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든 올레꾼들의 발길에 신음하던 올렛길에 비상 처방이 내려졌다. 1년간 올레코스 자격을 유보, 휴식의 시간을 주기로 한 것이다.
화순금모래해변에서 시작해 산방산, 용머리해안, 송악산, 섯알 오름을 걷는 제주올레 10코스가 휴식년에 들어간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오는 7월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1년간 제주올레 10코스(화순금모래해변~하모체육공원, 총 길이 15.5km)를 대상으로 휴식년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제주올레 10코스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 있는 화순 금모래해변에서 시작해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에 위치한 하모체육공원까지 이어지는 총 길이 15.5km의 길로 2008년 5월 길을 텄다.
웅장한 산방산부터 거대한 퇴적 사암층으로 이뤄져 '제주의 그랜드 캐년'으로 불리는 용머리 해안, 마라도와 가파도, 형제섬이 눈 앞에 한 폭의 풍경화처럼 나타나는 송악산, 일제 강점기 역사를 보여주는 섯알 오름 등이 이어지는 곳이다.
그림 같은 비경이 펼쳐져 올레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한 해 평균 약 9만 명이 찾고 있는 인기코스다.
그러나 여행.탐방객들의 발길이 늘어나면서 사륜 오토바이가 운영되고 식당, 호텔을 짓기 위한 난개발이 이뤄짐에 따라 이 지역 자연 생태가 위협 받기 시작했다.
제주올레는 "답압(踏壓. 밟아서 생긴 압력) 훼손이라도 막고, 자연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자 휴식년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올레 10코스에 설치된 리본, 간세, 화살표 등 제주올레 길 표식이 모두 제거된다.
제주올레 10코스 휴식년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제주올레 완주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제주올레 10코스 시종점 스탬프 도장을 찍지 못한 이용객 역시 완주증 발급은 가능하다.
제주올레 관계자는 " ‘길을 걷는 사람뿐 아니라 길을 내어준 자연도 행복해야 한다’는 제주올레의 기본 철학에 충실하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라며 "휴식년 운영을 통해 제주올레 10코스 일대 자연이 잠시나마 쉬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와 주민들의 깊은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의: 사단법인 제주올레 콜센터 064-762-2190 [제이누리=이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