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당에 빠져 4년 동안 사진과 동영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탐방 기록을 사진책으로 엮는다.
제주도의 외국인 중에 이미 상당히 알려진 조이 로시타노가 그 주인공.
다큐멘터리 '영혼: 제주의 신당 이야기'의 감독이기도 한 조이 로시타노는 이번에는 신들의 세계인 제주 섬을 낱낱이 기록한 포토 북을 발간한다. 책의 영어 제목 역시 'Spirit, The sharmanic Shrine of Jeju"다.
이 포토북은 로시타노가 4년 동안 100여군데가 넘는 신당을 드나들며 기록한 제주 무속의 현장을 220개의 풀 컬러 사진으로 담았다.
미국 테네시주 내쉬빌 출신인 로시타노는 현재까지 9년간 제주에 머물러 있다.
4년여 전 한국인 친구에게 제주의 신당 이야기를 듣고는 호기심으로 접하기 시작, 그 낯설음과 생생함에 이내 빠져 들었다. 대학에서 인류학을 전공하면서 제주의 무속이 그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관심의 영역이었던 것.
그는 마을 주민들이 여전히 신당을 찾는 것에 매우 놀랐고 1년에 여러 번 제를 지내는 것도 놀라 기록에 담기 시작했다.
그가 다큐멘터리로 담은 무속의 현장은 2만여시간의 분량이 된다. 그간 종종 필름 작업으로 나눠 상영해왔다. 더불어 사진집에 담은 내용 역시 1만컷에 달한다.
하지만 그는 단지 다큐와 사진으로만 담는 장면 이상을 이야기 하고 싶어했다.
마을사람들과 인터뷰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주의 무속신앙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많은 이야기를 알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생활에서의 의미와 역할도 이해하게 됐다는 것.
그는 "각각의 사진은 제주에 내려오는 무속신앙에 대한 관찰이자 생활의 기록"이라고 말한다.
어느 신당이 가장 인상깊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서슴없이 송당의 본향당을 뽑기도 했다.
제주에는 현재 400개가 넘는 신당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당들은 수 세기 동안 지역공동체의 보호를 받아오면서 섬 특유의 무속신앙을 지닌 곳이다.
전통적인 '심방'(무당의 제주어)을 두고 있거나 무속신앙을 활발하게 따르고 있지는 않지만 로시타노는 이 신당이 관광 개발로 망가지고 잊혀져가는 현실에 대해 우려했다.
로시타노는 "제주가 발전을 하면서 조금씩 신당이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니 매우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다른 사람들 보다 많은 신당을 보고 그들의 무속현장을 봤다"며 자신의 사진이 그들의 모습을 보전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시타노는 1만 장에 달하는 사진 중 220개의 사진을 골랐다.
"엄선에 엄선을 거듭해서 제주의 무속현장을 잘 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르기가 힘들었다"고 말한다.
그는 제주의 신당이 제주 섬이 가진 정체성의 중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로시타노는 책을 스스로 편집하며 스스로 만들고 있다. 6월 중순에 발간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1~2년은 한국에 더 머물며 작업을 하고 싶다는 그는"내년에 다큐멘터리를 함께 제작할 프로듀서를 찾고 있는 중"이라며 "앞으로도 저의 제주 무속 기록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제이누리=이재근 기자]