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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곤 교사의 우리말 톺아보기(19)] (3) 쓰기도 하고 쓰지 않기도 하는 경우

 

1. 다음과 같은 것들은 두 가지 표기가 다 가능합니다. 다만 표기에 따라 뜻이 달라지지요. 이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면 다른 것들도 충분히 이해가 될 듯싶습니다.(‘보기 3’은 사이시옷을 쓰지는 않지만, 사잇소리 현상 유무에 따라 뜻이 달라지므로 이해를 돕기 위해 예로 들었습니다.)

 

보기 1) 나무집[나무집] : 나무로 지은 집
나뭇집[나무찝] : 나무를 파는 집

 

보기 2) 고기배[고기배] : 물고기의 배 부분
고깃배[고기빼] : 물고기를 잡는 배. 어선.

 

보기 3) 칼집[칼집] : 요리를 할 때 양념이 잘 배도록 칼로 살짝 엔 자국
칼집[칼찝] : 칼날이 상하지 않도록 꽂아 보관하는 도구

 

2. 갈비 요리를 파는 집은 ‘갈비집’인가, ‘갈빗집’인가
이 경우 [갈비집], [갈비찝] 중 어느 발음이 옳은지 국립국어원에서도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이미 ‘갈비집’으로 2003년 신어목록에 올라간 모양인데, 2007년에는 ‘갈빗집’으로 쓸 수도 있다고 답변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진작에 표제어가 된 ‘통닭집’, ‘횟집’ 등과는 달리 아직도 사전 등록이 미루어지고 있습니다.

 

3. ‘빨랫줄’, ‘전깃줄’이 옳다면 ‘철사(鐵絲)+줄’은 '철사줄'인가, '철삿줄'인가
먼저 이 물음의 정답은 둘 다 아니고 '철사 줄'입니다. ‘철사(鐵絲)’에서 ‘사(絲)’ 자가 이미 ‘줄’을 뜻하기 때문에 그냥 ‘철사’만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도 뜻을 강조하기 위해 굳이 ‘줄’을 덧붙여 쓰고자 한다면, 발음은 비록 [철싸쭐]이 되더라도 두 개의 단어로 보아 띄어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국립국어원 쪽의 생각입니다.

 

어떻습니까? 정말 머리가 어지럽죠?
사이시옷 쓰기를 살피다 보면 이렇듯 몇 마디로 요약해서 정리하기가 곤란할 정도로 복잡하기만 합니다. 그만큼 우리말에서 가장 흔하고 오래된 논란거리이기에, ‘갈비집-갈빗집’처럼 아직까지 완전하게 정리되지 않은 부분도 남아 있는 겁니다.

 

너무 헷갈리는 얘기만 늘어놓은 것 같아 죄스러운 마음을 덜고자 사이시옷 쓰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서 끝내고자 합니다. 다음 문장 정도만 이해해도 사이시옷 쓰기를 웬만큼 해결할 수 있으실 겁니다.

“사람들은 수돗가[수도까]에 가서 수도꼭지[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수돗물[수돈물]을 마시고 수도세[수도쎄]를 낸다.”

 

- 수돗가[수도까] ‘한자어+우리말’이면서 ‘가’가 된소리로 발음되므로 사이시옷을 쓴다.
- 수도꼭지[수도꼭지] ‘꼭지’는 원래 된소리이므로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다.
- 수돗물[수돈물] ‘ㄴ’ 소리가 덧붙었으므로 사이시옷을 쓴다.
- 수도세[수도쎄] 된소리로 소리 나지만 ‘수도(水道)’와 ‘세(稅)’는 둘 다 한자어이므로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다.  [김효곤/ 서울 둔촌고등학교 교사]

 

☞김효곤은?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35년여 고교 국어교사를 하고 있다. 청년기 교사시절엔 전교조신문(현 교육희망)의 기자생활도 했다. 월간 <우리교육> 기자와 출판부장, <교육희망> 교열부장도 맡았었다. 1989년 이후 민주언론운동협의회가 주최하는 대학언론 강좌를 비롯해 전국 여러 대학 학보사와 교지 편집위원회, 한겨레문화센터, 여러 신문사 등에서 대학생·기자·일반인을 상대로 우리말과 글쓰기를 강의했다. <전교조신문>, <우리교육>, <독서평설>, <빨간펜> 등 정기간행물에 우리말 바로쓰기, 글쓰기, 논술 강좌 등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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