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의 영향이 가라앉고 있지 않는 가운데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제주도에 미치는 경제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메르스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제주도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돼 경제 부문별 모니터링 체계 강화와 적극적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제주도는 10일 오전 도청 회의실에서 제주도내 관련 부서와 유관기관 등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메르스 관련 경제대응회의를 열었다.
각 부서 및 유관기관이 제시한 분석과 대응책을 고려할 때 메르스는 아직까지 제주도에 치명적인 경제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으나 메르스 상황이 장기화 할 경우 그 경제적 영향은 제주도내 전체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메르스의 경제영향은 관광동향에서 일단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제주도 문화관광스포츠국에 따르면 9일 기준 관광취소 현황은 총 6만7898명으로 전일 대비 4.8배 증가했다. 이중 외국인은 3만2294명이고 내국인은 3만5604명이었다. 중국인은 총 3만1477명으로 전체 외국인 취소비율 중 97.5%를 차지했다.
수학여행을 취소한 총 학교수는 41개교로 7330명에 달했다.
제주기점 직항노선의 전세기 운항취소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항저우, 닝보, 윈저우, 난징 등 복건성~제주, 심천~제주 취항이 중단됐다.
30일 제주 입항 예정이던 프린세스 사파이어호 전세크루즈가 취소되는 등 항공편과 함께 국제크루즈선 운항에 대한 동향도 예의주시할 필요성이 제시됐다.
국가별로도 일본 온라인에서 메르스와 관련,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향후 방한 일본인의 취소사례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방한여행 자제분위기가 증가하고 있어 이들의 취소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관광객들의 방문 취소는 유통업체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방문하는 이마트 매장의 경우 두드러졌다. 이미트 제주점과 신제주점의 경우 2014년 6월2일 ~ 9일간과 올해 6월 1일~ 8일까지 8일간의 매출실적을 비교할 경우 이마트 제주점은 13.9% 감소했고, 신제주점은 1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들의 방문이 비교적 적고 유니클로 매장이 새롭게 오픈한 롯데마트는 전년동기대비 40%이상의 매출신장을 기록하고 유니클로를 제외하더라도 6% 이상 신장한 것에 비하면 중국인 여행객 취소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관광객의 감소는 제주도관광협회의 보고에서도 드러났다.
내국인의 경우 국내 수학여행 대부분이 하반기로 연기되고 일반단체 및 FIT는 취소됐다.
관광협회는 "외국인의 단체관광 및 FIT관광 모두 일부 취소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 홍콩 정부측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현재 운항중인 제주~중국간 전세기 운항여부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발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최근 일본과 중국 관광객 수가 전년 동일대비 4일 연속(6월3일 ~ 6일) 감소하는 등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주본부는 메르스 발생 초기에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았으나 메르스 불안감이 확대된 6월 이후 증가율이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관광객의 증가율은 5월 20~31일 중에는 36.5% 증가했으나 6월1 ~ 8일중에는 10.9%로 증가율이 둔화됐다.
제주본부는 숙박업의 예를 들어 중국인 관광객 및 내국인 단체관광객을 중심으로 예약취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6월중 제주 그랜드호텔의 경우 500실, 오션스위츠호텔도 800실 정도의 예약 취소가 발생했다.
전세버스의 경우도 취소 건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각종 행사취소로 전세버스 예약 취소가 발생하고 있다.
소매업의 경우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주본부는 전통시장 매출이 10%이상 감소했으며 이마트의 경우도 전체적으로 5%의 매출감소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제주본부는 "메르스의 영향이 6월 들어 구체화되고 있다"며 "지속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제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관광을 중심으로 한 경제 영향에 대해 제주발전연구원은 메르스 확산에 따른 제주경제의 부정적 영향의 위험성 경계와 향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발전연구원은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국내 및 제주지역의 소비심리 악화로 인한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며 "메르스의 경제적 파급 영향 최소화를 위한 소비심리 안정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전연구원은 제주경제는 1·3차산업에 편중된 대외 의존적인 산업구조로 되어 있어 메르스와 같은 대외적인 충격요인에 상당히 취약한 경제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제주도 각 부서 및 유관기관은 메르스 확산에 따른 소비·관광·숙박·유통 등 서비스업과 산업생산·고용·기업·건설투자 등 지역경제 전 분야에 걸친 도 각 부서 및 유관기관 간 협조 하에 체계적으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모니터링 결과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피해 업종·계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관광공사는 "중국을 비롯해 홍콩,대만,일본,동남아 등 대부분의 지역이 한국내 메르스 발생과 관련된 기사를 상세하게 보도하는 등 현지에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메르스 이후 제주관광 이미지 홍보 추진을 위한 추경 예산 반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제이누리=이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