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월간 음주비율(최근 1년 동안 한달에 1회 이상 음주한 사람의 비율)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음주비율도 충북, 강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고위험 음주비율이란 최근 1년 동안 음주한 사람중에서 남성의 경우 술자리에서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3일 발표한 ‘제주지역의 음주로 인한 경제적 비용 추정 및 평가’에 따르면 제주지역은 전통적인 ‘궨당문화’를 바탕으로 사교 모임이 많고 근무자와 거주지역 근접성이 높아 퇴근 후 시간이 많은 반면 여가 활동의 다양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술을 많이 마시고 있다.
지난해 제주지역의 음주비율은 전국과 비슷하지만 주 3회 이상 고빈도 음주비율은 13.2%로 전국 평균 10.2%를 크게 웃돌았다.
제주지역은 남·녀 모두 고빈도 음주비율이 전국보다 높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고빈도 음주비율이 6%로 전국의 3%보다 2배 높았다.
연령대별 음주비율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으나 고빈도 음주비율은 40~50대가 20~30대보다 높았다. 학력별로는 고졸이상, 경제활동상태별로는 취업자 그룹에서 음주 비율이 매우 높았다.
한은 제주본부는 2013년중 제주지역의 음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3236억원으로 전국 21조3399억원의 1.52%로 추정했다.
음주로 인한 경제적 비용중 직접비 비중은 23.1%, 간접비 비중은 76.9%로 추정했다.특히 매일 음주자의 생산성손실 비중이 전체의 49.6%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직접비는 음주로 인한 질병치료 비용, 간병비 교통비, 교통사고 등 재산피해가 포함된다.
간접비는 조기 사망 및 숙취로 인한 생산성 손실, 음주로 인한 질병치료시 입·내원에 따른 생산성손실 등의 비용을 뜻한다.
음주로 인한 1인당(15세 미만 인구 제외) 경제적 지출 비용은 2013년 기준 68만7000원으로 전국 49만8000원보다 18만9000원 더 많았다.
이는 고빈도 음주비율이 전국 시도중 최고를 보이는데다 인구 10만명당 유흥업소수가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접근성이 매우 높은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제주지역의 낮은 임금 수준에도 불구, 음주로 인한 생산성손실 비용은 52만8000원으로 전국 39만2000원의 1.4배 수준으로 높았다.
한은 제주본부 박진호 조사과장은 “제주 지역 40대 및 50대의 음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타 연령대에 비해 매우 높고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가운데 남녀 모두 음주비율이 전국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제주는 경제규모에 비해 높은 고빈도 음주비율 등으로 적지 않은 경제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과장은 “제주의 높은 고빈도 음주현상은 가계에 대해 재산 손실 등의 부담을 주는데 그치지 않고 제주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빈도 음주가 상당한 경제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는 만큼 이를 줄이고자 하는 도민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제이누리=이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