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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진의 味談(8)] 복어 주산지 제주 ... 일제강점기 복어 요리전문점 성업

 

해안선이 갯바위 위주로 구성된 제주에서는 필자가 어린시절이었던 7~80년대만 해도 갯바위 낚시를 하면 어김없이 서너마리씩 올라오던 고기가 있었다. 제주사람들이 ‘복쟁이’라고 부르는 ‘복어“다.

 

보통은 아이들 손바닥만 한 녀석이 볼을 잔뜩 부풀려진 채로 잡혀 올라오곤 했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복어의 독에 대해서 동네 어른들에게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은 얘기가 있어서 아이들은 ”에잇 재수 없어!!“라면서 다시 바다로 던져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복쟁인 독 들어시난 먹으민 죽은다(복어는 독이 있으니 먹으면 죽는다.)“ 라고 말씀들은 했지만 어른들은 복어를 잡으면 버리지 않고 집으로 가져가서 국을 끓여 시원하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드시곤 했고 아이들은 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수저를 들길 꺼려하곤 했다.

 

복어는 제주바다에서 지천으로 잡히던 흔한 바닷고기였고 맹독을 품고 있는 고기였다. 실제로 90년대 초반 까지도 전국의 참복은 전량 제주에서 잡혔다고 알려져 있고 특히 일제강점기에 제주시내 일본인 조계였던 칠성로에 복어 요리전문점이 성업 했다.

 

광복이후 혼란한 시기를 거친 이후에도 그 영향으로 제주시내 중심가에는 늘 복요리집이 서너곳 이상 불을 밝히고 있었다고 전한다. 식도락을 논할 수 없는 곤궁한 시기였음을 감안하면 제주가 복어의 주산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그렇게 제주에서 소비되는 소량의 복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참복은 부산으로 올려져서 부산에서 전국으로 배송되어 나갔고 그래서 부산은 현재도 우리나라 복요리의 중심지로 인정 받고 있다.

 

직선거리로 더 가까운 목포나 여수는 80년대 까지도 화물부두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서 제주로 오가는 화물량의 대다수를 부산항을 통해야 소화할 수 있었으며 그러한 이유로 제주의 참복도 배송시간이 길지만 우리나라 최대의 어시장이 있는 부산으로 올라가게 된 것이다.

 

지리적으로 일본과 가까워서 일본식 복요리가 자리 잡기 유리했다는 이유도 나름 타당하지만 어차피 복요리는 일제강점기에 전래된 것이기 때문에 지리상의 이유보다는 참복의 유통 중심지가 복요리의 중심지가 되었다는 것이 좀 더 타당할 것이다.

 

복어의 종류와 이름 풀이

 

복어목 참복과에 속하는 어류 중 한국 근해에는 자주복. 까칠복, 검복, 졸복, 까치복, 복섬, 매리복, 황복, 흰점복, 밀복, 별복, 흰복, 청복 등이 알려져 있다. 그 밖에 분류학상 참복과와 더불어 복어목에 속하는 어류에는 개복치아목 개복치과의 개복치, 물개복치가 있고, 파랑쥐치아목에는 은비늘치상과(上科) 은비늘치과의 은비늘치, 분홍쥐치과의 분홍쥐치가 있다.

 

불뚝복상과 불뚝복과의 불뚝복, 쥐치복상과 쥐치복과의 파랑쥐치, 갈쥐치, 무늬쥐치, 그물쥐치가 있고, 쥐치과에는 새양쥐치, 쥐치, 말쥐치, 별쥐치, 흑백쥐치, 그물코쥐치, 객주리, 날개쥐치, 물각쥐치가 있다. 또 거북복아목 거북복과에는 거북복, 뿔복이 있고, 육각복과의 육각복이 알려져 있다.

 

재미있는 것은 쥐치도 복어목에 속하는 어류라는 것인데 사실 쥐치를 복어회처럼 썰어놓고 접시에 담아내면 복어회와 구분하기 힘들다. 그런 점 때문에 과거 일본인 관광객들이 제주를 많이 방분하던 80년대에는 일부 가이드와 관광식당이 서로 짜고 쥐치회를 복어회라고 속여서 팔기도 했었는데 일본인 관광객들 역시 자국에서 자주 먹을 수 없는 고가의 음식이라서 감탄하며 먹었다고 전한다.

 

물론 지금은 있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는 상행위라 하겠다. 약삭빠른 장사꾼과 돈에 눈 먼 가이드들의 꼼수가 통하던 어수룩한 시절의 행위였는데 그만큼 쥐치는 복어와 흡사하다는 증거라 할 수 있겠다.

 

복어는 전 세계적으로 120~130종이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식용 가능한 종류는 대략 20여종 정도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식용으로 인기가 좋은 복을 참복이라 칭하는데 검복, 까치복, 자주복, 흰밀복 등을 말하며(대부분은 검복과 자주복을 참복이라 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가운데 검복을 최고로 치며 그 다음이 까치복 그리고 자주복과 흰밀복은 비교적 저렴한 복이라 할수 있다.

 

검복과 자주복은 모양이 비슷해 구분하기 어려운데 가슴지느러미 뒤쪽의 원형 반점에 흰 테두리가 없는 것은 검복, 그 반점에 테두리가 있고 등과 배쪽에 작은 가시가 있는 것은 자주복으로 구분 할 수 있겠다. 그밖에도 황복, 은복, 밀복, 졸복, 가시복, 등 몇 종류가 되지 않는데 그나마도 식용으로 인기가 높은 것은 참복(검복, 자주복), 까치복, 황복, 밀복 등으로 좁혀진다.

