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7월 강수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42년 만에 최고기온을 기록하는 등 올 여름은 그야말로 ‘마른장마’에 ‘가마솥더위’를 실감케 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지역 지난달 강수량은 14.7㎜다. 관측이 시작된 1923년 이후 7월 강수량 기록으로는 역대 최저치다.
7월 강수량은 그 동안 1942년 15.5㎜, 1937년 17.6㎜, 1932년 20.7㎜, 1964년 23.1㎜ 등의 순이었다. 이제 2013년이 제일 앞자리에 서게 됐다.
제주의 7월 강수량 평년값은 239.9㎜. 이에 비하면 지난달 강수령은 평년의 6.1%밖에 안 된다.
고산과 서귀포, 성산 지역도 각각 6.1㎜, 18.8㎜, 16.4㎜의 비가 내렸다. 7월 강수량 평년치는 고산 178.0㎜, 서귀포 309.8㎜, 성산 283.2㎜로 올해는 평년의 3.4∼6.1%밖에 내리지 않았다. 관측 이래 최저치다.
특히 서귀포와 고산 지역은 지난달 6일 이후 25일째 비를 구경할 수 없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는 장마전선이 중부지방 위주로 비를 뿌리며 제주까지 남하하지 않아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제주지방에 가물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른장마도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기온도 이에 못지 않다.
지난달 제주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지 않은 날이 불과 5일. 게다가 지난달 30일 오후 4시 40분쯤에는 제주의 낮 최고기온이 36.3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7월 중 기온으로는 1971년 7월 7일에 기록한 36.5도에 이어 42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7월 최고기온 극값 3위다.
제주에서 7월중 최고기온은 1942년 7월 25일 기록한 37.5도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지속적으로 난기가 유입되고 낮 동안 강한 일사의 영향이 더해진 가운데 제주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 제주도 전 지역 기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제주지역은 열대야도 20일 넘게 나타나는 등 무더운 날씨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30일까지 제주의 월 평균기온은 28.6도다. 평년치인 25.8도보다 2.8도나 높은 상태다.
이달 낮 최고기온 평균값 역시 제주는 32.1도로 평년 29.0도보다 3.1도 높았다.
한편 장마는 오는 7일 끝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비다운 비는 없고 무더위기 가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