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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진의 味談(7)] 제주향토음식점은 로컬푸드 전문점이어야 한다

 

최근의 식당 창업자들이나 운영자들 중에는 극히 일부지만 자신의 상품에 정체성을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알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가르쳐 주는 사람이 별로 없다. 토박이들조차 젊은 세대는 경험이 없고 중.장년층도 자신들이 먹어온 음식에 담긴 의미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업자들이 선택하는 방법은 제주의 식재료를 최대한 사용해서 제주의 음식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런 식당을 로컬푸드 전문점이라 한다.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정성에 소비자들은 화답하고 있다.

 

신규 식당이고 메뉴 또한 양식이거나 일식, 또는 퓨전인데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모여드는 곳이 그런 곳인 경우가 많다. 그런 노력이 지속되어 두세대 이상을 지나다 보면 향토음식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중도에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자만하여 지속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욕심이 화를 부르는 법이다.

 

어쨌든 로컬푸드전문이라는 간판들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식재료에 그만큼 신경을 쓴다는 표시이니 미식가들에게는 이 또한 반길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들도 속사정을 보면 그렇게 좋아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실제 사용재료들을 보면 소스는 대부분 인스턴트 일색이고 나머지 재료들도 제주산이 아닌 경우가 많다. 로컬식재료 비율이 10~20%를 넘기는 식당이 별로 없다. 원래 요리는 식재료를 다듬는 것부터가 시작인 작업이다. 소스를 직접 제조해서 자신의 창작물로 맛을 그려 내는 것이 요리사이다.

 

그런데 이미 손질 된 재료를 받아서 인스턴트 소스를 부어서 끓여내며 그 과정에 제주 식재료 한두가지를 끼워 넣고 로컬푸드라고 이름을 붙이는 식당들이 대부분이다. 진정한 로컬푸드 전문점이라면 로컬 비율이 몇 %인지 밝혀야 한다. 제주산 식재료가 무엇무엇인지 밝혀서 소비자들로부터 직접 인정받아야 한다.

 

제주향토음식점은 로컬푸드 전문점이어야 한다. 진정한 제주향토음식점은 지역의 식재료 사용 품목과 비율을 밝히는 데서 시작 되어야 한다. 소비자를 위한다기보다 우선 자기 자신을 속이는 행위부터 중단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수입재료를 쓰고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조리방법을 이용한다고 하기 이전에 ‘어쩔 수 없다’는 그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제주의 전통음식문화를 공부하길 바란다.

 

해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는 식품접객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위생교육이라는 것을 실시한다. 틀에 박힌 강의들로 인해서 대부분 하루종일 앉아서 졸고 있기 십상이다.

 

차라리 업종별로 분화시켜서 향토음식점들은 제주의 고유한 음식문화에 대해서 교육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그들이 자신이 팔고 있는 상품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말이다. 제주의 식재료에 대해서 교육을 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제주에서는 제주음식을 먹자!’라는 지극히 당연한 주장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 같이 토론하며 지역 외식산업이 갈 길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교육일 것이다.

 

현재의 제주 향토음식점들을 일순간에 바꾸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이미 자리잡은 음식들을 메뉴판에서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식탁 한쪽에서부터 조금씩 개선 해 나간다면 제주 향토음식은 관광객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얀 쌀밥에 제주산 ‘검은 찰보리’나 ‘삼다찰’을 조금씩만 섞어서 지어보자. 그 작은 알맹이를 들여다보며 손님들이 물을 것이다. 이게 뭐냐고? 그러면 자랑스럽게 대답해주면 된다. 제주의 토종 보리, 토종 차조 라고.... 재료원가가 오르는 것보다 더 귀중한 손님들의 신뢰를 얻을 것이다.

 

자판기 커피 대신 보리게역을 타서 한잔씩 권해보자. 그리고 제주식 전통 보리미숫가루라고 설명해 주면 손님들은 심심하다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독특한 체험을 했다고 좋아할 것이다. 믿고 좋아하게 되면 다시 찾는 것이 사람의 심리가 아닌가!!!

 

그렇게 작은 것들을 조금씩 바꾸는 것이 제주향토음식점들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노력들이 쌓여서 고객의 신뢰로 돌아올 것이고 조금 비싸더라도 확실한 제주의 것을 선호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 모두 함께 이 땅 제주에서 살아가는 길일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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