 

요즘은 인디언복어, 마우루스 복어, 파하카복어 등 담수에 서식하는 관상용 담수복어도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일부 수족관에서 담수복어라고 판매하는 팔자복어, 초록복어는 대부분 기수(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곳의 염도가 낮은 물)에서 생활하는 어종으로 담수에서 기르면 몇달을 살지 못한다.

 

최근 몇 년동안 가장 인기가 좋은 인디언 복어는 2~3cm 초소형 크기의 완전 담수복어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지만 수입에 편차가 있어 때론 구하긴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기르기도 어렵지 않고 콩알만 한 것이 정말 귀여워서 한번 기르기 시작한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개체수를 늘려나간다고 알려지고 있다.

 

관상용 복어 가운데 가장 특이한 복어로는 롱혼카우피쉬(Longhorn cowfish)를 꼽을 수 있겠다. 거북복의 일종으로 10cm 안팎의 크기에 인도양과 태평양의 수심 얕은 곳에 서식하는데 머리에 소뿔과 모양이 똑같은 뿔이 전방을 향해 두개가 달려 있고 이 뿔이 몸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하는데 이 뿔 중 하나가 부러지면 균형을 못잡고 뒤뚱거리며 유영하게 된다.

 

토종 담수복어로는 황복(黃腹)이 가장 유명한데 엄밀히 말하면 황복은 기수(해수와 담수가 섞인 물)어이다. 주로 강의 하류에 서식하다가 산란시에만 강을 거슬러 상류로 올라온다.

 

원래는 우리나라 하천에 골고루 서식하고 있었으나 난개발과 환경훼손으로 인하여 대부분의 강에서는 멸종 되었다고 판단 할 수 있는 상황이며 휴전선을 끼고 있는 임진강에서 그 명맥을 유지 하고 있고 인공산란을 통해 개체수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나 결과가 좋지는 않은 편이라고 알려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황복은 등이 회갈색이고 배는 은색에 가까운 하얀색인데 몸통의 옆면에 폭넓은 노란 줄무늬가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노랗게 보이기 때문에 황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한 황복은 하돈(河豚)이라고도 부른다.

 

이는 중국에서 복어를 칭하는 일반적인 이름인데 전통적으로 양자강에서 황복이 많이 잡혀서 중국에서 복이라고 하면 강에서 잡히는 황복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 하겠고 배를 부풀린 모습이 뚱뚱한 돼지와 닮았다고 해서 돼지 돈(豚)자를 붙였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또한 황복은 이빨을 갈면서 소리를 내는데 이 소리가 부풀린 배를 이용해서 증폭이 되는지 큰 돼지울음 비슷한 소리가 나기 때문에 더더욱 ‘豚’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기도 한다.

 

까치복은 어두운 회색바탕에 짙은갈색의 얼룩무늬가 등과 가슴지느러미 뒤쪽으로 줄지어 있는데 이 줄무늬가 까치 무늬와 흡사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래서 한문으로는 까치를 뜻하는 ‘작(鵲)’자를 붙여서 ‘작돈(鵲魨)’이라고 기술한다.

 

밀복(蜜腹)은 몸이 미끌미끌해서 활복(滑腹)이라고도 부른다.

 

가시복은 다른 복어들과 달리 독성이 없는 대신 특유의 가시를 가지고 있다. 위협이 감지되면 다른 복어와 같이 몸을 부풀리는데 평소에는 옆으로 누워있던 가시들이 빳빳하게 서면서 주위를 위협하여 위험에서 벗어나게 된다.

 

거북복은 다른 복어와 달리 딱딱한 피부가 거북의 등처럼 발달되어 있어 불려진 이름이다. 단단한한 껍질 때문에 다른 복어처럼 몸을 부풀리지는 못하며 몸의 형태도 약간 네모난 형태라서 영어로는 박스피쉬(Boxfish)라고 불린다.

 

이처럼 종류에 따라 달리 불리기도 하지만 나라별로도 부르는 명칭이 다른데 중국의 경우 앞서 거론한데로 하돈(河豚)이라 부르는 외에 공기를 흡입하여 부풀린다고 하여 ‘기포어(氣泡魚)’ 또는 ‘폐어(肺魚)’라고 부르기도 하고 공기를 흡입한 모양이 공처럼 둥글다고 해서 ’구어(毬魚)‘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물고기들과 달리 물속에서 눔을 깜박일 수 있다고 해서 ’마어(麻魚)‘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어권에서는 ‘Puffer 또는 Puffer fish’라고 부르는데 공기와 물을 흡입하면서 배가 ‘펍’하고 부풀어 오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도 하고 물을 뿜는다는 의미라고도 한다. 그리고 단순히 팽창한다는 의미의 ‘Swell fish’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같은 영어권이지만 유독 미국에서는 부풀려진 모습을 의미하는 'Glove fish' 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고 불어로는 'Poisson fish', 독일에서는 'Kugel fish'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복어를 통칭하여 후구(フグ, Fugu)라고 부르는데 산란기에 강어귀에 나타나서 놀라게 되면 배가 볼록해지는 모양과 울음소리가 돼지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리고 간사이지역에서는 잘못 먹으면 죽는다고 해서 ‘뎃뽀우’ 또는 ‘데츠’라고도 부른다. 복요리가 가장 많이 발달해 있는 만큼 복의 종류와 구분도 매우 발달되어 있는데 참복(마후구), 검복(나시후구), 범복(도라후구), 깨복(고마후구)등을 식용으로 많이 이용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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