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출자·출연기관장이 제주도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는 것을 놓고 제주도의회에서 질타가 쏟아졌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17일 오전 제383회 정례회 제2차 회의를 갖고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과 총무과,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 등을 상대로 2019회계연도 결산심사를 가졌다.
강철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을)은 이 자리에서 송종식 제주도 총무과장을 상대로 제주도 산하 인사위원회 위원장 문제를 지적했다.
최근 일부언론을 통해 제주지사가 직접 임명하는 제주도 출자.출연기관의 장이 제주도 각종 위원회의 장을 맡으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강 의원 역시 이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특히 인사위원 구성원의 경우는 제주도의 승진결정자 심사와 징계 심사 등을 담당하고 있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위원회 구성원은 모두 지사가 위촉한다. 또 현재 인사위원장은 오인택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이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사가 임명한 출자·출연기관의 장이, 역시 지사의 위촉을 통해 인사위원회에 들어가고 거기서 위원장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기획실장 출신인 오 이사장은 2년 전 지방선거 당시 원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이다.
인사위원회의 경우는 승진결정자 심사 및 징계 심사 이외에도 서류전형과 면접 등을 통해 선발된 임용후보자를 지사에게 추천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때문에 각종 임용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독립성이 유지돼야 하는 위원회다. 하지만 이 위원회의 장을 지사가 임명한 출자.출연기관 장이 맡고 있어 독립성에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
강철남 의원은 이 점을 지적하며 “인사위원회는 구성원도 공개를 안할 정도로 높은 도덕성을 갖고 지역사회를 봐야하는 곳”이라며 “그런데도 출자.출연기관의 장이 인사위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삼도1·2동) 역시 이 문제를 지적했다.
정 의원은 송 총무과장을 상대로 출자.출연기관의 장이 각종 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것이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물었다.
송 과장은 “위원회 위원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판사, 검사, 변호사, 대학교수, 지방의회 추천, 그 외 각종 기관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법률에는 그렇게 나와 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일반 도민들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또 “인사위원회 위원장에 계신 분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출자.출연기관의 장이면 자발적으로 사퇴를 하고 본인 기관의 역할을 다해야하는데 그러지를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사위원회 자리는 상징적인 자리고 도덕성과 청렴성을 강조하는 자리”라며 “이와 관련해서는 총무과에서 지사에게 건의를 해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길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조천읍)은 특히 인사위원 구성원 모두를 지사가 위촉하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현 의원은 “이런 구조라면 지사가 지명하는 사람이 인사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론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구조가 지사가 임명하는 사람이 안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 때문에 회전문 인사나 측근인사 등의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제주도의회에는 출자·출연기관의 장이 제주도정 산하 각종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