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배제된 합의는 무효입니다."
3.1절을 맞아 제주에서도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제주행동(이하 제주행동)'은 1일 오후 1시 제주한라대 맞은편 방일리공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주행동은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배제된 합의는 무효"라며 "일본정부는 국가적 범죄임을 인정하지 않고 10억엔이라는 지원금으로 법적 배상을 회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행동은 "70여년 피해자들의 기다림, 25년의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 국제사회의 요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일본정부의 공식적이고 명확한 국가범죄 인정과 사죄, 이에 따른 법적 배상과 올바른 역사 교육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주행동은 "우리 모두 할머니의 눈물을 닦아주자"며 "평화의 소녀상이 비로소 발뒤꿈치를 땅에 닿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평화행진'에는 제주평화나비, 제주여성인권연대 등 20여개의 제주행동 가입단체와 재외교포, 박희수 예비후보, 대학생, 가족 등 100여명이 참가했다. 방일리공원을 떠나 제주시 노형동 일본 영사관 앞까지 평화행진을 벌였다.
이날 현장행사에 참가한 재일교포 3세 김모(66.여.제주시 조천읍)씨는 "일본에서 살다가 남편과 부모님의 고향(제주)에 돌아온지 얼마 안됐다"며 "일본에서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익히 들었고, 이제 제주행동이 출범하게 돼 앞으로 위안부문제에 더욱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교토에서 온 제일교포 3세 이모(56)씨도 "소녀상을 보고 뜨거운 마음이 든다"며 "하루 빨리 일본정부는 진정한 사과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박희수 예비후보는 "위안부 할머님들의 아픔을 바로잡기 위해 '평화행진'에 참여하게 됐다"며 "역사교과서를 바꿀게 아니라 이렇게 눈앞에 보이는 잘못된 역사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대학생 이모(23)씨는 "오늘 처음으로 위안부 행사에 참여했다"며 "며 "소녀상을 봤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라. 앞으로도 위안부 할머님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겠다"고 했다.
제주행동은 1월 14일 발족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의 제주지역 모임이다. 도내 20개 시민사회단체와 학생단체의 참여로 지난 달 22일 결성됐다.
공동 상임대표는 고명희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 이경선 제주여민회 대표, 박지연 제주여성회 대표, 고선아 서귀포여성회 대표, 김광철 제주평화나비 대표가 맡았다.

제주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해 12월 19일 제주대학생들의 힘으로 제주시 노형동 방일리 공원에 세워졌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
| 평화의 소녀상은 ☞ 수요집회가 1000회째 되던 날, 일본 대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나는 일본군 위안부였다"고 밝히고 1년 후부터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는 시작됐다. 소녀상 어깨의 '새'는 돌아가신 위안부할머니들과 우리가 연결되어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소녀상 뒤 할머니 그림자는 사과 반성 한번 없고 지나온 할머니들의 원망과 한이 서린 시간의 그림자를 나타내고 있다. 그림자 속 하얀나비는 '환생'을 상징, 즉 할머니들은 돌아가셨지만 일본정부의 사죄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뜯겨진 머리카락은 일본 제국주의로 인해 억지로 고향,가족과 단절된 상황을 나타내며 뒤꿈치를 든 맨발은 정부가 풀어주지 못한 할머니들의 가슴의 한을 나타낸 것이다. 소녀상 옆 빈의자에는 세가지 의미가 있다. 일본정부의 사과를 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돌아가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빈자리를 의미하고 빈 의자에 앉아 위안부 할머니들의 어릴적 소녀의 심정을 생각해보라는 뜻,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전쟁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여성과 아이의 인권을 위해 싸워오신 할머니의 염원을 이어가자는 의미다. 또 바닥에 흩뿌려진 동백꽃은 전쟁과 식민지, 4.3으로 인권유린 당하고 세상을 떠난 제주여인을 상징한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여인들과 아이들의 영원을 위로하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에는 '소녀의 머리카락은 역사의 거센 바람에 흩날리지만 오늘도 평화와 인권을 위해 꼿꼿이 과거의 아픔을 딛고 이 자리에 앉아있다' 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