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행방불명 희생자의 발굴유해 신원확인을 위한 사업이 4년만에 재개된다.
제주4·3평화재단은 "서울대학교 법의학연구소와 함께 새로운 유전자 감식방식을 적용해 희생자 유해 신원 확인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4·3평화재단에 따르면 2006년부터 시작된 유해발굴 결과 지금까지 400구가 발굴됐다. 이 중 92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2014년부터 2년 동안은 기존과 다른 단일염기다형성 검사(SNP)기법을 적용했다. 이 검사의 경우 기존 검사보다 2.5배 이상 높은 식별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SNP기법 이전에는 보통염색채 혹은 성염색체 검사기법을 통해 발굴유해를 검사했다. 당시 이 방식을 통해 2006년부터 2014년까지 400구의 유해를 모두 검사, 71구의 신원을 확인했다.
반면 2014년 이후 SNP 기법으로 넘어오면서 2년 동안 121구의 유해를 검사, 21구의 신원을 추가확인했다.
4·3평화재단은 올해 11억원을 투입, SNP 기법을 적용해 기존 발굴유해 중 감식하지 못한 279구의 신원 확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4·3평화재단 관계자는 “기존 유가족 채혈이 이루어졌더라도 당시 감식기법에 따라 희생자의 자녀가 포함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새로운 방식은 자녀의 유전자 일치확률이 높은 만큼 자녀 채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전자 감식 사업에 따라 제주지역 행방불명 유가족 추가 채혈도 진행되고 있다. 희생자별 3명 이내로 접수가 가능하다.
채혈은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제주시·제주동부·제주서부 보건소와 서귀포시·서귀포동부·서귀포서부 보건소에서 이뤄진다. 채혈시 신분증을 지참해야한다.
4·3평화재단은 발굴유해 신원확인만이 아니라 유해발굴에도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다. 유해발굴은 10년만의 재개다.
4·3평화재단 유해발굴팀은 “제주국제공항 추정지 GPR검사 및 기존 증언조사를 종합 검토해 시굴조사범위를 확정할 예정”이라며 “시굴조사 결과 의미 있는 흔적이나 자료가 나오면 8월부터 본발굴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유해발굴팀은 “공항 확장과정에서 유해가 훼손됐을 가능성도 있으나, 행방불명 유해 중 단 1구라도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