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상장을 목전에 둔 제주항공 공모주 청약에 대규모 자금이 쏠렸다. 제주항공의 제2도약에 청신호가 켜졌다.
애경그룹 계열의 국내 최대 LCC(Low Cost Carrier∙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은 유가증권시장 공모주 청약에 7조3996억원의 자금이 몰렸다고 2일 밝혔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다.
국내 항공사의 기업공개(IPO)는 1999년 아시아나항공 이후 16년만이다. 현재 상장 항공사는 대항항공(1966년)과 아시아나항공 두 곳 뿐이다. 저비용항공사 중에는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그 결과 배정 물량 110만주에 대해 모두 4만4380건, 4억9330만주의 청약 신청이 몰려 448.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7조3996억원에 달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1일과 22일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도 높은 관심 속에 378.6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수요 예측에 참여한 전체 740곳의 기관 투자자 가운데 739곳이 공모 희망가 상단인 2만8000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했다. 결국 최종 공모가는 3만원으로 결정됐다.
증권업계는 제주항공의 상장후 목표주가를 3만6000원에서 최대 5만원까지 예상하고 있다. 상장예정 총 주식수는 2590만6758주다. 제주항공 시가총액이 1조3천억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도 들린다.
공모주 청약을 마무리한 제주항공은 오는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2005년 출범한 애경그룹의 제주항공은 초기 제주도가 전체 주식 400만주 중 25%인 100만주, 50억원을 출자해 설립된 기업이다. 이후 제주항공은 4차례 증자, 자본금을 출범 초기 대비 5배 이상인 1100억원으로 키웠다,
제주도의 지분율은 25%에서 4.5%로 떨어졌지만 애경그룹이 초기 업무협약에 따라 주식 100만주를 제주도에 무상 증여하기로 해 주식상장 후 6개월이 지나 액면가 50억 상당의 주식을 제주도가 받게 된다. 지분율이 9%로 늘지만 무엇보다 상장후 거래가격 등을 감안하면 1000억원대로 가치가 오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국적 LCC 중에서는 처음으로 항공기 보유대수 20대를 넘어섰다. 수송 여객수는 올 상반기 동안 326만여명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선이 30%, 국제선이 25% 증가했다.
국내선의 경우 기단 확대와 증편을 통해 수송능력을 크게 키웠다. 올 상반기 제주항공의 국내선 수송분담율은 국적 7개 항공사 중 3번째로 높은 15%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13.1%보다 1.9%p 증가했다.
2위와의 간격은 지난해 8.6%p에서 4.5%p 차로 좁혔다. 4위와의 격차는 지난해 1.0%p에서 올해 3.4%p 차이로 벌리며 '항공업계 빅(Big) 3’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힌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선은 올해 초 부산을 기점으로 미국령 괌과 일본 오사카, 후쿠오카, 대만 타이베이 노선을 새로 개설하는 등 공격적인 신규노선 확대가 주효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 2868억원의 매출과 307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