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 여파가 제주에서도 생활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인민원발급기에 시스템 오류 문자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940/art_17591048566782_164caa.jpg?iqs=0.5069991496635073)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 여파가 제주에서도 생활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우편 서비스 중단에 이어 부동산 거래 신고와 각종 민원 발급까지 멈추면서 추석 연휴 직전 평일 첫날 주민센터와 공공기관 곳곳은 대혼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정부의 대외 서비스뿐 아니라 내부 업무 전산망인 '온나라시스템'까지 마비시키며 문제를 키우고 있다. 온나라시스템은 정부 전 부처의 문서 작성과 결재를 통합 운영하는 핵심 전산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 등 다수 부처가 접속하지 못해 주말 출근 공무원들이 정상적인 업무를 처리하지 못했다.
결국 여파는 이날까지 이어졌다. 출장·휴가·연차 입력은 물론 민원 처리 업무에도 차질이 일어났다. 현재는 일부 시스템만 복구된 상태다.
산업부는 내부 공지를 통해 "복구 전까지 온나라시스템 접속은 불가능하다"고 알렸고, 국토부 관계자도 "전 부처 공통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도 역시 중앙부처와의 전자결재·문서 송수신이 막히면서 내부 행정 처리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 마비로 도내 중개업소들은 매매·전월세 계약 신고를 하지 못하고, 계약서에 '복구 즉시 제출' 특약을 넣어 임시 대응하고 있다. 토지대장과 지적도 등 8종 서류 발급도 중단돼 24시간 이용 가능했던 무인민원발급기가 멈췄고, 도민들은 평일 주민센터를 직접 찾아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혼인신고를 하려던 도민 김모씨(36)는 "등본 발급조차 되지 않아 신고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며 "개인 일정은 물론 중요한 절차까지 차질을 빚으니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주택 청약을 위한 청약홈 역시 일부 기능이 막혀 세대구성원 등록, 주택 소유 여부 확인 등이 불가능해 예비 청약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등·초본 발급과 각종 행정 신고도 온라인과 무인발급 창구가 멈추면서 추석을 앞둔 월요일 오전 주민센터마다 긴 대기 행렬이 예상된다.
도는 긴급 대응 회의를 열고 도와 행정시가 운영하는 273개 자체 정보시스템을 전수 조사해 영향 범위를 파악하는 한편, 서비스 지연이 불가피한 곳에는 수기 처리와 임시 대체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진명기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도민 불편 최소화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수기 처리와 긴급 조치로 행정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