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쟁력 강화에 대한 대응방안 등 ‘위드 코로나’ 시대 관광전략을 논의하는 시간이 펼쳐졌다. 제6차 제주미래포럼이다.
제주중앙언론인회와 제주연구원이 공동주최·주관한 제6차 제주미래포럼이 3일 오후 4시부터 제주시 호텔 더원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코로나19 이후 제주관광의 현황과 전략’이 주제다.
장승홍 제주중앙언론인회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개회사를 통해 “제주의 관광산업은 제주의 생명산업”이라면서 “이 자리는 코로나19로 각박한 지구촌 현실 속 제주 관광의 미래를 진단하고, 설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상협 제주연구원장 역시 환영사를 통해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가 지속 발생, 향후 관광산업 방향이 이전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지역사회와 제주가 함께 지역 관광 콘텐츠 개발 및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고, 국·외 여행객을 안전히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고은숙 제주관광공사 사장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고 사장은 제주관광의 현황부터 돌아봤다. 그는 “최근 메르스와 사드, 코로나19로 관광산업이 굉장히 외부위험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면서 “신용카드 데이터 분석결과를 보면 약 10년 전까지만해도 관광으로 인한 매출이 특정 지역에만 한정됐던 반면 지난해 기준 소비효과가 전지역으로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고 사장은 이어 “내비게이션 빅테이터 분석 결과, 과거엔 관광버스를 타고 명소를 돌아보는 패턴을 보였다면 현재는 한 지역에서 머무르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제주여행계획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56.1%의 응답자가 제주여행을 선택한 이유로 ‘해외여행 대체지’를 꼽았다.
도내 관광 전문가 100인 인터뷰 조사 결과, 제주관광의 문제점으로는 ▲저가관광 및 바가지요금 등 관광품질저해 ▲과도한 규제 및 편향적 정책방향 등 정책실패 ▲송객수수료 등 여행업 영업문제 등이 꼽혔다.
경쟁력 보완요인으로는 ▲친환경 관광생태계, 창의적 콘텐츠, 위드코로나 대응 등 관광상품 및 프로그램 ▲정책 전문성·가격 경쟁력 강화 등 정책 개선 ▲개별관광객 유치 등 마케팅 및 홍보가 제시됐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주관광은 위기이기도 했지만 재방문률·체류기간·지출경비가 늘어나고, 여행의 형태도 건강하게 바뀌는 등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궁극적인 경쟁력인 청정한 자연환경, 관광 편의성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라면서 포스트코로나시대의 관광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제주를 개별 관광지가 아닌 통합 브랜드로 관리해야 한다. 제주의 중심가치를 찾고, 의미를 발굴해 관광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손님으로 봤던 관광객을 ‘고객’으로 본다면 평생 관계를 이어나가야 하는 상대로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고 사장은 “제주관광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혜택을 더 주는 ‘제주관광 멤버십’ 제도를 도입한다면 관광의 질적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축적된 데이터로 민간에게 활용함으로서 업계에서는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독특하고 다른 지역과 차별화를 두는 컨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새롭게 해석,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 및 디자인 경영을 통해 프리미엄화 할 예정”이라면서 “아울러 지역관광사업체, 관광업계, 마을기업 등 지역관광주체와 특화상품을 개발하고, 친환경 관광상품을 운영한다면 지속가능한 관광 활성화 정책과제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승홍 제주중앙언론인회 회장이 좌장을 맡아 이어진 좌담회에서는 변지철 연합뉴스 제주취재본부 기자, 송상섭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겸임교수, 신동일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양영전 뉴시스 제주본부 기자가 패널로 참석, 열띤 토론을 벌였다.
변지철 연합뉴스 기자는 “코로나19 확산세로 관광객 수가 줄어드는 등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을 때마다 실질적 대안을 뒤늦게 내놓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현재는 ‘위드 코로나’가 시행 중이지만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왔다. 비슷한 위기가 반복되는 만큼 그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워두고 상황에 맞게 실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상섭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겸임교수는 “여행사 알선 수수료는 상한선이 없어 합법임에도 인식이 좋지 않다. 이는 간단히 조례개정으로 개선할 수 있다”면서 “이처럼 관광사업이 계획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실행으로 이어질 때 행정도 엮어야 한다. 행정체계 안에서 각 부처가 소통할 수 있는 체계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동일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주관광은 자연경관을 제외한 관광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힐링’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면서 “개발보다 제주의 큰 무기인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타개한다면 긍정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영전 뉴시스 제주본부 기자는 “코로나19로 제주에 관광객이 몰리다 보니 여러 업계의 이른바 ‘바가지 요금’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면서 “관광객이 좋은 기억을 가져가야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등 관광사업은 고객만족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업계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