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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4·3재단 이사장 "한강 노벨상에 전율 ... 세계화 꿈도 못 꿨는데 문학으로 승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제주4·3 사건을 세계무대로 소환했다. 오랜 세월 제주4·3의 진실을 알리려 했던 유족 등이 이를 뜻깊은 결실로 보고 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4·3 영령들이 조율해준 것 같다. 전율이 일었다"고 밝혔다.

 

한강은 지난 10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후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독자들에게 제주 4·3 사건을 다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2021)를 권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주인공 경하가 사고로 입원한 친구 인선의 빈집을 찾아가 인선의 어머니 기억을 따라 과거의 아픈 이야기를 되짚는 내용이다. 작품은 꿈과 현실을 오가며 '눈'의 이미지를 강조해 풀어간다.

 

한국현대사의 국가 폭력 사건인 5·18 광주민중항쟁을 다룬 '소년이 온다'와 비교해 역사적 사실보다는 문학성에 중점을 두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작가는 이를 "지극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세 번 읽었다는 김 이사장 역시 처음에는 "제주4·3을 더 직접적으로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역사서를 읽자는 것이 아니라 문학작품으로 승화된 제주4·3을 보자는 취지다. 제주4·3을 적나라하게 다루지 않더라도 독자들이 궁금증을 갖고 역사책을 찾아보는 것 자체가 엄청난 기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주4·3 사건은 1947년 3·1절 기념행사에서 경찰 발포로 민간인 6명이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4월 3일 남로당 무장대의 봉기를 포함해 한라산 금족령이 풀리던 1954년 9월 21일까지 이어지는 기간 군·경 토벌대는 제주 민간인을 좌익 무장폭도로 몰아 학살하거나 투옥했다.

 

현행 4.3특별법은 4.3사건을 이 기간 군경토벌대와 무장대의 교전과정에서 양민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특별법 제정과 진상조사로 현재까지 1만 4871명이 희생자로 판정됐다. 그러나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작가가 유족들의 상처를 다시 들추고 싶지 않아 직접 취재하지 않고 기존 자료를 참고했다고 한다"며 "작품은 제주4·3 사건의 전개과정 중 학살 국면에 집중하고 있어 독자들이 이 작품을 읽은 뒤 다른 역사 자료를 참고해 제주4·3 사건의 전체적인 흐름을 알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제주도는 15일부터 20일까지 베를린의 전시공간 팔레포퓔레르에 4·3 기록물과 사진, 영상 등을 전시한다.

 

전시 개막과 함께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댄 스미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장은 "제주에서 일어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뛰어난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며 "오늘날 제주는 처음 50년의 침묵 이후 최근 25년간 진실을 살피는 과정이 감동적이라는 점에서 기억의 모범"이라고 말했다.

 

군사독재 시절 금기였던 4·3이 세상에 알려진 계기도 1978년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삼촌'을 통해서였다.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 교수는 "'순이삼촌'을 읽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억이 있다"며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세계 시민에게 4·3의 의미를 전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3 심포지엄과 전시회는 오는 16일부터 영국 런던에서도 열린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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