖어 먼지가 날리지 않지만 평소에는 화재현장에 있던 재가 바람에 날린다. 건강에 좋아보이진 않는다”면서 “또 불에 탄 철재 판넬은 바람이 불면 소리가 크게 나면서 흔들린다. 혹여 철판이 떨어져 행인들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인근에서 또다른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한모(50대)씨는 화재 현장에 대해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어 아이들이 이 근처를 지나다니는 것을 보면 위험해보인다. 이 근처를 매일 지나다니는 자녀들도 (화재현장을) 빨리 치웠으면 좋겠다고 종종 말하곤 한다”고 전했습니다.

 

한씨는 그러면서 "미관상 보기 좋지 않다. 대낮에 봐도 흉측하고, 밤에는 근처에 가기 무서울 정도"라면서 "바로 앞에 오일장도 있고, 관광객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하루 빨리 철거했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월랑초에 재학중인 박모(13)군도 “현장 근처를 지나다니면 조금 무섭고, 보기 좋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현장이 정리될 가능성은 요원합니다.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제주시 생활환경과에 따르면 이 곳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행정당국에서 강제로 철거할 수 없습니다. 건물 및 토지 소유자가 개인적으로 수리하거나, 철거해야 합니다.

 

제주소방안전본부도 화재 및 피해원인 조사 등 소방당국에서 할 조치는 다 마친 상태이지만 건물 철거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해당 가구점 업주는 화재 현장 구조물 철거는 토지주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일축했습니다. 이미 업장은 다른 곳으로 옮긴 상태고, 이 현장과 이제 관련이 없으니 철거여부는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토지주 입장도 알아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제주시 당국에 문의한 결과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토지주 본인은 어떻게 할 계획인지 들어보는 건 할 수 없었습니다. 이 글을 보고 의견을 전달해주시면 속보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곳 주변 인도를 걸어다니는 것은 당장 큰 지장이 없어보입니다. 그러나 서로 철거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바람에 날리는 재와 흉물스러운 외관, 쌓여있는 가구들이 무너질까하는 두려움은 고스란히 도민의 몫으로 남습니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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