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가 대한민국 제1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유네스코의 세계무형유산 지정은 물론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향한 행보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16일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위한 최종 자문위원회의를 열고 ‘제주해녀(어업)’을 국가중요어업유산 제1호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중요어업유산은 오랜 기간 동안 형성․진화시켜 온 보전․유지 및 전승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자원으로 생계유지를 위한 어업활동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곳을 말한다.

‘제주해녀’가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받게 된 이유는 아무런 장치 없이 맨몸으로 잠수해 전복·소라·미역·우뭇가사리 등 해산물을 직업적으로 채취하면서 독특한 해녀문화(불턱, 해신당, 잠수도구 등)를 진화 시켜온 전통 생태적 어업시스템이란 점이 인정됐다.

 

또 “제주해녀의 고유한 공동체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희소가치와 함께 체계적으로 발굴 및 보존 가치가 있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심사자문위원들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우남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은 2014년 10월 국가중요어업유산의 지정제도가 없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중요어업유산의 지정·보전·활용·지원에 관한 법적 근거를 담은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지난 1월 국회 본회를 통과해 2월부터 시행됐고 이어 해양수산부는 법률이 위임한 내용을 담은 시행규칙 개정을 지난 8월 마무리한 후 이에 따른 지정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발 맞춰 제주도는 지난 10월 제주 어촌의 고유한 문화를 보전·관리하고 전승하기 위해 제주해녀에 대한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신청서를 해양수산부에 제출했다.

 

제주도는 "여성들이 맨몸으로 숨을 참고 수심 15m까지 바다 속으로 들어가 소라, 전복, 해삼, 미역 등을 포획·채취하는 작업 기술을 보전·관리 전승하고 해녀가치를 창출·활용"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양수산부는 서면·현장평가를 거쳐 16일 2시부터 열린 국가중요어업유산 최종심의위원회를 통해 제주해녀를 대한민국 제1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국가어업유산 지정으로 제주해녀 등 국가중요어업유산에 대한 보전 및 활용계획이 수립되고 연차적으로 관련 예산이 국비로 지원된다.

 

해양수산부는 제주해녀 등 국가중요어업유산에 대한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추진에 나선다. 관련 예산도 확보된 상태다.

 

이에 따라 내년 제주해녀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행보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또 2017년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할 수 있는 자격도 갖춘 셈이 됐다.

 

제주도는 제주해녀 3관왕(2015년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2017년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 타이틀을 획득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해녀어업을 지속 가능한 어업으로 발전시기키 위하여 해녀학교 활성화, 수산자원 감소에 따른 해녀소득 지원방안, 신규해녀 어촌계 가입 절차 간소화, 해녀 안전조업 등 제주해녀어업 특별종합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원희룡 지사는 “제주해녀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되는데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중앙정부, 국회, 언론, 도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도내 1만여 전․현직 해녀뿐만 아니라 해녀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전하면서 앞으로 제주해녀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면서 제주해녀의 유․무형 콘텐츠를 개발, 해녀소득을 창출시키고 제주의 브랜드가치를 한단계 높여가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우남 위원장은도"제주해녀의 국가어업유산 등재는 제주도와 국회를 비롯해 수협, 어촌계 등 제주사회의 하나 된 힘이 모아졌기에 가능했던 쾌거"라며 "앞으로도 제주해녀의 세계화와 정부지원 강화를 국회차원에서 견인해가겠다"고 밝혔다.

 

해녀인 홍경자(65·제주시 한림읍)씨는 “평생 해녀어업을 하면서 오늘 같이 기쁜 날은 처음”이라며 “앞으로 국민과 정부, 도에서도 해녀에 대해서 더 큰 관심과 지원을 하여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해녀 어업외에도 국가중요어업유산자원으로 가치가 충분히 있는 테우(전통배), 도대불(옛 등대), 원담, 구엄 돌염전 등 역시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추가 지정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