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이 요소비료 품귀로 번지면서 제주 농가까지 불똥이 튀었다.
8일 지역농협 등에 따르면 도내 대다수 지역농협에서 요소비료가 떨어져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지역농협은 사재기 방지와 원활한 물량 공급을 위해 1인당 비료 구매 수량을 20포가량으로 제한해 왔다. 그러나 현재 재고가 바닥난 상태다.
특히 감귤 품종 중 수확시기가 가장 빠른 '극조생'을 재배, 이미 출하를 마친 농가들은 다음해 농사를 위해 당장 요소비료를 뿌려야 하는 상황이다.
요소비료를 뿌리지 못하면 내년도 생산량과 상품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농가마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요소수 대란은 공공영역 일부 차량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 일부 학교 학부모회에서 운영하는 임대 통학버스도 다음 달이면 요소수 부족으로 멈출 위기에 놓인 것이다.
소방차와 구급차 쓰레기 수거차 등은 현재 요소수 여유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영역 중 학교 통학버스에 투입된 임차 차량은 요소수를 지원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중학교(특수학교 등 포함)에서 운영되는 통학버스는 모두 87대다.
이 중 29대는 학교 공공 통학버스다. 그러나 나머지 58대는 학부모회에서 임차,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임차 형태 통학버스 58대 중 요소수를 사용해야 운행할 수 있는 버스의 경우 학교 자체 보유 요소수가 떨어지면 별도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교육청 자체 조사 결과 전체 통학버스에 대한 여유 요소수도 다음 달이면 모두 동이 날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공용차량에 대한 요소수 수요를 조사해 지원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통학버스는 지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로부터 차량 운행비를 받아 운영하는 어린이집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어린이집은 보통 25인승, 15인승, 12인승 디젤 차량을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서 요소수 구매가 어려워져 운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 통학버스 운행은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이다. 학부모들로부터 차량 운행비를 받아 이뤄진다.
만약 어린이집 측에서 요소수를 확보하지 못해 버스 운행이 중단된다면 학부모 자체적으로 아이들을 등원시켜야 하는 실정이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